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8-06-30 (월)  02:42 - 19:12  (16시간 30분)

  

산행코스 : 대원사-치밭목-중봉-천왕봉-장터목-세석-벽소령-연하천-화개재-삼도봉-임걸령-노고단-화엄사 (44.2키로)

  

날      씨 : 흐림

  

나 홀로 산행...^^

  

(구간별 산행 시간)

02:42 대원사

04:58 세재 갈림길 3거리

05:16 무제치기 폭포

05:47 치밭목 대피소 (조식)

06:48 써리봉

07:22 중봉

07:44 천왕봉

08:21 장터목 대피소

09:40 세석 대피소

11:42 벽소령 대피소 (중식)

13:23 연하천 대피소

14:46 화개재

15:15 삼도봉

15:33 노루목

15:56 임걸령

16:56 노고단

17:07 노고단 대피소

17:16 화엄사 갈림길 3거리

17:51 집선대

18:44 연수암

19:12 화엄사

  

산행 거리 : 대원사 - 11.7K - 천왕봉 - 25.5K - 노고단 - 7.0K - 화엄사 

  

  

그동안 밀린 숙제 하나가 있어 이번에 도전을 한다.

  

지리산 화대종주...

  

매년 2번은 꼭 지리산에 들었고 대개 종주를 했었지만 그동안 어찌어찌하다 보니 지리산에 오르지 못하고 거의 2년 만에 든다.

  

예전에는 주로 장거리 산행을 많이 할 때 지리산 화엄사-대원사 당일 종주를 꼭 하고 싶었기에 숙제로 남겨 두었었다.

  

2004년 말에 무박 당일로 화엄사에서 시작을 하여 천왕봉까지 왔는데 체력도 떨어졌고 해가 저물려는데 천왕봉-대원사 구간이 초행이어서 야간산행에 대한 부담이 있어 그냥 중산리로 하산을 해 버려 아직 숙제를 끝내지 못해 내심 맘이 캥겼었다.

  

요즘에는 주로 단거리 산행을 많이 하게 되어 장거리 산행에 대한 욕구가 불현듯 솟구쳐 휴가를 하루 내고 실행에 옮기기로 하였다.

  

지난 번에 화엄사에서 시작을 했기에 이번엔 대원사에서 시작을 하기로 코스를 그려 보고...

  

일요일 근무 후에 퇴근 후 배낭을 꾸려 산청행 심야 우등을 타기 위해 남부터미널로 향한다.

  

오랜만에 지리산에 들 생각을 하니 가슴이 막 설레인다.

  

11:10분 발 산청행 심야 우등에 몸을 싣고 잠을 청하는데 도통 잠이 오지 않아 눈만 감고 졸다 깨다 하면서 새벽 2시에 산청에 내렸다.

  

택시를 타고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밤머리재를 지나는데 3년전 여름 비오는 이 시간에 이곳에서 내려 동부능선을 탔던 기억이 아련하게 스쳐 지나간다.

  

아저씨가 날 보고 왜 혼자 이렇게 밤에 다니냐 물으시면서 자기가 예전에 자기 택시에 어떤 체구도 아담한 아줌마가 탔었는데 덕산에서 내려 지리산의 무슨 능선을 탄다고 하며 홀로 야간 산행을 시작을 하는 것을 보고 놀라 늘 기억이 난다 하신다... 여자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 하시며...

  

택시는 떠나고 어둠속에 홀로 나만 남겨졌다.

  

랜턴을 켜고 대원사 사진을 찍고 등산화 끈을 조인 후에 심호흡을 하고 산행을 시작을 한다.

  

용수동까지 1.5키로 포장 도로를 걷는데 반딧불이 스쳐 지나간다.

  

저놈들을 사진을 찍을 방법은 없을까???

  

우측의 대원사 계곡의 물줄기는 어제까지 내린 장마비로 인해 엄청 불어났는지 삼킬듯 외로운 산객의 마음을 위협한다.

  

낮에 보면 시원한 물소리가 밤에는 왜 무서운지...

