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정산▲격렬한 천둥산에 새로운 눈길을 내는 사람들


- 언제 : 2004.2.8
- 얼마나:2004.2.8 11:40 ~ 17:40(6시간)
- 날 씨 : 폭설 후 흐리고 가끔 햇볕
- 몇명:48명
- 어떻게 :새한솔산악회(http://saehansol.hihome.com/) 따라서
▷상괴리↗뇌정산↘↗981봉↗↘평전치↗↘1012봉 백화산 바로 앞에서 하산↘
효자동
- 개인산행횟수ː 2004-6
- 산높이ː1,012봉 1,012M 뇌정산 정상 991.4M
- 좋은산 개인호감도ː★★★★




올해 두번째로 새한솔 산악회를 찾았다.작년 여름 휴가때 희양산을 찾으려고 했지만 우리나라 참선승방으로 4월 초파일만 개방하고 평상시는 개방하지 않아 돌아 온적이 있다.과거에는 우리나라 바위산꾼들이 많이 즐겨 찾았던 곳인데 너무 많은 인원이 찾아서 어느순간부터는 입산을 금지시킨 모양이다.희양산은 봉암사의 寺有地로 절 소유인 것이다.

봉암사 대웅전에서 보면 앞산이 뇌정산이고 측면에 높이 선 암봉이 희양산이고 우측에 봉암용곡을 사이에 두고 애기암봉과 원통봉이 솟아 있다.

뇌정산 정상에 서면 좌 희양산, 우 백화산을 볼 수 있다

오늘 산악회장은 번개 뇌,천둥 정으로 설명했다.그렇게 이름지어졌다면 아마 뇌정산은 "번개천둥산"으로 각광을 받았을 것이다.

뇌정산은 우레 '뢰(雷)', 천둥소리 '정(霆)' 으로 국어사전에는 '우레 또는 천둥', 옥편에서 살펴보면 '격렬한 천둥' 으로 풀이할 수 있다.쉽게 말해서 천둥을 두번 반복해서 이름지어진 것이다.

산 이름 탓인지 이 산에는 벼락이 잘 치고 물 난리도 많이 나서 인근 마을에서는 `뇌정산'이라고 부르는 것을 금기시하고 있고 "안에서 스스로 다스린다"는 뜻을 지닌 내정산이라 부르고 있다고 한다.왜 뇌정산이라고 이름 지었을까하는 호기심을 자아내게한다.여하튼 그런 연유인지 모르지만 등로가 희미하고 잡목때문에 얼굴에 수시로 회초리로 맞아야하고 잡석이 많아서 발목 삐기 쉽상이니 조심할 도리 밖에 없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봉암사는 참선승방으로, 사찰을 초파일에만 개방하고 있고 희양산은 봉암사의 사유지이기 때문에 등산이 불가능하다.따라서 봉암사를 멀리에서라도 보려면 봉암사의 앞산인 뇌정산을 올라야 한다.


11:40~48
교대 앞에서 출발한 버스는 도로사정이 좋아서 별 정체 없이 산행들머리인 상괴리에 내려놓았다.민가 몇채를 지나 개짖는 속을 뚫고 산으로 든다.


:::산행들머리

11:49
뒤돌아보니 하얀 화강암에 눈이내린 희양산이 삿갓처럼 늠름하게 신비롭게 빛을 발하고 있다.



12:17
제법 눈이 10cm 쌓여있고 하늘을 보니 추가로 눈이 내릴 모습이다.100여 M 올라서는데 선두에서 길을 잘 못 들은 모양이다.원래 뇌정산은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아서 길이 뚜렷하지 않은데다가 눈마저 내리니 길이 온전치 못한 것이다.결국 선두가 길을 아는 사람들이 아니라 길을 내는 사람들이었다.문제는 가파른 사면을 좋은길 나올때까지 오르는 것인데 잠시 오르면 좋은 길이 나올줄 알았는데 80도 각도의 급경사를 1시간 동안이나 올라 500여M 오르니 능선길이 나왔다.능선길에서도 각도는 65도 정도로 완만해졌지만 오름세는 계속 이어진다.뒤돌아보니 봉암사가 카리스마를 드러낸다.



다들 초반부터 너무 힘들어 불평인데 회장을 재신임 해야 한다느니 하며 느스레를 뜨는데 사실 나도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짧은 시간 워밍업을 끝낼 수 있어 고통은 짧게 행복은 길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기 때문에 좋았다.10여CM의 눈이 20여CM로 깊어지며 점차 설산에 들고 있음을 느낀다.일부러 장갑을 벗어 눈을 만져보니 눈은 濕雪로 만지는 순간 바로 물이되며 녹는다.



