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부자 집 설악산 마등령을 넘다 (상편)

만해 한용운 님 의 백담사를 향해.............강 산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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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저녁 식사 후  강 부자 집 강산도씨는 오래된 소원을

가족들에게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강산도씨는 결혼 전에 혼자서 많은 산을 가보았고 결혼 후에도 가족들과

많은 산행을 해본경험이 있습니다만 산속에서 1박을 하며(산장에서)장거리

산행을 해본적은 없었지요.

가족모두와 장거리 산행을 해보려고 3-4번 계획을 세워봤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무산됐습니다. 3달 전 가족모두의 동의를 얻고 착실한 준비에 들어 갔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려고 계획을 세워보았으나 막내 영신이가 힘들 것 같아 

산행 시작점과 도착점을 잡는데 불편하였지만  승용차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어느 정도 산행실력이 있는 아이들과의 산행인지라 이번산행을

계획 하였지만 세부계획을 짜면서 많이 망설였습니다.

예전 산행 기록을 보니 한번은 9시간30분 또 한번은 10시간 30분정도

소요된 코스였기 때문 이지요 산악회원들의 주파코스였기에 우리가족은

20-30%를 가산하면 14시간이상이나 소요되기 때문이었습니다.


본격적인 산행훈련.

산행이 확정된 후 매주 일요일 혹은 토요일 오후엔 산행연습을 하였습니다.

문수산. 청계산. 이수봉. 정발산. 고봉산. 마리산등 많은 산을

상대로 워밍업을 하였지요. 연휴엔 3일 연속으로 산행하는 기록까지 세웠지요

3일째 연속된 산행엔 저도

힘들었지만 아이들이 열심히 걸어 산행을 끝마친 것을 보고 안심하며 본격적인

산행계획을 세웠습니다.

코스는 당일 서울을 떠나 용대리 를 기점으로 만해 한용운님 의 산방 백담사와

영시암 터를 경유 수렴동대피소에서 1박을 한 후  오세암 을 지나 마등령을 지나

금강문과 금강굴, 비선대 를 지나 설악동 에 떨어지는 코스로 결정했습니다.

소요시간은 총14시간으로 조금 넉넉하게 산정하고  준비에 임했습니다

일기를 보니 비는 오지 않는다고 했지만 만일을 대비 우비도 준비하고

여벌의 옷과 여벌의 양말, 산행 중 에 2식 정도면 가능하겠지만 혹시

몰라 3식반정도의 식량과 물과 간식거리를 꾸리니 베낭 3개가 가득합니다.

출발전날 아이들보다 제가 더 흥분이 되는 것 같습니다.

혹시 빠진 것이 없나 다시 살펴보고 또 살펴봅니다.

한 가지 걱정인 것은 수렴동대피소는 예약이 되지 않고 선착순으로

산장손님을 받는 것이 걱정입니다. 그래서 아침 일찍 출발하기로 하여

일찍 산장에 도착하기로 계획을 잡았습니다.

보성이 영신이도 설악산 산행을 기다리는지 안방에 걸어놓은 전국 지도를

보며 설악산의 위치를 확인합니다.

영신이 는 수렴동 계곡 옆에 곰 골 이라는 지명을 보고 아빠 정말로 곰 이 있는 거에요?

라고 물어 봅니다 응! 진짜로 반달가슴곰이 살고 있다는데 라고 말하니 지레 겁을 먹고,

보성이 에게 형! 곰을 만나면 어떻게 하지하고 고민을 합니다. 보성인 의젓하게

등산길로만 가면 곰은 만나지 않는다고 걱정 말라고 합니다. 그래도 만나면 하고

아이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지요.......

자아! 그만하고 잡시다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해야지 아이들과 함께 내일을

기약하면 잠자리에 듭니다.


드디어 출발!                           

따르릉! 따르릉! 시계에서 벨이 울려 강 부자 집 가족을 깨웁니다.

후다닥 준비를 마치고 배낭 을 메고 부르릉 차를 타고 설악산으로 달립니다.

아직 6시가 되지 않은 시간에 출발 합니다.

자유로 를 지나 한강을 따라 미사리경기장을 지날 무렵 연휴

인지라 벌써 차들이 조금씩 밀리기 시작 합니다 모두들 부지런하기도 하지요.

