☞ 명산은 사람의 발길을 쉬이 허락하지 않는다.(가리왕산)







"가리왕산 "산행기


(강원 정선군, 평창군 /2004년 6월 27일/날씨 : 흐렷다 비온후 햇빛 그리고 폭우/ 산행 : 4시간 40분 식사 및 휴식 : 1시간 총산행시간 : 5시간 40분)







◈ 산행코스 : 심마니교 = 배나무쉼터 = 어은골 임도 =마항치 삼거리 = 정상(1560.6m) =장목구이삼거리 = 중봉 = 세곡임도 = 매표소







참석자 : 한목숨, 하늘호수, 된장, 푸른바다, 파랑, 박기태(팔봉산의 일명 딸기님), 단순하게 (이상 7)






◈ 산행지도











◈ 개 요







강원 정선군과 평창군에 걸쳐 있는 정선의 진산인 가리왕산은 산이 높고 웅장해 태백산맥의 지붕역할을 한다. 능선이 끝없이 펼쳐진 초원지대로 육중하고 당당하며 자작나무와 주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5월 하순께에는 산기슭 곳곳에 취나물, 두릅 등 수십 종의 산나물이 돋아나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가리왕산은 전형적인 육산이며 등산로의 경사도가 완만하다. 산 능선에는 고산식물인 주목, 잣나무, 단풍나무등 각종 수목이 울창하다. 가리왕산은 벨패재(일명 벽파령), 성마령, 마전령등 수많은 고개로 이루어져 있고, 갈왕산이라고도 불리우며 유명한 정선아리랑의 고장이기도 하다.

가리왕산에는 8개의 명승이 있다. 맑은 날 동해가 보인다는 가리왕산 상봉의 망운대, 백발암, 장자탄, 용굴계곡, 비룡종유굴 등이 그것이다.

이 중 제1경인 망운대가 으뜸이다. 상봉 망운대에 서면 오대산, 두타산, 태백산, 소백산, 치악산 등의 명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정상부근에는 주목나무와 천연 활엽수가 숲을 이루고 있다.

숙암 방면 입구는 약 4㎞ 구간에 철쭉이 밀집 자생하고 있고, 북쪽 기슭으로 흐르는 장전계곡과 남쪽으로 굽이치는 회동계곡이 있다.

깎아지른 암벽과 기암괴석, 울창한 수풀, 맑고 시원할 계류가 어우러진 회동계곡 입구에 가리왕산 자연 휴양림이 조성되어 있다. 가리왕산 자연 휴양림 계곡이 절경이고 골짜기를 가로질러 놓인 3개의 구름다리가 운치가 있다.







◈ 산행일정



08:30 대한투자신탁 앞 출발(7명) ⇒ 10:20 가리왕산 매표소 ⇒ 10:40 심마니교(산행시작) ⇒ 11:10 배나무 쉼터 ⇒ 11:50 어은골 임도 ⇒ 12:50 마항치 삼거리 ⇒ 13:20 가리왕산 정상 (1560.6m) 정심 ⇒ 14:00 출발 ⇒ 14;30 중봉 ⇒ 15:20 세곡임도 ⇒ 16:20 매표소





◈ 산행일기






지난 6월 정기산행 두타산에서 "난 앞으로 산을 자제해야겠어. 몸을 생각해야지. 한 2주정도 쉴거야." 라고 과감히 결단성 발언을 했다.


그러나 지난주 설악산 우중산행과 오늘 27일 가리왕산 산행을 통해 내가 말한 호언장담은 말 그대로 허풍으로 끝나 버리고 말았다.



7월달 정기 산행은 레프팅으로 대체 하기로 했다.


그럼 산행은 번개로 진행할 수 밖에...


최근 신입회원들이 대거 가입을 했고. 그네들이 모두 산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고, 특히나 산을 많이 다녔음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산행지 선택하기가 그리 쉽지많은 않았다.


개인적을 정선지역에 눈이 갔고, 가리왕산 또는 두위봉을 생각했었다.


운영진의 적극적 추천을 통해 산행지를 가리왕산으로 정했다.



