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 : 2004. 5. 22(토) 맑음


- 산행자 : san001 외 15명


- 산행요약

■ 산행코스 : 산성매표소→노적사→노적봉→북한산대피소→산성계곡→부왕동암문→가사당암문→산성계곡

■ 산행시간 : 산행시간 4시간27분, 총시간 6시간18분


- 일정
10:27 산성매표소
10:52 백운대 갈림길
11:00 국녕사 갈림길 : 국녕사 0.5km, 의상봉 1.6km, 대남문 3.18km
11:06 중성문
11:09 운하교
11:14 노적사
11:20 출발
12:22 노적봉(서봉)
13:05 출발
13:28 노적봉 안부
13:44 용암문
13:50 북한산대피소, 점심
14:34 출발
14:50 중흥사지
14:56 부왕동암문 갈림길
15:05 부왕사지
15:26 부왕동암문
15:36 증취봉
15:46 출발
16:11 용출봉
16:21 가사당암문
16:27 국녕사
16:32 계곡
16:40 출발
16:47 국녕사 입구
16:55 식당



- 산행기

〈노적봉〉

노적봉...
정상은 아니지만 북한산의 상징이다. 북한산성으로 대표되는 원효능선, 산성주능선, 의상능선으로 둘러싸인 북한산의 삼각구도의 중심에 우뚝 솟은 전망대 봉우리. 노적봉에서 가지를 쳐 북한산성의 중심을 가르는 북장대능선 역시 좌우로 큰 계곡을 분리시키며 전망대 능선 역할을 한다. 즉 노적봉은 북한산의 중심에 위치하여 북한산을 사방팔방으로 조망할 수 있는 천혜의 입지조건을 갖춘 봉우리이다.

노적봉은 주능선상의 등산로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대다수 등산객들에게는 무심코 지나가는 관심 밖의 봉우리이다. 어쩌다 노적봉을 올라도 노적봉의 두 개 봉우리 중 서쪽 봉우리를 오르는 약4미터의 직벽이 어려워 직벽 위에 펼쳐진 파노라마를 자칫 놓치기 쉽다.

이런 멋진 노적봉의 전망을 조선 중기 한문4대가의 한사람인 이정귀는 유삼각산기(遊三角山記)에서 노적봉에 오른 소감을 아래와 같이 노래했다.

노적봉 정상에 올라가보니, 서남쪽 큰 바다는 멀리 중국의 청주·제주에서 시작하고, 구름이 흘러가고 해가 지면 은하계가 망망하다.
눈으로는 더 이상 먼 곳을 볼 수 없으나 바라보이는 형세는 끝이 없다.
기록할 만한 것은 수락산·아차산·관악산·청계산·천마산·송악산(개성)·성거산(현재 천안에 있는 산지만 여기선 어떤 산인지 불분명)인데 여러 산이 첩첩이 쌓인 것이 마치 언덕과 개미둑 같다.
월계(月溪)의 골짜기는 탁 터지면서 무섭게 밀려가는 큰 물결이 서쪽으로 주입되고 있다.
한강 일대는 마치 얼음처럼 흰 피륙을 끌어다 놓은 것 같다.
그 물굽이는 돌아서 굴곡을 이루며 왕도를 빙 둘러 에워싸고 있다.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와 어지러이 흩어져 있는 섬들이 구름 사이로 은은하게 보인다.
도성의 일백만호에 이르는 집들은 가까이 다다른 듯하여도 다 볼 수 없고, 단지 발아래 밥 짓는 연기가 하나의 산 그림을 단장하고 있음을 볼뿐이다.
구름 사이로 한 청산이 드러나니 이것이 바로 종남산(지금의 남산)임을 알겠구나.

하지만 이런 멋진 전망에도 조금 무디어진 나의 감성에 아랑곳 않고 처음으로 노적봉에 오른 사람들의 입에서는 쉴새없이 탄성이 나온다. 절경에 취해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고 어떤 분의 표현대로 닭장이 열린 듯 쏫아져 나오는 여성분들의 수다는 노적봉을 장터로 만든다.

노적사 대웅전을 배경으로 우뚝 솟은 노적봉 그리고 훈련도감으로 넘어가는 도중 무덤이 있는 공터에서 바라본 노적봉은 인수봉과 다른 미끈한 여성미를 보여준다. 인수봉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지만 북한산 안에서 북한산을 묵묵히 지켜온 북한산의 상징과 같은 봉우리.