양평을 지나니 뻥 뚫린 길을 따라 홍천, 철정, 인제를 지납니다.

아침에는 조금씩 눈을 붙이더니보성이 와 영신인 차창 밖을 보며 풍경을 즐깁니다.

차와 가족의 휴식을 위해 휴게소에 들른 다음 용대리 로 바로 출발합니다.

천천히 왔지만 11시경에 용대리 주차장엘 도착했습니다.

sbs. kbs.에 출연한 적이 있다는 산채백반식당엘 들러 이른 점심을 맛있게 먹습니다.

순두부에 된장찌개가 일품인지라 추가 공기밥 까지 모두 비워버립니다.

마음씨 좋게 생기신 주인아저씨에게 우리의 차를 내일까지 부탁드리며

식당에서 판매하는 취나물 1봉지를 답례로 구입하였지요.

내일 다시 와서 점심일지 저녁일지를 먹기로 하고 말이지요.....

식당에서 조금 걸어가니 매표소가 나와 매표를 한 다음 백담사 입구 행

버스에 오릅니다. 벌써 산행을 마쳤는지 백담사관람을 마쳤는지 많은

사람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버스에 올라 백담계곡을 이리저리 달리는

버스에 몸을 의지한지 15분정도 지나자 백담사 4km라는 이정표가 있는

곳에 버스는 정차하고 하산하는 손님을 태우고 부르릉 출발합니다.

 

본격적인 산행시작!

넓은 계곡과 함께 옆으로 따라가는 비포장도로는 벌써부터 많은 등산객으로 가득합니다.

우거진 숲밑으로 흐르는 백담계곡은 여전히 맗고 우렁차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잘 정돈된 팻말과 잘 보존된 계곡은 보기에 심히 아름다웠습니다. 아이들은

수시로 보이는 다람쥐와 도마뱀들을 쳐다보며 힘차게 걸어갑니다.

굴곡이심한길을 따라 40여분정도 오르니 백담사입구 팻말이보입니다.

입구에는 봉정암 이나 오세암 으로 불공드리러 떠나시는 불자님들이 수십명

아니 수백명이 줄을 서있습니다.

기도가 잘 이루어진다는 암자이기에 많은 분이 가시나봅니다 모두들 40-60세는

족히 되어 보이는 분들이지만 자식들과 가족이 안녕을 위하여 힘들어도 산을

오르시는 것을 보면 부모님의 은혜란 끝이 없지요.....

 

백담사입구엔 돌다리대신에 멋지게 지어진 다리가 어서들 오시라고 서있습니다.

예전의 초라함은 없어지고 훌륭하게 지어진 백담사가 다리를 건널 때 한눈에 보입니다.

새로 지어진 일주문과 천왕문 찻집들이 서로 어울러져 백담사를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가족의 안전한산행과 가족의 무사를 기원하며 부처님께 기도를 드린 후

감로수를 정성껏 물통에 담아봅니다.

이곳은 제12대 대통령이 기거하셨던 곳이라는 팻말과 함께 초라한 방이

전시되어져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역사의 아픈 부분이었지요.

영신이가 아빠! 대통령이 왜 여기에서 살았어요? 라며 물어옵니다

보성이가 얼른 대답을 합니다 그거야 전두환대통령이 잘못을 해서지라고요

영신이가 말을 받아 그럼 귀향살이 한거네요 합니다.

이젠 어린이들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지 않는 나라가 되길 기원하며 백담사를

뒤로하고 줄지어 오르시는 불자님들의 맨뒤에 붙어 산행을 합니다

넓은 오솔길은 우거진 나무들로 인해 하늘이 보이지 않고 시원한 바람도 선사합니다

산행하기엔 너무도 좋은 날씨입니다. 역시 강부자집 산행은 날씨도 도와주는군요.

조금을 오르니 백담산장이 있어 잠시 멈춘다음 기념촬영을 합니다.

예전엔 작은 산장 이었는데 12대 대통령 경호관계로 경찰들이 거주하면서

증축했다는 설명도 있었습니다.


화려한 계곡 과 하늘을 가리는 우거진 오솔길!

