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를 개벽한 등산!


* 이 글은 순전히 지난 8개월 동안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운동과 등산을 위주로 한 일상활동 과정에서 체중을 점진적으로 감량한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서 비만으로 고민하시거나 체중감량을 시도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1. 비만과의 전쟁


“비만입니다”.....


신체검사를 위해 체중기에 올라서니 신장과 체중을 기계 스스로 계산하여 비만여부를 알려준다. 게다가 혈압도 높아졌고 지방간 수치도 정상치의 2-3배에 달하는 등 엄청 높은 상태, 의사는 앞으로 고혈압에 대비해서 혈압강하제를 평생 복용해야 할 것 같다고 한다. 다만, 그 전에 일단 2달 정도 운동을 해서 체중조절을 해보고 나서 다시 검사를 받아보고 결정하자고 한다. 아! 나의 건강상태가 그렇게 좋지 않다는 이야기인가?


그렇다! 신장 170cm에 체중 85kg은 분명 비만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우리 형제 10남매 대부분이 나이가 들면서 다소 뚱뚱해져 가고 혈압이 약간씩 높다고 하여, 나이가 들면 다 그렇게 되는 게 자연의 이치려니 생각하고 나 역시 그렇겠지 하면서 지내왔었는데... 그러나 요사이 체중이 점점 더 늘어만 가고 있으니... 아무래도 걱정은 걱정이다. 그러나 지난 25년 이상 지속되어온 비만상태를 지금 와서 어찌할 것인가.


허리둘레는 자꾸 자꾸 늘어나 이제는 벨트 마지막 부분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을 정도이고 그것도 식사 후에는 풀어놓고 있어야 하는데, 그러다 누가 오거나 갑자기 움직일 때면 그때서야 다시 허리띠를 조여매고 나서야 할 정도이니 아무래도 내가 너무 비만인 것만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옛날에 입던 바지가 도대체 맞지를 않아 새 옷을 사 입을라치면 38인치 바지를 입어보곤 하는데, 점원은 옆에서 한마디.... “너무 빡빡한데요. 40인치를 입으셔야....” 그러면 나는 슬그머니 점포에서 나와 버린다. 그래도 주위에서 번번이 인사로 “아이구! 임신 8개월은 되어 보이네요. 운동 좀 하셔야겠네요.” 하면 괜히 듣기 싫고, 심지어 몇 번씩이나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되면 “언제 나 살찌는데 보태준 것 있소? 나 이렇게 살다 죽을 거니까, 너무 남 걱정 마시오” 하는 야속한 생각까지 들곤 했다.


그런데, 그동안 제대로 해오지 않던 운동을 나이 53세인 지금 와서 무슨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나...???


운동하면 대부분 새벽부터 열심히 헬쓰클럽에 다니는 게 먼저 떠오르지만, 나는 단순반복적인 그런 운동은 정~말 하기가 싫다. 비만에다가 관절이 좋지 않아 뛰고 달리는 운동을 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누구 말처럼 수영을 하면 좋다고 하는데... 그것도 지루하고 따분해서 하기가 싫으니! 도대체 무슨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게다가 이 세상의 모든 음식(밥, 술, 과일, 떡, 과자, 아이스크림 등등)은 왜 그렇게 맛이 있는지.... 눈앞에 음식물을 두고 그냥 지나쳐 본 적이 없는 내가 지금 와서 다이어트를 해서라도 체중조절을 해야만 하는가? 속으로는 은근히 걱정을 하면서도 막상 무엇을 할지 생각이 나질 않아 며칠을 그냥 지나쳐 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어느 날 “야! 남산 산책길에 개나리꽃, 벚꽃이 한창이어서 너무 좋다!”며 너도 나도 점심시간에 한번씩 다녀오는 걸 보고, 나도 따라나서게 되었다. 그 날이 지난해 4월16일... 처음으로 남산 산책길을 거닌 날이다.


잘 정비한 산책로 주변에 활짝 핀 벚꽃과 개나리꽃을 보면서 40여분간 남산 산책길(전에는 순환도로로 자동차가 다녔으나, 최근에는 보행자 전용도로로 활용)을 걸으니 제법 땀도 나고, 무엇보다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들이 신기하면서도 흐뭇하였다. 그래. 이렇게 좋은 곳이 바로 옆에 있는데도 모르고 그냥 지나쳐 오다니~~!


그 날 이후, 매일 하루에 한번씩 남산 산책길을 걷기 시작했다. 서울의 도심에, 이런 좋은 장소가 있다니! 감탄을 하면서 또 너무나 고맙게 느껴졌다. 하루종일 사무실 의자에 앉아서 지내는 것보다는 이렇게 바깥의 신선한 공기를 느끼면서 움직이는 게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고 내가 조금이라도 운동을 한다는 사실이 그냥 흐뭇했다.


자동차가 없는 넓은 산책로에는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운동을 하거나 걷는 모습이 보이고, 흰 지팡이를 든 많은 시각장애인(맹인)들이 함께 걷는 모습이 처음에는 특이하게 보였으나 곧 이해가 되었다. 앞을 못 보는 맹인들이 안심하고 거닐 수 있는 곳이 여기 말고 전국 어디에 있으랴?


며칠을 동료들과 함께 산책로만 다니면서 흐뭇해하고 있을 때, 어떤 이는 남산 정상까지 한바퀴씩 돌고 오는가 하면 어떤 이는 일과 후에 달리기를 하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산책로 3.5km 구간을 마라톤을 하는 사람도 보였다. 그러나 비교적(?) 뚱뚱한 나는 달리기도 무리이고 하물며 마라톤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냥 나의 처지에 맞게 걷기만 할 뿐~


매일 걷기 운동을 한답시고 한달 정도 그냥 40여분씩 걷다보니 이제 조금 욕심이 생겨났다. 나도 정상까지 한번 가보자! 서울 도심지의 남산. 높이 262m... 애국가에 나오는 성지(?)가 아닌가? 날씬한 친구들은 50분 만에 주파하였다고 자랑을 하는데, 나도 이제는 어느 정도 비슷하겠지... 하면서 남산 정상을 향해 오르기 시~작.


숨이 차고, 땀이 나고... 오르막길을 오른다는 것은 역시 쉬운 일이 아니야! 휴~ 힘들군..!. 정상까지 올랐다 내려오니 약 1시간 20여분이 소요되었다. 그래도 이날 등산은 처음으로 남산을 한바퀴 돌았다는 것과 그동안 전혀 몰랐던 새로운 산책길을 만나게 되는 기회가 된다. 바로 장충공원 쪽에서 남산타워까지 다소 급경사의 숲속 산책길(계단 포함)을 알게 된 것이다.


새로운 산책길을 따라가노라니 때마침 새록새록 피어나는 나뭇잎과 곳곳에 피어있는 야생화, 온갖 새소리, 그리고 놀랍게도 바위틈이나 참나무 밑둥 곳곳에 끼어있는 이끼... 등등이 남산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역시 이 재미야! 산을 높이(?) 올라보니 힘은 들지만 그만큼 볼 것이 많고 느낌도 새롭고, 또 나름대로 고생한 시간만큼 뭔가 이루었다는 뿌듯한 만족감이 배가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제부터는 매일 남산 정상까지 오르자!  나도 모르게 남산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애국가에 나오는 ‘남산 위의 저 소나무’ 는 오늘도 씩씩하게 자라고 있고, 참나무, 벚나무, 아카시아 등 활엽수들도 하루가 다르게 푸르러져 가는 걸 보노라니 더 없이 사랑스럽고 대견스럽다. 이래서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아 등산을 다니는가!


정상까지 올라가기 위해서는 약 15분 정도 가파른 계단 길을 올라야 하는데, 평지와 달리 오르막길은 너무 힘이 든다. 무거운 몸을 정상까지 들어 올리려면 아무래도 많은 힘이 필요하겠지... 이제는 제법 땀이 나기 시작하여 손수건이 흥건히 젖을 정도이다.


그렇지만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부는 날은 괜히 나서기가 싫어지기도 하였다. 그때 혼자 속으로 다짐을 한다. 심신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내가 좋아 시작한 건데, 땀나고 힘들다고 예서 그만 둘 수는 없는 일이다. 매일 매일 걷고, 또 걷고.... 남산 정상까지 올랐다.


그러는 사이 그 동안 같이 다니던 몇 사람들은 중도에 그만 두게 되고 이제 나 혼자만 남산 길을 오른다. 나는 힘들어도 하리라! 혼자 마음을 다지며 꾸준히 등산을 계속하였다. 두 달 정도 지나니 이제 남산의 수풀이 짙어지고, 아카시아 꽃향기가 온 산을 뒤덮는다. 아! 이렇게 좋은 산책로와 우거진 숲이 서울 도심에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서울시민의 1%나 될까?


