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2004년 5월 17일 22시 20분 강남터미날 출발
2004년 5월 18일 01시 30분 남원 도착(택시로 인월까지 이동)
2004년 5월 18일 노고단 산장 1박
2004년 5월 19일 장터목 산장 2박
2004년 5월 20일 산청에서 택시로 진주까지 이동 1박
2004년 5월 21일 06시 진주출발 09시 40분 강남터미날 도착

산행거리/시간/코스
1일 : ◎ 산행거리 인월∼바래봉 ?km, 바래봉∼노고단 21km/산행시간:14시간40분
      ◎ 인월-흥부골자연휴양림-덕두산-바래봉-팔랑치-부운치-세동치-세걸산-고리봉-
         정령치-만복대-성삼재-노고단  
2일 : ◎ 산행거리 약26km/산행시간:11시간30분
      ◎ 노고단-반야봉경유(왕복2.2km)-연하천(10.5km+2.2km)-벽소령(3.6km)-
         세석산장(6.3km)-장터목(3.4km)
3일 : ◎ 산행거리 장터목∼중봉 2.6km, 중봉∼밤머리재 ?km, 밤머리재∼
         웅석봉 6.2km,  
         웅석봉∼십자봉∼지곡사 8.7km/산행시간:21시간50분(벗어난길 되돌아온  
         시간 5시간50분 포함)
      ◎ 장터목-천왕봉(1.7km)-중봉(0.9km)-하봉-국골사거리-샘터삼거리-독바위-         새봉-헬기장-새재-외고개-왕등재습지-밤밭골삼거리-동왕등재-도토리봉-    
         밤머리재-웅석봉-십자봉-지곡사-산청-진주      


산행구간별 거리/시간
1일
◎ 02:20            흥부골자연휴양림 입구
   (?km)  
◎ 02:40            흥부골자연휴양림
   (?km/덕두봉에서 인월 1시간30분 표시됨)  
◎ 04:05∼04:10     덕두봉(1,150m)
   (?km/덕두봉에서 바래봉 1시간으로 표시됨)  
◎ 04:50            바래봉(1,165m)
◎ 05:05∼05:50     바래봉 샘터(아침식사)
◎ 06:15            팔랑치
◎ 06:40∼06:50     1122봉
   (바래봉에서 부운치까지 3.2km)  
◎ 06:55            부운치(1,115m)
◎ 07:50∼08:00     세동치(1,120m)
◎ 08:10∼08:20     세걸산(1,220m)
◎ 10:00∼10:20     고리봉(1,305m)
   (부운치에서 정령치까지 6.4km)  
◎ 10:30∼10:55     정령치(1,172m)
   (2.0km)    
◎ 12:05∼12:55     만복대(1,433m)(점심식사)
   (6.5km)  
◎ 15:10∼15:30     성삼재  
    (2.9km)*코재아래계곡에서 긴 휴식  
◎ 17:00∼1박       노고단(1507m)산장

2일
◎ 06:10∼06:15     노고단(1507m)정상
   (3.2km)
◎ 07:10∼07:15     임걸령  
   (1.3km)
◎ 07:40            노루목  
   (1km)
◎ 08:10∼08:25     반야봉:1732km)
   (1.5km)  
◎ 08:55∼09:05     삼도봉  
   (1.3km)  
◎ 09:20∼09:35     화개재(뱀사골대피소 입구)
   (1.2km)
◎ 10:00∼10:10     토끼봉(날라리봉)(1,533.7m)
   (3.0km)
◎ 11:15∼12:15     연하천(1,440m)대피소(점심식사)
   (2.1km)
◎ 12:50            형제봉
   (1.5km)  
◎ 13:20∼13:50     벽소령산장
   (2.4km)
◎ 14:35∼14:50     선비샘(1,495m)  
   (1.9km)
◎ 15:25            칠선봉(1,558m)  
   (1.4km)
◎ 15:55            영신봉(1,651m)
   (0.6km)
◎ 16:00∼16:10     세석산장
   (0.7m)
◎ 16:25∼16:30     촛대봉(1703m)
   (1.9m)
◎ 17:15            연하봉(1,730m)
   (0.8m)
◎ 17:50∼2박       장터목(1,653m)산장
3일
◎ 03:00            장터목(1,653m)산장
   (1.7km)
◎ 04:00∼04:10     천왕봉(1,915m)
   (0,9km)
◎ 04:30           중봉(1,874m)
◎ 05:20           하봉(1,781m)
◎ 05:50∼06:40    무명봉(아침식사)
◎ 06:50∼12:40    국골사거리(잘못간 길 되돌아온 시간 5시간50분)
◎ 13:00∼14:00    샘터삼거리 계곡(점심식사)
◎ 14:20           독바위
◎ 14:40           새봉
◎ 15:00           헬기장
◎ 15:20           새재
◎ 15:40∼15:50    외고개
◎ 16:10∼16:20    왕등재습지
◎ 17:20           밤밭골삼거리
◎ 18:00           동왕등재
◎ 19:05           도토리봉
◎ 19:25∼20:00    밤머리재
◎ 20:30∼20:40    헬기장
◎ 21:20           왕재(925m)
◎ 22:20∼22:30    웅석봉(1,099m)
◎ 23:?            십자봉
◎ 24:50           지곡사