"한국의 산하" 산행기 게시판 검색을 통해 내 산행은 시작 되었다.


입산을 하여 산에 오르는 산행도 산행이겠지만.


또하나 산행의 재미는 어느산을 갈 것인가? 어느 코스를 탈 것인가를 고민하고 준비하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산행기를 통하여 그네들의 발자취를 쫒는 것 또한 하나의 산행의 재미가 아닌가 싶다.


산행지를 결정하고 공지를 뛰우고, 산행에 동참할 회원의 면면을 파악하여 그에 맞는 코스를 고민하고, 인원에 따른 차량 등 부수적인 준비를 하는 것. 그러한 산행의 재미에 흠뻑 빠져 며칠을 보낼 수 있었다.


참가 인원은 6명 정도로 예상이 되었으며 당일 참가 회원을 고려하여 선배로 부터 9인승 스타렉스를 빌릴 수 있었다.


지도를 준비하고, 산행에 필요한 기타 내용을 파악하고 토요일 막판 점검을 끝마쳤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산행 일기.


장마기간이라 잔뜩 긴장을 했는데 다행이랄까? 일요일에는 소강상태에 접어든다는 말.


매일매일 기상청에 신경을 곤두 세웠다.


그러나 "한다면 한다."라는 기풍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비록 폭우가 오더라도 한번 세운 산행계획을 접을 수는 없는 법.


하늘에 날씨를 맞기기로 했다.



그러나 언제나 그래왔듯.


출발 당일


난 또 내 준비의 부족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지난번 정기산행땐 무전기를 두고가더니만...


이번엔 적은 인원임에도 불구 무전기 4대 다 챙기고.(결국 필요없어서 차에서 잠자고 말았다.)


그러나 디카를 수배하지 못하고 말았다.(다행히 파랑님이 일반사진기가 있어 증명사진은 남길 수 있었지만.)


또한 시계 및 도로지도는 내방 책상위에 덩그러니 놓고 산행할 수 밖에 없었다.


이놈의 건망증을 언제쯤 고칠 수 있을지.



비록 몇가지 잊어 버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산에 간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흥분이 되었고, 그 속에 작은 행복을 맛볼 수 있었다.


또한 아침에 일어나 창밖으로 바라보는 하늘엔 비가 내리지 않음에야...










산을 찾는 사람들








산행을 신청한 회원은 하늘호수, 된장형님, 푸른바다님, 파랑님과 나 이렇게 5명이었다. 그리고 루루가 가능하면 참석하겠다고 했고.


아침에 일어나 산행준비를 하고있던 중 2통의 전화를 받았다.


한목숨 산행대장님이 참석한다는 전화와 루루의 불참(설에 올라간 관계로. 근데. 문제는 디카... 루루에게 미안하지만. ^^)


어쩔수 없는 것. 인원은 6명 그대로.



밥한술 뜨고 대한투자신탁앞에 나갔을때 모처럼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지난 8봉산에서 딸기님으로 통했던 박기태님의 참석.


그리고 곳이어 푸른바다님, 파랑님, 하늘호수, 된장형님이 차례로 약속장소에 도착을 했다.


시계를 잘못 본 한목숨형과 약간의 혼선은 있었으나 8시 30분 우리는 7명은 차량에 올라 가리왕산으로 출발을 할 수 있었다.



다들 복장에서 부터 이미 산 내음을 물씬 풍기고 있었다.


산에 오르면 누구나 산이 된다고 하였는데.


이미 우리는 산이 되기 위해 산으로 가고 있었다.












산은 계곡을 품고 있다.






나에게 있어서도 가리왕산은 초행이었다.


우리 모두에게 가리왕산은 조금은 낮선 곳이었다.


솔직히 말해 그다지 큰 기대를 갖고 가지 않은 산.



그러나 매표소를 지나선 입구에서 부터 내 생각은 산산히 부서졌다.


맑디 맑은 계곡.


숨김 없이 속을 환히 비춰주는 계곡을 접했을때.