매일 1시간 정도의 걷기와 남산 정상까지의 등산은 이제 생활화되어 등산이 나에게 적합한 운동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내친김에 주말에도 집 근처의 뒷산을 2-3시간씩 등산을 하게 되었다. 체중은 다소 줄어든 것 같았으나 4월 이후 체중을 다시 재 본적도 없고, 아직까지 포식하는 버릇은 그대로이니... 큰 기대는 할 수가 없는 처지였다.


다만, 매일 남산을 힘겹게 오르다 보니 처음 시작당시에는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되던 것이 이제는 1시간으로 단축을 하게 되고, 간혹 계단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점차 추월하게 되는 걸 보면 등산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았다.


그러는 사이 나도 모르게 허리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더니 어느 덧 36인치 바지가 맞는 게 아닌가! 그거 참 다행이다 싶어 혼자 기뻐하며 앞으로 등산을 계속할 것을 결심한다. 이 때부터 녹음이 우거진 남산 숲 속 길을 매일같이 오르내리는 재미...나 혼자만의 기쁨이요, 보람이었다.


7월로 접어들면서, 날씨는 점차 더워지고 또 비가 자주 내려 남산 오르내리기가 점차 어려워진다. 그러나 지금 중단하면, 과거에 몇 번씩 시도하다가 실패한 살빼기는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갈 것이 분명하니 무조건 참고 계속하자 다짐에 다짐을 하면서, 비 오는 날에도 우산을 받쳐 들고 거의 매일 1시간 이상씩 남산을 오르내렸다. 이 때의 하루 걷기량은 만보계로 약 12,000보 정도였다고 기억된다.


 


2. 등산의 가치를 알게 되고...


  주말에는 집 근처 뒷산이나 청계산을 등산하다 보니 산마루 곳곳에 각종 산악회 등산일정 안내물이 많이 걸려있었다. 아직 등산에 관해서는 초보라 어디를 가야할지 망설여 왔는데, 마침 7.17일 제헌절 공휴일에 4시간 30분 예정의 충북 군자산(927m) 등산 일정이 나와 있어 나에게 적당할 것 같아 신청을 하고 따라나섰다.


이날 처음으로 산악회 등산차량을 탑승해보니 약 40여명이나 되는데 우선 등산복이나 배낭이 나와는 달리 대부분 등산전문가같이 멋있는 장비를 갖춘 것 같았고, 등산복도 어쩌면 검은색 복장으로 통일한 것 같이 거의 모두 같은 차림이었다. 집에 있던 배낭에 김밥과 물만 넣어온 나는 괜히 눈치가 보여 혹시 낙오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도 되고 긴장도 되었으나, 등산객의 연령층이 대부분 50-60대인 것 같아 다소의 안도감과 어떻게 되겠지 하는 배짱도 생겼다.


산행지 입구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30여명이 오르막을 그대로 앞서 올라서기 시작한다. 나도 처음부터 뒤쳐지면 진짜 낙오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서둘러 배낭을 메고 빠른 걸음으로 따라나섰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계속 오르기를 20여분, 중간 중간에 서서 쉬는 분들이 많아졌다. 나도 쉬고 싶었지만, 이 분들이 워낙 등산경력도 많고 베테랑이라 나중에 어떻게 될지 잘 몰라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보자는 마음으로 계속 걸어 나갔다.


한 40여분 오르니, 거의 선두그룹과 만날 수 있었다. 그들도 쉬고 있었다. 나도 이제 좀 쉬려고 한 3분 정도 앉아 있으려니, 선두그룹은 다시 출발이다. 안되겠다 싶어 나도 다시 따라 나선다. 그래도 걱정했던 만큼 숨은 차지 않았다. 이후 계속 선두그룹과 함께 나아갔다. 바위 사이를 요리조리 지나고 다소 위험한 곳도 지나면서 주위를 조망하노라니 산 아래로 보이는 경치가 감탄을 자아낸다. 또 능선에서 부는 바람이 그렇게 시원하고 후련할 수가 없다.


아! 지금 이 순간 나는 행복하다. 도시의 찌든 삶을 잊어버리고 이렇게 맑고 깨끗한 곳에...게다가 금강산 못지않은 바위들의 기막힌 자태들! 싱싱하게 자라는 나무들과 저 멋지고 넓은 초원, 그리고 시원한 바람! 서울 도심 저택에 소나무 몇 그루 심어놓고 좋은 정원이라고 자랑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가소롭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이렇게 좋은 곳이 있는 줄도 모르고 그냥 도시에만, 아니 방안에서 TV를 보거나 낮잠으로 소일해 왔던 내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상을 좀 지나 점심을 먹고 있으려니, 후미그룹은 상당히 뒤쳐져 있다는 무전연락을 듣게 되고, 적어도 낙오는 걱정 안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 여유를 가져본다. 가져간 술도 한잔하고... 하산을 하니 예정보다 1시간 정도 빨랐다. 또 다시 하산주와 식사(여총무가 건네준 비빔국수 1그릇씩...맛이 기막히게 좋았다!).


그래도 시간이 남아 일부는 계속 술을 마시고, 일부는 숲이 우거진 계곡물에서 목욕을.... (여자 분들은 저 위쪽에서, 남자들은 아래 넓은 소에서 목욕을 하자고 했으나, 이때 여자 한 분이 한마디 하신다. “여기 산에 다니는 여자는 여자가 아니고 다 남자니까, 개의치 말고 목욕을 하라”고). 목욕도 끝내고 다시 막걸리 한잔씩을 나누다 보니 결국 제일 뒤쳐진 그룹이 우리보다 2시간 정도 늦게서야 하산을 완료했다.


저녁에 집에 도착하니 오늘 등산에 참여한 것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새로운 산도 알게 되고, 모르는 사람들도 만나 호흡을 함께하고.... 무엇보다 그동안 전혀 몰랐던 곳에 그렇게 좋은 산이 있었다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산이 곳곳에 있는데, 그것도 모르고 등산갈 생각 한번 안 해 보고 그냥 집에서만 소일해 왔던 게 아닌가? 앞으로는 시간을 내서라도 매주 다녀야지...


처음으로 성공적인 등산을 마치고 나니 이제 등산에 대한 자신감도 제법 생기고, 등산의 묘미를 느끼게 되면서 나의 일상 ‘남산 오르내리기’를 하루 두 번씩으로 늘리기로 했다. 그 방법은 낮 시간도 길어졌으니 아침 일찍 출근하여 남산을 한 번 더 도는 거였다.


조기 출근하는 다른 분들이 대부분 헬쓰클럽에서 운동을 하는 시간에 나로서는 남산등산이 다른 무엇보다 적합한 운동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이때부터는 하루 걷는 량이 약 20,000보~25,000보 정도였다. 매일 남산을 오르내리기는 하지만 오르막길은 항상 힘들고 땀이 비 오듯 흘러내린다. 이제는 손수건으로 땀을 감당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그래서 집에서 가져온 키친타올을 3-4겹씩 말아 종이수건으로 사용하기 시작한다. 남산 산책로나 등산길 중간 중간에 휴지통이 있어 땀에 젖은 종이수건은 버리고 다시 새로운 것을 꺼내 쓰면 되는데, 남산을 한번 오르내리는데는 적어도 4-5개씩 필요하다.(이후 남산 산책로 쓰레기통에 내가 버린 젖은 종이수건만 해도 수 백개가 넘을 것이다. 언제 ‘남산관리사무소’에 고마웠다고 꼭 보답해야할 것 같다)


남산 오르내리기 3개월이 지나니, 무엇보다 허리둘레가 확연히 줄어드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이때서야 체중계를 구입해서 몸무게를 재어보니 그동안에 약 6kg정도가 빠져 있었다. 허리띠는 어느새 맨 끝 부분에서 거의 중간정도로 와 있고....이제 체중감량이 가능해 보이기 시작하니 한껏 고무되어 매일 즐거운 마음으로 남산을 하루에 두 번씩 오르내린다.


그리고 주말에는 분당의 뒷산 ‘불곡산’이나 영장산, 남한산성을 즐거운 마음으로 등산을 하게 되니 좋은 공기 마시며 운동을 하는 내가 너무나 기특하고 모든게 즐겁고 신나는 하루 하루였다.


  등산의 맛을 알게 되고, 자신감도 생기니 슬슬 다른 욕심이 생겨난다. 이번에는 좀 더 멀리 나가고 싶고 나도 남들처럼 멋진 산을 등산해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7월 하순경 모산악회를 따라 6시간 코스인 상주 ‘백악산’ 등산을 따라나섰다.


등산지 도착 직전 산악회에서 안내를 하는데, A코스는 6시간, B코스는 4시간 반이라면서 “오늘 날이 너무 더우니 자기 체력에 맞추어 선택하라. 참고로 우리 산악회 소요시간은 다른 산악회보다 1시간 정도 빠르니 감안하라”였다. 아침부터 무척 더운 날씨였다. B코스로 갈 사람은 차에 남아있고, 나는 당연히 A코스를 선택하여 20여명과 함께 먼저 하차하였다.