삼각산이라는 명칭이 백운대, 만경대, 인수봉의 세봉우리에서 유래한 사실은 분명히 맞다. 하지만 과연 조선시대에 이야기한 삼각봉우리에 인수봉도 포함되어 있을까하는 의심을 가끔 가진다. 북한산의 중심은 북한산성(산성매표소 방향)이며 북한산성 내에서 바라보는 삼각봉우리는 노적봉이 더욱 어울리지 않을까... 반면 인수봉은 산성안에서는 보이질 않으며 외북한산이라 할 수 있다.


〈노적봉을 향하여...〉

오늘 산행은 노적봉을 주능선상에서 접근하는 일반적인 등로가 아닌 노적봉의 거대한 암벽 우측으로 뻗어내려 노적사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오르는 길이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노적봉의 미끈한 허리와 섬세한 암벽의 아름다움을 잘 감상하며 오르는 환상적인 구간이다.

산성매표소를 지나 계곡을 따라 오른다. 최근에 자주 내린 비로 한결 풍요로운 계곡. 투명한 물빛은 한결 싱그럽다.

노적사 대웅전 앞에서 잠시 휴식. 고개를 쳐들어야 보이는 깎아지른 노적봉. 저 가파른 봉우리를 향하여 길이 있다고 생각하기 어려운지 동행하는 사람들의 눈빛에서 기대가 가득하다.

대웅전 우측 비탈길로 접어든다. 바로 위는 헬기장. 맞은편으로 뚜렷한 길이 있다. 녹음이 우거진 등산로는 초반 완만하지만 이내 가파르게 변한다. 짙은 그늘이 여름철 걷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바위지대가 나무숲 사이에서 희긋희긋 보이면서 점차 시야가 트인다. 등산로상 처음 나타난 바위. 어느덧 노적봉의 중턱과 눈높이를 같이 한다. 멀리서 보았을 때 접근조차 하기 어려울 것 같은 노적봉도 아주 지척에서 볼 수 있다. 암벽을 타는 장소이지만 휴일이면 암벽꾼들이 개미떼처럼 붙는 인수봉과 달리 너무나 조용하다.

가파른 오르막 바윗길. 위험하지는 않지만 거친 길이다. 드디어 노적봉 두 개 봉우리 사이의 안부. 서쪽 봉우리를 오르기 위해서는 약4미터의 직벽을 올라야 한다. 홀드가 확실하여 올라가는 방법만 제대로 알고 있으면 쉬운 길이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여길 포기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이 봉우리야 말로 노적봉의 가치를 제대로 나타내는 봉우리. 먼저 올라가며 홀드를 잡고 발을 디디는 방법을 설명하고... 뒤를 따라 몇 분이 쉽게 따라 오른다. 나머지분들을 위해서 자일을 푼다.

봉우리에서 펼쳐지는 환상의 파노라마... 남자분들이 말없이 감탄만 하는 사이 여성분들의 수다는 절정에 달한다. 모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족발과 홍어회를 안주삼아 간단히 막걸리 파티를 벌인다.

노적봉의 정상에서 잠시 맞은편 용암봉을 감상한다. 아는 분들이 오늘 산행하는 곳. 마침 정상에서 몇 명이 하강을 준비하는 듯... 용암봉 아래에 있는 적벽에서의 훈련계획이라 설마 아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는데... 용암봉에서 우릴 향해 소리치는 것을 일행 중 한명이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중에 확인한 바로는 목욕탕 목소리의 주인공 ooo님의 목소리가 바람결에 유별히 크게 들렸다고...

용암문을 지나 북한산대피소 앞 너른 마당에 점심을 펼친다. 오늘은 여성분들이 많아 식단은 풍성. 하지만 역시 시장이 반찬. 특별 메뉴 짜장밥이 특히 인기가 좋다.


〈의상능선 맛보기...〉

두둑히 배를 채우고... 2차 산행에 나선다. 2차 산행은 밋밋한 주능선길을 벗어나 일단 산성계곡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부왕동암문으로 올라 증취봉, 용혈봉, 용출봉을 지나 가사당암문에서 산성계곡으로 하산하는 계획.

