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 눈꽃 향연으로의 초대


산행지 : 덕유산 (1614m) - 향적봉 권역, 전북 무주


산행일자 : 2005년 1월 29일 토요일

날씨 : 낮에 눈 조금, 산위에 간간히 강풍


산행코스 :
안성매표소 - 동엽령 - 향적봉 - 백련사 - 삼공매표소


참고 산행지도 :

(사진 클릭하면 큰 지도)


다른 참고 산행지도

OK마운틴, 천지넷


다른 참고자료 (산행코스, 산행기 등) : 아래자료에서 호남권에서 덕유산 참조



구간별 거리 및 소요시간

안성매표소(산행출발) - 1.1km/20분 - 칠연폭포 갈림길 - 1.5km/40분 - 이정표(동엽령1.8km) - 1.8km/55분 - 동엽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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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km/1시간 - 송계3거리(백암봉) - 1.0km/30분 - 중봉 - 1.0km/15분 - 향적봉 대피소 - 0.2km/5분 - 향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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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km/3분 - 향적봉대피소 - 1.0km/25분 - 해발1350m지점 - 1.5km/35 - 백련사 - 3.2km/50분 - 백련사 휴게소(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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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km/35분 - 삼공매표소(산행종료)

도상 산행거리 : 16.8 km

총 산행시간 : 약 6시간 20분


산행 후기 (창원51z)


지난 주에 남덕유산을 다녀 왔는데, 이번 주 토요일에 또 덕유산을 가게 되었다.

특별히 계획을 한 것도 아닌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이번 주 일요일 우리 창원51본대는 경북 칠곡 가산(902m)이라는 곳으로 가는데 꽤 유명한 산이다.

동행하고 싶지만, 일요일에 집안행사가 있어 같이 가지 못할 형편이고, 그저 오후 늦게 동네산이나 잠시 들를까 했는데,

마침 토요일에 직장 산악회에서 행사가 있어 따라 나섰다...

가는 곳이 덕유산이란다.

다행히 이번에는 북덕유 향적봉 방면이다.


지난주 남덕유산을 한바퀴 돌때 (산행기는 여기) 날씨가 맑아 먼 곳까지 전망 감상하기는 좋았지만, 눈꽃 모습은 기대에 좀 못미쳤는데, 금주는 눈꽃이 좀 제대로 피었을까?


무주지역에 토요일 낮부터 눈소식이 있다는데,.. 덕유평전에 눈꽃이 활짝피고, 함박눈이 내리고, 기온은 그리 춥지 않고, 바람은 안 불었으면... 하고 욕심많은 기대를 해본다..


창원에서 들머리(안성 매표소) 까지 : 약 2시간 10분


7시 20분쯤 전세버스를 타고 창원을 떠났다.
남해고속도로로 가다가 대전-진주간 고속도로 가는데 길이 한산하다. 일요일 보다는 나은 것 같다.
덕유산 I/C에서 나오면서 길을 물으니 친절히 가르쳐 준다.

오늘 들머리인 안성매표소에 도착하니 10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다.. 중간에 아침식사 시간을 빼면 2시간 조금 더 걸렸다.

차량이동경로는 대충 다음과 같다.

창원 - 남해고속도 - 대전-진주간 고속도 - 덕유산 I/C에서 나가 좌회전 - 3km쯤 가다가 좁은 길로 우회전
- 덕유산 안성매표소



안성 매표소 - 동엽령 : 4.4 km/ 1시간 55분



10시 10분경 안성 매표소에서 산행을 출발한다.
산 아래쪽이라 바람이 불지 않아서 영하의 날씨인데도 그리 춥지는 않다. 다들 상쾌한 모습이다.
여름철 후덥지근한 날씨보다는 좀 싸늘하지만 신선한 공기를 맡으며 흰 눈을 발는 기분이 좋다.

눈 내린지가 얼마되지 않아서 길도 미끄럽지 않고 빙판도 없다.
평탄한 눈길을 20분쯤 걸으니 칠연폭포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고 조그마한 다리를 건넌다.



갈림길에서 동엽령까지는 3,3km정도가 남았는데, 한참동안은 경사가 급하지 않다.
산 비탈로 난 산행로를 돌아서 올라간다. 군데 군데 순백의 눈밭이 펼쳐져 있다.