여기서도 입구에 내리자마자 너도나도 앞서 나가기 시작한다. 제일 뒷자리에 앉았던 나는 또 뒤늦게 따라가기 시작. 10여분 오르니 벌써 땀이 비 오듯 한다. 그래도 지난번 경험이 있어 쉬지 않고 오르니 중간에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쉬는 사람이 많아져 다소 안심이 되기는 하였다.


약 30여분을 숨 가쁘게 오르니 선두에서 쉬던 5-6명이 또 쏜살같이 내달린다. 이번에도 선두를 따라잡겠다는 욕심으로 쉬지 않고 따랐지만 너무나 숨이 차고 힘들었다. 간신히 1차 목표인 낙영산(684m)을 오르니 선두는 벌써 보이지도 않는다. 가져간 물은 벌써 거의 절반은 마신 것 같다. 정말 무더운 날씨였다.


이제 선두는 도저히 못 따라갈 것 같았다. 이제까지 올라온 높이만큼 내려가더니 또 700m급 2번째 봉우리로 올라간다. 덥고 힘들어도 가야지 하면서 중간쯤 가니 일행이 식사를 마치고 또 출발을 한다. 나도 김밥을 먹고 물을 거의 다 마셨다. 내가 선두는 아니지만 중간쯤은 될 거야 생각하면서 힘들게 올라가는데 자꾸 나를 추월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두번째 봉우리를 힘들게 오르니 그동안 쉬고 있던 사람들은 다시 출발하기 시작하고... 나는 벌써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 이날 입고 간 베이지색 면바지는 거의 오줌을 싼 것처럼 온통 다 젖어있었다. 정말 내가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였다.(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등산하는 사람들이 왜 새까만 이상한 옷만 입고 다니는지 이해도 못했다. 그냥 하나의 멋 부리기나 등산인들만의 차별화 정도로만....). 더구나 입안이 마르고 쓴 침이 돌기 시작했는데, 간신히 2번째 봉을 내려서니 햇빛이 너무 뜨거워 그늘에서 쉬었다 가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으나 앞에 간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계속해서 걸어 나갔다.


드디어 3번째 봉우리인 백악산(812m)을 오르는데, 온 몸에 힘이 빠지고 심한 갈증을 느꼈으나 벌써 물은 다 떨어지고, 저 멀리 벼랑아래 폭포소리가 시원하게 들려 왔지만 시간도 없고 도저히 내려가서 마실 수도 없었다. 이 때 후미의 2사람이 탈진하여 중간에 구조를 위해 가이드 한 분이 되돌아가는 걸 보았지만 나는 이미 마지막 봉우리 중턱에 와 있어서 이제는 정상을 향해 갈 수밖에 없었다.


헉헉대며 간신히 오르는 나를 지나치면서 날렵한 모습의 여성 한 분이 “아저씨 땀 흘리는 걸 보니 등산을 더 많이 하셔야겠어요” 하면서 지나간다. 너무 많은 땀을 흘리니 정신도 흐려지는 것 같았다. 아마 이러다가 탈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백악산 정상에 지친 몸으로 오르니 B팀에서 먼저 올라온 몇 분이 여유롭게 쉬고 있었다. 마침 여성 두 분이 얼려서 가져온 물이 아직 덜 녹아 남아있는 상태라 염치불구하고 물 좀 달라 하니 건네준다. 한 모금 마시니 이제 좀 살 것 같았다. 등산을 하면서 물을 충분히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것을 실감하였다.


정상에 있는 넓직한 바위의 그늘진 곳에 가서 드러누우니 일어나기가 싫을 정도였는데 일행은 다시 하산하기 시작. 이번에 뒤쳐지면 서울에 함께 가지도 못할 것 같아 또 서둘러 따라나섰다. 이제부터는 하산길이라 그렇게 어렵지 않을 거라 했는데, 지친 나에게는 곳곳에 바위를 지나 내려가는 하산길이 더 힘들고 어려웠다. 게다가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었다.


산에는 벌써 긴 그늘이 지기 시작하고 좀 있으면 어두워질 것 같기도 하여 마음은 급했지만 거의 탈진상태라 허우적거리며 내려왔다. 거의 밑에 내려오니 마침 계곡물이 시원하게 흐르고 있어 숲으로 가려진 곳을 찾아 물 속에 들어가니 개운한 기분이 들었으나 물이 너무 차가워 오래 있지도 못하고 곧 나올 수밖에 없었다. 또 계곡물의 위생상태가 어떤지는 잘 모르지만 워낙 목이 마른 상태라 계곡물을 그냥 마셔야만 했다. 이제야 제 정신이 드는 것 같았다. 중간에 무슨 유명한 폭포가 있었지만 여유롭게 감상하고 쉴 처지가 아니었다.


버스가 대기한 곳에 내려오니 무려 7시간 정도 지났는데, 이제까지 내가 걸어본 거리 중 제일 많이 걸었던 기록이다. 먼저 하산한 분들이 술판을 벌려놓고 소주 한잔을 권해주었으나 이 때에도 나는 오직 물만 마시고 싶었다. 마침 가게 앞에 있는 물통에서 플라스틱 바가지로 몇 번을 더 마셨으나 갈증은 해소되지 않고, 아무리 마셔도 더 마시고 싶을 뿐이었다. 내 생전에 그렇게 물을 많이 마신 적이 없었을 것이다. 물로 가득 배를 채우고 나니 이제는 아무 생각도 없고 어서 빨리 집에 가서 자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내가 제일 후미에 뒤쳐진 줄 알고 그렇게 서둘러 왔는데, 그 후 제일 나중에 온 사람이 도착할 때까지는 무려 1시간 이상을 더 기다려야만 했다. 차안에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오늘 이 무더위를 대수롭잖게 생각한 게 잘못이고, 나의 일천한 등산능력을 과신하여 겁도 없이 A코스를 따라나선 게 엄청 고생을 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나의 등산실력으로는 6-7시간 종주가 아무래도 무리였다. 아! 체력을 더 길러야겠다.


 


3. 이 아름다운 산하!


  힘들기는 하지만 등산이 좋아져서 이제 매 주말만 되면 어디를 갈까? 하고 기웃거리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주말에 비가 자주 와서 아무 곳에도 못 가게 되면, 그냥 집안에서 TV를 보다가 낮잠을 자다가 하면서 하루를 완전히 망쳐버린다. 신문의 주말등산 소개를 보면서 많은 산악회에서 매주 산행을 하는 걸 알게 되고, 우리나라에 이렇게 좋은 산이 많은 것도 알게 된다. 정말 우리나라의 산들은 너무 멋지다!!!! 시간 되면 여기 저기 다녀봐야지~~~


가볼만한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지만, 이때 방학중인 우리 집 아들과 함께 ‘주왕산’을 한번 가보기로 하고 관련자료를 찾다보니 우연히 “한국의 산하” 싸이트를 알게 되었다. 인터넷을 통해 소개되는 주요 산 안내, 등산지도, 산행기가 올려져 있는 것을 보고, 이후로 여러 사람의 생생한 등산경험과 각종 등산관련 자료를 무진장 볼수 있게 되니 이제 틈만 나면 산행기를 읽는 게 크나큰 즐거움이 되었다.


어쩌면 가볼 만한 좋은 산이 그리도 많은지! 이 산도 한번 가보면 좋겠고, 저 산도 꼭 한번 가봐야 할 것 같고... 그러면서 내가 등산에 관해 너무 초보라는 사실도 저절로 깨닫게 되고.... (참! 그날 아들과 함께 산악회를 따라간 주왕산은 일정이 엉망이었다. 산악회에서 운영하는 버스는 양재동을 거쳐 수지, 죽전을 지나 뒤늦게 손님 5인을 태우더니 그때부터 차안에서 소란스럽게 싸우는가 하면 차량도 엄청 막혀 거의 가지를 못하고... 그러다가 너무 시간이 많이 지나 이제 주왕산까지는 못 가니 치악산으로 방향을 바꾸자는 산악회 제안에 또 다시 언쟁이 벌어지고....


결국 당초 약속대로 주왕산에 가기로 하여 목적지에 도착하니 거의 오후 2시 가까이 되고 산악회에서는 '제3폭포'까지만 빨리 다녀오라고 하여 남들이 대부분 하산하는 길을 우리는 그제서야 부랴부랴 등산을 하게 되니 등산의 재미도, 여유도, 운치도 전혀 없었다. 오랜만에 함께 데려간 아들놈은 “앞으로 절대 등산을 안 다니겠다”는 다짐을 수 없이 하고.. 내가 처음으로 가장 많이 준비해서 떠난 등산이었는데...ㅠ..ㅠ)


그날 장거리 등산이 비록 실망스러웠지만, 그 이후부터 주말마다 명산을 찾아가는 산악회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때부터 마음에 드는 산을 찾아 일요일에는 틈틈이 따라나서기로 했다. 나의 등산실력으로는 아직 크고 높은 산은 무리인 것 같아 주로 4-5시간 정도의 산행거리를 가진 산을 찾았다.


