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06년 1월 15일 해의 날
산행지 : 부산광역시 소재 백양산.
산행팀 : 진주 한라백두산악회 신년시산제.
참석자 : 코리아외 48명.

갔던길

10 : 23 금정산동문주차장
10 : 34 작은 임도만나는 곳
10 : 54 휴암정입구 사거리
11 : 50 만남광장 4거리 (대고원.만덕. 남문. 백양산)
12 : 21 무명봉 (전망이 참 좋았음)
12 : 45 구룡령 (정확한 지명은 ....이곳 산객은 구룡령이라 부른다기에...)돌탑
13 : 18 백양산 정상
중식....
14 : 31 출발
14 : 51 운수사가는 사거리 안부
15 : 27 백양산 삼각봉 457m
15 : 42 개금 체육공원
16 : 15 개금 초등학교... 약 17.5km

산행 끝


산문으로...

밝음의 태양빛은 빛을 잃었고
짖뿌연 안개구름만이 산허리를 감싸는 무거운 시간들...

망태기 울러멘 어깨죽지가 여느때 보다 무거움은 ...
어제는 죽일놈의 날씨가 진종일 마음을 무겁게 무겁게 짖누르더니...
그 한서림 아직도...못다했던지
산객의 마음을 가볍게 놓아주지 않음에 힘겨운 발걸음 산성길에 올려놓습니다.

금정산성 ...
임란당시 ...
쓰러져가는 국운을 부여잡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고귀한 목슴 초개와 같이 불사른 한국사의 영원한 군인 송상헌 !
그의 혼이 서린 그....산성을 찾아갑니다.
그의 직함은 동래부사.

금정산성 우리나라에서 가장 그 규모가 큰 산성으로 둘레만도 1만 7,336m이고 높이 1.5 - 3.2m로 지금은 4Km의 성벽이 남아 있을 뿐이다.
정확한 측정연대는 기록으로 알 수 없으나 규모 축성양식으로 미루어볼때 삼국시대에 낙동강 하류에 침입하는 왜구에 대비하여 쌓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조선시대에 몇번의 증축을 거듭하고 1972년과 74년 서문과 수구문 망루가 복원되었다.

부산진 전투는 임란때 조선군과 일본군이 벌인 최초의 전투로 1592년 (선조25년) 4월 일본군이 15만 대군을 이끌고 침략해 옴으로써 임진왜란은 시작되었다.

일본군 소서행장이 이끄는 대군은 대마도를 떠나 부산포에 이르고 아침안개 짙을 때 우암동에서 상륙공격하기에 이른다.
중과부적 조선군1000여명과 군민은 고군분투 싸웠으나 조총으로 무장한 왜군과 많은 적군앞에 부산진 첨사 정발과 함께 최후를 맞는다.

이 싸움에서 승리한 일본군은 이어 동래부를 공격하기에 이르고 4월 14일 동래성을 에워싼다. 이에 동래부사 송상현은 성민을 모아 성을 지키고자 하였다.
이에 세계전쟁사에 명언으로 기록된 동래성전투는 시작 되었다.

일본군 소서행장은 성안에 있는 송상현에게 "싸울테면 싸우고 싸우지 못하겠으면 우리에게 길을 빌려달라" 라고 목판에 글을 써서 성밖에 세운다.
이에 송상현 또한 "죽기는 쉬우나 길을 빌려주기는 어렵다"라고 쓴 목판을 내걸었다.
이어 일본군의 공격은 시작 되었고 무기도 없는 성민들까지 결사 항전했으나 끝내 성은 함락되고 군관민 모두 장렬히 최후를 마감한다...

아는지 모르는지 느낌으로 다가오는
그날의 참혹했던 기억을 느낌으로 전해주려는듯
그래서 하늘은 이다지도 무거운가 봅니다.

성곽을 오르는 발길에 자꾸만 무거움이 전해지는건
역사를 잊지않으려는 작은 산객의 마음인지요.

이끼낀 성곽마다 혼이 배였고
이름없는 그루터기엔 초연이 사라져간 우리 조상의 원혼이 배여 짖푸른 이끼로 남아있을뿐.

그렇게..
그렇게...
산객의 발길은 오름으로 이어갑니다ㅣ.

대륙봉 !