날씨가 포근해서 땅 표면은 눈으로 덮혀 있으나, 나무에 내린 눈은 다 녹았다.


산 능선이 가까워지자 기온도 내려가고 바람도 제법 분다. 길 양편의 나뭇가지에는 눈꽃이 아름답게 피었다.
눈이 내려서 붙은게 아니고, 바람에 눈이 날려다니다가 나뭇가지에 들어붙어 얼은 것이다. 가는 가지에도 눈이 제대로 붙어있다

나무뿐 아니고 흙이고 바위고 간에 모두다 눈으로 덮혀있는 소설 속의 눈나라이다.




동엽령 - 송계삼거리(백암봉) : 2.2 km/ 1시간



드디어 동엽령 능선에 도착했다.
동엽령은 덕유산 종주능선중 남덕유산까지 10.km, 향적봉까지 4.2km 되는 지점이다.

능선에 올라서자마자 바람이 거세게 분다. 간간히 눈까지 뿌리니 얼굴이 따끔따끔하다.
그러나, 언젠가 소백산에서 맞았던 얼굴을 파고드는 듯한 칼바람은 아니다.

사방이 틔인 곳을 피해 나무가 있는 곳으로 가면 바람이 적고 추위도 견딜만 하다.


모두들 가지고 온 얼굴가리개나 웃옷을 걸쳐입는다.



향적봉쪽으로 방향을 잡고, 능선을 조금 걸으니 아름다운 눈꽃 향연이 펼쳐진다.
오늘 산행의 메인 테마인 눈꽃경치가 우리를 반긴다.

눈꽃도 여러 종류이다...
굵은 가지에는 눈이 쌓여 얼은 듯한 눈꽃,
하늘을 보면 마치 사슴뿔 같이 생긴 설화..
가는 가지에는 흩뿌린 눈이 붙어 보프락하게 꽃털같이 생긴 꽃

백발노인 머리칼같이 허옇게 색칠된 소나무 솔잎
또 오래된 가지에는 눈이 녹다가 다시 얼었는지 겉이 매끄럽게 결빙된 가지...











언젠가 우리 회원중 '창원51s'님이 조사한 자료에 보면 눈꽃에도 설화, 상고대, 빙화 등 여러 종류가 있다는데, 아직 이 방면에는 과문하여 어느것이 어느것인지 구분이 잘 안된다. 아마, 게중에는 상고대도 있고, 빙화도 있을테지만..
내눈에는 그저 아름다울 뿐이다.

아쉬운점이 있다면 날씨가 맑아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눈꽃을 보면 더욱 아름답겠지만, 오늘은 날씨가 흐려 주변은 보이지 않고, 간간히 눈이 내리고 있다.
그래도 이만하면 족하다... 다음에 볼 것을 남겨 두어야지...


눈꽃의 종류 (창원51s님 조사)

겨울철 나무나 풀이 하얗게 된 것을 흔히 눈꽃이라 부른다.
눈꽃은 생기는 과정에 따라 설화, 상고대, 빙화 등 세 가지로 나뉜다.
모습도 각각 다르고 지역적 특성이나 날씨의 변화에 따라 세 가지가 한꺼번에 피는 경우도 있다.

1) 설화 - 雪花 말 그대로 눈이 나뭇가지나 마른 풀 위에 쌓인 것.
산이 아니더라도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다. 바람이 불면 눈꽃이 날린다.

2) (霜)고대 - 무송(霧松)이라고도 부른다.
눈이 아니라 서리가 가지에 얼어붙어 생긴다.
습기가 많은 지역에서 기온이 급강하하면 아름다운 상고대가 만들어 진다.

3) 빙화 - 氷花는 얼음꽃.
설화나 상고대가 녹으면서 물이 되어 가지에 붙어 있다가 기온이 떨어져 그대로 얼어붙은 것이다.
햇살을 받은 빙화는 맑고 영롱한 아름다움이 있어 사진작가들의 인기 촬영 소재이기도 하다.



눈꽃 구경과 간간히 사진찍느라라 시간가는줄 모르고 걷다보니, 널찍한 평원이 나오고 이정표(동엽령 0.9km, 향적봉 3.3km)가 나온다.


여기서부터는 눈이 제법 내린다. 함박눈은 아니고 가는 눈발이다.

