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2시.... 성삼재

밤하늘은 온통 별천지다

아이에게 이 광경을 보여 줄 수 있다는 것을 누구에게든  감사를 드려야 할텐데..

 

약1시간 후 노고단에 도착하여 이른 아침을 준비한다

밤새 인천에서 달려온 터라 상호(초등3)가 연신 하품을 해댄다..

 

지리산에서 물맛이 최고라는 임걸령의 시원한 물한잔을 위안삼아 다시 길을 재촉하는데..

 

상호의 걸음이 더디다..  가슴이 답답하다고 한다..

아차! 상호가 채한것 같다..

워낙 잘 채하는 아이인데  피곤한 상태에서 아침을 먹은것이 탈이 난것같다.

준비해온 까스명수을 먹었으나 소용없다.. 길이 더디기만 하다...

 

혹시나 해서 지나는 등산객에게 아이가 채한것 같다 하니 그 아가씨가 수지침인것 같은것을 커내 손을 딴다...

손을 딴다음 등 문질러주고 안마도 해주고 ... 이글을 빌어 그 아가씨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다..

 

노루목을 지나 삼도봉에 도착하니 상호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많이 좋아진것 같다..

뱀사골로 하산까지 생각했는데 ...

화개재를 지나 토끼봉까지 한숨 쉬지 않고 오른다.. 기특한 녀석....

토끼봉 조금지나 그늘에서 잠시 쉬는사이 이녀석 금새 잠이 들어버린다..

한 20-30분 정도 잠을 재운다...

 

많이 피곤한 모양이다.. 연하천 가는길은 항상 힘들다..

나중에 들은 얘긴데 연하천 1키로 정도 남겨놓고 눈물흘리면서 아빠를 따라갔다고 한다...

그냥 하품을 해서 눈물이 나는 줄만 알았는데.... 

 

드디어 연하천.....뜨거운 태양을 피할길이 없다...

조금만 자고가자하는 상호를 그냥 꼬득여 벽소령을 향하여 출발한다..

점심을 먹어서 그런지 벽소령까지 잘도 간다...

 

 벽소령 도착 ..

 예약을 못한 사람들에게 하산을 권하는 방송소리가 계속들린다..

 우리도 예약을 못한지라 벽소령대피소 옆쪽에 자리를 잡는다...

 저녁을 준비하는동안 메트리스와 침낭을 펴서 상호를 좀 쉬게한다...

 

 상호야.!  저녁먹자.. 대답이 없다..

 잠에 취하여 일어나지도 못한다.. 그냥 재우는 수밝에 ..

 

 두눈가에 흘러내린 허연 눈물자국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

 작년에 반야봉이후로 올해 지리종주를 하자고 따라오긴 했지만 너무 고생시키는것 같고..

 상호옆에 누워 별을 보면서 그렇게 벽소령의 밤이 깊어간다...

 

 둘째날 ...

 상호가 일어난다.. 상호야 하늘봐봐.. 예...

 별많지? 예...

 

 그때 일어났어야 하는데 두번 잠이 들어 일어나니 아침 6시...

 어이쿠 너무 늦게 일어났다...

 

 어제 저녁을 안먹어서 그런지 상호가 맛있게 아침을 먹는다...

 지새끼 입어 뭐 들어가는게 제일 보기 좋다더니..

 

 불편한 잠자리지만 충분한 수면을 취한지라 어제 보다는 훨씬 상태가 좋은것 같다..

 가는길에 제법 경치구경도 한다...아빠 저기봐 구름바다다...

 

 선비샘을 지나 세석가는길... 영신봉을 오르며 끌탕을 한다...

 어른도 힘이드는데 오죽하겠냐.... 아빠 얼마나 더가야돼? 

 거의 다왔어!   1박2일 동안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했는지...

 

 점심먹고 바로 세석출발...

 뜨거운 태양아래 촛대봉 오르기가 이렇게 힘이 든적이 없었는데..

 

 아이의 상태를 보니 아직까지는 괜찮은데...

 오후 4시30분경  장터목 도착 .... 걱정이 된다...

 여기서 천왕봉을 올라 중산리로 하산할 경우 2시간 정도는 야간산행을 해야하는데...

 

 당초의 목표되로 천왕봉을 향하여...

 뜨거운 햇볕아래 제석봉을 오르며 통천문을 지나 ....

 

 "천왕봉 가서 엄마에게 전화하면 기쁨의 눈물이 나올것 같애" 

 

 드디어 천왕봉...

 한국인의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이아이가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생각할까..

 

 아마 중학교나 들어가야 그때 지가 무슨일을 하였는지... 아빠와 함께한 오늘을 기억하고

 나름대로 정립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하산길 제일 걱정되는 시간이다...

 상호가 너무 많이 힘들어한다.... 로타리산장을 조금 못미쳐 머리에 불밝히고..

 로타리 산장을 지나 너무 힘들고 지루한 길을 내려간다...

 

 그리 무겁지  않은 베낭을 나에게 주면서 "아빠도 무겁잖아"

 와중에 날 배려하는것일까...

 

 약 4시간30분이 걸린것 같다..

 다 내려와서  상호가 눈물을 뚝뚝흘린다.....

 내가 무슨말을 해야할지 .. 할말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차라리 힘들다고 칭얼거리거나 못가겠다고 떼를 썼다면 내마음이 좀 편했을텐데...

 이녀석이 힘들때 아무것도 해줄수 없는 내가 참 밉고 ...안타까웠습니다...

 

 여전히 중산리 밤하늘에는 별이 반짝이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