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6월13일 화요일 맑음(오대산 노인봉1338m)

코스=진고개-노인봉-대간길-병내리

 

함께한님=신갈부부 물안개부부(4명)

 

 노인봉은 소금강의 주봉(主峰)으로 지명에 얽힌 전설이 전해온다.

 옛날 심메마니가 이곳에 심메[山蔘]를 캐려 왔다가 선잠이 들었는데, 꿈에 노인이 나타나 이 부근에

무밭이 있으니 거기에 가서 무를 캐라하고 사라졌다.

심메마니가 깨어 보니 꿈이었다.

꿈이 하도 이상해 노인이 가르쳐 준 곳에 가보니 심메가 많이 있어 심메를 캤다고 한다. 

꿈에 머리가 흰 노인이 나타나 심메가 있는 곳을 알려 주었다고 하여 노인봉(老人峰)이란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오랫만에 떠나는 부부여행

 어제 월요산행후 발목이 안좋아 파스를 바르고 아대를 하고, 미리 약속되었던 산행이라 미루지못하고

 그대로 강행한다.

 

새벽5시 서울을 출발, 신갈에서 친구부부를 태우고 고속도로를 달려 오대산자락에 들어서며,

호젓한곳에서 라면을 끓여 갓김치에 밥을 얹어 아침을 먹고 진고개로 향한다.

 예전에는 취사도구 트렁크에 준비해놓고, 산행후 돌아오며 장터에 들려 장봐서 마치 야영나온듯

 해먹는맛이 좋아 자주 했었다.

 바다를 지날때면 회를 떠서도 산으로 가지 않았던가?

요즘은 귀찮아서 휴게소에서 해결하니 편하기는 하지만 낭만이 없다.

 오랫만에 경치좋은 노천카페에서 먹는 라면과 커피가 새벽안개와 어우러져 운취를 더한다.

 언제 여름이 가기전에 공룡능선에서 비박하며 이런멋을 느껴보리라.......

 

오늘은 토고와 월드컵 축구경기가 있는날이라 그런가?

산행들머리인 진고개에 산객이 별로없다.

매표소를 통과 고냉지 채소밭을 지나니, 운해가 부드럽게 번지며 산허리를 감싸돈다.

날씨도 맑고 바람도 살랑살랑 시원하게 불어준다.

숲그늘짙은 숲속에 들어서니 공기가 상쾌하고 나무에서 내뿜는 산내음이 기분을 업시켜준다.

 늘 서울근교 산행만 하다가, 오랫만에  두부부가 오붓하게 정담을 나누며 즐기는 산행을 하니 얼마나 좋은가? 남편은 무슨 태극이라, 지리종주라, 도저히 따라다닐수없는 산행만하니...

가끔은 이렇게 마음맞는 산우들과 즐겁고 행복한 산행을 해야겠다한다.

 건강이 안좋아 오늘 함께못한 꽃사슴부부가 마음에 걸리지만...

 

 노인봉에 올라 장쾌하게 뻗어내린 능선들을 보노라니 가슴이 탁 트이는것같다.

 먹이를 주니 다람쥐들이 가까히 다가온다.

볼이 터져라 입안가득 물고있는 앙증스런 모습이 너무 귀엽다.

오늘은 천천히 신갈마님의 속도에 맞춰 유유자적 마치 산책나온듯 진행한다.

노인봉에서 황병산으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대간길을따라 걷기로한다.

 이제 나물이 쉐서 그냥먹기에는 안좋지만...

 참나물과 곰취를 조금뜯어 상추에 곁드려 점심을 먹는다. 입안가득 취향이 느껴지며,

록색의 장원에서 먹는 이 맛은 정말 느껴본 사람만이 알리라.

식후 그대로 누워 하늘을 이불삼아 사색에 잠겨있는사이, 운동이 모자란 남편들은 한바퀴 돌고오라하고.......

황병산으로 진행하다 발목이 아파 주변사람들 걱정할까봐 몰래 진통제를 한알 털어넣는다,

 

우리가 무슨 이팔청춘이라고 어제 관악산 6시간타고 오늘 또 왔으니..

주인 잘못만난 내다리 고생이 말이 아니다.

 아무래도 안될것같아 우측계곡으로 응급 구조테이프를 따라 하산하기로한다.

 노란줄을 따라가니 응급구조물이 설치되어있어 그대로 따라가다보니 등로가 희미해지며, 수렁도 통과하고 거미줄과 데이트를 한다.

 얼마쯤 내려왔을까?

크고작은 폭포들이 연이어져 있어 아름다운 비경을 연출한다.

 등로는 부드럽게 계곡을따라 이어지며,

 발목에 무리안가게 지팡이에 의지하며 조심조심 계곡을 빠져나오니 병내리란다.

마침 올라오는 택시를 타고 진고개로 이동, 차량을 회수 산행을 마무리하고 주문진항으로 향한다.

 싱싱한회와 곡차한잔에 추억을 만들고, 자주 이런산행을 가지자고 약속하며,즐겁고 행복한 하루를 접는다.

  고냉지 채소밭에서 바라본 노인봉

  운해

 

 

동대산능선

  신갈부부

  노인봉에서...물안개부부

  저 멀리 황병산도 보이고....

대간길에서 뒤돌아본 노인봉

  주문진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