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琵瑟山) 1,083.6 m,

위 치 : 대구 달성 유가면,옥포면, 가창면, 청도군 각북면
일 시 : 2004년 3월 01일 월요일
기 상 : 맑음.
코 스 : 유가사 - 정상(대견봉)- 무룡산 - 산성산 - 앞산 - 안일사
출발지 : 대구성서 - 서부시외버스 정류장 - 현풍 - 유가사 - 산행
이동수단 : 대중교통



걸음걸음 맺힌 추억을
내 어이 잊을리야.
지지배배 우짖는 저 새들처럼
그렇게 종알거리던 사람을 .

이 산
바람에 씻겨 가는 저 구름 속에서
그대 화사한 웃음 한바구니.
이내가슴 속 서늘함이 자리 앉는구나.

가신 사람 그리워
그대 앉은 저 자리에
내 다시 왔건만.
흘러가는 저 구름은
이제 그만 잊으라 하네...

제목을 비슬산가로 할까... 아니면 추억가로 할까...
비슬산 정상에서 서서 씻겨 가는 구름을 보며 언뜻 떠오르는 말들을 이 밤에 다시 끼워 맞추어 본다.
분명 이런 구절은 아니었는데 ...
그때는 좀더 멋있고 좀더 좋았는데 ..
멋쩍어 씩 웃어본다.

오름 길에서 계속 잔기침이 난다.
그제부터 시작한 목 감기에 기관지가 따갑다.
숨이 차니 잔기침이 더 난다.

지난해 12월에 도성암으로 올라 정상을 하고 앞산까지 아들과 같이 종주를 하였다.
어제 저녁 아들에게 이제 개학을 하니 마지막으로 가볼까 하고 권했더니 개학준비를 해야한다며 혼자 다녀오라고 한다.
새벽에 일어나서 바로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유가사 쪽으로 길을 잡고 ...

작년 태풍의 상처를 오늘 봤다
유가사 길의 최고 운치로 잡는 작은 개울이 어느새 커다란 계곡으로 변해 있었다.
섬짓 하다고 해야하나. ..
산중턱에 자리 잡은 포크레인을 보면서 가슴속이 답답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유가사 절은 더 커질 준비를 하고...
물을 받고 기척 없는 절 마당에서 합장하여 비슬산 문을 연다.

정상.....
아직까지는 제법 차가운 기운이 온 몸을 쓸어안고 간다.
정상 이 자리 저 자리 친구들과 식구들과 산 사람들과 앉아 즐기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문득 이조시대 당파싸움에 휘말려 낙향을 하시어 저녁 어스름 달빛에 겨워 만드신 할아버님 시조가 생각이 난다.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인제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랴마난.
다정(多情)도 병(病)인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다정가.

구름 걷히고 해가 뜨는 산 정상에서 왜 어스름 달빛에 임 그리워 은근한 맘을 노래한 할아버님 시가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다.
멀리 앞산을 바라다본다.
멀다...

오늘은 혼자이니 슬슬 걸으며 산을 즐기러 아예 작정을 했다.
그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산행을 많이 걸렀다.
죽음을 목전에 둔 피붙이 겨우 살려내어서 따로 살만한 곳을 만들어주고 이제는 그 피곤의 끝자락인양 내 몸이 내 맘데로 되지 않아 이런저런 이유로 산행을 많이 쉬었다.

잠깐 잠깐 산을 다녀왔지만 맘의 여유가 없어 산 속에서 산을 느끼지 못하고 세상 속에서 세상을 느끼지 못하고 이래저래 세월만 보낸 셈이었다.
정상에서 한참을 내려왔다.
아침을 먹지 않고 산행을 시작을 했는데 시장하지가 않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단양 우씨 묘 앞에 서게 되었다 묘터의 잔디가 좋아서 그만 그 자리에 앉는다

아침에 가게에서 준비한 김밥을 내어서 한 개를 고시래 ... 하면서 훌쩍 던지고 뒤돌아보고 혼자 말로 아침 좀 먹고 가겠습니다. 하고 ....
산행시작을 해서 3시간만에 아침을 먹었다.
정리를 하고 일어서며 잘 먹고 갑니다. 하고 인사를 다시 하고 길을 나선다.

