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22.

서봉산악회의 곰배령과 점봉산 산행에 따라나섰다.
아침6시 출발이 늦어 6시20분이되어 발안 출발 의왕고속도로 북수원  영동 고속도로 문막 휴게소에서 30분 휴식
전엔 무박산행에 수면젤 먹어도 버스에선 잠을 못잤는데 요즈음은 잘 잔다 문막 오는중에도 코까지골며 잤다나-

중앙 고속도로로 바꾸어 홍천에서 현리로 꼬불꼬불 국도를 두시간여 비포장도로도 지나 진동리에 10시반경에 도착
5시간 줄터이니  능력껏 곰배령이든 점봉산에 다녀오란다.
천상의정원 하늘정원이라는 곰배령 보는것도 좋으나 예까지 어렵사리 와 점봉산을 못본대서야~

점봉산 가면 설악산 능선이 얼마나 좋은데....또 처가 원하니 가야지.
무전기 들고 앞장서 가는 등산 대장과 보조 맞추며 처랑 잘 따라간다. 기끔 처를돌아보며 괜찮아 물어보면
응 아직은 하며 잘도 따라온다.

첫번째 개천 징검다릴 건너고 두번째 징검다리 건너 무릎께오는 산죽길에 들어서보니 등산대장은 보이지도 않고
뒤돌아 보니 처도 안 보인다. 그래도 아직은 두번째로 잘가고 있다. 점봉산엔 가겠구나.
또 한사람이 날 추월한다 옳지 이사람이나 잘 따라가자. 부지런히 따라간다. 족탈 불급이라. 이이마져 사라진다.

네번째 실개천에 오니 웃옷까지 벗어놓고 씻고들 있다. 잘 가는 사람들은 좋겠구나. 나도 씻고보자.
가난한사람이 생일(점봉산) 잘 먹으려고 여드레 굶다(등산대장 따라가다) 생일 전에 굶어 죽었다는 옛말처럼
도중에 퍼지기라도 하면 남에게 폐나 끼칠라.

얼굴이 상기된 처가 나타난다 힘들지 하니, 그렇단다.
우린 2001년 8월말경에 오늘과 같은 코스로 여유롭게 산행 했었는데 이 무슨 사서 생고생인지.
등산 대장이야 가건 말건 우리페이스로 같이가야지 생각하며 얼마동안은 같이 걷지만 또 앞서 치고 나가는 버릇대로-

곰배령에 오르니 처가 없다. 곰배령 그림은 한국의산하 8월 16일에 올린 다뭉님의 538번 산행기 찾아보면 일주일
사이라 꽃이고 풀이고 나무 모두들 그대로 이고 똘배님이 리플단 두장의 사진에 있는꽃도 많았다.
하늘 정원이란 이름답다.

처를 만나니 감탄에 감탄이다.  
마누라 감탄 자주 시키는 남편이 좋은 남편이지 싶다.
바람은 태풍 수준은 아니라도 심한 바람에 땀은 쑥 들어가고 방풍 자켓 입고 싶은정도.
그래도 안개와 구름에 조망은 별로다. 앞바람이 몰고간 안개 구름 뒤바람이 또다른 안개 구름을 몰고 오나보다.

점봉산 오르려니 약간의 갈등이 생긴다. 흰밧줄로 통제선을 만들고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의글.
그러나 모두들 거침없이 잘도 넘어 들어 간다. 무리에 편승하여 우리도 가자 점봉산으로,
멧돼지도 먹고 살기어려운지 사방 땅을 파 뒤져 놓았구나 풀뿌릴 캐 먹는지 애벌레라도 찾아 먹는지.

커다란 주목밑 공터에서 밥좀 먹고 가자니 배부름 못올라 간다고 그냥 가잔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점봉산을 굶주리며 오르다니.
(오늘은 아침밥으로 옥수수 하나와 산악회에서 준 토종밤톨만한 송편 14개를 버스에서 먹은걸로 대신했다)

작은 점봉 지나고 가끔나타나는 바위에 올라 설악을 보나 운무뿐이다.(등로에선 나무때문에 조망이 없다)
1시40분 점봉산 정상. 서봉 산악회원 아홉사람이 식사중 우리 부부도 끼어 팥이섞인 찰밥을 먹는다.
정훈희씨의 바람이여 안개를 가져가다오 아아아~~~~~ 라는 노래가사가 절실해진다.

식후 정상석 넣고 단체 증명 사진 찍고 주섬 주섬 배낭 꾸려 누가 잡기라도 하는지 하산들이다.
처랑 제일 뒤에 내려온다. 작은점봉 부근에서 딱 한송이 핀 산목련 한송이 철도아닌데... 이런것이 망외 소득이지 싶다.
사파리 산악회에서 버스 세대로 온 산님들이 무리짓거나 드문드문 오는데 등로가 좁아 교차하는데 많은 시간 걸리고

곰배령이 시끌시끌,  우리 팀이 기다리나 했는데 다른 팀이다.
곰배령에서 부터 부지런히 치고 내려가다 가끔씩 뒤돌아 처가오나 보지만 산길이란 한굽이만 돌아도 보이지않으니
잘 오는사람이니 믿고 나대로 내려가지만 가끔씩은 뒤돌아보다 길쪽으로 비스듬히 자란 굵은 나무에 왼편 얼굴을

소리나게 밖았다. 왼손으로 얼굴을 쓸어보니 끈적한 액체가 감지되어 놀라 손을 보니 땀이라 휴 큰일 날번 했네
그러나 코밑이 쓰린게 피가 배어나와 코핀가 그것도 아니고 코밑에 5mm정도 상처가 생겼는데 몹시쓰린게
그쪽에 통각 신경이 많은건지.

마지막 개천에 앉아 처를 기다리며 세수와 탁족에 코밑은 계속 쓰리고 처와 같이 다니지 않은 벌 받은건지.
내처가  곰배령 신에게 남편 벌주라 기도 하진 않았을텐데.
처를 만나 버스에오니 4시 회원들은 모두 하산주라도 하러 갔는지 버스 기사만 기다리고 있다.

버스타고 조금 내려가니 산악회원들이 돌배로 만든 술을 마시고들 있다.
돌배를 어떻게 술로 빚었는지는 몰라도 시큼한 맛에 주인마나님이 좋다하고 마시고도 싶어 한병 2만원에 샀다.
처는 비싼데 못마땅 한가 보다.

예약된 막국수집에서 막국수와 삼겹살에 빈대떡과 소주로 단합대회겸 저녁으로 그자리에서 산악회 총무와
등산대장에게 무전기가 네개나 되는데 후미조에도 대원이 배치 되어야 겠다고 하니 총무는 수긍하나 등산대장은
오늘 우리 부부가 잘 오고 두사람이 여유롭게 오길래 먼저 갔다고 -
 
오늘에 국한한 얘기가 아니고,  원칙을 얘기하는 겁니다.
등산 진행 요원은 먼저들 와 하산주 팀에 끼고
후미는 버스 기사에게 챙겨 오라면 안되지 안되고말고.
열악한 발안 등산 환경에서 이만큼 산악회를 발전시킨 공로에 감사하며
발전적인 충고쯤으로 받아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