산행후기  
다음 등산카페로 통해서 계획된 태극종주의 대원 7명은 강남 호남고속터미널에서 만난다.
3명은 구면이고 4명은 초면이다.
17일 밤 10시 20분 심야고속버스로 18일 새벽 1시 30분 남원 터미널에 도착하여 장비를 점검하고 택시(20,000원) 2대로 인월 뉴옥계타운 옆을 경유하여 흥부골자연휴양림 입구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2시 20분이다.
길은 넓으나 차가 진입할 수 없도록 철 체인으로 막아놓아서 20분 정도를 걸어 올라가니 흥부골자연휴양림이 나오고, 화장실과 숲속의 집 사이길로 덕두봉 등산로로 접어든다.
나무들 사이로 쏟아지는 별들이 너무나 아름답다.
은하수가 선명하고 유난히 별빛이 밝은 것은 공기가 맑아서 인가 보다.  
다들 별을 보고 탄성을 지르며 한마디씩 한다.
앞으로 갈 길이 멀고먼데도 아랑곳없이 별빛에 홀려서 걸음을 멈춘다.
등산로가 선명하지는 않지만 찾기에 어려움이 없다.
모두들 배낭무게가 무거워서 진행속도가 느리고 자주 자주 쉬면서 새벽 4시 5분 경에 덕두봉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에는 바람이 세차다.
5월 중순인데도 바람이 제법  차다고 느껴진다.
그믐이라 달빛이 없어 주위를 구경할 수는 없지만 사진촬영으로 약간의 시간을 보낸다.
거리표시는 없지만 바래봉까지 1시간이고 인월까지 1시간 30분의 표시가 있다.

바래봉에도 바람이 심하여 날아갈 것 같다.
바래봉 아래 샘터에서 이른 아침을 먹는다.
한잠도 못자고 몇시간을 걸어서인지 떡라면이 아주 맛있다.
5월 첫주에 왔을때는 바래봉과 팔랑치일대의 철쭉이 제대로 피지도 않았었는데 지금은 군데군데 약간씩 보일 뿐 철쭉구경은 희망사항이다.  
커피까지 마시고 여유있게 출발한다.

정령치까지 걸어온 시간이 약 5시간 소요된다.
9.6km의 거리에는 이정표가 확실하여 길 찾기에 별 어려움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산행한 경험이 있는 코스이기도 하다.
정령치 휴게소에서 시원한 맥주와 음료수로 쌓인 피로를 달랜다.  

만복대에서 한숨돌리고 전문 나물 채취꾼들이 점심을 먹고 있는 옆에 식사자리를 잡는다.
집에서 싸온 도시락으로 간단한 점심을 먹는다.

만복대에서 성삼재까지도 날씨가 좋아서 산행 내내 조망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고, 적당한 바람이 땀을 식혀 주어서 더욱 좋다.
그러나 배낭무게가 걸음을 힘들게 한다.
뱀사골에서의 1박 하기로 된 것 을 노고단으로 바꾸자는 의견에 모두들 찬성한다.  

숙소를 노고단으로 바꾸고 나니 시간의 여유가 있어 성삼재휴계소에서 또 시원한 맥주와 음료수로 갈증을 해소하면서 늦장을 부리다가 노고단을 향한다.

산장예약관계로 인솔대장을 포함한 남자대원 4명이 먼저 노고단산장으로 향하고 여자대원들 3명은 계곡 물에 수건 적셔서 대충 몸 청소하고 천천히 뒤따른다.