  

용수목에서 좌측으로 90도를 꺾어 지리산에 진입을 하는데 비가 많이 내려서 계속 물소리는 요란하기만 하다.

  

등로에도 물이 흥건하고 졸졸 흐르는 곳도 많고...

  

어둠속을 랜턴만 의지하여 완만한 오름길을 꾸준히 등로를 따라 진행을 하는데 벌써 땀이 나기 시작을 하여 등로변의 물에 자주 세수를 하며 체온을 낮춘다.

  

예전 보다 잘 정비를 해 놓은 긴 나무 계단 지대를 올라선 후 방향이 우측으로 틀면서 다시 계곡쪽으로 떨어져 내려가며 계곡을 계속 따라가며 치밭목 대피소까지 등로가 이어지는데 이 구간이 너덜길이라 매우 힘들고 조심 스럽다.

  

초행길 경우 야간엔 길 찾기가 까리하기도 하고...

  

세재 갈림길 3거리까지 두시간 걸렸다.

  

서서히 여명이 밝아 온다.

  

오늘 날씨는 매우 흐린가 보다. 구름만 끼고 별은 하나도 없으니...

  

무제치기 폭포에 이르니 날이 거의 훤해졌다. 예전에는 이곳을 지날 때 겨울이라 깜깜했기에 폭포를 볼 수가 없었는데 오늘은 비도 많이 왔고 해서 기대를 했는데...

  

역시 폭포의 위용이 대단하구나.

  

30분쯤 걸려 치밭목대피소에 도착을 하니 5시 47분... 대원사에서 딱 3시간 걸렸다.

  

아무 인기척도 없어 그냥 통과를 하여 써리봉을 향하여 올라가다가 써리봉 못 미쳐서 전망 좋은 바위가 있어 이곳에서 싸 온 도시락으로 아침을 먹는다.

  

환상적인 운해가 저 아래 펼쳐져 숨이 막힐 지경이다... 마치 신선이 된 느낌...

  

식사 후에 써리봉을 향해 올라가는데 안개구름에 시야가 영 좋지 않아 이제 부턴 뿌연 세상이다.

  

2005년 말 폭설이 내렸을 때 이 코스를 지났었는데 약 1미터 높이로 쌓인 이 써리봉-중봉 구간을 통과를 할 때 얼마나 힘들었었는지 지금도 생생한데 오늘은 편안하게 진행을 한다.

  

중봉에 오르니 세분의 산객들께서 쉬고 계신데 사진 전문가들 이시다.

  

멋진 사진을 찍으려고 계속 기다리며 앉아서 잠을 청하고 계신데 과연 언제 이 안개가 걷힐지...

  

중봉에서 약 20여분 만에 천왕봉에 도착을 하니 감회가 새롭다. 대원사에서 꼭 5시간 걸렸다.

  

평상시면 많은 산객으로 붐비련만 오늘은 일출이 없고 안개만 자욱해서인지 산객 한분만 계서 인사를 나누고 사진도 좀 찍어달라 부탁도 하고...

  

앞으로 32.5키로나 더 가야 하니 갈길이 멀어 바로 천왕봉을 떠나 안개 자욱하여 조망은 없지만 신비로운 느낌이 드는 제석봉까지의 구간을 내려 오다 보니 올라오시는 산객들을 이제 많이 보게 되는 구나.

  

제석봉을 지나고 장터목 대피소도 그냥 통과를 한다.

  

계속 안개는 자욱하여 멋진 연하봉 주변도 그냥 사진만 찍고 통과를 하여 어렵지 않게 촛대봉에 올라서니 세석주변도 안개는 자욱하다.

  

촛대봉에서 빵으로 간식을 좀 하며 쉬었다.

  

다시 숨을 고른 후에 세석으로 내려와 아직 물에 여유가 있어 세석도 그냥 통과를 한다.

  

경험상 세석에서 벽소령의 6키로 구간이 좀 힘든 구간이다. 어짜피 종주 중간에 끼기 때문에...