그런데 8월초에 읽어본 산행기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지리산’이었다. 아직 한번도 못 가봤지만,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읽노라면 마치 내가 지리산에 등산을 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고 보니 그때까지 지리산, 설악산, 한라산, 태백산, 소백산, 속리산, 오대산, 덕유산 등등 전국의 유명한 산은 아직 아무데도 못 가본 상태였다.


당시의 내 실력가지고는 아직 어림도 없는 것 같았고 다만 빨리 체력을 길러서 나도 한번 종주를 해야겠다고 다짐할 뿐이었다. 그 전에 틈틈이 가까운 산이라도 자주 찾아야 할 것 같아 시간만 나면 근교의 산을 찾아 오르는데, 그러면서도 가 보는 산마다 그렇게 신선하고 좋을 수가 없었다.


이 세상에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있다면 그 중에는 특히 유별난 인기가 있는 스타가 있게 마련인데, 산에 관해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인기가 있는 산은 분명히 있다. 그러한 산은 당연히 여러가지 빼어난 요소를 지니고 있다보니 더욱 많은 사랑을 받게 된다.


그렇지만 비록 평범한 산일지라도, 아니 동네 뒷산이라도 직접 올라가 보면 그동안 모르고 지내던 수많은 장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산의 높이나 지명도나 산세는 그리 문제가 안 되었다. 나로서는 유명한 산인가 아닌가가 중요한 게 아니고 비록 그 어떤 산에 가더라도 녹음이 우거진 숲 속 길을 싫컷 걸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행복하게 느껴지는 시기였다.


8월 한 달 동안 땀을 흘리면서 꾸준히 거의 매일 남산등산을 계속한 결과, 체중은 9kg정도 줄어들었다. 욕심 같아서는 10kg을 채우고 싶었지만 남들처럼 다이어트나 특이한 약물복용 없이 이 정도 줄어든 것만 해도 고맙게 생각하면서 9월에 접어들었다.


그런데 9월초 추석 전후 1주일간 등산도 한번 않고, 친척들과 함께 술 마시고 명절음식을 마구 먹다보니 체중은 그 사이를 못 참고 벌써 2kg이 다시 늘어난 게 아닌가! 어~~ 이게 뭐야...... 안된다! 이러다가 또 다시 살찔라....!! 자기반성을 하고 난 후 그 이튿날부터 다시 일찍 출근하여 남산을 1시간 이상씩 오르기 시작했다.


한편 주말에는 그동안 전혀 몰랐다가 등산을 하고부터 알게 된 전국(주로 집에서 가까운 경기일원) 곳곳의 산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꼭 유명한 산을 찾아갈 필요는 없었다.) 정말 너무나 좋은 산이 많기도 많다. 가는 곳마다 이렇게 기막힌 곳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지내온 내 자신이 후회스럽고 진작 이렇게 등산을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 보는 곳곳마다 금수강산이요, 아름다운 산하라는 걸 절감하게 된다. 또한 이제 나에게는 그 어떤 운동도 등산만큼 좋은 운동은 없다라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이때서야 등산의 가치를 알게 되고 고맙게 느끼게 되었다고나 할까?) 나로서는 등산이 건강에 정말 좋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된 것 자체가 무척 큰 행운이랄 수 있고, 게다가 산을 오르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 또한 고맙고, 건강하게 산을 오르면서 등산의 묘미와 기쁨을 만끽하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축복이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등산에 대한 나의 생각도 조금씩 달라진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남들처럼 유명한 산을 하루 빨리 찾아가 보고 싶었고, 또한 높은 산을 정상까지 올랐다고 자랑도 하고 나의 등산능력을 과시하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앞섰으나, 차츰 차츰 나에게 맞는 산을 찾아 적당히 땀 흘리고 새로운 경치를 보며,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스스로 뿌듯하게 느낄 수 있는 등산이 더욱 좋아지는 거였다. 지금 이 순간 나에게 등산하기 가장 좋은 산을 고르라고 한다면 그동안 내가 못 가본 낯선 산을 무작정 찾아가 녹음 우거진 길을 마냥 하염없이 걸어가 보는 게 제일 좋은 등산이라고 얘기할 수 있으리라.


 


4. 양적 변화가 질적 변화를 초래하다


  가을은 등산하기에 너무나 좋은 계절이었다. 이제 집 주변의 산을 주로 다니다가 점차로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지역의 산을 찾아 나서게 되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3~4시간의 등산보다는 5~6시간 정도를 등산하는 것이 물론 힘이야 더 들겠지만 하산하고 나면 괜히 흐뭇하고 더 뿌듯한 느낌을 가져다주는 거였다.


이때 산악회를 따라 다닌 산이 주로 충북의 수리봉-황정산 종주, 전북의 운장산, 강원도 오대산 노인봉-소금강, 남원의 문덕봉-고리봉 종주, 내장산 종주, 춘천 배후령-용화산, 가평의 뾰루봉-화야산-고동산 종주 등 대부분 6-7시간 정도 되는 거리였다. 낯선 새로운 산을 찾아 한없이 걷고 또 걷고, 그러다가 마침내 하산하게 되면 정말 아름다운 우리의 산하에 감탄하게 되고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온 바위들과 노송, 곳곳에 자리 잡은 갖가지 수목이 고맙게 느껴지고, 한편 그 어려운 길을 별탈없이 종주한 내 자신이 대견스럽게 느껴진다.


그러나 우스운 것은 그때까지만 해도 산에만 다닐 줄 알았지 제대로 된 복장이나 장비는 아직 아무 것도 없었다. 그냥 집에서 입고 지내던 면으로 된 내의나 겉옷을 입고 다니다보니 남보다 땀을 더 흘리게 되고 힘이 더 드는 거였다. 10월이 다 되어서야 사무실 동료의 조언으로 고어텍스 등산복의 유용성을 알게 되고 드디어 나도 구입하게 되었다.


까만색의 ‘고어텍스’ 등산복 - 지난 7월 산악회버스를 처음 타보고 느꼈던 이상야릇한 복장! 그게 뭐 별거냐 우습게보고 하나의 멋내기 정도로만 알았던 내가 막상 그 옷을 입고 보니.. 놀라워라! 이건 단순히 멋내기가 아니라 등산복의 차원을 바꾸는 환상적이고 혁명적인 의복이었다.


지금 이 순간 그당시 나의 충격적인 느낌을 그대로 잘 전달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여기서 내가 한마디만 더 한다면... 이왕 등산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아무리 비싸더라도 반드시 고어텍스 등산복을 먼저 사서 입어라! 이렇게 얘기해주고 싶다. 이는 내가 상품선전이나 공연히 하는 이야기가 절대 아니다.


‘고어텍스 등산복’ - 아무리 땀이 많이 나더라도 몸에 땀이 젖거나 축축한 느낌이 없고, 언제나 뽀송뽀송한 기분이 드는 게 신비할 정도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서도 사실 나는 지금도 정통 고어텍스를 입고 있지 않다.(지금 내가 유일하게 7만원에 구입해서 입고 있는 검은색 바지와 티-셔츠도 고어텍스라는 말만 사용하지 진짜 고어텍스는 아니고, 시중에 유통되는 모방제품 비슷한 유사품이다. 그럼에도 종래의 면셔츠나 면바지에 비할 바가 아니다. 수 십만원 하는 진짜 고어텍스는 얼마나 좋을까?..쩝..쩝..)


내가 얼마나 등산을 한다고 그렇게 좋은 옷을 비싸게 살 필요가 있겠느냐는 생각과 굳이 비싼 것 안사고도 등산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이 마음이 내가 아직 등산초보라는 걸 나타내는 것이 아닌지..? 그 외에도등산을 몇 개월간 하다보니 평소 사소하면서도 엄청 도움이 되는 몇 가지가 더 있었는데 기회가 되면 다시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체중이 줄어들면서 옷을 새로 마련하다 보니 생각나는 게 있다. 바로 “양적 변화는 질적 변화를 초래한다” - 벌써 30여년 전 고등학교 때 배웠던 ‘유물론’ 사상이던가? 그때는 뜻도 잘 모르고 그저 시험에 나온다고 하여 무조건 외어 두었던 구절이 이제서야 실감이 나다니...


정말 신기한 것은 체중이 줄고 나니 우선 과식하던 버릇이 많이 완화되었다. 이제는 과거에 비해 조금 덜 먹어도 그렇게 아쉬움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옛날처럼 먹어도 먹어도 항상 부족함을 느껴 눈앞에 있는 음식이라곤 보이는 대로 모두 먹어버리던 습관이 조금은 변했는지 이제는 전처럼 음식욕심을 내지 않게 된 것이다.


