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길에서 본 황악산

 

김천 황악산

1:25,000지형도= 궁촌. 황간

2007년 11월 10일 토요일 구름많음(9.1도)  습도61%  일조시간4.9hr   풍속2.8m/s   일출몰06:57~17:23

코스: 우두령11:00<2.2km>▲삼성산985.6m12:00<2.7km>바람재13:00<2.0km>▲황악산1111.4m14:00<5.0km>괘방령16:30
[11.9km/5시간 반 소요]

 

지형도

 

개요: 경상북도 김천시 대항면과 충청북도 영동군 매곡면·상촌면의 경계에 있는 산. 높이는 1,111m이다. 예로부터 학이 많이 찾아와 황학산(黃鶴山)으로 불렀다고 하지만 직지사(直指寺)의 현판 및 《택리지(擇里志)》에는 황악산으로 되어 있다. 산세는 평평하고 완만한 편이어서 암봉(岩峰)이나 절벽 등이 없고 산 전체가 수목으로 울창하다. 특히 직지사 서쪽 200m 지점에 있는 천룡대로부터 펼쳐지는 능여(能如)계곡은 봄철에는 진달래, 벚꽃, 산목련이 볼 만하고 가을철 단풍 또한 절경을 이룬다.

 

북쪽의 괘방령(掛傍嶺)과 남쪽의 우두령(牛頭嶺)을 통해 영동군과 김천시를 잇는 지방도가 지난다. 정상에서는 서쪽으로 민주지산, 남쪽으로 수도산과 가야산, 동쪽으로 금오산, 북쪽으로 포성봉이 보인다. 등산시에는 직지사와 운수암을 거쳐 주능선에 도달하는 3~5시간 정도 되는 산행을 하게 되는데, 계곡길은 가파르지만 능선길은 경사도 완만한 편이다. 겨울의 설화(雪花)와 가을의 단풍이 아름다운 산으로 알려져 있다. -네이버

 

우두령에서 괘방령까지 삼성산→여정봉→형제봉→황악산→백운봉→운수봉→여시골산을 거쳐가는 백두 대간 황악산구간은 아래 그림에서처럼 참으로 산색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가을바람에 나풀거리는 억새군락지 자주 등장하고 등산화만큼이나 커다란 박달나무 낙엽 지천으로 깔려 산행길 내내 바스락거림의 늦가을 낭만 있어 좋다. 이번 산행길 분수령 서쪽으로 흘러내리는 빗물은 금강으로 흘러들고, 날등길 동쪽 김천방면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은 낙동강 수계따라 흘러가서 영남지방 옥토 적셔준다.

 

직지사가 있는 능여계곡

 

가는길: 경부고속도로 황간나들목에서 물한계곡 향하다가 상촌 삼거리에서 올라선 우두령, 고갯마루 포장마차는 있다가 없다가 해서 믿을 바 못된다. 대간길 초입으로 들면 동물 이동통로 통행인 범접 막고 있지만 관심밖으로 밀려난다. 그러다 맞닿뜨린 미역줄나무 정글지대, 한여름 비오는 날이라면 수중터널 통과하는 기분일텐데.. 좀 더 위쪽의 싸리나무 밀생지역 유별나긴 마찬가지다. 그러나 작은 봉우리 하나 넘기면서 나타나기 시작하는 억새 초원지대, 갑자기 시야 툭 터지며 지나온 석교산 오롯이 드러난다.

 

[영동314-1980복구]삼각점만 없다면 우회로를 통해서 간과하기 십상인 삼성산, 그냥 지형도에만 표기되 있을 뿐 아무런 특징도 작은 바윗덩이조차도 없는 펑퍼짐한 육산이 약간 도드라졌을 뿐이다. 삼성산 전후로 억새군락지.. 황학들의 군무인양 떼지어 날아올라 황학산 산이름에 걸맞다. 진행방향으론 여정봉 클로즈업 되면서 황악산을 뒤로 숨기고, 폐초소 오른쪽으론 목장지대 파헤친 절개지 흉물로 드러난다. 그러나 동쪽 덕대산 주변의 대항면 야산들.. 신비로운 서기에 쌓여 아른거린다.

 

안내판 땅에 뒹구는 여정봉에선 산세 갑자기 오른쪽으로 꺾어지며 폐초소가 있는 절개지 임도로 연결된다. 도로 건너편에 전모를 보이는 황악산.. 그 직전 안부 바람재로 내려가는 나무계단길.. 단숨에 내려선 바람재 초원지대.. 황금물결로 출렁대는 억새밭 한 가운데는 널찍한 헬기장이 자리하고 있다. 배수로 건너 올라가는 형제봉 오름길, 가쁜 숨 몰아낼 즈음의 신선봉 분기봉엔[←형제봉0.9km/바람재0.8km→]이정표가 직지사 원점회귀 산행객들의 이탈을 막아섰다.