북한산대피소에서 중흥사지로 하산하여 일이 있는 4분이 먼저 하산을 하고...
부왕동암문으로 가는 길은 완만하지만 하산후 다시 오르는 발걸음에 익숙치않은 분들에게는 또 하나의 등산이다. 힘든 기색.

증취봉 오름길에 단체 등산객들을 만난다. 길이 밀릴 것을 우려해 서둘러 증취봉으로 오른다. 하지만 용혈봉을 지나면서 결국 다른 산악회의 많은 인원으로 좁은 길은 완전히 막힌다. 덕분에 쉬엄쉬엄 바윗길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번 셈이다.

가사당암문에서 국녕사로 하산후 계곡에서 잠시 탁족.

금강산장에서 간단한 뒷풀이. 멋진 노적봉을 대부분 처음 경험한 분들. 그 분들의 감격이 오늘의 산행을 더욱 값지게 하고 끝없는 대화의 주제가 된다.


▣ 김찬영 - san001님을 북한산성입구에서 보았다는것을 원효봉의 치마바위 에서 애기를 들어 알았습니다 산사랑의 하얀능선 이란분과 일행들이 잘알고있어 내심 반가웠던 반면에 아쉬었습니다. 몇분차이로 상면을 못했음을 ....늘 즐산 하십시요 ...
▣ 김정길 - 북한산의 수십 수백 미답지도 공공일 아우님 팀(북한산연가) 따라 다녀보고 싶지요, 그보다 더 마음이 급한것은 아우님을 보고싶은 마음입니다. 그리고 연가팀의 누구누구 모두들 그립고 보고싶습니다. 그러면서 모두 무탈하고 즐거운 산행 이어지기를 소망합니다. 나는 내일(26일) 김찬영 아우님과 안산시군포시시흥시안양시광명시의 시계종주를 하기로 되어있어서 모처럼 날씨 계속 좋은데도 불가불 간밤에 귀가하였답니다. 산초스 개업장에서 만나보리라 기대를 하고 갔었는데---- 꽝? 일요일에 등산 끝내고 몰려갔지? 흥!!
▣ 실망 - 저 역시 님과같이 북한산을 사랑하는 한사람으로서 님의 모험적인 산행기를 즐겨보곤했는데....가지 말라는 노적봉엔 왜올라가서 저를 실망시키시는지.....자연이 건강해야 인간이 행복하다.
▣ 산너울 - 북한산 연가팀의 북한산 산행은 저에게 교과서처럼 많은 도움이 됩니다. 언젠가는 북한산 산행중 연가팀과 마주칠때 있겠지요. 항상 감사합니다. 그리고 산초스님 사업장 위치나 전화번호 알 수 있을지요
▣ 휴식년 - 산하가족들은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참고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노적봉과 같이 휴식년제기간중인 곳을 아무꺼리김없이 다녀온
▣ 휴식년 - 다면 후답자들에게 혼란이 올수 있을것입니다.님들의 일행들께서 노적봉 정상에서 감탄과 수다를 나누실때 밑에 있는 다른 많은분들이 뭐라하는지 알고 계셨는지요.
▣ 주왕 - 연가 산 대장님 비롯 식구들 안녕하신지요? 북한산 산행 하면서 다른 봉우리와는 틀리게 늘 노적봉은 철옹성같이 느껴 지던 곳이었는데 흥미있게 감상했습니다. 안전산행 하시구 모두 건강하십시요. 위 댓글을 보고 틀린부분이 있어 감히 주왕이 몇자 남깁니다. 노적봉은 정규개방 탐방로가 아닌것은 사실이나 자연휴식년제 적용구간은 아닙니다. 참고하세요.
▣ 운 해 - 연가팀은 항상 우리를 놀라게 하는군요? 노적봉 오른다는 것은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언제 홍어회에다 막걸리 얻어 마시러 따라가도 될가요? 줄산 하시고 건강 하세요.
▣ 수객 - 그날 관리 차원에서 덕유산 트랙킹 다녀오느라 산행 참가 못했습니다.이번주 북한산 황금노선이 들뜨게 합니다.
▣ 물찬제비 - 북한산을 즐겨찾는 한사람으로, 주왕님 말씀이 맞습니다.그러나 가능하면 정규개방 탐방로가 아니면 가지않는것이 옳다고 느껴집니다.산의 훼손을 막기위해서는 새로운 등로를 개척하는것은 필히 억제되어야 합니다.그런것은 입산자 스스로 지켜야하는것이 아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