간간히 바람이 불어 길이 금방 눈으로 덮힌다. 몇군데는 길을 잘 보아야 찾을 수 있다.

길주변에는 설화가 피어있고, 온통 눈이 덮힌 산길을, 눈을 맞으며 걷는 기분이 꽤 괜찮다.





능선을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한참을 내려갔다가 힘들여 다시 올라간다.

여기도 나무가지에는 하얀 눈칠이 되어 있다.

그러나 땅에 가까운 산죽위에는 눈이 쌓이지 않았다. 아마 옆의 나무들이 바람막이를 해주어 눈이 쌓이지 않고, 쌓이더도 결빙까지는 안되는 모양이다.

눈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가니 봉우리가 나온다. 여기가 송계3거리이다.

이정표 바로 옆에는 1503m 높이의 백암봉이라는 표시가 있다.

여기서 오른편으로 내려가는 길은 송계사와 송계사 매표소로 가는 길이다.

시계를 보니 동엽령에서 송계삼거리까지 약 1시간이 걸린 모양이다. 봄, 가을철은 몰라도, 사진찍고 눈꽃 구경하면서 눈쌓인 길을 걸은 것으로는 꽤 열심히 온 것 같다.


송계삼거리 - 향적봉 대피소 : 2 km/ 45분



송계 삼거리에서 중봉가는 길은 다시 한참을 내려간다.
얼마 안가서 좌우로 넓은 눈밭이 펼쳐진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걷는다.
바람은 불고 눈속에 발이 걸거적거려 영 속력이 안난다.

여기서 귀찮지만 스패츠를 착용했다.
바지에 눈이 붙지 않아 한결 낫다.. 처음부터 할걸

주변의 눈산과 간간히 보이는 설화는 보기가 좋지만,
바람이 세게 불어 바로가지 못하고 모로 눈바람을 피하면서 걸으니 거북하다.
앞에서 오는 사람들 모습을 보니 닥터지바고의 한 장면같은 사람도 있다.



1시40분쯤 중봉에 도착했다. 이제 힘든 오르막은 대충 끝난셈이다.
고도상으로로 중봉이 1594m이니 향적봉(1614m) 보다 겨우 20m정도 낮은 지점이다.


중봉에는 오수자굴로 가는길이 오른편으로 나있다.
향적봉가는 길은 이정표에서 좌측 암봉위로 올라갔다가 평평한 쪽으로 가는길이고, 오수자굴 방향은 오른편 내리막으로 내려가면서 길 양쪽이 가파른 능선위로 가는 길이다.

같이 온 동료 한사람은 오수자 골로 잘못 내려갔다.
이 길로 가도 빙 돌아서 백련사로 갈수 있지만, 여기까지 와서 정상인 향적봉을 못 오르는 것은 좀 아쉽다.
오늘같이 눈이 내려 주변이 안보일 때는 길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중봉에서부터 향적봉 까지는 경사가 별로 없는 길이다.

산죽과 철쭉사이로 난 길을 걷는다. 봄 철에는 이 길이 철쭉으로 덮혀 있는데, 오늘은 눈꽃이 피었다.

편안한 길이어서 속도를 내니 15분 만에 향적봉 아래의 대피소가 보인다.

시계를 보니 2시가 좀 넘었다. 산행 시작한지 대충 3시간 50분, 동엽령에서 약 1시간 40분쯤 걸린셈이다.

배가 출출하지만, 내친 김에 향적봉까지 갔다 왔다.
향적봉까지는 계단길을 한 5분 올라가는데, 이정표에는 100m정도라고 적혀 있지만, 정상까지 200m는 족히 넘는 거리다.

정상부변에는 사람들이 많다. 그중에 많은 사람들은 곤돌라를 타고 올라온 사람들인 것 같다.
같이 온 동료들과 사진도 찍고 주변도 살펴본다. 날씨가 흐리고 바람이 불어 오래 머물수 있는 형편은 아니다.


대피소에 다시 내려와 늦은 점심을 먹는다.

대피소 안에는 사람들이 많아 서 있을 자리도 없고, 밖으로 나와 눈내리는 한켠에서 배낭을 푼다.

뜻뜻한 컵라면을 사서 먹으니 속이 풀리고 힘이 솟는다.