노고단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5시.
노고단 산장에는 미리 예약하지 않아도 숙소가 남아 있다.
삼겹살에 이슬이에 김치, 멸치, 깻잎.....무거운 배낭에서 마구 쏟아져 나온다.
밥하고 찌개 끓이고 양주까지 곁들인 제대로의 저녁식사를 하면서 지나온 길을 더듬는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약 30km가 조금 모자라는 거리를 걸은 것 같다.
내일을 위해서 일찍 쉬기로 했으나 잠이 올 리가 없다.
새벽 일찍 출발하려고 했으나 담요 반납이 6시인지라 신분증을 찾아가야 하기에 부득이 아침 식사를 하고 6시에 노고단산장을 출발하면서 두 번째 날의 산행을 시작한다.

노고단에서 장터목까지의 코스는 여러번 산행한 코스이므로 개인적으로는 부담이 적은 산행코스이다.  
물이 충분한 코스라 물병도 하나만 채우고, 식량도 줄었는데도 여전히 무게는 줄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아침이라 상쾌하고 기분이 좋다.
여전히 날씨가 산행을 도와준다.
지나가는 능선마다 시야가 멀리까지 보인다.
지리산의 웅장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연하천에서 전날 저녁에 먹고 남은 고기를 구워 여유있게 푸짐한 점심식사를 한다.
이른 점심식사후 12시15분에 예정된 산행거리의 반을 향해 연하천을 뒤로 하고 걸음을 옮긴다.

벽소령산장을 출발한 시간이 오후 1시 50분이다.
장터목산장까지 6시전에 들어가야만 숙소배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도착시간을 염려하니 평일이라 괜찮다고 신경질적이다.  
그래도 약간은 염려스럽지만 인솔대장의 눈치만 볼뿐이다.

선비샘에는 물이 아주 잘 나온다.
작년에 3번이나 왔었는데 그때마다 극소량 이였는데, 막힌 줄기가 터였는지 비가 온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예전대로의 량이다.
인솔대장이 나보고 먼저 장터목에 가서 숙소를 배정 받으란다.
벽소령에서 분명히 괜찮다면서 염려를 신경질적으로 받아들이더니...
시간을 보니 쉴 시간이 없이 빠듯하다.
'진작 먼저 가라고나 할 것이지' 혼자 속으로만 중얼거리면서 오후 2시 50분에 선비샘을 출발한다.
남자 일행 한 분이 동행하겠다고 따른다.

세석산장에 도착하니 오후 4시다.
4km를 1시간 10분 걸었다.
이제 조금은 시간의 여유가 있겠다싶어 잠깐 휴식을 취하고 촛대봉에서도 잠깐 머문다.

장터목산장에 도착하니 오후 5시 30분이다.
먼저 산장 관리자에게 예약자가 왔음을 알리고 한 숨 돌린다.
아니나 다를까 오후 6시에 일단 숙박비를 1인당 5.000원을 지불하고 숙소 배정을 받았는데, 숙소배정을 받지 못한 대기자가 수두룩하다.
노고단 산장보다 숙박자가 많은 것은 천왕봉이 멀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일행들을 위해 저녁식사 준비를 한다.
오후 6시 40분경에 5명의 일행들이 도착한다.
노고단보다 1시간이 먼저 소등(저녁9시)이 되고, 아침에도 마음대로 나가도 된단다.
노고단산장과 관리가 다르다.  
노고단산장도 장터목산장처럼 등산객들에게 편리한 관리를 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심야고속버스에서도 노고단산장에서도 한잠 못 잤는데 또 불면이다.
발바닥과 다리가 너무나 욱신거려서 잘 수가 없다.
옆자리로 숙소가 배정된 경상도 사투리의 아주머니가 비상연고를 주면서 다리와 무릎에 바르라고 했지만 효과가 없다.
새벽 1시경 화장실 가려고 나오니 남자대원 2명이 취사장에서 무엇을 끊이고 있다.
모른 척하고 볼일만 보고 들어간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들도 잠이 오질 않아서 라면을 끊여 먹었단다.  
새벽3시에 세번째 날의 목적지 웅석봉을 향해서 장터목을 출발한다.
  
비가 온다든 날씨는 고맙게도 별이 총총하다.  
천왕봉까지 1시간이나 걸렸다.
남자대원 2명이 아주 힘들어한다.
천왕봉에서 사진촬영으로 짧은 시간 머무르는데도 추위가 심하다.