이것도 체중이 줄면서 나타난 특이한 현상이랄까? 우리 주변을 한번 살펴보시라! 학교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도중에 뚱뚱한 애들은 놀랍게도 꼭 입에 아이스크림이나 과자 등을 달고 있다. 뚱뚱하면 그만큼 많이 먹게 되어 있다.


 


5. 다이어트보다는 운동을 통해 체중감량을....


 또 한달이 지나면서 체중을 재어보니 이제는 11-12kg이 줄어 있었다. 지난 6개월 동안 다이어트라곤 아예 시도하지도 않고 평상시처럼 먹을 거 다먹어가면서 틈틈이 등산을 한 상태에서 이 정도로 체중이 준 것도 대단한 게 아닌가?


그러고 보니 등산을 하고부터는 한달에 약 2kg정도씩 체중이 줄어드는 거 같다. 체중이 2kg정도 줄때마다 허리는 약 1인치씩 줄어드는 거 같았고.... 그래서 허리둘레는 과거 38-39인치에서 어느 덧 33-34인치 정도까지 줄어 전에는 허리띠가 짧아 잘 못맬 정도였다가 이제는 허리띠 안쪽 마지막까지 줄어든 것이다. 이제 허리띠를 조금 잘라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자기 몸이면서도 마음대로 안되는 게 허리였는데, 거의 매일 1시간 이상씩 땀을 흘리니 허리와 뱃살에 있던 체지방이 다 녹아 나간 모양이다. 무엇보다 허리가 줄어든 것이 너무나도 신기하고, 기쁜 일이었다. 게다가 몸이 훨씬 가벼워지고 가뿐해진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니 등산하기도 쉬워지고, 걷는 속도도 더 빨라졌다. 남산 산책로에는 500m 단위로 길 위에 거리표시를 해 놓았는데 전에는 2km를 가는데 약 25분정도 걸렸었는데, 이제는 어느새 20분이 채 안되는걸 보니 걷기속도도 무척 빨라진 게 틀림없었다.


등산능력도 무척이나 향상된 거 같다. 내가 등산을 시작하기전에(제법 뚱뚱했을 때) 직장에서 20여명이 서울대공원역에서부터 과천의 뒷산 매봉(532m)을 등산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까지 등산을 별로 않던 나는 무려 1시간 30여분이 걸려서 그것도 몇 번씩 쉬어가며 거의 꼴찌로 올랐었다.


그런데 등산에 재미를 붙여 여기저기 산을 찾아다닌 지 6개월 정도 지났을때 10월 하순(때마침 지난번 매봉 등산 꼭 1년후였다) 동료와 함께 같은 코스를 올랐는데, 이야기하면서 오르다보니 한번 쉬지도 않고 40분 만에 매봉 꼭대기에 오를 수 있었고, 오르는 동안에 별로 힘도 안든 것 같아서 곧 바로 석기봉-이수봉을 넘어 분당쪽의 옛골까지 오는데 채 2시간이 안 걸리는 거였다. 엄청난 등산속도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다. 또한 이제 옛날에 입던 옷들은 전부 너무 커서 다시 장만해야 한다. 바지도 그동안 38인치 바지를 늘려서 억지로 입고 다녔었는데 어느새 34인치로 바뀌었다. 와이셔츠도 그동안 105사이즈에서 100사이즈로 줄어들더니 이제는 95사이즈로 전부 바꾸어야만 했다. 거의 1년 만에 만난 사람들은 나를 보고 깜짝 놀란다. “아니! 어디 편찮으세요? 살이 쑥 빠졌어요...” 내심 기분이 좋다.


전에는 누가 보아도 뚱보클럽에 속했는데, 이제는 홀쭉이클럽에 가도 될 정도이다. 옷을 전부 새로 장만해야 하니 돈이야 들겠지만 이보다 기쁜 일이 어디 있는가. 물론 40-50kg이상을 감량한 사람들이 간혹 뉴스에 나오기도 하고 체중감량을 하려고 지방흡입술인가 뭔가 하는 사람도 있는데, 순전히 일상적인 활동을 통해서 6개월만에 이 정도로 몸무게가 줄어든 것이 오히려 권장할만한 것이 아닌가?


이제 나의 목표는 15kg을 줄여 70kg이하로 체중을 유지하고 싶은 것이다. 아직도 체중감량 과정에 있지만 나는 반드시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리라 자신한다. 그래서 나는 감히 한마디 하고 싶다. ‘살빼기는 땀이 나는 운동으로 시작하라’.


사우나에서 흘린 땀보다는 걷기나 등산을 통해 운동 30-40분 경과후 나오는 땀이 체지방을 분해한다고 한다. 땀을 흘린 만큼 체지방이 줄어든다. 그러니 등산보다 좋은 게 어디 있겠는가? 다른 운동은 조금 하다보면 지루하고 단조로워 중도에 그만 두기가 쉽다.


그러나 등산은 일단 산에 올라가면 어쩔 수 없이 다시 내려와야 하니 시간도 많이 걸리고 운동량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기만의 생각을 정리할 수도 있고, 자연 속에 파묻혀 맑은 공기를 들이쉬며 우거진 수목과 대화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아무리 등산을 많이 했다 하더라도 매번 산을 오를 때마다 숨이 차고 땀은 흐른다. 나는 힘들고 땀나는 그 순간을 보약 먹는 시간으로 규정한다. 아니 보약보다 더 좋은 산삼을 먹는 시간으로 더 없이 고맙게 생각한다. 체중은 섭취한 칼로리와 소모한 칼로리의 함수관계라 하는데 일반적으로 운동의 강도가 세면 셀수록 탄수화물이 에너지로 많이 이용되고, 약하면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더 많이 이용된다고 한다.


또 운동 종류와 상관없이 운동 시작 직후엔 탄수화물이 많이 소비되며, 운동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지방이 더 많이 소비된다고 한다. 운동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유산소 운동의 경우, 일반적으로 운동을 시작한 뒤 15분 정도가 지나면 탄수화물이 소비되고, 그 이후엔 주로 지방이 소비된다고 한다. 따라서 살을 빼려 운동을 한다면 한번에 15분 이상 지속적으로 운동해야 하며, 가급적 오래 할 수 있는 걷기가 제격이라는 것이다.


나는 비록 늦게 등산의 가치를 깨닫고 이렇게나마 나의 경험을 말하지만, 우리 주위에는 살쪘다고 걱정만 하지 도대체 무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이 경험은 분명히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나도 한때 다이어트를 해본 적이 있었다. 10여년전 전국에 달리기(조깅)붐이 일어났을 때, 지방간 수치가 높아 의사로부터 술(알코홀)과 고기는 일체 먹지도 말고 식사량도 밥 반공기만 먹으라는 말에 그렇게 한달 동안 하면서 체중을 줄이려는 시도를 해본 적이 있었다. 그 당시 퇴근후 아내의 격려를 받으며 어둠속에서 운동장을 몇 바퀴씩 달리던 기억이 새롭다.


그런데 조깅하면서 다이어트를 병행하니 체중은 한달만에 무려 5-6kg이나 줄어 무척 흐뭇해하였는데, 무엇보다 배가 고파 미칠 지경이었다. 게다가 기력이 쇠잔하여 졌는지 무기력함을 느끼게 되고 어디에 잠시만 앉아 있어도 나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고개를 떨구며 잠이 드는 게 큰 문제였다.


학창시절 어쩌다 벼락공부를 한답시고 밤을 새우고 나면 막상 시험 볼 때는 나도 모르게 깜빡 깜빡 잠이 드는 현상과 비슷했다. 정말 민망할 정도로 어디를 가나 잠시라도 가만히 있으면 혼이 빠져나간 듯 고개를 꾸뻑이며 잠드는 게 도저히 계속할 수가 없었다.


그런 과거의 경험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이어트를 해서 체중감량을 한다는 것은 너무나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이번에 등산을 시작하고부터는 다이어트는 일체 생각조차 않기로 한 것이다. 먹는 것은 내 마음 내키는 대로 먹되, 그 동안 운동을 안 하고 지내올 때에 비하면 어쨌든 등산을 하고 땀을 흘리는 게 있으니 운동효과가 나면 다행이고 효과가 없더라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밑져봐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등산을 하니 조급할 것도 없었다. 그래도 등산을 마친 뒤 땀을 흠뻑 흘리고 나서 샤워를 하노라면 괜히 흐뭇한 기분이 들고,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몇 달이 지나면서부터 뱃살이 서서히 빠지는가 하면 허리띠가 줄어든 것이 나를 크게 고무시켰고 몇 달 뒤 체중을 재어보니 줄어든 것이 확실해지면서 등산이 나의 운동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게 된 것이다. 더구나 과거에 다이어트 하면서 체중감량을 시도했을 때 나타나던 갑자기 잠이 들던 현상은 전혀 없어지고 하루 종일 기분이 상쾌하고 정신이 맑은 걸 느끼게 된다. 갑작스런 운동보다 몇 개월에 걸친 꾸준한 운동에 나의 몸도 잘 적응을 하는 셈이다.