  

시간을 계산을 해 보니 두시간 반 내로 통과를 하는데 좋을 것 같아 꾸준히 진행을 하는데 이미 체력이 소진이 많이 되어서 오름길엔 좀 힘이 많이 들기 시작을 한다.

  

선비샘에 도착을 하여 시원하게 목을 축이고 물 보충을 하고 다시 벽소령으로 향해 전진하는데 선비샘부터 벽소령 구간은 너덜이 적어 등로가 수월하고 좋아 어렵지 않게 벽소령에 도착을 하였다.

  

벽소령에서 남쪽으로 내려다 보니 운해가 있어 눈요기도 좀 하고.

  

벽소령도 통과를 하여 연하천까지 가는데 오늘은 날씨가 안개가 자욱하여 조망은 안 좋지만 햇빛이 없어 오히려 종주길에는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해가 쨍 했으면 엄청 더 힘들었으리라...

  

벽소령에서 연하천을 가는데 형제봉 주변에서 하늘이 한번 트이면서 파란 하늘을 보여 준다.

  

하루 종일 희뿌연 안개속에 있다 보니 하늘색이 이렇게 멋지고 상쾌할 수가 없다.

  

중간에 배가 고파서 다시 남아 있는 도시락을 비운다.

  

밥이 이렇게 맛있는 경우도 흔하지는 않은 것 같다.

  

반찬이라야 김치, 김, 멸치 볶음, 풋고추 이게 전부인데 산상만찬은 이전 어디서 먹었던 것 보다 더 꿀맛이었다.

  

배를 채우니 다시 기운이 나 연하천까지 잘 진행을 하여 연하천에서 물을 보충을 하고 통과를 한다.

  

토끼봉까지 좀 길고 오르내림이 있는 구간이라 체력이 떨어져 꽤 힘이 든다. 특히 한참을 내려갔다가 다시 토끼봉으로 길게 오르는 구간은 정말 힘이 드는 구나.

  

이제 부터는 정신력으로 버티는 것이다.

  

토끼봉에서 다시 화개재까지 엄청 떨어져 내려 간다.

  

다시 올라가야 할 생각을 하면 끔찍하지만 일단 내리막은 역시 덜 힘들어 좋긴 하다.

  

화개재에 도착을 하니 뱀사골 계곡 반선쪽은 시야가 트여 조망이 좋아 사진에 담는다.

  

이제 별로 반갑지 않은 마의 551계단이 지친 산객을 맞이 한다.

  

계단 수를 직접 세어 가면서 중간 중간에 쉬면서 결국 551계단을 올라서서 조금만 더 진행을 하니 삼도봉(전남, 전북, 경남의 경계)이다.

  

시야는 안 트이고 다만 전방의 반야봉에 안개구름이 몰려다니다가 잠시 모습을 보이곤 할 정도...

  

이제부터는 큰 오르내림은 노도단까지 없으니 이제 안심이 된다.

  

다행히 아직 무릎에 특별한 신호도 없고 하니 발목이 다치지만 않으면 종주가 가능할 것 같아서...

  

노루목에 잘 도착을 하여 숨을 고르고 이제 부턴 등로 상태가 아주 좋은 구간이라 편안하게 진행을 하지만 중간 중간에 오르내림이 약간 있어 이 구간을 지날 때는 지쳐서 그런지 상당히 힘이 든다.

  

임걸령에서 다시 물 보충을 하고 피아골 삼거리, 돼지 평전을 지나 노고단 1키로 남았다는 표지판을 보니 반갑기 그지 없다.

  

하지만 왜 그리 1키로가 긴지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느낌이고 이 구간이 등로에 너덜이 많아 더 힘이 드는 것 같다.

  

결국 노고단에 도착을 하니 가슴이 뿌듯하고 이제 부터는 내림 구간만 있으니 긴장도 풀린다.

  

반야봉은 구름에 쌓여 보이지 않고 노고단 정상쪽만 선명하게 들어 온다.

  

오늘은 천왕봉은 멀리서는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날씨였다.

