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실패한 명지산 산행

 

 

찔레꽃 향기 그윽한 유월의 첫째 일요일

날씨: 맑고 기온 30도

실패한? 명지산

아내와 둘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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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아내와 함께 명지산을 계획하고 자료를 찿아 준비하여

일요일 이른새벽 집을 나선다.

차를 안가지고 늘 대중교통만을 이용하여 산행을 하던터라 그날도 인천 지하철을 이용하려고

05:30분 첫차에 몸을 싣는다.

부평역에서 1호선 전철로 갈아타고  온수역에서 또 7호선을 갈아탄다.

 

상봉역 까지 또 한시간이 소요되고 한참을 기다려 춘천행 전동차로 갈아타고 45분후 가평역에

 도착하여 터미널까지 20여분 걸어 가평 터미널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산객들의 배낭으로 긴 줄이 서있는데.....

어이가 없다. 모두가 화악산 명지산 석룡산 쪽으로 가는 용수동행 버스의 긴 줄이었다.

 

 

 

 

 

 

 

 

우리도 맨뒤에 배낭을 내려놓고 차례의 긴 줄에 합류 하여 30분을 기다린끝에 버스에 오를수있었는데

45인승의 큰 버스가 아니고 군내에서만 운행하는 중간형의 작은 버스다.

일반 승객은 한명도 보이질 않고 모두가 배낭으로 무장한 산객들이니 버스는 터질것같은

느낌으로 콩나물 시루다.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들려오고 버스안은 아우성으로 난리고 똑바로 설수도 없고

옆구리가 결려오는 상황에서 40여분을 달려 백둔리 입구에 하차를 하고 보니

황당하기만하다.

 

 

 

 

 

 

 

 

그 버스가 백둔리를 들렸다가 용수동 으로 가는줄 알았는데 백둔리를 안들어가고 바로 용수동으로 간단다.헐

이걸 어쩐다?요즘시골엔 길 물어볼 사람도 없다.

그냥 익근리쪽으로 가서 여러 산객들과 같이 명지 계곡쪽으로나 갈걸.....ㅉㅉㅉ

우린 당초계획을 백둔리쪽에서 올라 명지2봉과 1봉을 지나 명지계곡 폭포쪽으로 하산할려고

계획하고 버스에서 내렸는데... 산객들이 한명도 안따라내린다.

여기서 부터 첫단추가 잘못 끼워진 상황이었고...

 

 

나중에 알고 보니 어차피 처음부터 꼬인 일정이 되고말았다

할수없이 백둔리쪽으로 걸어 들어가기로 하고 뜨거운 아스팔트길을 걸어보니 이건 장난이 아니다.

용기내어 지나가는차를 몇대 세워 보지만...초라한 우리부부는 더 차를 세울 용기가 없어진다.

또 한참을 걷다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든다. 얼마를 더 걸어야 할지를 모르는상황에서 ....

마지막으로 한번더 용기를 내어 지나는 차를 세우는데 성공하여 얻어타고 보니

서울에서온 두부부의 연인산 산행을 계획하고 가는 차였다 .

 

 

 

 

 

 

 

 

얼마나 고맙던지.... 우리는 한참을 타고와 연인산 입구쪽으로 갈라지는 길에 내려졌고

그부부는 좌회전을 하여 연인산입구로 간다. 그래도 고맙다는 인사로 허리가 땅에 닿고.ㅋㅋㅋ

다시 계곡을 타고 한참을 걸어올라가니 어느 민가에 올라가 길을 물으니 찬물 부터 한그릇을 따라주며 

한 10분 더올라가면 백둔리 버스종점이라며 계곡에서 잡은 물고기로 어죽을 끓였으니

한그릇 먹고 가란다.생각은 굴뚝 같지만 시간이 자꾸 늦어지니 지체할 시간이없다.

 

 

 그래도 아직 시골 인심이 살아있구나. 참 고마운 분들이구나 생각하며, 물만 한사발 마시고    

이렇게 하여 드디어가평군 북면 백둔리 버스 종점엘 도착하니

사과밭에서 일하고 계신 할아버지께 등산로를 물으니 호랑이 바위쪽으로 오르는 길도 가르쳐주시며

길이 좀 험하다고 하신다.

우린 계획에 아재비고개쪽으로 안가고 바로 명지2봉으로 오르기로하여서  저앞에 보이는능선에만

오르면 명지2봉 가는건 그리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빠른길을 택한다.

 

 

 

 

 

 

 

 

 

 

 

 

이때가 시간은 벌써 11시다

가평에서 10시10분에 출발하는 백둔리행 버스가 도착을 하는데 산객이 몇분 내리며

연인산 으로 간단다. 길을 물으려니 마침 등산로 안내 지도가  세워져있어 그 지도를 따라

호랑이 바위쪽으로 올라 명지2봉으로 가면 되겠다싶어 가파른 아스팔트 소로를 따라

우리 부부 둘이만 이미 고생길로 들어가고 있을줄이야.ㅎ

 

 

잘못된 길인지도 모르고 한참을 걸어 올라가니 민가가 몇채 나오기에 찿아가 길을 물으니

등산로가 없다며 이곳은 모두 사유지 이며 들어가면 안된단다.

