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지 : 북한산 칼바위능선∼대동문∼위문∼백운매표소


- 산행일 : 2004. 2. 15(일) 맑음


- 산행안내

어제의 칼바람도 잠잠해지고 봄볕이 따스한 화창한 날씨. 오늘 산행코스는 칼바위능선 전구간 답사에 의미를 두고 출발한다.

〈칼바위능선〉

칼바위능선은 산성주능선 사이의 보국문과 대동문 사이의 봉우리에서 동남쪽으로 뻗어 내린 약2.6km 길이의 능선이다. 그 맥은 미아동과 정릉동을 가르며 상당히 길게 이어지지만 도시 개발에 따른 아파트의 건설로 인해 실제로는 칼바위매표소에서 마감되었다고 볼 수 있다.

칼바위능선이라 불리게 된 것은 칼바위능선중에서 산성주능선에 가까운 마지막 바위봉우리가 칼날 같은 형상을 하였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칼바위능선은 산성주능선에서 거의 직각으로 파생된 능선인 만큼 칼바위정상에서 바라보는 산성주능선의 파로라마는 가히 장관이라 할 수 있다. 즉 산성주능선의 전망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전체적으로 육산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큰 봉우리는 세 개 정도가 있다. 마지막 칼바위정상의 암봉을 제외하고는 평범한 봉우리들이다.

칼바위능선 구간에서 어려운 부분은 역시 마지막 칼바위암봉 구간, 특히 정상에서 산성매표소로 하산하는 구간이 겨울철에는 햇볕이 잘 들지 않아 항상 빙판을 이룬다.


〈칼바위능선 오르는 방법〉

칼바위능선으로 접근하는 방법은 칼바위매표소, 빨래골매표소, 화계사매표소, 정릉매표소, 아카데미하우스매표소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부분 능선 중간으로 올라가고, 능선 전부를 산행하는 코스는 칼바위매표소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산행 메모〉

칼바위매표소를 가기 위해 정릉 버스종점 한정거장 전인 정릉산장아파트에서 하차한다. 매표소까지는 동네를 지나 약1km 거리. 중간에 동네 주민을 위한 허름하지만 운치 있는 통나무집과 약수터가 있다.

칼바위매표소에서부터 칼바위능선이 시작된다. 바로 우측으로는 빨래골매표소에서 올라오는 길이 있다. 지루하게 이어지는 돌계단길. 이런 길은 20분 정도 올라 마당바위에 오르면서 끝난다.

마당바위에서 처음으로 사방이 시원하게 트인다. 미아리와 산장아파트 방향으로 빽빽이 아파트의 숲을 이룬다. 이 지점에서 화계사방향의 삼성암으로 하산도 가능하다.

여기서 5분 정도 오르면 이정표가 있고 정릉 방향으로 제법 굵은 능선(안내표시 없음)이 뻗어 내려간다(북한산국립공원관리공단 방향으로 추정). 이정표 바로 위가 칼바위능선의 첫 번째 봉우리이다. 화계사에서 오를 경우 능선으로 연결된다.

이제 한동안은 평탄한 길. 보현봉과 주능선 일부가 시야에 들어온다. 정면으로 봉우리가 가로막혀 아직까지는 주능선 전체를 볼 수는 없다. 화계사, 정릉 내원사로 하산하는 갈림길을 지나며 서서히 오르막이 시작된다. 그래도 여유 있는 길. 조금 땀을 흘리면 두 번째 봉우리에 오른다.

칼바위능선의 칼 같은 암벽길이 분위기를 압도한다. 멀리서 보면 어찌 올라갈 수 있을까 할 정도로 경사가 급하다. 내리막을 거치면 정릉과 아카데미하우스 갈림길인 사거리안부...

여기서도 칼바위암봉을 완전 우회하는 길이 좌측으로 있다. 하지만 칼바위 바윗길이 칼바위능선의 진짜 매력. 경사는 급하지만 계단식으로 이루어진 바윗길은 의외로 쉽다. 물론 밧줄이 달린 곳이 있지만 사용하지 않고도 오를 수 있다.