백담산장 을 지나 산행통제소를 지나니 지금과는 달리 조금은

작은 오솔길이 펼쳐집니다. 길폭은 작지만 길 상태는 매우 양호하여 아이들이

걷기에 별 불편함이 없어 보입니다.

영신이의 입에선 아빠 여기가 설악산이야 왜 이리 시시해 라며 불평 아닌

불평을 늘어놓습니다.

응! 오늘은 조금 편안한 길 만있고 내일은 조금 힘들 꺼니까?

힘을 비축하면서 걸어라하고 충고합니다.

많은 사람이 오르고 그보단 작지만 많은 사람이 하산합니다.

언제와도 어느 때와도 좋은 산인지라 사람들로 붐비는 우리나라 제일의

명산이지요.

숲 속에서 넘쳐나는 향기로운 냄새와 시원하게 불어주는

산들바람으로 인해 한여름의 더위를 느끼지 못할 정도입니다.

힘차게 앞서서 걸어가던 영신이가 갑자기 뒤로 옵니다

아빠! 아빠! 곰골! 입구에요, 곰골! 이라며 호들갑을 떱니다.

영신이를 가운데 세우고 안심을 시키면서 조심조심 올라갑니다.

다행히  많은 등산객들로 인해 영신이 는 금방 안심하고 산행에

열중입니다. 어디에선가 청아한 예불소리가 들려옵니다.

산중에서 들리는 소리인지라 무척이나 청아하게 울려 퍼집니다.

계속되는 오솔길이 끝나 넓은 마당이 펼쳐집니다.

예전의 영시암 터가 이제는 영시암 이라는 명판을 달고 멋지게 서있습니다.

다시금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을 감사드리고 오늘 내일의 무사산행을 기원하며

기도를 드립니다.

불자님들이 건네주는 시원한 차를 한잔 맛있게 마신다음 힘차게 출발을 합니다.

계곡을 바로 옆에 두고 걸어가니 영신이가 물수제비를 뜹니다.

엄마 물이 너무 맑아요! 아까 용대리 계곡보다도 한참이나 맑아요! 하면서

연신 감탄사 연발입니다.

아이들 눈에도 맑은 계곡은 아름다워 보이지요 우리 모두가 환경보호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드디어 설악 의 심장 수렴동 대피소입니다!

오르락내리락 산길을 따라 걷기를 2시간이 조금 지나자(백담사기점)

오늘의 숙소인 수렴동 산장이 보입니다.

벌써부터 와글와글 거리며 많은 산꾼 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시간은 오후4시가 조금 안되어 있었습니다.

산장 안내소에 들러 산장을 예약 합니다 다행 이 아직까지는 자리가 있어

밤이슬은 피하고 잘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신이와 보성이는 계곡에서 물고기를 잡느냐고 한창입니다.

물고기가 아이들을 잡는지 아이들이 물고기를 잡는지 물고기들이

훨씬 빠르게 움직입니다.

힘든 산행 뒤 에 맛볼 수 있는 하나의 즐거움이지요.

산장 내 에 자리를 잡고 이른 저녁을 준비합니다.  9시에 소등인 관계로

일찍 식사를 마치고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들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잘 지어진 밥과 푸짐한 상추에 삼겹살요리를 산중에서 먹는 맛이란 이루

형언 할 수가 없지요. 진짜 꿀맛입니다 꿀맛!

넉넉하게 먹고 시원한 바람과 우렁찬 수렴동 계곡의 물소리를 듣고 있으니

신선이 따로 없지요. 오늘은 지나는 이가 많아 10시까지 불을 끄지 않는 군요

산장 안내소가 난리입니다 난리!  산장에 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이들

때문 이지요 줄잡아 100여명은 되어 보입니다. 산장에 자리가 나지 않은 것을

확인한 모두는 비박준비중입니다 비박장비가 없는 사람들은 산장에서 모포만

빌려 잠을 청하는 시각입니다.

이제 강 부자 집 가족도 내일의 본격적인 산행을 위해 남모르는 이들과 함께

산장 속에서 잠을 청해봅니다. 우렁차게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로 인해 쉽게

잠을 청하지 못합니다. 옆에선 벌써 피곤한 등산객의 코고는 소리가 한창입니다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다 깜빡 잠에 들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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