중봉을 지나 하봉에 오르니 날이 완전히 밝아서 사방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름을 알 수 없는 봉우리에서 아침식사를 하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6시 40분에  출발한다.

10분 정도 진행하니 갈림길이 나온다.
좌측으로는 국골방향, 우측으로는 새재방향이다.

인솔대장이 양쪽 길은 피하고 가운데 바위 길로 오른다.
아무래도 가야할 방향이 아닌 듯 하다.
후미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바위 위에서 주위를 둘러보면서 산세를 살피는 동안 선두는 벌써 저만큼 앞서간다.
길이 맞느냐고 물으니 자신있게 빨리 따라 오란다.
분명 웅석봉 가는 길에 새재가 있긴 한데 다른 길로 통하는 또 하나의 길인가 보다 생각하면서 따라간다.
바위를 몇 번 오르내리락 하기를 1시간 정도하고 나니 계속 내리막이다.
잠깐 휴식하는 동안 인솔대장에게 메모해온 코스의 쪽지를 보여주면서 아무래도 길이 아닌 듯 하다고 하였으나 또 신경질적으로 받는다.
나 역시 확실하게 길을 모르니 우길 수가 없다.
찜찜하지만 따라갈 수밖에 없다.
아니나 다를까 국골 사거리에서 2시간 10분 정도를 진행하고 나니 농사짓는 밭이 나오면서 일하는 사람도 보인다.
인솔대장에게 농부에게 물어보자고 했으나 또 신경질만 낼뿐 몇 번 왔다갔다하더니 이 길이 맞으니 또 따라 내려오란다.  
그때는 이미 잘못 왔다고 확신했지만 일단은 따라 내려간다.
길은 멀리 보이는 도로쪽으로 연결되면서 「사유재산이니 통과금지의 표시와 아래쪽으로 보이는 도로가 좌측으로는 임도, 우측으로는 추성으로의 화살표시가 된 아주 넓은 양철로 만든 표시판이 세워져 있는 것을 보고는 인솔대장도 많이 잘못 왔음을 그제서야 깨우친다.
마침 그곳에는 내가 자주가는 안내 산악회의 꼬리표가 있어 회장님에게 전화로 묻는다.
예상대로 국골 사거리에서 새재쪽으로 가야 한다고 자세히 설명해 준다.
지리산자락에서는 전화통화가 원만하지 않으므로 한자리에서 통화를 끝내야 하는데 전화를 끝내기도 전에 먼저 위로 올라간 인솔대장이 또 신경질적으로 빨리 따라오란다.
대장을 믿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화한다고 또 기분이 상한 것 같다.
그래도 전날 장터목까지 함께 간 남자대원이 끝까지 옆에 있어준다.
나이가 제일 많은 한 남자대원은 포기하고 마을로 내려간다.
그때가 오전 10시경이다. 50분을 서성이다가 결국 목적지를 향해서 온 길을 뒤돌아 진행한다.
30분정도 오르더니 인솔대장이 자신이 없어진 듯 웅석봉까지의 진행 여부에 대하여 찬반을 묻는다.
인솔대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진행을 원하니까 갑자기 듣기 거북한 언어로 포기를 강요하면서 대장자리를 포기하겠으니 마음데로 하란다.
모두들 기가 찬 얼굴표정들이다.
아무도 말이 없었지만 내가 한 마디 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왔든 길로 다시 차고 나간다.
바로 뒤에 여자대원 한 사람과 어제부터 함께 해준 남자 대원 한 사람이 바로 따른다.  
잘못온길 뒤돌아 국골 사거리로 돌아오는데 5시간 50분이 소요된다.

일단은 인솔대장이 인솔을 포기했고 물은 왕등재습지까지 가야만 있다고 주장하니 믿고 따르기에는 남은 시간에 차질이 우려되므로 목적지로 진행을 하든 포기를 하든 물을 찾아야 하기에 메모해온 코스쪽지에 따라 샘터삼거리에서 물을 찾기로 한다.  
먼저 가서 물을 찾으면 전화하기로 하고, 하산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뒤 따라 올지도 모르는 대원들을 위해 함께 온 여자 대원을 국골 사거리에 남겨두고 남자대원과 먼저 새재방향으로 물을 찾아 출발한다.