 


6. 숨어 있던 2cm를 찾고...


  그 뿐만이 아니다. 체중이 줄어들면서 허리가 줄어들고, 몸이 더 날렵해지고 가뿐해 진걸 스스로 느끼게 된다. 아직 혈압을 재보거나 신체검사를 하지는 않았지만 작년에 비해 무척 개선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우선 작년에 체중이 80kg이상일 때는 조금만 움직여도 숨을 헉헉거렸는데 지금은 숨찬 게 별로 없다.


심폐기능도 무척 좋아진 것 같다. 일례로 수지침 강의를 받으면서 맥박을 재어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70-80회/1분인데 나는 56회/1분이었다. 언젠가 급한 일로 조금 달리다가 그때 맥박을 재어보니 그 때는 82회/1분이었다.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내가 느끼는 기분은 언제나 상쾌하고 스스로 몸의 컨디션이 좋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는 거다.


또 한 가지만 더..... 조금 쑥스러운 이야기지만 체중이 7kg 늘면 복부뱃살이 늘고, 거시기(?)가 1cm씩 줄어든다고 한다. 한번 뚱뚱해져 본 사람은 알 것이다. 뚱뚱해지면 이상하게도 여성호르몬 분비가 많아져 가슴이 여성유방처럼 커지고 그 만큼 아랫도리 보기는 힘들어지고 줄어드는 느낌을...ㅎ..ㅎ.. 그렇다면 그 반대로 체중이 14kg 줄어들게 되면 허리는 약 7인치가 줄어들고 특히 @#$%는 2cm가 늘어난다는 얘기..


뭐! 그까짓 2cm를 가지고..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숨겨진 2cm를 찾는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하여튼 몇 달간에 걸친 등산 덕분에 요사이 목욕탕에 가보면 전에는 살이 쪄 온 몸이 둥글둥글한 편이었으나 체중이 줄어들면서 이제는 어깨뼈가 보이고 옆구리 갈비뼈가 보이면서 마치 통아저씨(?)처럼 야위어진 몸을 느끼게 되고, 자기신체 일부의 특정부위에 변화를 느끼게 되는 즐거움이 생겨나기도 한다...ㅋ.


 


6. 등산초보자에게 도움 되는 몇 가지


 등산을 통한 체중감량이 나에게는 놀랍고도 신기하여 장황하게 써다보니 등산과 관련된 이야기는 별로 못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등산경력이라고 해야 몇 개월에 불과한 나로서는 아직 등산을 이야기하기엔 너무 부족하다. 다만 짧은 기간동안이나마 내가 등산하면서 느꼈던 단편적인 몇 가지를 혹시 이제라도 등산을 시작하고자 하는 초보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몇 자 더 적어 보고자 한다.


ㅇ 등산배낭


적어도 3-4시간 이상 등산을 하다보면 몇 가지 물건은 반드시 가지고 다녀야 한다. 그러자면 배낭이 필요한 건 당연한 이치. 처음에는 아이들 책가방 같은 거 아무거나 가지고 다니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면 다른 사람들이 매고 있는 좋은 배낭이 자꾸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런데 좋아 보이는 배낭을 살까 해서 가격을 보면 무려 수10만원 된다. 일단 자기 주변의 배낭을 가지고 다니다가 스스로 새로 장만하고 싶을 때 그 때 자신에게 맞는 배낭을 사면 될 것이다. 나는 그동안 집에 있던 작은 배낭(20L크기)을 가지고 다니다가 어느 날 끈이 떨어져 그걸 다시 집에서 바늘로 꿰매 사용하다가 금년 초에 모 산악회 시산제때 받은 30L배낭으로 바꿔 가지고 다닌다. 그런데 요사이에 산을 오르다보면 다른 사람이 매고 있는 10만원대의 배낭이 자꾸 좋아 보이니 어쩌지..... ^-^


ㅇ 고어텍스 복장


우선 고어텍스의 우수성과 편리함은 위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다. 백 마디의 설명보다 먼저 한번 사용해 보면 그 차이를 아실 것이다. 이런 소재가 없었던 시대에 산을 다녔던 분들은 얼마나 힘들게 등산을 하셨을까? 요사이 비슷한 기능의 다른 이름의 소재도 많은 것 같다. 그야말로 등산복사에 혁명적인 기적의 신소재라고 할 수 있다.


ㅇ 등산화


등산을 하려면 등산화를 신는 것은 어느 덧 당연한 상식으로 되어 있다. 물론 아직도 근교산을 가보면 구두나(심지어 굽 높은 신발을 신고 온 여자 분도 있었다...) 운동화를 신고 산을 오르는 분들이 많이 있다. 자기 책임하에 스스로 알아서 하는 일이지만 한 가지만 얘기하라면 그러한 신발은 적어도 경사진 산을 오르내리기에는 너무나도 위험하다는 거다.


아무리 조심하더라도 다칠 위험이 크다. 산을 오르다보면 평지에서 생각할 수도 없던 여러 가지 상황에 수시로 접하게 된다. 산을 오를 때는 등산화를 신고 등산하기를 간곡히 부탁한다.(등산화에도 가격이나 종류 등 천차만별이라 여기에서 추천하기는 어렵고, 다만 자기생명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한번 생각해 보고 결정하시기를--- 이렇게 이야기하는 나도 사실은 아직도 저가의 등산화를 신고 다닌다...ㅠ-ㅠ )


그리고 아주 사소하지만 한 가지만 더 이야기하자면 등산화를 구입할 때는 반드시 평소 신발 사이즈보다 5mm 더 큰 신발로 사는 게 좋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등산화는 자기발보다 큰 것을 사야 한다”는 말이 어느 덧 상식이 되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이왕이면 큰 것을 산다고 대부분 1cm, 즉 10mm 더 큰 등산화를 사고 만다. 그런데, 정말 미묘한 것이 발이다.


나도 처음에는 10mm 더 큰 등산화를 사서 양말 두 켤레를 신고 다녔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평소에는 그런 적이 없다가 큰 등산화를 신고 가다 보면 꼭 신발 코(앞) 부분이 계단이나 나무그루터기에 이따금씩 부딛히고 한번씩 움찔거리게 된다. 처음에는 어쩌다 그러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너무나 자주 그런 경우를 겪게 되다보니 이상한 생각이 들어 자세히 관찰해 보니 아! 바로 그거였다.


수십년간 신어왔던 평소의 신발은 어느 덧 나의 생활습관으로 되어 불편이 없었는데 새롭게 구입한 10mm 더 큰 신발은 내 발의 입장에서 본다면 벌써 낯선 상황이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평소 신발보다 5mm 더 큰 사이즈의 등산화를 새로이 구입해서 신어보니 이제는 그런 현상이 없어졌다. 비록 5mm 차이에 불과하지만 그렇게 미묘한 차이가 존재하고 있을 줄이야!


ㅇ 지팡이(스틱)


볼상사납게 젊은 사람이 지팡이를....? (이런 생각을 누구나 한번씩은 하게 된다) 그런데... 몇 달 동안 등산을 다니면서 실감한 것이 지팡이의 고마움이다. 스틱은 단순한 하나의 물건이 아니라 때로는 나의 충실한 하인역할을, 때로는 든든한 보호자 역할을 톡톡히 한다. 그것도 나의 분신처럼 내 마음대로 사용하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시중에 나와 있는 스틱은 대부분 3 마디로 되어 있어 줄였다 늘렸다 하게끔 되어 있다. 나의 경험으로는 스틱길이를 허리보다 높게(거의 명치 높이만큼) 해서 사용하는 것이 아주 유용하다. 대부분 내려올 때 사용하지만 나는 오르막길에서도 꼭 사용하였다. 짚는 요령도 노인네처럼 앞 쪽에 짚어 매달리는 모습이 아니라 나의 허리 뒤쪽에서 올라가는 나의 몸을 밀어주는 방식으로 사용하면(스키 탈때 밀어주듯이) 적어도 30%정도의 힘을 부축해 주는 효과가 있고 숨이 덜 찬다.


그런 덕분인지 아니면 나의 심폐기능이 좋아져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나는 항상 등산로 초입에서는 거의 뒤쪽에서 출발하더라도 20분 정도 올라가다 보면 함께 간 등산객의 약 1/3 정도는 쉬고 있고(오르막에서 숨이 차면 그 누구도 쉬지 않을 수가 없지!), 또 계속 올라 40분 정도 가면 2/3정도 쉬는 것을 볼 수 있고, 1시간 정도 쉬지 않고 가다보면 선두그룹을 만나게 된다.(이건 내 자랑이 아니다. 물론 훨씬 앞서간 사람도 있다. 단체로 등산을 하다보면 내가 선두는 아니더라도 1시간 정도 지나면 대체로 선두그룹이 되더라는 얘기...) 꾸준한 등산 덕분에 그리고 천천히 오르는 습관덕분에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은 지속적으로 갈만큼 지구력이 늘었다고나 할까? 이때 가장 힘이 되는 것이 바로 스틱이다.