 

@@@@@

 

[←황악산0.9km/바람재1.3km→]날개 벌린 형제봉 넘어간 안부 삼거리엔[능여계곡.직지사(동절기위험.급경사)]안내판 숲속에 숨어 제 역할 못하고 있다. 한차례 억새밭 갈라치고 올라선 황악산 정상엔 돌탑과 안내판 이정목 [영동23-1981재설]삼각점 한차례 요란법석이고 바로 밑 커다란 헬기장 옆 삼거리엔 키높은 이정목[←형제봉.바람재/직지사↓/곤천산→]하늘높이 솟았다. 대간꾼들은 여기 이 이정목에서 헷갈린다. 직지사로 내려가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간꾼이라면 반드시 직지사방향으로 내려가야 한다.

 

한없이 내려가는 직지사방면 하산길.. 왼쪽으로 뚜렷한 지능선 하나 따라오고 있어 저으기 불안하기까지 하다. 직지사.. 직지사.. 이러다 직지사로 내려가는 건 아닐까? 그러나 걱정마시라. 백운봉 지나친줄도 모르고 우회로만 따라내려온 운수봉 직전 안부..! 그 곳에서 직지사 가는길은 대간길과 갈라선다. 날등치고 올라선 운수봉 쬐그만 정상석 고스락엔 680m를 새겨 넣었다. 운수봉에서 한고개 넘고 두고개 넘고 세고개 올라선 여시골산..! 선답자 안내문, 야무지게 붙여놓고 지나갔다. 

 

다 왔나 싶어도 두 고개 더 넘어 올라선 630m봉, 저 아래 목초지 파란지붕 수영장 풀처럼 한가롭긴 해도 하산길은 급경사다. 목장까지의 도상0.5km짧은거리에 해발고 200m를 갑작스레 낮추어야만 하는 급경사지역이다. 조심에 또 조심.. 힘겹게 내려선 목장지대, 소떼는 간 곳없고 황갈색 초원지대만이 낯선 방문객을 반기고 맞은편 가성산 예까지 마중나와 있다. 하지만 졸참나무 완경사 오솔길 한구비 돌아야 괘방령에서 다음코스 눈도장 찍을 수 있다. 종착점엔 먹거리집 있다.

 

삼성산 오름길에 돌아본 석교산(1195m)

 

삼성산에서 본 여정봉(1030m)

 

여정봉 아래서 돌아본 삼성산(985.6m)

 

폐초소 아래 목장길

 

목장길 아래서 본 바람재와 황악산능선

 

황악산 정상(1111.4m)

 

정상 아래 헬기장

 

황악산에서 돌아본 형제봉

 

운수봉(668m)

 

후반부 하산길의 여시골산(670m)

 

마주하는 가성산(657.3m)

 

..

 

산행후기: 십여년 전, 어둠속을 달려와 바람재에서 아침 먹고 신선봉 분기봉에 잠시 쉬어가면서 누군가 건네주던 캔 커피, 얻어마시곤 빈 통 어딘가 던져 버리고 왔었다. 이렇듯 양심선언을 하면 죄책감 좀 줄어들까? 천만의 말씀이다. 그 날 그 이후로 그 날의 그 행동은 평생을 두고 내 마음 한 켠에 자리 틀고 앉아, 틈만나면 양심을 들추어내곤 했었다. 니가.. 산엘 가다니..! 그러고도 뭣이.. 어쩌고 어째..?

 

요즘들어 후배들께, 나의 추악하기만 했던 지난과거 들추어가면서 자연사랑 어쩌구.. 한다면 그들은 내심 비아냥거릴 것이다. 니나.. 잘하세요~! 그럴 것이다. 처음부터 바르게만 살아왔더라면..!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아갈 수 있을텐데..! 산에서 있었던 일.. 과거 일일이 거론하질 않아 그렇지.. 다 들추어 낸다면 끝도 없을 것이고,  지금도 시행착오는 거듭하고 있다.  

 

저 하늘거리는 억새.. 그 아래 어디선가 썩지도 않고 내 양심을 괴롭히고 있는 엠티캔, 그러면서 자연사랑을 외치고 있다. 속죄한다고 잃어 버린 양심을 찾아올 순 없겠지만, 여러분이나마 나와 같은 전철 밟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난 과거 한 번 들추어 봤다. 자연속의 삶을 갈구하면서도.. 자연사랑이 깊어가면 갈수록.. 지난 과거와 함께 다가오는 자연사랑은,  점점 더 두렵기만 한 것이다.

 

 

 

 

 

 

 

 

 

 

 

 

 

 

 

홈으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