15분쯤 내려가니 계곡에 물소리가 요란하다.
일단은 안심을 하고 위에 남겨둔 여자대원에게 전화를 하니 마침 통화가 된다.
아직 뒤에 남은 대원은 오지 않았단다.
물을 찾아 점심준비를 할 테니 30분 정도 더 기다려도 오지 않으면 그냥 내려오라고 하고 샘터삼거리가 나올 때까지 진행하니 10분 후에 삼거리가 나오고 계곡이 바로 눈앞에 있다.
별도로 샘터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일단은 계곡에서 점심식사준비를 하면서 탁족으로 발의 피로를 풀고 있는데 4명의 대원이 나타난다.
인솔대장도 대원들도 서로가 눈치만 볼뿐 말이 없다.
계곡물에서 대충 허트러진 몸을 정리하고 점심식사를 라면으로 대신한다.
나중에 온 인솔대장과 여자대원 한사람과 남자대원 한사람은 포기를 할 모양이다.
새재마을에서 서울로 돌아간단다.
나와 먼저 온 남자대원과 여자대원은 내 눈치만 보고 있다.
웅석봉까지의 진행은 내 결정에 달려있다.
잘못간 길을 되돌아오면서 나 나름대로 목적지인 웅석봉까지는 가리라는 결심을 했으므로 하루를 더 지체하더라도 가는데까지는 가겠다고 하니 포기한 3사람을 제외한 남자대원과 여자대원이 나를 따르겠단다.
갑자기 자신감이 생기면서 메모해온 코스의 쪽지로 거리와 시간을 대충 점검하고 오후 2시에 목적지를 향해 샘터 삼거리를 출발한다.

갑자기 대장 아닌 대장이 되어서 길잡이가 된다,
물론 장님이 코끼리 다리 만지듯 진행한다.
단지 코스를 적은 메모쪽지만 믿고 도전한다.
군데군데 달린 백두대간의 표시꼬리표를 참고하면서 길을 찾으니 쪽지에 적혀있는 대로의 지역이 나타난다.
이정표나 지명이름은 어디에도 없지만 진행속도의 시간을 추측하니 모두가 적시에 나타난걸 봐서 메모해온 쪽지의 지명들을 정확히 짚고 통과하는 듯하다.

오후 4시 10분경 왕등재습지를 통과하면서 모든 것이 정확해졌다.
지나온 길도 확실했고 갈 길도 자신이 생긴다.
여유있게 사진촬영을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생긴다.
어둡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가야 하기에 온몸을 땀으로 적시면서도 쉬지 않고 진행한다.
겨우 한사람 만난 약초꾼에게 길을 물으니 잘 모르고 있다.

동왕등재에 도착하니 오후 6시가 된다.
배도 고프고 다리도 발도 아프지만 그래도 해가 있을 때 조금이라도 더 가야 하므로 쉬지않고 걷는다.
해가 지려고 하니 거미줄이 사방에 쳐져 얼굴에 마구 묻는다.
땀에 거미줄에 정신이 없다.
그러나 오로지 목적지를 가야한다는 일념으로 온 정신을 모은다.

가파른 오름 길을 여러 차례 오르니 도토리봉이 나오고 저만치에 밤머리재가 보인다.
도토리나무가 많아서 도토리봉인지 도토리나무가 많긴하다.
오후7시가 넘었는데도 아직 랜턴이 필요치 않을 만큼 길이 보인다.

헬기장을 지나 밤머리재에 세워진 웅석봉의 안내표시판을 보면서 우리 세사람은 안도의 웃음을 웃는다.
그때시간이 오후 7시 25분.
주위를 살펴보지만 물이 없다.
마침 지나가는 승용차를 세우니 여자다.
식수를 물으니 바로 아래 약수가 있다한다.
좋은 사람을 만나 그녀의 차로 약수를 떠온다.
그리고 그녀 남편이 개인택시를 한다기에 명암을 한 장 받고 하산하는 곳에서 전화하기로 한다.
배가 고프기는 하지만 시간 관계상 행동식으로 요기를 하고 랜턴을 준비하고 저녁 8시에 웅석봉을 향해 발을 내딛는다.  

웅석봉 가는길은 돌길이긴 하지만 길이 잘 나 있다.
이정표도 군데군데 설치되 있다.
헬기장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면서 서로를 격려한다.
왕재를 지나 웅석봉까지는 조금씩 자주자주 쉬면서 물로 목을 축이며 마지막 남은 기운을 짜낸다.
웅석봉 정상이 왜 그리도 멀게 느껴지는지.

