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천안 광덕산 (아산 강당골- 마리골- 정상- 이마당 약수터 - 임도- 마리골 -강당골 )
동 행 : 오명현, 신월순 구본식(본인)
일 시 : 2004년 1월 19일(월요일)



참으로 오랫만에 중부 지방에서도 눈 다운 눈이 내렸습니다.
토요일 하루종일 부슬 부슬 날리던 눈발은 주일 까지 이어져 하루종일
흡족하게 내리는데, 기온이 높은 탓에 길이며 집 주변은 거의 다 녹았지만,
높은 산에는 그 눈이 그냥 쌓여 있을 생각을 하면 설래는 가슴을 어쩔 수 없습니다.
화요일 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어, 오랫만에 가까이에서 함께 일하는 분들과 함께
천안 광덕산을 오르기로 합니다.






광덕산 그러면 대부분은 철원(포천인가 ?)에 있는 그 산을 떠올리겠지요.
하지만 천안에도 광덕산이 있습니다.
해발 700m에 불과한 산이지만, 평야지대에 웅장하게 솟은 산이라서 그리 만만하게 볼 일은 아니고, 강당사를 비롯해서 광덕사등 古刹과 강당골 계곡등을 품고 있어서, 천안 아산 시민들의 휴식처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산이지요.



여러 음식점들이 즐비한 강당사 계곡(講堂寺溪谷)에 차를 두고 적당히 눈 쌓인 길을 15분 정도 오르면, 본격적인 산행 들머리가 되는 자연 학습원에 도착하게 됩니다.
최근에 세워진 네 개의 장승이 해학적인 표정을 지으며 반겨주는데, 여기서 부터는 제법 급경사 길을 오르게 됩니다.
귀찮아서 아이젠을 하지 않아 제법 미끄러운 길을 오른편으로 처저 있는 줄을 잡고 오릅니다.



묘지를 지나고 비교적 평평한 길을 따라 오르면, 산불 방지용 임도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보이는 정상 부근에는 하얗게 雪花가 피었습니다.





오늘 제 동행들입니다.
10년 가까운 세월을 함께 동역하면서, 섬기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분입니다.
이런 분들이 있어서 제 사역이 행복할 수 있습니다.









위로 올라갈 수록 눈은 더 깊어지고, 설화는 더 아름다워집니다.
설 빔이라도 차려입은 것일까요 ?
모든것을 다 털어버리고 자신을 비운채, 겨울을 나는 나무들이
일제히 은빛으로 빛납니다.



광덕산 정상비 입니다.
15도 각도로 기울게 세운것이, 지금까지 제가 본 정상 기념비 중에 가장 운치 있게 세워진 비석입니다. 1m 모자라는 700m입니다.





망경봉쪽은 설화가 만발해 있습니다.
앞 쪽에 뽀족하게 보이는 산이 우리가 하산할 설화산인데,
눈 내린 다음 날이라서인지 시계(視界)가 아주 좋습니다.



계획을 바꿉니다.
장군바위로해서 설화산으로 하산하려던 계획이 동행들이 배고픔 때문에
이마당 약수터로 하산하는 것으로 변경합니다.
그리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산이 아니라서 점심 준비를 하지 않은데다,
또 굳이 계획대로 진행하기를 고집할 일도 아니라서 선선히 그리하기 합니다.
여기서 부터 강당골 까지는 3.6km이니, 한 시간 반이면 하산을 완료할 수 있습니다.




이마당 약수터 안내판 입니다.



원두막 까지 있어서 한 여름 땀을 식히기에는 그만입니다.





광덕산은 그리 큰 산이 아니므로 약 세 시간 이면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내려 올 수 있습니다.
그러니 천안 아산 지역 시민들의 운동장으로 애용됩니다.
하지만, 이 코스가 너무 짧은 사람들은 다른 코스를 선택할 수 도 있습니다.
애초에 우리가 계획 했었던, 정상에서 망경봉으로 해서 설화산으로 하산하는 코스는 적어도 여섯 시간은 잡아야 하는 긴 코스입니다.

어떤 이는 얼마나 험난한 길을 갔는가에 의미를 둡니다.
또 어떤 이는 얼마나 긴 코스를 얼마나 짧은 시간에 갔는가에
산행의 의미를 둡니다.
때로 험난한 길을 갈 때도 있습니다.
또 긴 거리를 짧은 시간에 주파해야 할 때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언제나 여유를 가지고 주변 경치를 즐기는 산행을 최고로 칩니다.
좋은 경치가 있으면 사진을 찍기도 하고,
또 앉아 쉬면서 차를 한 잔 마시기도 하고, 과일을 먹기고 하는 그런 여유있는 산행 말입니다.
늘 일상에 쫒기는 삶을 살면서, 산에 와서 까지 무엇엔가 쫒기듯 그렇게 하는 산행은 제게 별로 맞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산행은 아름다운 설화에 충분히 취하고,
오늘 내 삶의 모든 찌끼들을 모두 씻어버리고,
삶의 여유를 마음껏 누리는 그런 산행이었습니다.




▣ 정영동 - 산은 늘 그 어떤사람인가에 구분없이 반겨주지요 눈꽃이 만발한 광덕산 사진 잘 보았습니다. 즐산하시기 바랍니다.
▣ 우철싸부 - 설에 천안내려갑니다. 내려가서 한번 오를까 생각중인데..멋있네요.
▣ 김정희 - 안녕하세요?가끔씩가보긴했어도 코스가설화산
▣ 김정희 - 설화산까지 이어가는코스는 몰랐어요. 조만간설화산까지 가보고싶습니다. 설화가활짝핀 광덕산과강당골 산행잘보았습니다.
▣ 아산인 - 천안광덕산이 아니라 아산 광덕산이라야 맞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