향적봉 대피소 - 삼공매표소 : 8.1 km/ 2시간 25분



향적봉에서 대부분은 곤돌라를 타고 무주리조트로 내려가고, 일부만 삼공매표소로 가기로 했다.

오늘 같은 눈길로 가자면 두세시간 걸리는 거리이므로 곤돌라로 내려가는 것이 현명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시간도 남고, 또 눈내리는 구천동 골짜기를 한번 걸어보겠다는 생각으로 걸어서 가는 하산코스를 택했다.

결과적으로 보니 잘한 선택인 것 같다. 시간계획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려가는 길에도 나무에는 눈이 소복소복 앉아 있다.

이 곳 하산 길은 안성에서 올라 오는 길보다 훨씬 가파르다. 군데군데 가파른 계단이 있고, 미끄러운 구간도 많다.

간간히 올라오는 사람도 있지만, 힘든 모습이다. 내려가기도 힘든데...

아까보다 눈이 더 온다. 눈을 맞으며 내려가는 기분은 괜찮은데.. 올라오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겠지...

힌참을 내려왔는데 올라오는 아가씨 한사람이 '이제 대피소까지 얼마나 남았습니까' 하고 묻는다.

바른데로 말하면 힘 빠질테고.. '조금만 더 힘내시라'고 응원을 보낸다 ...

우스게 하나
산행 초보시절 제일 힘빠질 때가 “이제는 거의 다 올라왔겠지” 하면서 마지막 죽을 힘을 다해 올라가는데..
옆에서 내려오는 사람이 하는 말
“휴~ 이제 다 내려왔네”


오는 길에 백련사 계단이라는 곳이 나온다.

stairs의 계단이 아니고, 스님들 계율의식과 관련된 것이라고 적혀있다..

조금 더 가니 멀리 백련사가 보인다.

향적봉에서 백련사까지 2.5km의 시종 가파른 길을 약 1시간 걸려서 내려왔다.

미끄러운 눈길인 점을 고려하면 제법 빨리 내려온 것 같다.

백련사는 조계종에 속하는 규모가 큰 사찰로서, 신라 신문왕 때 백련이 초암을 짓고 수도하던 중 그곳에서 흰 연꽃이 솟아 나와 이 절을 창건하였다고 한다. 이후 여러 차례 중창을 하여 현제에 이른 절로서 언뜻 보아도 건물도 많고 잘 지어진 절로 보인다.

특히, 오늘같이 눈 쌓인 덕유산을 배경으로 하여 하얀 설원에 가지런히 앉아있는 모습은 동양화를 보는 느낌이다.


백련사를 지나서부터는 오르막도 없고, 가파른 내리막도 없는 그저 걷기 좋은 평탄한 길이다.

이 길을 따라, 유명한 구천동 골짜기를 옆으로 끼고 주차장이 있는 삼공매표소까지 가야 한다..

백련사에서 삼공매표소까지의 구천동 골짜기 길은 5,6km나 되는 먼길로서 시간도 한참 걸린다.

우리는 제법 속보로 걸어 1시간 반쯤 걸렸는데, 여유있게 걸을려면 좀 더 걸릴 것 같다.

길은 멀지만, 여름철에는 계곡의 아름다움이 빼어나고,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눈 밟는 느낌이 좋아 그리 지겹지는 않다.

또 힘든 산행을 마치고 두런두런 이야기 하면서 산행을 마무리 하기도 괜찮아 보인다.

내려오는 도중에 상점이 있는 '덕유산 휴게소', 시설좋은 '화장실', 무슨 연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경치에 별로 어울리지 않는 '구천동 수호비'를 지나 오늘산행의 날머리인 삼공매표소에 도착했다.




이로서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까지 연짝으로 덕유산을 올라 남덕유 주변에서 12.9km, 북덕유 주변에서 16.8km를 걸었다.
체력이 신통치 못해 한꺼번에 종주는 못하지만, 한 주일 쉬면서 나누어서 다니는 것도 무릎에 무리가 적고, 달라진 경치도 볼수 있어 좋은 점이 있는 것 같다.


참고로 "하늘에서 본 아! 대한민국 (조선일보사 간)"에 실린 덕유산 사진을 하나 실는다.

겨울 덕유산 항공사진 (사진 누르면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