또 내려올 때의 스틱의 고마움! 이건 더 이상 얘기할 필요도 없다. 나의 충복, 그대로다. 바로 우직한 충복 한 사람이 꼭 필요한 지점마다 기다리다가 나의 손을 잡아주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할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위에서 내려올 때 무릎관절에 가해지는 힘은 자기체중의 7배에 달한다고 하는데 이 때 스틱을 사용하면 그 무게를 30%정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ㅇ 아이젠( 굳이 ‘쇠발톱’으로 표현한 분이 있지만 외래어인 ‘아이젠’으로 통칭)


옛날 우리 선조들은 눈이 와서 길이 미끄러울 땐 신발에 새끼줄을 둘둘 감아 미끄럼을 방지하려고 했다. 어쩌면 자연에 순응해가면서 살아온 역사라고 볼 수 있는데, 환경친화적이기는 하지만 그 효용성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동양과 달리 아예 인간위주로 자연에 도전해서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중학교 교과서에는 동양인이 자연의 섭리에 따라 밑으로 떨어지는 폭포를 노래할 때, 서양인은 인간의 필요에 따라 물을 역류시켜 분수를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동서양의 차이를 느끼게 한다. 인간에게 필요하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연의 이치를 역행하는 서양인들에게 얄미운 생각도 들지만 어느새 우리도 점차 그런 문화를 받아들이고 생활화하면서 살아가게 되었다.


동절기 산행에서 미끄러운 얼음판을 콱콱 딛고 가는 데는 ‘아이젠’만큼 효용성이 큰 것도 없다. ‘아이젠’이 없으면 동절기 등산이 얼마나 힘든지! 동절기 등산의 필수품 ‘아이젠’(시중에서 4천원-2만원 정도). 얼음이 언 길에서는 등산뿐만 아니라 평지에서도 보행이 불편한 노인분들에게 특히 안전상 착용을 권하고 싶다.


ㅇ (고무)면장갑


등산을 하다보면 나무나 바위를 잡거나 매달려야 하는 경우도 많다. 이때 그냥 맨손으로 잡으면 접촉감은 좋지만 긁히거나 다칠 때가 많다. 이걸 방지하는 게 바로 장갑이다. 그리고 초겨울이나 봄 날씨에 맨손으로 다니면 손이 시리지만 장갑을 끼면 이 모든 게 해결된다. 나의 경우 추운 겨울에도 두터운 방한장갑을 준비했지만 투박한 느낌 때문에 거의 사용하지 않고 얇은 면장갑만을 사용했다.


그런데 장갑이라고 해서 그냥 면장갑을 사용하면 안 된다. 면장갑은 어디 잡을 때나 매달릴 때 미끄러지는 경우가 있다. 이 때 유용한 것이 바로 손바닥 쪽에 고무를 입힌 공사장용 고무면장갑이다. 고무 면장갑은 값도 싸고(할인점에서 10켤레에 1,800원), 손을 사용하는데도 편리하고 착착 달라붙는 접착력 효과는 기막히다. 물론 등산용 장갑으로 좋은 게 나와 있지만 값이 비싸다.


ㅇ 손 난로(방한용 주머니 난로)


벌써 겨울은 지나가고 봄이 닥아 왔지만 겨울 등산시 작지만 기막힌 게 바로 손난로다. 기름을 넣어 하루 종일 사용하는 고급제품도 있지만, 내가 사용한 건 1회용으로 주머니를 뜯어 몇 번 흔든 뒤 주물럭거리면 발열을 하여 약 55도-70도를 15시간 정도 유지한다. 이 정도면 하루 등산에는 충분하다. 추운 겨울 등산시에 주머니에 1개씩 넣고 다니면서 손이 시릴 때에 한번씩 거머쥐고 있으면 몇 분 내에 추위가 싹 가신다. 이것 덕분에 한 겨울에 등산할 때에도 나는 가벼운 고무면장갑을 사용하고 그 때 그 때 주머니 난로를 사용하였다. 5개가 한 봉투에 들어 있는데 3천원 미만.


ㅇ 물(음료수)


등산을 이야기하자면 가장 중요한 품목으로 제일 먼저 언급해야하는데, 우리 생활에서 너무나 당연시하기에 오히려 뒤쪽으로 밀렸다. 산을 오르면 누구나 숨이 가빠지고 땀이 나게 되어 있다.(이때가 바로 불룩한 뱃살의 체지방을 녹이는 과정으로 나는 이 순간을 무척이나 고맙게 생각한다) 등산을 하면 한 겨울에도 땀이 얼마나 많이 나는지!


땀이 난 다음에는 반드시 수분보충을 충분히 해 주어야 한다. 그러니 물을 안 가지고 산에 가면 어떡하겠는가? 물론 중간에 약수터라도 있으면 다행이지만, 반드시 자기가 마실 물은 가지고 다녀야 하는 습관이 되어 있어야 한다. 등산을 하다 간혹 산위에서 물 좀 달라고 부탁하는 사람이 가장 몰상식하고 얄미운 사람이다.(산위에서 물은 피보다 중요하다!)


가까운 산을 갈 때면 500cc정도면 되지만 조금 장시간 높은 산을 갈라치면 적어도 1L이상을 가지고 가야만 한다. 여기서 잠깐, 물의 중요성을 아주 잘 설명한 좋은 내용이 있어 여기에 인용하면서 나의 글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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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치의 법칙(중앙일보 2003.7.10 홍혜걸 기자의 글에서 발췌) -


역치란 반응을 유도하는 최소한의 자극치를 말한다. 영국의 생리학자 호지킨과 헉슬리는 오징어 연구를 통해 신경의 전기생리학적 특성을 밝혀냄으로써 196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이들이 실험으로 밝혀낸 것 가운데 한가지가 유명한 역치(値)의 법칙이다.


이들은 오징어 신경에 미세전류를 흘러 넣고 근육이 꿈틀대는지 살펴봤다. 처음엔 미세전류의 크기가 점점 증가해도 근육은 수축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전류의 크기가 일정한 수준(역치)에 도달하면 비로소 근육은 꿈틀댔다. 예컨대 역치가 10mA라면 9.9mA를 흘려줘도 근육은 꼼짝하지 않았다. 역치는 비단 신경 뿐 아니라 인체가 수행하는 수만가지 신진대사에도 깊숙이 관여한다.


신진대사란 결국 여러가지 화학물질의 생성과 소멸에 다름 아니다. 이때 역치는 화학물질의 농도다. 대부분의 신진대사는 역치 이상의 농도에서 비로소 수행된다는 뜻이다. 즉 생물은 우리가 아는 상식과 달리 자극의 세기가 증가할수록 비례해서 반응의 크기가 커지는 것이 아니라 역치 이상이냐 아니면 이하이냐에 따라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ne)' 법칙을 따른다.


예컨대 음식과 공기를 통해 발암물질이 들어왔다고 해보자. 발암물질이 신진대사를 통해 암세포를 만들어낼 때도 역치의 원리가 적용된다. 즉 특정 농도 이상이라야 암세포가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니라 농도다. 농도는 물을 투입하면 묽어진다. 그러니까 같은 양의 발암물질이 들어와도 물을 많이 마셔 희석시키면 역치 이하로 농도가 떨어지면서 암 발생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목이 말라야 비로소 물을 마신다.


그러나 현대인은 스트레스에 쫓기며 알코올과 카페인 음료에 절어있어 대부분 가벼운 탈수증세에 놓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을 많이 마셔야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역치의 법칙은 운동에도 적용된다. 덤벨을 들 때도 역치 이상의 무게는 들어줘야 근력이 늘어난다. 가벼운 덤벨을 10회 드느니 무거운 덤벨 1회 드는 것보다 못하다는 뜻이다. 횟수나 시간도 마찬가지다. 이때 역치가 바로 여러분이 귀가 따갑게 들어온 운동의 금과옥조인 '종목에 관계없이 한번에 30분 이상, 일주일에 3차례 이상 해야한다'이다.


평일 내내 가만 있다가 주말에 등산이나 골프를 한차례 했다고 온종일 운동했다고 자랑해선 곤란하다. 이 경우 오히려 부상 등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운동 효과를 얻으려면 띄엄띄엄 해선 안된다. 평일에도 꾸준히, 규칙적으로 해줘야한다. 발암물질이든, 운동이든 역치의 법칙을 따른다.


