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2004년 7월 20일 화요일 날씨:맑음

산행코스: 한계령-곡백운계곡-수렴동산장-백담사산장-용대리

산행시간 :약8시간 (휴식시간 포함)

산행일행: 안내산정 산악회와 함께


  
지난주에 가기로 되어있는 설악을  우천으로 인해 취소되었다가 다시
출발한다기에 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여,
모처럼 친구까지 대동하고 설악으로 달린다.

홍천을 지나 설악이 가까워오는데 비가 쏱아진다.
왱!!
이런???

비온다는 일기예보가 없어서 비옷을 준비하지 않았는데...
친구에게는 일회용 비옷을 사라고 권하고, 난 바람막이 옷을 입을 생각을 한다.

산행코스를 다른데로 돌리자는분....
아니면 온천을 가자는분........

의견이 나와도 지대장님은 일단 한계령에 올라본후 결정하시겠다고
말씀하신다.
비가 와도 가자는이가 반절이다.

차는 어느덧 한계령에 도착했고. 바람불면서 비가 내리고 있다.
모두들 차에서 내려놓기 바쁘게 작전준비태세를 갗춘 군인들 마냥
한계령 계단을 오르기 바쁘다.

페이스를 조절을 하면서 오르는 계단길의 바람이 시원하기  이를데 없다.
비가와서 조망은 없지만 조금씩 비가 그쳐주길 원하며 한계령 매표소를
통과하고,서서히 오름길을 오르며 행복해 한다.

친구에게 점심을 함께 먹기 위해서는 천천히 가라고 이야기하고
서행 산행을 한다.

이게 무신 조화인지 산에만 오면 기분이 좋은지...
비가와도 좋고, 눈이 와도 좋고, 바람이 불어도 좋다.

오랜만에 만난 이선생님은 자숙씨 의리없게 혼자 가기 없기>>>>>>>>>>
네에...
함께 갈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대야산에서 처음 뵈었던 최선생님도 벌써 장거리 산행이 4번째라하신다.
자주 뵙진못하지만 벌써20번이상 함께 산행 하신분들이 많아  반가운 얼굴들이다.

서서히 비는 걷히기 시작하고 능선 오르는길 아래에  산사태가 난 흔적이 있다.

어느 선에 올랐을 때에 수박을 먹고 가자며 이선생님 배낭에서 무거운  수박이 나온다.
  8명이 모여 한입씩 수박을 나누어 먹는다.

다시 시작되는 산행에 내 페이스대로 치고 먼저 오름길로 올라서니
홍천에서 왔다는 초등학생들이 힘들게 오르고 있다.

우중에 무리이지 싶은데 인솔자는 중봉까지 가야한다고 하니
한편으로 산행을 할수있게 지도하시는 선생님이 대단해보이지만,
등산화나 복장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산행을 인도하시는 선생님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힘들게 올라 서북능선 과 귀때기청봉 갈림길에 박가이드님이 기다리신다.
계곡으로 떨어지는 갈림길에 지대장님이 기다리고 계셨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계곡산행이 시작한다.

조용한 산속을  조심해서 한발 한발 내림길로 내려오다 보니
비가 언제 왔느냐는 듯이 하늘이 열리기 시작한다.

계곡산행이라 바위가 미끄러워  조심 조심 내려딛는 산행로
TV 에서나 본듯한 아프리카 정글 숲같은 산행길이다.

산속에 탐사를 나온 기분이 든다.
이쪽 저쪽 시그널을 살피며 걷다가 멎진 모습에 감탄사를 연발하고
다시 걷고, 설악에 웅장한 모습에 넋을 잃을 정도이다.

소나기가 지나간 후라 깨끗한 설악의 모습에 더욱 아름답고 장엄하다.
계곡을 이리넘고 저리넘어 앞뒤가 확트인 폭포수로 변하기 좋은 곳에 다다라서 함께
오신분들과 점심을 먹는다.

친구가 준비한 양배추, 깻잎, 우엉잎 쌈에 먹는 점심.
아직 후미에 이선생님이 안 오시니 의리 부도낸 기분에 자꾸 뒤돌아보게된다.

10여분 뒤에 후미조가 모두 도착했고,
쌈과 양념장을 그쪽으로 가져다드렸다.

산에서 만나지 않았더라면 공직을 퇴직 하시고 다니시는 이선생님을 어데서 만날 수 있었을까?
사모님은 약국을 운영하시고, 퇴직 후 산을 찾아다니시며 사모님 가사일도 도와드린다는
말씀은 나이가 들수록 다정다감한 부부애이신 것 같다.

한국의 산하에도 종종 들려 우리 회원들이 올리는 글들도 자주 애독하시는 애독자이시다.

먼저 간 지대장님의 무전이온다.
산행길이 마니 위험하니 뭉쳐서 오라하신다.

우리 먼저 앞서가고 뒤에 후미는 장가이드님이 모시고 오기로 한후 8명이 앞서간다.
점심을 먹어서인지 배냥 무게는 가뿐하고, 멎진 비경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산행이 진행 된다.

설악산에 자주 찾지는 못했지만 아마 12번정도 산행을 했지 싶은데,  
남성미가 넘치는 저모습에 빠져들어가게 된다.

초복인 오늘도 산에간다고  염려하라는
우정의 산 친구들에게 아름다운 설악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보여주고 싶어
디카에 자주 그림을 담는다.