지친 몸으로 밤머리재에서 출발한지 2시간 20분만에 6.2km의 거리에 있는 웅석봉에 선다.
웅석봉의 돌기둥을 쓰다듬으면서 환희의 기쁨을 맛본다.
함께한 두 사람도 같은 느낌 일게다.
곰이 각인된 웅석봉 돌기둥을 붙들고 기념촬영을 끝내고 나니 하산길이 걱정이다.
더 이상은 걸을수 없을 것 같은 다리로 4.3km의 내리로 하산 길을 잡는다.

정상옆에 있는 산불 감시초소인듯한 구조물을 지나서 한참을 걸었는데도 내리막길이 아닌 오르막길이 나온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앞을 향해 진행할 수 밖에 없다.
오히려 이리저리 오가면 시간만 지체될 것 같아서, 일단 웅석봉은 지났으니 하산길이 어딘들 상관 있으랴 싶어 그대로 진행하는데 바위산이 나오면서 온통 바위로 연결된길이 한참 이어지드니 좌측으로 내리막길이 나오면서 멀리 지곡사의 불빛이 보인다.
내리로 가는길이 아님이 확실하지만 꼭 내리로 가야할 이유가 없으므로 그대로 진행한다.
얼마를 내려가니 가도가도 끝이 없는 계단길이 이어진다.
웅석봉에서 1시간 20분을 걸어서 넓은 길로 내려서니 이정표에 십자봉 3.3km 십자봉에서 웅석봉 4.4km의 이정표가 보인다.
바위산이 십자봉이였나 보다.
웅석봉에서 7.7km를 내려왔다.

선녀탕 2km의 표시를 따라 넓은 길을 가다가 어디쯤에서 산악회 꼬리표를 보고 지곡사 불빛을 향해 길을 잡는다.
지곡사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0시 50분경이다.

밤머리재에서 받은 명암으로 개인택시를 부른다.
얼마 기다리지 않아 택시가 오고 새벽 1시경 지친 몸을 택시에 싣는다.
30여분후에 진주에 도착하고 택시요금으로 30,000원을 지불한다.
해장국으로 저녁식사를 간단히 마치고 24시간 찜질방에서 하루밤 신세를 진다.

새벽 6시 고속버스가 서울을 향해 진주를 출발하는데 차창에 비가 뿌리더니 점점 빗줄기가 세차게 유리창을 때린다.
날씨도 길잡이도 뭔가 보이지 않는 무엇이 우리를 도와준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온몸으로 감지된다.
차창으로 흐르는 빗줄기를 보면서 피곤에 지친 심신이 편안해지면서 살아있음이 행복하다고
느껴진다.


▣ 노광철 -  
▣ 토토 아빠 - 불굴의 의지! 종주를 축하 드립니다.
▣ 배병만 - 태극종주 축하드립니다
▣ 웃자 - 태극종주하심을 축하드립니다...중간에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지만...좋은 산행하셨네요~ ^^
▣ 수객 - 축하 드립니다.그런일이 있었군요.물론 웅석봉 정상에서 훌훌 날렸겠지요?
▣ rockh - 태극종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 김유찬 - 한편의 드라마같은 산행기 문득 지리산이 그리워집니다,
▣ 노고지리 - 태극종주 축하드립니다. 저는 웅석봉구간을 못 마쳐 동부능선을 언제 다시할까 합니다. 좋은산행 많이하시기 바랍니다.
▣ 윤수돌 - 함께한 취봉님 여기에올리셧군요 제가복사해서 4050에올리렵니다,그날너무고생많으셧고 저역시일생에 잊지못할 추억이될것입니다 이것도 인연인데 우리언제 셋이 다시만나 산행햇으면합니다 전7 ~ 8 월경 후지산계획하고있읍니다 그때함께어떨까요 수고많히하셧읍니다 건강하세요
▣ 취봉 - 산행기 읽어주신 님들 감사하구요. 태극종주 하실님들에 참고가 될까해서 정리 한 것입니다.
▣ 취봉 - 6월 15일에 웅석봉에 다시 가보니 하산한길이 내리 저수지(웅석봉까지 6.6km)가  맞더라구요. 그때는 너무 지쳐서 주위를 살피는 일도 귀찮아서 이정표도 대충 보았나 봐요. 밝은날 다시 가보니 그날의 고생이 추억으로 닥아와 소중한 시간이였음을 새롭게 깨닫게 해 주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