어려워 보이지만 결론은 간단하다. 몸에 좋은 것은 확실하게 해주고, 몸에 나쁜 것은 확실하게 하지 말자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역치의 법칙을 선용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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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등산을 시작하고 나서부터 몇 십년간 유지되어 오던 비만상태의 신체가 이렇게 많이 변한 건 확실히 놀라운 일이다. 그렇다고 등산만이 만능해결책이 된다고 주장하기에는 우리 생활이 너무나 복합적이다. 나의 경우에는 처음에 산책으로 시작하다가 정도를 높혀 산을 오르고, 그러다가 다시 등산을 좋아하게 되고 이제는 등산예찬론자가 되고 말았지만 누구든지 자기 형편에 맞추어 필요한 만큼 활용하면 될 것이다.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서는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개발하고 무엇보다 반드시 해내겠다는 각오가 중요하며 적어도 나이가 많다거나 다른 조건을 빌미로 자기 스스로 포기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나는 거의 11개월이 지나서야 목표로 했던 15kg을 감량할 수 있었고 허리는 이제 32인치 가까이 와 있다. 몸이 가볍고 컨디션이 좋은 건 말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최근에 나도 근무처를 옮기게 됨으로써 그동안 8개월간 애용하였던 서울의 남산등산을 계속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제는 새로 옮긴 곳에서 나에게 적합한 또 다른 등산코스를 개발해서 틈나는 대로 등산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새로운 모습으로 변한 나의 모습을 글로 올릴 것이다.


오늘 처음으로 이글을 올리려고 하니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 동안 산행기 올리는 분들의 노고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더구나 멋진 사진까지 올리는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이 글을 함께 한 모든 분들에게 행운과 건강이 함께 하시기를 빌면서...    2004. 3. 29(월)  민화일


▣ 오옥희 - 감동입니다. 이렇게 긴 글이 이렇게 재밌고 유익하기는 처음입니다.
▣ 양창순 - 저도 감동입니다. 참으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언제나 안전 산행하시기 바랍니다.
▣ 길문주 - 아무리 오래 등산을 한 사람도 매일 꾸준히 하기란 쉽지가 않을것같습니다. 그런데 거의 1년을 꾸준히 노력하신 님의 끈기에 우선 경의를 표합니다. 저는 1주일에 한번정도 등산을 하고있어서 생각처럼 살이 빠지질 않네요^^* 다방면으로 유익한 글 정말 잘보았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즐산하길 바랍니다.
▣ 안무진 - 훌륭하십니다. 더욱더 증진하시길... 민~짱
▣ 검단산지기 - 짝짝짝짝!! 일단 박수를 보냅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글을 남겨주셨습니다.. 저도 몸이 안좋아 등산을 시작해서 이제 6개월정도 지났는데 매주 1~2회정도 산을 탑니다..처음과는달리 요즘은 숨도안차고 허벅지 근육은 탄탄..허리는 줄었고 여러모로 등산만한 운동이 없는것 같습니다.. 님의 좋은글,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 권경선 - 몸소 체험하신 생생한 정보 잘 읽었습니다. 이제는 평생 산행을 계속 하실것 같은데 무리하지 마시고 단계적으로 산행강도를 높이시는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산행에 자만하다 보면 무리하게 되고 관절에 치명적인 손상을 초래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디 안전한 산행으로 건강하심과 산하사랑하는 마음이 지속되길 빕니다. 본격적인 산행경력 4년차인 풋내기 산꾼이 감히 올림.
▣ pkjin4312 - 정말로 간만에 재미있게 끝까지 보았네요 계속 계속하면서
▣ 쥐약 - 제가 처음 산에 다닐땐 이런 글이 없었을까요. 4시간만에 탈진도 하고, 하늘이 뇌란해지기도 하고 ㅎㅎㅎ 실감나게 잘 보았읍니다
▣ SOLO - 님의 생각 아주 피부에 와 닿는군요. 저는 이렇게 봅니다. 산은 중독 같애요. 왜냐! 그 고통의 오름의 순간이 끝나고 쉴때...몸 여기저기에서 어떤 쾌락의 기운이 스물스물 되는걸 느낍니다. 흡사 절정의 분출 같은 느낌도 들고 좌우간 엔돌핀이 팍팍입니다. 알코올 중독은 그 알코올이 대뇌에 주는 추억을 못잊어 매번 술을 찾듯 산중독도 대뇌에 기억된 그 오름후의 쾌락. 이걸 추구하느라고 산에 빠지면 헤어날수 없는 듯합니다. 머 좋은 탐닉이지만요.
▣ kilima - 안녕하세요.1년여만에 14-5kg을 ..놀랍습니다. 음~~등산전후모습 좀올려주세요.
▣ 빵과버터 - 와!!! 여기에 또 한 분의 인간승리가 있었군요..진솔한 글, 감동적으로 보고 갑니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do9988 - 긴ㅡㅡ글 지루하지 않고 잘읽었습니다. 감동이옵니다.늘건강하시고요....
▣ 가을이 - 한국의 산하에서 읽은 내용중에 가장 으뜸이네요..민화일님~ 짱입니다요.
▣ 유진아빠 - 대단한의지.아주훌륭하신글입니다.많은도움고맙습니다
▣ @@@민화일 - 처음으로 올린 글이라 여러모로 부족한데, 많은 격려와 좋은 의견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무언가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 되도록 이것저것 쓰다보니 너무 길어진 것 같습니다. 이제 4월이 되면 등산을 하기에 좋은 시기가 되리라 생각해서 가급적 많은 분들이 등산의 가치를 느끼고 동참하시어 건강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서둘러 올렸으니 양해바랍니다. 주위에 계신 분들께 등산이나 운동에 참여하시는 계기라도 조성한다면 저의 이 글은 제 역할을 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고 즐거운 등산하시기 바랍니다.
▣ 최윤정 - 늦은 밤 긴 글 읽다보니 자정이 넘어버려 결론은 이틀에 걸쳐 읽는 셈이 되었습니다. 정말 감동 그 자체 입니다 .일단 여러모로 변화(허리줄어들기, 몸무게 감량등)된 신체적 모습과 건강 되찾음에 축하드리며..다시 한 번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된 글 기대 해 봅니다. 교훈적인 글 잘 읽었습니다. 언제나 건강하십시요..^^
▣ 초보자 - 등산이 다이어트뿐 아니라 모든 몸상태를 좋게 한다는 것을 확실히 체험의 결과를 보여주심에 감사드리고 저도 꼭 도전해 보고싶군요
▣ son - 어떠게 몸무게는 많이 줄었는지 너무 궁금해서 끝부분을 읽다가 다시 앞부분을 읽다가 난리였습니다.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게 해 주심에 감사!!또한 성공에 축하!! 계속 즐산하십시오
▣ 이현우 - 과체중인 분들께 좋은 경험의 자료입니다. 체중이 많은 분들께서는 꾸준히 노력하여 활동하기 좋은 체중으로 줄이시기 바랍니다. 하면 됩니다! 화이팅!..... 민화일님! 현재의 모습이 좋으시니, 더 줄이시지 마시고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 드립니다..^^ 꾸벅!
▣ 민 우 - 용기와건강을 함께 선물로 주신 님께 감사드립니다. 산!산!산! 찾는이를 언제나 반겨주고, 감싸주고, 가르침을 주고, 즐거움을 주는 산오름을 진솔하게 알려준 당신 축복 받을 것입니다.
▣ 송태남 - 의지도 대단하시고 문장력도 대단하십니다 언제 그런느낌들을 기록/해 놓으셧다가
▣ 송태남 - 좋은 글을 쓰실수 있었는지,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도움이 될 산행기라 생각됩니다.
▣ 정병윤 - 정말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저도 몇년 전엔 높은 산(산행시간 6~7시간 정도)에 꽤 다녔는데 지금은 못다니고 있습니다. 이번 민화일님의 경험담을 읽고 등산에 욕심을 내기로 마음 먹어봅니다. 아무쪼록 건강하시구요 앞으로도 계속 우리 산하를 사랑하시길 바랍니다.
▣ 정병윤 - 정말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저도 몇년 전엔 높은 산(산행시간 6~7시간 정도)에 꽤 다녔는데 지금은 못다니고 있습니다. 이번 민화일님의 경험담을 읽고 등산에 욕심을 내기로 마음 먹어봅니다. 아무쪼록 건강하시구요 앞으로도 계속 우리 산하를 사랑하시길 바랍니다.
▣ 박붕 - 좋은 산행기 잘보았습니다
▣ 진재훈 - 한편의 감동입니다.
▣ 진재훈 - 전국의 많은 비만과 전쟁은 하는 사람에 희망의 메시지가 될것같습니다.
▣ 진재훈 - 그래 다른화일에 담아 주위분들에게 보내주기로 했답니다.
▣ 공이 - 비오늘 여름날 점심시간 우산을 들고 홀로 남산을 오르는 모습이 생각나네요/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