모두가 산인데 그렇다고 무얼 재배하는것 같지도 않은데...

조용한 산골마을에 일부러 등산객들을 못 들어오게 하려는 눈치같았다.

 

 

 

 

 

 

 

 

런데 이미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다시 내려가 아재비고개쪽으로 가긴 시간이없다.

가평 군내버스가 하루에 5~6 밖에 안 다니니 그 버스를 이용하려면 늦어서 오늘 산행은 불가능할거같다.

하여 주민 말을 무시하고 산으로 산으로 향하니 드디어 숲이 우거져 길이 없다.

 

능선을 쳐다보니 우리가 가는 산능선만 오르면 능선을 따라 쉽게 명지2봉을 만날것 같은 예감으로

등로가 없는 숲을 헤치며 오르니 길은 점점 가파르고 경사가 70도 가까운 급경사다.

잣나무 숲속을 코는 땅에 박고 오르니 바위 절벽도 나오고 위험한 산속에서 땀은 비오듯하고

등로도 없는 산속에서  이러다 잘못하면 정말 죽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순간 스쳐지나간다.

 

 

 

 

 

 

가평군에서 설치한 등산 지도.

 

 

 

 

 

 

 

 

 

 

 

한 능선을 올라 위치를보니 우리가 가야할 명지2봉쪽 방향과는 자꾸만 멀어져 가고 있었다.

우리가 오른 능선은 2봉쪽 가는 능선과는 연결이 안되어 있었고

나중에 보니 백둔봉쪽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헐....

 

할수없이 하산을 결심하고, 아내에게 오늘은  여기서 그냥  하산 하자고 하니 가을 단풍때

다시 오자고 약속하며 하산을 시작한다.

전혀 사람이 다니지않은 산속을 2시간을 헤맸으니 몰골은 말이 아니고..ㅋㅋㅋ

그래도 산을 내려오며 더덕을 2 뿌리와 취나물 몇장도 따는 즐거움도 맛본다.

사람의 손이 안탄 그런 산중이니 더덕과 취나물이 남아있는 거였었다.

 

 

 

 

 

 

 

 

 

 

한참을 계곡쪽으로 내려오니 별장인지 산장인지 건물이 보여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오고

계곡에 도착하니 물소리의 시원함에 잠시쉬어 점심식사를 하고 산장으로 다니는길

 아스팔트를 따라   백둔리 버스 종점으로 가는데 사람이 없으니 길을 물을수도 없는 상황인데

뒷쪽에서 1톤 회물차 한대가 내려온다. 

 

염치를 무릎쓰고 세워 백둔리 종점 까지만 부탁을 하니 흔쾌히 승락을 한다.

고맙게도 10여분후에 백둔리 종점에 내린다.

가평행 버스 시간을 물으니 3시란다. 한시간 정도 시간이 있어 계곡으로 가서 냉탕을 하고

한참을 놀다가 3시버스가 들어온다. 회차하여 다시 가평역까지 가는 차다.

 

 

 

 

 

 

 

 

승객은 달랑 우리 부부 두사람 이다.오전에 용수동행 만원 버스와는 대조적이고...

그렇게 편하게 가평역에 도착하여 경춘선 전동차에 오르니 좌석은 이미없고 상봉역까지

서서 도착한다.

 

가평쪽은 좋은 산들이 많은데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엔 많은 불편함이 따르다 보니 

자꾸 피하게 된다.

오늘은 비록 이렇게 실패한 명지산 산행의 일정이었지만 어느 가을날 멋진 단풍이 물들어 

있을때 꼭 한번 명지산을 다시 오리니 그 때까지 명지야 잘있거라.....

 

 

 

 

 

 

 

 

 

 

 

 

 

 

 

 

 

 

 

 

 

 

 

 

마무리하며....

40여년 넘게 낚시만하다  어느날부터 산으로 취미를 바꿔 산을 찿은지도 어언10년이다.

길치에다 산이라면 산자도 모르는 아내와 함께 취미를 공유하려 주말이면 이곳저곳 산을 다니며

우리 나름 힐링으로 즐기고 있다.

 

산행하며 오늘같은 어처구니 없는 꼴은 10여년 산에 들기 시작하고 처음이다ㅎㅎㅎ

부끄럽고 챙피해서 여기에 글을 쓴다는것 자체가 웃음거리라 생각했지만

또 다른 바보가 되려 용기를 내어본 글이다. 

 

여러분은 이런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산행 해보신 경험없나요?

  

 

       

 

         

 

 

2013, 6,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