13:23
1시간 20여분을 오르니 포근한 날씨 때문에 눈이 곧 녹을 지경인데 추가로 눈이 내린다.처음에는 바람에 날리는 비설인가 했는데 확연히 눈이 내리고 있다.그건 그렇고 식사할 장소는 없는 것인지 아니면 이 산악회는 아예 밥먹을 생각이 없는지 시간이 1시30분 가까이 됐는데도 밥먹자는 소리가 없다.500여M를 가파르게 땀을 흘리며 올라왔더니 너무 시장하다.



13:45
드디어 식사시간이다.바람을 피해 좋은 곳에서 식사를 하는데 눈은 계속 펄펄 내린다.오늘의 메뉴는 추어탕이다.나는 겨울엔 보온도시락의 스텐보온통에는 국을 넣고 프라스틱 찬통에는 밥을 넣어 식사시간 시작하자 마자 바로 밥을 국에 말아 먹는다.등산 올때마다 국만 바꾸면 다양한 메뉴를 즐길수 있다.등산을 하다보면 입에 침마저 마르기 때문에 수분 많은 국이 김밥보다는 낫기 때문이다.게다가 따끈하게 바로 식사 할 수 있으므로 시간절약도 그만이다.식사를 빨리 마치고 바로 정상으로 향하는데 5분정도 오르니 뇌정산 정상이 나온다.


:::왜 뇌정산이라고 이름지어졌을까? 천둥,천둥산이라....봉암사 아자방에서 동안거 하던 수도스님들이 뭔가 깨우치면 봉암사 절 전면에 있는 뇌정산에서 천둥이라도 친단말인가? 아니면 봉암사 용맹정진하는 스님들의 깨우침을 위해서 뇌정산에서 가끔 천둥소리를 내어 깨우침의 모멘텀을 제공한단 말인가?뇌정산이 "이 멍청이 스님들아? 깨달음이 그렇게 어렵더냐? 바로 이것인데 하며 우르르쾅쾅이라도 하며 호통을 치는 산인가?....쓸데 없는 상념에 잠겨있는 사이 눈발은 더욱 커져 폭설이 내리고 있다.아마 봉암사 큰 스님이 내 모습을 신통력으로 본다면 "고놈 고생 좀 하겠다.그래도 대견 한 걸..." 하고 내다 볼지도 모를 일이다.

14:04
정상에 섰으니 하산길이라야 되는데 장쾌한 능선길이다.눈밭사이로 동심의 세계를 그린다.실컷 눈구경을 할 수 있어 좋다.눈은 내리지만 장갑을 벗어도 손은 시리지 않다.포근한 눈속사이로 걷는다.함박눈꽃도 피어있다.상고대는 어림도 없는 포근한 날씨다.가볍게 붙은 눈은 녹아 없어지고 무더기로 붙은 눈만 명백을 유지하는 눈꽃이다.눈도 뭉쳐야 산다.서로의 온기가 아닌 서로의 한기를 전달하며 간신히 나무에 붙어있다.





14:12
이렇게 포근한 습설들이라서 설동을 파서 하루쯤 자고 싶다.동화의 나라다.설국이다.눈의 모습도 아이스크림 모습이다.



15:18
3시가 지나니 거짓말 같이 눈은 그치고 햇볕이 난다.변화무쌍한 뇌정산이다.깨달음을 얻을 듯 얻을 듯 하지만 곧 잘 못된 생각이라는 판단이 드는 형상을 표현하듯 날씨의 변득이 심하다.


:::햇볕이 나니 나무들도 행복한 표정이다.

15:50~51
평전치에서 하산하려고 하는데 도대체 평전치가 어딘질 모르겠다.싸리나무 같은 잡목들이 쉴새없이 얼굴을 회초리해서 목밴드를 올려 얼굴을 가렸더니 좀 낫다.
오르내림을 몇번을 했는지 기억조차 가물 할 즈음 드디어 1012봉이 보인다.뇌정산 정상이 991.4M임을 감안 할때 1012봉은 더 높은 산인데도 불구하고 바로 다음 나오는 백화산 때문에 이름조차 없는 산이 되었다.살리에르 콤플렉스가 산에서도 통한다.



산아래를 내려다 보니 산줄기들이 효자동으로 달리고 있다.