첫오름으로 맞이하는 고즈넉한 대륙봉
어머니의 젖무덤처럼 그냥 안기고 싶은 그 작은 봉우리에 허리를 곧추세우고
가야할 백양산 낙동정맥의 길로
발길을 이어갑니다.

임도를 지나고
아스팔트 길을 지나 가파른 오름으로 이어가지만 ...
등허리를 타고 흐르는 땀의 줄기보다...
우리 선조들의 원혼이 배여있는
그 산성길에서...
그들이 초개와 같이 던졌던 이나라의 명운앞에
차마 숨소리 크게내지못함은
역사를 잊지않으려는 이름없는 산객의 촛불같은 작은 배려입니다.

휴암정을 지나
대고원. 만덕. 남문. 백양산으로 이어지는 사거리 안부에서
커피한잔에 마음을 달래고
가야할 백양산 낙동정맥의 길로 올라섭니다.

가파른 오름은 산객의 모든것 내어달라 요구하지만
아직은 스틱조차 내어줄수없는 얄팍한 체력믿고
그냥 두다리 버티어가며 그 계단길을 하나. 둘. 세어가며..
무명봉에 도착합니다.

낙동의 물줄기가 굽이지고 양지바른 산아래(화명동아파트단지) 수많은 아파트...
자연과 어울어진 삶의 군상들이 낭만적 감성으로만 바라보기엔 가슴이 여리어옵니다.

내림으로 이어지는 자연목제로 이뤄진 계단 ...
혼자 걷기엔...

넘...
아쉽고 ..

둘이 걷기엔
이별의 두려움이 가슴아프기에...

그 길...
차마 걷지 못하고 ...
그냥 메마른 길을 그대로 걷고 싶습니다.

무명봉 돌탑 !
돌 하나 하나에 새겨진 숱한 산객들의 소원들...
그소원 아직 이루지 못했는지...
스치는 바람결 애처롭게 부여잡고
나의 소원들어달라 ....들리는듯 합니다.

구룡령...
한겨울 찬 바람에 꺽여버린 억새는 남은 깃털마져 떨구었고
뒹구는 지난 가을 낙엽위로 지난 밤의 이슬이 한서림의 서릿발로 자리잡았습니다.
태양빛도 감춰버린 응달진 작은 바위틈새 추위에 떨고있는 가을낙엽이 애처롭기만 합니다.

백양산 정상을 눈앞에...
양지바른 내림의 길...
때이른 진달래는 부시시 눈망울을 ... 볼가엔 붉은 빛이 찾아왔읍니다.
봄처녀 고운님 찾아올 그날 기다리며 그 북풍한설 기다리며 기다렸나 봅니다.

백양산 정상 642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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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에 두다리에 힘을 주시고
나의 오름에 모든걸 허락하신 백양산신령님께 감사의 잔을 올리고
된장박은 고추.깬잎에 허기짐을 달래어 봅니다.

내림으로 가는길...

오가는 산객들의 눈빛이 즐겁고
봄을 기다리는 가녀린 빗줄기가
참 좋아
그냥 그대로 ...
그대로 맞고 싶어
오버트로스를 타고 내리는 빗망울은 왜이리도 좋은지요...

운수사 가는길 지나
백양산 삼각봉에 잠시 무거운 망태기 내려놓고
부산시내를 조망합니다...

낙동의 흐름이 아름답고
뿌연 안개구름은 무언가 감추는 듯 산객의 마음을 사로잡기만 합니다
이대로 머무르고 싶지만
이대로 내리는 잔 비 맞으며 그냥 이렇게 굳어버리고 싶지만...
그리 할수없음에...
저린 가슴 부여잡고 마지막 내림으로 이어갑니다.

개금체육공원...
사람의 삶이 ...
세상의 삶이 ...
가족의 행복이...
모여있는곳...

삼삼오오 ...손에 손잡고 칠순으로 보이는 노부부 두손잡고 걷는모습이
세상의 그 어떤 화백도 그려낼수 없는 아름다움입니다... 남은 여생 행복하소서 기도합니다.

봄을 재촉하는 늦은 겨울비...
민족의 명운을 홀로 감싸안으며 초연히 목숨던진 송상헌 !
황혼을 담담히 맞으며 두손잡고 걸어가는 노부부...

이모든것 망태기에 소중히 담아 길을 떠납니다.

가야할곳 진주로...

역사가 흐르는 산행 http://korea-m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