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4일

난생 첨 말로만 듣던 비박 산행이란걸 직접 시도해 보기로 합니다.

 

전국 도보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필수인 비박을 시도해 봅니다. 우선 창원 집에서 가까운 정병산 낙남정맥 줄기를 시도해 보기로 합니다. 아침을 느지막하게 먹은 후 오전에 비박 준비를 하면서 베낭을 꾸립니다. 난생 처음으로 해 보는 비박 산행이라 어린이 소풍가는 기분으로 맘이 붕 뜹니다. 예전 부터 전국 튜어를 해 볼 양으로 마음의 준비를 해 왔지만 실행에 옮겨보긴 이번이 처음입니다. 65리터 대형 베낭에 비박에 필요한 침낭 바나 코펠 가스연료 바옥 비닐장판 후랏쉬 스틱 내의 도시락에 라면까지.... 생각나는 것들을 베낭에 넣어 봅니다. 짐꾸러기가 보통이 아니네요. 부피와 무게도 장난이 아니고요.....

 

짐꾸러기를 옆에서 보던 집사람이 걱정이 태산입니다. 멀쩔한 집을 놓아두고 위험한 산에서 잔다고....ㅉㅉ 도대체 이해가 안간다는 얼굴이지요. 대강의 짐꾸러기를 마친 후 12시경 집을 나서 집뒤에 붙은 낙남정맥 줄기 중 비음산 자락으로 접어 듭니다. 남산재를 거쳐 비음산까지 약2킬로 오르막 구간 비지땀을 흘리면서 올라갑니다. 주위사람들 시선이 장난이 아닙니다. 아니 산에 그 무거운 짐을 지고 왜 ????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는 눈치지요. 평소엔 쉽게 오르던 이길을 등에 무거운 짐을 지고 오르니 얼마지 않아 땀이 비오듯 합니다. 이만한 걸음에 이렇게 힘이 드니 마음 속으로 걱정이 슬그므니 듭니다. 그만둘까 하고 일순간 생각도 하다가 예전에 읽었던 남난희씨의 백두대간 종주 기억이 뜨올라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드디어 남산재를 지나 비음산 정상입니다.

 

약2시간 정도 걸으니 어느정도 무거운 베낭이 몸에 익숙해 지는 기분이 납니다. 좀 지나면 익숙해 진다는 역시 선배들의 말씀이 옳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부턴 창원시내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시원한 정맥 능선길입니다. 오늘 계획은 사격장 뒷편에 있는 정병산까지 갔다가 다시 원점 회귀하는 코스로 맘 잡아봅니다. 약20킬로는 족히 될 걸로 생각됩니다. 비박을 위한 적당한 자리를 가면서 훑어 보기로 합니다.

 

그런데 비박장비 챙기느라고 매일 챙기던 중요한 물을 준빌 못했네...허허 큰일 이로구먼. 오늘의 일정엔 샘물있는 곳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데....가만히 대책을 생각해 봅니다. 예전 이곳을 산행할 때 능선에서 약1킬로 벗어 난 산 중턱에 우곡사란 절이 있었고 그 곳에 맛있었던 약수가 생각납니다. 어짜피 고생할려고 접어던 길인데 그까짓 알바야 별거야....하고 걸음을 계속 옮깁니다.

 

이번 산행은 예전에 비해 본인 사진이 많습니다. 지난번 아들이 선물한 깜찍한 카메라 삼각대를 써볼려고 준비를 합니다. 이놈은 포켓용으로 매우 작아 휴대하기에 아주 편리한 물건입니다. 벤치 위에 올려놓고 이리저리 본의 아닌 모델 역활도 해봅니다. 찍고 보니 남에게 부탁하는 것 보다 오히려 사진 구성이 입맛대로 나오고 여러가지 포즈를 마음대로 취할 수 있으니 오히려 편리함이 없지 않는것 같습니다. 앞으로 많은 애용을 해 보면서 모델 실력을 향상 시켜야 할것 같습니다....ㅎㅎ

 

드디어 낙남정맥 정병능선에서 식수가 있는 우곡사로 갈라지는 분기점 입니다. 능선에갸 0.7Km 떨어져 있단 표지석이 나옵니다. 거리는 가까운 것 같으나 능선에서 바로 떨어지는 경사도라 오르고 내려가는데 보통 어려운 등로가 아닙니다. 그래도 식수을 확보하기 위해선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조심해서 산길을 한참 내려가니 우곡사 넓은 주차장이 나오고 물줄기가 콸콸 쏱아지는 우물에서 그동안 목말랐던 목을 시원한 식수로 추깁니다. 얼마전 시베리아 수용소를 탈출하면서 사막에서 목말라 하던 위이백의 영화 주인공들의 얼굴이 뜨오릅니다. 목도 추기고 오늘 저녁에 밥도 지을 물도 충분히 확보힌 다음 다시 오던 길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비탈길의 경사에 무거운 베낭의 무게가 정말 무겁게 느껴집니다. 인생 고행길을 나서는 길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힘들게 능선에 오르니 편탄한 솔잎이 떨어져 폭신한 걷기 좋은 소나무 숲길이 나타납니다. 인생의 고생길 다음에 나타나는 편안함 랄까? 행복감을 잠깐 느껴봅니다. 드디어 편안한 휴식처가 있는 용주고개에 도착합니다. 시간은 오후 3시가 좀 넘은 시간 여기서 늦은 점심을 맞 보면서 주위를 살펴보니 저편 구석진 곳에 넓은 평상이 있고 산행 온 가족들이 오수를 즐기고 있는 장면이 눈에 뜁니다. 저곳에서 오늘 하루를 유하면 좋을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정병산에 갔다가 이곳으로 회귀하면 저녁 8시경은 충분할것 같아 주변에 식수도 있고하니 안성맞춤이 자리란 생각됩니다.