  

노고단 대피소에 내려 오니 안개가 더 자욱하여 5시 인데도 사방이 좀 어둑한 느낌이다,

  

그냥 통과를 하다 보니 오늘은 대피소에서 머물지 않고 다 통과만 한 셈이다.

  

성삼재에서 노고단 오는 도로는 황토를 섞어 새로 정비를 한 모양인지 상태가 깔끔하고 아주 좋았다.

  

화엄사 갈림길 삼거리에서 90도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화엄사까지의 마지막 구간에 접어 든다.

  

7시 반 전에는 하산을 해야 기차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것 같아 화엄사까지 구간을 속도를 늦추지 않고 꾸준히 진행을 하는데 전 구간이 너덜 구간이라 보통 힘든게 아니다.

  

예전에 이 구간을 통과를 할 때는 야간이어서 이 정도인지 모르고 초반이라 아무 생각 없이 길만 찾으면서 올랐었는데 오늘 내려 오다 보니 정말 힘든 구간이구나.

  

가파르게 한참을 내려왔다가 이제 좀 완만한 상태로 내려 가는데 너덜과 돌길의 연속이다.

  

비록 너덜이지만 정비가 되어 있어 다행이었고...

  

산행 초반에 대원사 계곡의 물소리가 삼킬 듯 하였었는데 화엄사 계곡의 물소리도 만만치 않구나.

  

집선대 부근에 멋진 폭포들이 있어 사진에 담고 연기암에 도착을 하니 이제 2키로 남았다.

  

화엄사까지 2키로의 구간도 정말 멀고 멀구나. 가도 가도 끝이 없으니...

  

하지만 언제나 끝은 있는 법... 드디어 무사히 화엄사에 도착을 하여 오늘의 대 장정을 무사히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택시를 불러 구례구역에 와서 기차표를 사고 나니 20여분 정도 밖에 안 남았고 주변에 별로 갈 만한 식당도 없는 것 같아 그냥 역 앞의 가게에 가서 왕뚜껑 컵라면과 우유를 하나 사서 먹고 기차에 올랐다.

  

익산까지 와서 KTX로 갈야 타야 해서 갈아 타고 용산에 내리니 12시.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을 하니 새벽 한시다.

  

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고...

  

숙제를 마친 홀가분함과 다음의 숙제에 대한 기대가 교차하면서 편안한 잠에 빠져 든다.

  

(사진들)

 

(대원사)

 

(무제치기 폭포의 위용)

 

(조용한 치밭목 대피소)

  

(환상적인 서쪽의 운해)  

 

  

 

  

  

  

    

 (치밭목 쪽 운해)

    

 

    

(써리봉)

    

(동부능선 치밭목 쪽 운해)

  

 

(중봉... 세분의 사진전문가가 안개가 걷히길 기다리고 계시고..)

    

(천왕봉의 산모퉁이)

     

         

 

(제석봉)

  

 

    

 

(장터목 대피소)

 

(연하봉)

    

  

    

(촛대봉)

 

(세석대피소)

 

(칠선봉)

    

(선비샘)

   

(벽소령 대피소)

  

(형제 바위)

    

(처음 보는 파란 하늘)

    

(걸어 온 능선길을 되돌아 보니 형재바위 너머 벽소령쪽이 운해에 잠겨 있고)

    

  

    

(연하천대피소)   

 

(토끼봉)

 

(화개재)

    

(뱀사골 계곡 반선 방향은 조망이 잘 트여 있고)

 

(화개재쪽을 되돌아 보니 멀리 토끼봉쪽으로 운해가 넘나들고)

    

(공포의 551계단)

    

(삼도봉)

 

(임걸령 샘터)

  

 

 

(노고단 고개)

    

(안개 자욱한 노고단 대피소)

    

(황토로 잘 정비된 성삼재-노고단길)   

 

( 화엄사 갈림길 3거리)   

 

  

  

   

  

(드디어 화엄사)

    

(구례구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며)

  

(감사합니다... 산모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