급경사길을 오르다보면 오르는데 급급하여 놓치기 쉬운 전망. 군데 군데 바윗길에서 잠시 뒤를 돌아보면 환하게 펼쳐지는 풍경에 저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칼바위능선 정상에 서면 왜 전망대능선인지 한눈에 알 수 있다. 하얗게 이어지는 성벽, 대성문에서 대동문 그리고 동장대까지의 길이 파노라마처럼 들어온다. 그 뒤로 우뚝 솟아오른 백운대, 인수봉과 만경대의 삼각 첨봉. 삼각산의 진면목이 들어나는 곳이다.

정상을 지나면 짧은 암릉길. 물기가 없어 쉽게 넘어갈 수 있다. 물론 암릉길 직전에서 우측으로 우회길이 있지만 우회길 또한 눈이 얼어붙은 빙판길이다. 마지막 1미터 정도의 수직 암벽을 넘으면 내려가는 길이 만만치가 않다. 경사면에 그대로 남아있는 눈. 눈 속에서 살짝 들어낸 바위를 밝고서야 간신히 내려선다.

성벽에 다가갈수록 봄볕이 너무나 따스하다. 바람도 피해 가는 따스한 바위밑에 있으면 한숨 자고가도 될 정도로 완연한 봄이다.

주능선상에서 대동문까지는 완전 응달. 눈이 살짝 녹아내려 상당히 미끄럽다.

대동문에서 용암문을 거쳐 노적봉안부까지는 아이젠도 필요 없는 편안한 길. 안부를 지나 위문까지는 예상대로 정체가 일어난다. 바위면에 붙은 눈은 완전히 빙판을 이루고... 어차피 천천히 가야할 길. 북한산 어느 지역보다도 아름다운 전망인 원효봉과 염초봉 그리고 산성계곡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구간이다.

위문에서 백운매표소 하산하는 길 또한 완전 빙판이다. 아이젠없이 조심조심 내려오는데 시간이 한참이나 소요된다. 하루재부터는 편안한 길.

천천히 쉬엄쉬엄 북한산을 즐길 하루... 매주 북한산에 오다보니 언제 겨울이 지나갔는지... 어느새 북한산에도 서서히 봄이 찾아온다. 진달래 피는 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리...


▣ 산초스 - san001님 북한산연가팀의 많은 인원과 같이 좋은산행을 하셨습니다. 저도 칼바위능선은 화계사코스와 아카데미 매표소코스로 다녀왔으니 완전 종주가 아니었네요. 김현호님 지난 성탄절날 정상을 넘어 오셨으니 이번에는 정상을 안가셨겠지요.ㅎㅎㅎ^^ 빨리 합동산행 한번 해야되는데 노력하겠습니다.
▣ 서정길 - 산001님의 글을 모아두면 북한산 종합지가 될 듯하군요. 한 곳에 매료되심에 부럽습니다. 좋은 날 북한산에서 뵙기를 바랍니다.
▣ 김찬영 - san님 의 특유의 북한산의 대한 열정은 정말대단하십니다. 몇주전 형제봉에서 진달래능선으로 가는도중에 칼바위능선을 바라보며 눈녹은날 대할것을 생각한적이 있었습니다.칼바위에 대한 알려지지않은것을 잘알고갑니다
▣ jhpark - 칼바위 능선을 너무 선명하게 그려 주시니 다시 가 본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
▣ 영일만친구 - 마음은 언재나 북한산연가팀과 함께하고 십답니다. 늘 무사하시길... 포항지역 원정등산 중 1500산 올림
▣ san001 - 산초스님, 서정길님, 김찬영님, jhpark님, 칼바위능선을 소개하는 방향을 하다보니 무미건조한 산행기가 되었네요. 즐겁게 읽어주시기 고맙습니다.
▣ san001 - 김정길선배님, 전 영일만친구라 해서 누군가 했더니... 하여튼 300산을 추가 하셨으니 2000산을 기대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바쁘게 다니시면서 식사는 제대로 하시는지.. 항상 건강하십시오, 서울에서 뵙겠습니다.
▣ 권경선 - 북한산 마니아이신 선배님이라 역시 다르군요. 저는 홀로 다녀왔어도 처음 가보아서 능선 전체는 몰랐었는데 산행기를 읽으니 이해가 쉽습니다. 감사합니다.
▣ 그물에걸린바람 - 북한산에 산사한분이 계시다고 들었는데 님 이신군요 좋은 산행기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는 북한산에는 5번정도 다녀왔는데 많은 도움이 되서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