 

무거운 베낭과 함께 부지런히 걸어서 창원대학 뒷편의 내정병산 독수리바위의 험난한 등로를 지나니 드디어 오늘의 종착지 정병산에 도착합니다. 대략 집에서 출발해서 약10킬로 정도의 거리에 시간은 5시간 정도가 지난 오후 5시30분을 가르칩니다. 정병산 넘어로 철세 도래지 저수지 과 동읍의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습니다. 여름철이라 아직 햇님은 서쪽 들판 위에 뜨있고 오늘의 보금자리가 있는 용추계곡 까진 가능하면 충분히 햇님의 밝음을 볼수 있을것 같습니다.

 

다시 정병산과 이별을 고하고 오던 길로 되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예전의 험난한 바윗길이었던 독수리 윗길이 계단으로 잘 정비된 길로 바뀌어 있습니다. 내정병산 가까운 곳엔 오래된 소나무 한그루가 세월의 험난한 인고를 굳굳히 견뎌온 삶이 비틀어지고 갈라지고 잘라진 줄기 몸통에서 세월의 험난함을 읽을 수 있습니다. 내정병산을 지나니 주변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창원 시네 가로등불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합니다.

 

비박 장소로 정한 용추고개에 도착합니다. 이미 어둠은 짙게 깔렸고 산객들은 아무도 없는 침묵 만이 주변을 감싸고 있습니다. 배낭을 정리하고 가지고 온 잔밥과 라면으로 저녁을 준비합니다. 오늘 하루를 머리에 그려보면서 홀로 이슬이 잔을 기울여 봅니다. 저녁을 먹고 생에 첨 텐트없이 야외에서 경험하는 비박을 위해, 평상위에 침낭을 펼칩니다. 땀에 절은 옷가지를 갈아입고 하루를 회상하면서, 밤10시경 어둠이 깔린 밤하늘을 바라보며 하루의 피곤을 풀 깊은 잠에 나도 모르게 빠져듭니다.

 

다음날 눈을 뜹니다. 시계를 보니 새벽3시, 이른 새벽이지만 잠은 오질 않고, 침낭 속에서 뒤쳑이다 깨어납니다. 기온은 생각보다 그리 춥지는 않고, 무리한 장거리 산행 후 짧은 시간의 비박이지만 생각보단 머리는 맑은 생각이 듭니다. 역시 산속의 맑은 공기가 피곤을 쉽게 날려보내는가 봅니다. 침낭과 베낭을 정리하고 새벽 산행을 시작하기로 합니다. 칠흙같이 캄캄한 하늘에 반달이 서쪽 하늘을 비추고 있고, 후랏시 불빛이 앞길을 비추고 있습니다. 앞으로 약4시간의 산행이 예상되어 어제와 같이 식수 확보가 급선무 입니다. 어제 내려갔던 우곡사 계곡으로 식수를 구하러 다시 하산을 시작합니다. 계곡 속엔 별천지 마냥 고요가 깆들고, 저 멀리 깜깜한 숲속에 불밫이 깜빡이는게 보입니다. 아직 절터가 멀었는데 이상한 생각이 들어 가만히 관찰하니, 점점 많아졌다 사라졌다 움직이는 모양이 짐승의 눈빛은 아닌것 같고.... 차분히 관찰하니 반딧불이네요. 참 오래간 만에 보는 반딧불입니다. 청정 지역에서 만 산다고 하는데, 그러고 보니 어릴적 시골에서 본 적하고, 군대생활 할때 야간 행군 훈련시 본 후론 처음인것 같습니다. 우리의 오염된 주변에서는 멀리 사라져버렸던 불빛입니다. 반딧불의 환영과 호위를 받으며 절 약수터로 향합니다.

 

어렵사리 된비알의 우곡사 약수를 확보한 후, 능선길로 되돌아 와 귀환길에 오릅이다. 창원시내의 가로등 불빛이 반짝이고, 스틱이 땅위를 스치는 소리 외엔 주위에 고요만이 감돕니다. 드디어 새벽5시경 비음산 정상석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오늘의 비박 산행을 기념하는 셀카를 작동하면서 장거리 비박산행 자축연을 만끽합니다. 하산길을 괴산 약수터 방향으로 잡고, 창원의 둘레길인 숲속나들이길로 하산을 재촉합니다. 포곡쉼터를 지나 출발점인 창원FC, 축구장에 도착하니 시계가 아침7시를 가르칩니다.

 

무거운 비박 베낭에, 장거리 여행, 그리고 성공적인 비박산행을 자축해 봅니다.....

 

산행 코스

창원FC - 남산재 - 비음산 - 용추고개 - 내정병산 - 독수리바위 - 정병산(정상) - 용추고게 (일박).

- 우곡사 - 비음산 - 괴산약수터 - 숲속나들이길 - 포곡쉼터 - 창원 FC

산행거리- 총 약22킬로, 12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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