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대청봉 (독주골~끝청~대청봉~천불동계곡)

1:25,000지형도=설악. 신선

2004년 10월 7일 목요일  맑음(12~24도)   일출몰06:26~17:57

코스: 오색매표소04:30<2.5km>독주폭포08:00<2.5km>끝청11:00<1.7km>대청봉11:40<1.8km>희운각산장13:00<1.5km>양폭산장13:40<3.7km>비선대14:50<3.5km>설악동주차장15:30

[도상17.2km/11시간 소요]

개년도    개념도
 

개요: 설악산국립공원 서북능선상의 1474.3m봉과 끝청봉(1604m)사이의 남쪽 협곡에는 약 4km에 달하는 독주골이란 깊고도 험준한 계곡이 있다.

독주골의 이름을 낳게 한 해발 900m대의 독주폭포는 높이 100m에 달하는 상단의 수직폭포와 그 아래로 와폭을 포함한 약 200m 정도의 연폭이 형성되 있어  보는이로 하여금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독주골에 숨어있는 독주폭포    독주골에 숨어있는 독주폭포
 

또 한 곳, 대청봉(1708m)에서 북쪽의 공룡능선을 향해 내리뻗은 대간길은 겉보기엔 육산으로 보인다. 그러나, 1.8km의 짧은구간임에도 한시간 반정도나 소요되는 험로여서 상당히 위험부담이 많은 구간이다.

따라서 천불동계곡으로 내려갈려면 중청에서 곧장 내려서야 반시간만에 희운각으로 내려설 수 있다.

대청봉북릉길에서 본 죽음의계곡    대청봉북릉길에서 본 죽음의계곡
 

후반부의 비선대에 이르는 천불동계곡은 계곡 양쪽의 능선상에 마치 천개의 불상이 도열해 있는 듯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천당폭, 양폭, 오련폭 등의 비경지대와 울산바위, 만경대등의 수많은 리지길을 조망하면서 하산할 수가 있다.

이번코스 독주골을 비롯한 남설악의 계곡수는 오색천에서 남대천으로 빠졌다가 동해바다로 흘러들고, 천불동계곡을 비롯한 내설악의 물들도 쌍천으로 모여들어 역시 동해로 빠진다.

비선대서 돌아본 천불동계곡    비선대서 돌아본 천불동계곡
 

가는길: 오색매표소에서 오분쯤 거리의 왼쪽 지계곡이 독주골 초입이다. 산길을 찾는 건 포기하고 서북방향으로 계속 치오르면 해발 700m대에서 갑자기 계곡은 사라지고 숲속으로 접어들면서 뚜렷한 등로가 나타난다.

그러다가 다시금 계곡이 나타나면 등로는 무시하고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작고 아름다운 폭포를 만나게 된다.

작고 아름다운 무명폭포    작고 아름다운 무명폭포
 

무명폭포 왼쪽 절벽에 설치된 쇠난간과 쇠줄을 잡고 통과해서 계류타고 오르다가 접근이 어려운 와폭을 지나치면, 협곡 상류로 독주폭포의 웅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가까이 다가갈 수록 널따란 수직폭포 위로 와폭은 연결되는데 정작 이곳은 독주폭포의 후반부에 불과할 뿐이고, 하단폭포 오른쪽 절벽지대의 쇠난간을 잡고 상층부로 올라선다.

독주폭포의 후반부   독주폭포의 후반부 
 

상층폭포와 하층폭포를 연결해주는 길다란 와폭이 누워있는 암반으로 나서면 지금껏 진행해 온 독주골의 전모가 드러난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웅장한 독주폭포의 진면목을 보기 위해선 암반위로 흐르는 폭포수를 건너야 하는데, 주변의 까칠하고 납작한 돌맹이를 줏어다 깔고 건너야 미끄럼을 방지할 수가 있다.

 상층부 오름길에서 본 연폭    상층부 오름길에서 본 연폭 
 

독주폭포에서 서북능선 오름길은 오른쪽의 절벽위 숲속으로 등산로가 잘 나 있는데 이 길을 계속 따르면 능선상의 1474.3m봉으로 연결된다.

계곡을 벗어날 즈음에 잘 살피면 오색에서 끝청봉으로 올라가는 능선길도 있어 끝청으로 갈려면 그 길이 빠르다. 중청경유 대청봉에 서면 천불동 가는 길은 세갈레로 나뉜다.

 와폭으로 이어지는 독주폭포     와폭으로 이어지는 독주폭포 
 

화채봉쪽으로 해서 만경대경유 양폭으로 내려서거나, 죽음의계곡길로 들어서기란 여러 악조건을 감수할 각오를 해야하기 때문에, 소청산장으로 해서 희운각으로 내려서는 방법이 가장 안전하다.

일단 천불동 내림길은 기상이변이 몰아쳐도 끄떡 없을정도의 안전시설이 되 있어 천불동의 구석구석을 살펴볼 수가 있다.  
 