바윗길이 미끄럽고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올려다보며 걷는 설악은
날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이끼낀 계곡을 걸으며 잠깐사이에 앞서가던 분이 엎어진다.
다치지 않았으니 다행이고,

서로 서로 조심하자며 ....
어렵게 급경사구간인 곳을 내려오니 백운 폭포가 기다린다.

아!!!!!!!!!!!
이런곳에 ...~~~~~~~~~~~~
비온뒤라 폭포는 더욱 더 폼을 내고 있다.

디카에 모습을 담고 함께한 친구와일행의모습을 담고 내모습을 담아달라 부탁후
그만 디카가 물에 풍덩이다.

순간적으로 ..
.에공!!!!!!!!!!여지껏 찍은 그 배경들.....

밧데리와 침을 분리시키고 다시 산행을 시작하지만
마음이 내심 편치 않다.

오늘 찍은 그 모습을 ...어찌 복구가 될지 염려되어
계곡물을 건넌다.

저멀리 용아릉이 용트림하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계곡은 계곡대로 ...
올려다보는 바위산은 바위산대로 장관이다.

어느덧 구곡담 계곡과 합수점에 다다른다.
이젠 백담사까지 여러번 산행 했던 코스이라 안도 하면서 산행을 한다.

봄.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항상 아름다운 설악.
잠시 쉬며 과일을 나눈다.

구곡담 계곡을 걸으며 지난 산행들이 머리를 스친다.

처음으로 올랐던 설악산은 남편과 결혼기념일에 백색의 설악을 왔었고,
2번째 설악은 여름날에 대청에서 봉정암을 거쳐 용대리까지 무수하게 걸었던그날.

이날 함께 산행 하신분들이 아직도 산찬구로 남아 오랜 우정을 돈독하게
하고있지 않는가?

다음으로 오른게 공룡능선의 비경.
용아릉을 올랐을때에 감격의 벅찬 산행.

머리에 스크린처럼 지나가는 설악산이 오늘 더욱 행복하다.
언제 까지 장거리 산행을 할수있으리 의문이지만
설악에 한달만 머물면서 곳곳을 둘러 보고 싶다.

그때가 언제일까?
그날이 올수있을려나?

항상 기회가 있을때에 올려니 조급하다.
느긋한 산행을 하지 못하니...

오늘 역시 어서 걸어서 백담사를 지나 셔틀버스가 끝나기 전에 설악을 떠나야한다.
처음 설악을 찾는 친구에게 배낭에 있는 모든걸 빼내고는

빨리 걸어 백담사를 들려보라며 먼저 보낸다.
친구는 불자이지만 내 욕심에 그곳을 보여주고 싶어,
쏜살같이 달아나는 친구모습을 보며 오늘 함께오자고 잘했지싶다.

물론 내일은 장거리산행에 피곤하겠지만...

어느덧 수렴동 대피소에 모습이 보이고, 수렴동 대피소에서 하룻밤 지낸 생각을 하며
다시 백담사를 향해 ....

간혹 등산로에 보수 공사하다말은 모습을 보니  자연 파손되는 무서운
비와 태풍을 어찌 할 수 없다는 걸 .

오세암 갈림길에 다다르고. 영시암을 통과하며 많은 불자들의 행렬을 이곳에서
보았던 기억을 떠올린다.

난 산이 좋아 설악에 오지만 불자들은 설악에 오세암, 봉정암을 오르기위해
잘 닦여진 산행 길을 수많은 사람들이 지났을거라 생각하니
설악산은 여러모로 인간을 기쁘게 해주는 곳이다.

백담 산장에 다다를 때 쯤에는
핸드폰이 딩동@ 딩동@ 문자 들어오는 소리가 연속으로 들린다.

함께 걷던 장가이드는 앞질러 가시고 혼자만의 호젓한 산행을 한다.
언제 다시올지 모르는 설악을 가슴에 차곡차곡 쌓으며 백담산장에 도착한다.

먼저오셔서 캔 맥을 하나 사주시는데,
그 맛이란?!

산장지기의 올해 용아릉사고 소식을 들으며 산 꾼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산을 향해 오르는 건 무엇일까?
나 역시 중증 인지???

친구에게 어서 백담사를 나오라고 전화 한뒤 용대리를 향해 걷는다.
백담사야 여러 번 가보았고 시간도 모자라고.

40분 이상을 걸어나가야 겨우 탈 수 있는 막차 셔틀버스 시간이다.
백담사에서 용대리까지 시멘트 길은 산행 인들에게 제일 싫은 길이지만,열심히 걷는다.

트럭이 오길래 손을 들어 얻어 타고보니 너무 감사하다.
앞에 혼자 걷는 친구를 보며 태우고 싶은데 오르막길에 차가 멈추지도 못하고
계속 진행 한다.

어렵게 10분전에 도착한 버스승강장에 차표를 구입하고 친구를 기다린다.
잘 맞추어 온 친구가 고맙고, 무사하게 완주한 오늘 산행이 더없이 기쁘다.

용대리에 도착하기 무섭게 샤워할 곳을 찾다가   모텔에 가서 샤워를 한 후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는
기약할 수 없지만 차 창 밖으로 보는 용대리의 모습은 자꾸 현대식 건물로 공사 중에 한창이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설악산도 현대식으로 바뀔지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