16:30
드디어 1063.5M의 백화산이 보인다.백화산이 보이는 바로 앞에서 효자동 방향으로 하산길을 잡는다.이곳 하산길은 눈속에 잡석이 많아서 발목을 접지를 뻔했다.뇌정산은 봉암사 수행승들의 깨달음을 얻었는지를 판별하는 바로미터산이라서 그런지 타인의 접근을 경계하는 듯하다.온통 잡목에 뺨맞고 잡석에 길마저 쉽지 않아 이산이 겁나는 산이란 걸 알려주는 것 같다.



16:39
하산을 하는데 식사하고 4시간정도 쉼없이 걸은 이유인지 시장끼가 느껴지고 힘이 없어지는 걸 느낀다.지난주 산악회에서 받은 사탕 한주먹이 남아있다.너무 요긴하다.힘의 원천은 글리코겐이고 글리코겐을 얻으려면 당분을 섭취해야한다.글리코겐은 포도당이 분해되서 글루코오즈로 변하면서 우리몸에 에너지를 준다.10개의 사탕이 내 몸에 들어오면서 기사회생하며 남은 구간 힘을 준다.이곳에서 부는 바람은 귀가 멍멍할 정도다.제트기가 저공 비행하는 듯한 무서운 바람소리를 정면으로 맞으며 설사면을 내려간다.



17:38
큰산에 들었음을 실감한다.바로 앞에 보이는데도 걸어도 걸어도 그 자리 같은 느낌..그러나 결국 평화로운 상내2리에 접어들면서 오늘의 등산을 마친다.








2월산 - 이하석

산정에 덮인 흰눈이 밝다.
조금씩 밑에서부터 녹아내리리라.
해 머금은 바람이 갈참나무를 버석거리게 하고
매화를 꽃 피운다.

봄이 온다고 생각한 순간
산을 오르는 내 어깨를
눈 뒤집어쓴 봉우리의 어두운 그늘이 짚는다.
내 속에서 싹트는 어린것이 문득 오싹하니 아프다.



버스안에서 족발과 소주로 하산주를 하며 과연 나는 내면에서 울리는 천둥소리가 아니라 가벼운 바람소리라도 들을 수 있을까하는 궁금어린 호기심이 든다.


♬:snowman - rainbow



━━━━━━━━━━━━━━━━━━━━━━━━━━━━━━━━━

別添: 2004년 산행후기 모음 보기
別添: 2003년 산행후기 모음 보기




오르내림의 美學을 찾는 行色수상한 사진산행
「배낭을 메고」...........................................
http://www.HangSack.com




▣ 이두영 - 영한님의 산행기 잘읽었읍니다 어럽고 힘든산행에 수고가 많았읍니다 과연 빠름니다 늦게 귀가하고 술도 한잔 하셨는데 산행기가 깨끗이 정리되어 올라왔군요 앞으로 자주 같이 산행할 기회를 가지고 산에 대한 좋은 의견 나누도록합시다 새한솔 산악회를많이 사랑해 주십시요
▣ 永漢 - 차안에서 먹는 하산주도 별미더군요.특히 안주가 약간 부족해서 더 맛있던 것 같습니다.^^*
▣ 이달재 - 고대했던 눈 산행과 개척의 새한솔산악회 무엇보다 永漢님의 첫만남에 반가웠습니다. 다음 산행시 회장님께 하산주와 넉넉한 안주를 부탁드리고 좋은산행기와 자주 뵙도록하고 절주합시다.
▣ 永漢 - 아직 제가 새한솔산악회는 두번째라서 이두영 회장님과 서디카님만 구별이 가능합니다.^^* 이달재님께는 다음 산행때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 산초스 - 뇌정산이라 이름부터 무서운 느낌이 드는군요. 하얀 화강암의 희양산. 못가게 하니 더욱 가고싶어 지는곳입니다. 관악산은 눈이 거의없고 얼음이었는데 눈구경 잘했습니다.
▣ 永漢 - 서울이 문경보다는 남쪽에 있나봅니다.큭!!
▣ 서디카 - 산에 깊은 열정과 오르내림의 미학을 찿는 님이야 말로 진정 산사람 의 진한 향을 느껴습니다. 깊은 산속과 같은 상큼함을...^^*
▣ 永漢 - 다가오는 일요일에 별 스케줄이 안생기면 감악산도 같이 갈까합니다.
▣ 이수영 - 님들 덕택에 새로운 산을 알게 됩니다. 님이 가신 길을 따라 눈구경 잘하고 갑니다. ^^
▣ 永漢 - 저는 봉암사의 카리스마에 끌려 뇌정산으로 갔습니다.뇌정산...이름부터 예사롭지 않은 산입니다.산길이 뚜렷하지 않아서 한두사람만 가기에는 사전준비가 많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