산행후기: 이천년 시월십구일에 독주골에서 귀때기청으로 올라 큰귀때기골의 쉰골폭포 절벽길에서 사선을 한번 넘은 적이 있었다.

그로부터 불과 사년의 세월이 흘러갔음에도 불구하고 독주골은 너무도 많이 변했다. 새로운 산길이 났는가 하면 계곡이 뭉턱 사라지기도 해서 얼마나 황당했는지 모르겠다.

익어가는 독주골의 단풍    익어가는 독주골의 단풍
 

새벽 네시 반에 랜턴 불빛따라 처음엔 수월하게 진행해서 올라갔다. 그러다가 갑자기 계곡이 사라지는게 아닌가! 의아심에 이리저리 해매다가 나침반을 들여다 봐도 남쪽으로..., 동쪽으로...! 헷갈리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안되겠다싶어 출발점으로 되돌아 나오니 여명은 밝아오고, 숲속에서 한시간 반이나 까먹은 후에 이번엔 산길은 포기하고 계곡만 따라 올라갔다.

 참바위취의 화려한 변신    참바위취의 화려한 변신 
 

그동안의 세월에 상류로부터 밀려내려온 토사가 쌓여서 없던 산이 생겨나고, 계곡수는 너덜겅 속으로 사라져 변질된 지형이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지만 그동안의 잦은 탐방객으로 등로는 확실하게 나타났다가 계곡으로 빨려들곤 한다.

그냥 무식하게 치올랐더면 아무 탈 없었을 것을 옛 생각에 헷갈렸던 것이다.

절정기의 설악단풍    절정기의 설악단풍
 

폭포수 위로는 암 것도 보이질 않는, 외롭게 하늘을 떠 받치는 폭포수 아래서 잠시 넋을 잃고 황홀경에 빠져본다.

사년전에 독주폭포 오른쪽의 등산로따라 끝청 날등길을 만날 때까지 길없는 숲속에서 애먹던 기억이 떠 올라 이번엔 폭포 바로곁의 너덜겅 마른계곡을 타고 오르기로 한다.

독주폭포 아래의 고본    독주폭포 아래의 고본
 

잔돌이 우르르 무너지는 길도 아닌 마른계곡을 한참 치올라 기어이 정상 등로를 찾아 그 길을 따라 가보지만 산길은 1474.3m봉을 향하고 있다.

한계령방면이야 그 길을 좇아야 하지만 오늘은 대청봉을 향해야겠기에 막무가내로 끝청을 향한 지능선 하나 잡아타고 오르기 시작한다.

산나물의 황제 곰취    산나물의 황제 곰취
 

웬만한 능선엔 날등길 하나 나 있기 마련이지만 짐승길도 없는 이 능선은 빼곡한 철쭉나무와 침엽수림이 울창한가 하면 절벽지대도 나타난다.

동굴같은 암릉속을 빠져 나오는가 하면 커다란 절벽을 우회하기도 하면서 동쪽으로 동쪽으로, 긑청 오름길을 만날 때까지 강행군 해 나아갔다.

끝청오름길의 손톱만한 이름모를 야생화    끝청오름길의 손톱만한 이름모를 야생화
 

천신만고 끝에 끝청오름길을 만났다. 등산로엔 유난히도 많은 마가목 열매가 진분홍색깔로 달아 올랐다.

끝청에 올라서자 서북능선의 귀때기청 뒤편으로 작년 유월에 다녀 온 가리봉능선의 주걱봉이 아는 체 한다.  대청봉을 사이로 한 북부지역의 공룡능선이 눈 아래서 꿈틀대고 남쪽의 점봉산 일대가 한가롭다.

능선길 전체를 장악한 마가목열매    능선길 전체를 장악한 마가목열매
 

중청에서 익지도 않은 사발면을 홀짝거리는데, 탑돌이 나온 친구 아내를 만났지만 쫓기는 시각에 종종걸음으로 대청봉에 먼저 올라, 앞서간 일행과 만나 죽음의계곡길로 내려섰다.

하루 더 쉬어야겠다는, 처음부터 함께 한 일행 한분은 그 곳에 남겨둔 체....

꽃보다 아름다운 정상의 사람들   꽃보다 아름다운 정상의 사람들 
 

이천일년 칠월 대간길에서 대청봉 오름길을 완강히 막아서던 희운각을 향해 역순으로 내려서야겠다는 일념으로...!

내.외설악의 모든 것을 조망하는 그 길은 암릉과 너덜로 연결되어 무척 까다롭다. 그러다가 갈림길에서 선택을 해야만 했다. 날등길을 따라 또 다시 희운각과 실갱이를 벌이느냐, 아니면 가야동계곡 상류로 내려 서느냐! 

 

혹여 있을지도 모를 마찰을 피해 서쪽의 가야동계곡 상류로 내려갔다. 그러나 그 길 또한 만만칠 않아서, 불과 1.8km의 하산길을 한시간 이십분이나 소비해야 했다.

이후의 천불동은 수없이 들락거린 안면 덕택에 8.7km의 거리를 두시간 반만에 내달아 소공원매표소를 통과해 주차장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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