그 깨끗함에 흠뻑빠져 버리고 말았다.


이곳이 깊은 산 속임에야 물론이지만.


이렇듯. 계곡을 품고 있을 줄이야.



심마니교를 건너면서부터


계곡산행의 시작이었다.


멀어졌는가 싶다가도 어느순간 우리 눈앞에 나타난 계곡은


굵은 땀방울 아로새겨진 이마위를 그 소리만으로도 시원히 씻어 주었다.


잠시 잠깐의 휴식에 담구어본 손. 시리디 시린 찬 기운에 화들짝 놀랐다.


지금이 6월말일진대.


두손가득 계곡물 퍼올려 땀으로 얼룩진 얼굴 한가득 찬물을 끼얹져 봤다.


그리고 두손가든 퍼올린 계곡물로 목을 축이어 봤다.


가공되지 않은 자연그대로의 맛이랄까?


이물질 석이지 않은 계곡 물맛은 그 자체가 삶이었다.


삶의 맛. 살아 있는 생의 맛.



계곡은 숨겨진 비경을 곳곳에 드러내며 때로는 우리의 발목을 잡고, 때로는 우리를 유혹하며 그렇게 산행의 동무가 되어 주었다.











명산은 사람의 발길을 쉬이 허락하지 않는다.






배나무 쉼터를 지나 어느덧 계곡은 시야에서 점점 멀어져 갔고, 물소리 또한 아련히 멀어져 갔다.



보이는 것은 내 발길을 늘어뜨리는 너덜과 급 경사길.


들리는 것은 오로지 내 입에서 품어 나오는 거친 숨소리 뿐.


언제나 그렇듯 명산은 사람의 발길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이곳 가리왕산 또한 예외는 아니였다.




심마니교를 지나 어음골 인도까지.


하늘은 햇빈한점 없이 흐린 날이었다.


적당히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수풀처럼 우거진 나무들 그리고 흐린날.


산행하기 적당한 날씨라 여겨 졌었다.


어음골 인도에 도착하였을때.


그 급한 경사에 질려 한걸음 한걸음 조심히 떼어 놓고 있는 와중에


어느새 한두방울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서둘러 우의를 꺼내어 입기 바쁘게 이미 빗줄기는 굵어져 있었다.



최악의 상황이라고나 할까?


가파른 등로에 너덜은 물기를 한껏 머금고 우리의 발길을 기다렸다는 듯이 해방을 놓고 있었다.


거기에 쏟아지는 빗줄기.


그리고 우의안으로 흐르는 땀.


어느새 빗물과 땀으로 번들대고 이미 정심시간을 훌쩍 뛰어넘은 시간


허기에 어지러움까지 동반하고 있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우리는 거친 숨 몰아쉬며, 그렇게 정상으로 오르고 있었다.



마항치 삼거리에 이르기 전 다행히 비는 그쳤고.


박기태님이 준비한 토마토로 허기는 간신히 진정을 시켰다.


남은 것은 정상.


정상을 향한 발걸음은 계속 되었다.













땀흘린 산물은 아름답다.












마항치 삼거리를 지나 정상이 눈앞에 다가왔다.


주목 군락지... 그리고 고사목들...


마치 태백산 정상에 그 고사목을 연상시키는 오랜 세월의 화석들.


그리고 뒤돌아본 순간 탄성이 터져 나왔다.


뻥뚤린 시야. 그 아름다운 조망들...



어느새 비는 사라져 버리고 머리위로 햇볓이 드러났다.



땀흘린 보람이랄까?


그 산물은 바로 우리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가슴 한번 쫙 펴고, 심호흡 크고 들이 쉬고. 멀리 보이는 산들을 계곡을 바라봤다.


날씨가 좋으면 동해 바다까지 보인다는 1560고지.


어느새 우리는 그 고지에 서 있었다.



쓰러지듯 자리에 주저 앉아 꺼내어 놓은 중식.


언제나 정상에서 먹는 밥.


비록 맨밥에 김치 하나일망정 그 보다 맛있을 수는 없다.