휴일이어서 그런지 간간히 사람들을 만난다.
등산인구가 이렇게 많아지기가 얼마 오래된 세월이 아닌데 요즘 참으로 등산인구가 많이 늘었다고 생각을 해본다.
이제는 어느 산 어느 골짜기를 가더라도 산 속에서 사람 만나는 건 예삿일이 되 버렸다.

멀리 최정산을 본다.
항상 있던 미사일기지(?) 안테나 없다.
이상하다
철거를 했나.....

컨디션이 좋아서 그런지 무룡산 까지 5시간이 걸렸다.
그곳에서부터 시름시름 걸어오니 오전 내 왔던 시간만큼 걸린다.

택시에서 내려서 막걸리 한 병을 들고 집으로 들어와 샤워를 하고 나니 몸에서 열이 엄청나게 올라온다.
약을 먹고 누었다.
야간근무를 가려면 아직 너 댓 시간이 남아서 .....


추신:

서부정류장 앞 일반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아침 5시44분에 유가사 가는 버스가 있습니다. (601번 요금 1300원)
소요시간 : 1시간 20분 .
휴일에만 적용이 됩니다.

다른 방법은 서부정류장에서 오전 6시에 출발을 하는 현풍 발 구지행 버스로 현풍까지 가서 그곳에서 20분 정도 기다리면 66-1번 현풍 군내버스가 옵니다.
이 버스로 유가사 까지 가면 됩니다.

서부 정류장에서 현풍까지 배차는 많습니다.
현풍에서 유가사 까지 택시비는 8천원입니다.

자가차량은 대구 - 마산간 (중부내륙고속도로- 구마선이 이름을 변경되었음)고속도로에서 마산방향으로 가다가 현풍휴게소를 지나 현풍 나들목을 나갑니다. 나가서 바로 좌회전 계속 직진 또 삼거리에서 좌회전 조금 가다가 철제 간판에 유가사 표시.. (우회전 ) 그렇게 하면 됩니다.

유가사 중창불사가 한창이었고.
유가사 개울이 계곡으로 변해있었습니다. 이번에 첨 봤습니다.
그동안 도성암으로 해서 정상을 갔더니만. 쩝.
개인적으로 그 개울이 참 운치가 있어 이곳에서 식수도 준비를 하고 어떤때 망연히 흐르는 개울물 보며 한정 없이 앉아 시름 떨어버리던 곳인데....

정상에서 앞산 쪽으로 진행을 하다가 보면 한시간 정도 가면 단양우씨 묘가 나옵니다.
조금 더 가면 무명봉이 있는데 이곳에 이정표가 어지럽게 되어 있습니다.
곧바로 직진을 해서 오름 길로 올라가면 단양우씨 묘가 또 나옵니다 진행방향에서 묘 왼쪽을 자세히 보면 내려가는 길이 있습니다.
또한. 이정표(앞산. 청룡산, 정대재들, 용연사2.4km, 비슬산) 이렇게 되어있는데 오름 길 직전에서 왼쪽으로 표지판은 용연사로 되어있습니다. 이쪽으로 하산 길 같이 쭉 내려가면 이 무명봉을 우회를 하는 길입니다. 둘 다 앞산을 갑니다.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알바를 하는가 봅니다.
단양우씨 2번째 묘에서 직진을 하면 정대잿들 입니다.
이번에 보니 이정표가 뒤죽박죽입디다.
아마 이정표가 돌아간 것 같았습니다.

나머지 구간은 계속 길 따라 진행을 하면 무리가 없습니다.

이제 아이젠은 필요가 없겠습니다.
대신 길이 녹아서 진흙탕입니다.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시고요.

산불조심 하시고요... 즐거운 산행하십시오.

6일에는 서울 북한산을 갈 생각입니다.
대구에서 버스 타고....



5시44분 대구 출발
7시 유가사 주차장 도착
7시 30분 유가사 출발
8시50분 정상
단양 우씨 묘10시
식사
무룡산 정상 1시30분
안일사, 대덕식당 앞4시

비슬산 정상 - 앞산 정상 16km


▣ 불매향 - 늘상 마음에 두고 있는 곳입니다. 작년 3월말에는 진달래가 망울만... 님의 산행기를 챙겨서 맢산까지 가렵니다 빠른 시간내, 자세한 산행기 늘 도움이 큽니다. 즐산 하십시요.
▣ (주)원정보기술 - 산은 산이요...바다는 바다인데....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