각자 준비한 식사를 꺼내고 니꺼 내껏이 아닌 함께 펼쳐 놓은 밥상위로 행복이 피어 올랐다.


하나의 공동체랄까?


산 위에서 만나면 모두가 빨가 벗고 태고적 그 맘과 몸으로 돌아 가는 것이 아닐런지.



정상석에서 사진한장 찍고 내쳐 우리의 발길은 중봉으로 향했다.











능선을 내쳐 중봉에 이르다.












좀잡을 수 없는 것이 날씨가 아닐런지.


잠시 얼굴을 내비치던 해는 오간데 없이 사라지고 희뿌연 안개가 우리를 감싸고 지나갔다.


중봉을 향하는 길.


우리에게 안개일 망정 산 아래에서는 구름일진데...


천둥소리가 멀리서 은은이 들려왔다.


심상치 않은 기운이랄까?



중봉을 향한 걸음을 빨리하기 시작했다.


최근들어 능선산행을 많이 했었다.


육산만의 깊은 맛. 능선.


한줄로 이어진 길을 제외하고 온통 식물 군락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산나물 산행으로 유명한 산 가리왕산.


심마니교가 상징하듯 산삼 등 온갖 약초가 자생하는 산 가리왕산.


내 눈에 보이는 식물.


모르기에 내눈엔 풀일지라도 분명 산나물이며 약초일진데.



그렇게 2.4km의 능선. 30분이라는 시간에 중봉에 도착했다.


이곳 가리왕산에서 중앙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산행에 대해 잠시 생각해 봤다.


솔직히 정말 가고 싶은 코스였는데...












우중산행. 그 짜릿함이여.










중봉에 도착했을때 심상치 않던 날씨는 비로 변하고 있었다.


그리고 쏟아지는 폭우...


남은 것은 세곡임도를 거쳐 매표소로 하산하는 것 뿐.


빗줄기는 점점 굵어 졌고 쉬이 그칠 것 같이 않았다.


지난주에 이은 우중산행...


어느새 말랐던 옷들은 다시 젖고 우의에 의지한 회원들은 하나, 둘 옷과 신발이 젖어 들어 갔다.



그러나 싫지많은 않은 것은 왜일까?


비록 축축하니 젖어 갔지만.


마음만은 그 어느때보다 상쾌함은...


하긴 우중 산행의 기회가 그리 흔하지 않음에서야.


더군다나 오늘처럼 날씨의 변화에 따른 다양한 산행임에야.



시야를 가릴 정도의 빗방울에 급경사 내리막 길은 어느새 물길로 변해 있었다.


그 물길을 헤치면서 미끄러지고 넘어지면서 내려가는 하산길.


앞서거니 뒷서거니 삶의 무게 한자락 떨구고 내려가는 뒷모습은 가볍게만 느껴졌다.


내 마음 또한 한없이 가벼움에야.



어느새 세곡임도에 내려서고 내쳐 매표소로 향했다.


잠시의 휴식도 허락치 않는 급한 발걸음에도 각자 나름의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5시간 40분에 걸친 산행은 매표소 앞에서 끝을 내었다.













후기를 마감하며






짤다면 짤고, 길다면 긴 가리왕산 산행이었다.


처음엔 큰 기대가 없었으나 오르고 난 이후 산에 대한 매력에 흠뻑 빠진 산.


산 하나로 이렇게 다양한 산행의 경험을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마져 들었다.



계곡산행에서, 힘을 쏙 빼어 놓는 힘든 산행, 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과 조망을 함껏 누린 태백산을 연상시키는 정상, 능선산행, 그리고 우중산행까지.


정말 산행지 하나만큼은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울러 우리 회원이 보다 많이 참석하는 정기산행에 왔었으면 하는 아쉬움 마져 들었다.



강릉으로 돌아오는 길.


그 여유로운 길에서 산행의 긴 여운을 느껴 보았다.


정말 재미 있는 산행이었다.



산에 오르면 누구나 산이 된다고 했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산에 조금은 가까워 졌겠지요.







산사메 회원여러분. 모두가 산이 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