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의 알프스 구병산을 다녀와서 *

일시 : 2003년 1월 10일 17:30 - 11일 16:00
인원 : 고니님, 호정님, 이쁜걸님, 수퍼맨님, 청정님, 먼산님, 소리새님, 꼭지님,
가이드님, 소나무, [산행 10명]
코스 : 보은 백송이 있는집(22:00)에서 1박-적암휴게소(9:50)-적암리-계울길-
절터갈림길-능선길-신선대-853봉-5봉-6봉-7봉-8봉-장상(876m=1:15)-
위성지구국으로 하산길-바위협곡-위성지구국-적암휴게소(16:00)

1. 1월 10일 보은행
사슴길산악회의 새해 1월 정기산행은 보은 구병산이다. 오후 5시 30분에 약속장소인
사당역에 도착을 하니 고니님, 호정님, 이쁜걸님, 수퍼맨님이 먼저 와 있었다. 차가
도착을 하지 않아 기다리고 있었다. 먼산님이 도착을 하고, 6시가 넘어 차가 도착하
였다. 우리는 수원에서 기다리는 청정님을 픽업하려고 새로 개통한 우면산터널을 지나
수원으로 달려갔다.

토요일 오후라 그런지 터널을 빠져나오니 차들이 길을 막고 억수로 지체를 하고 있다.
소리새님과 꼭지님은 의정부에서 바로 보은으로 출발을 한다는 연락이 왔다. 가다 서다
를 반복하면서 수원 한일타운 아파트 앞쪽에 홈플러스 앞에 도착을 하니 8시가 다 되어
가고 었었다. 청정님을 만나 자동차를 파킹시키고 동수원 톨게이트를 통과하면서 시계를
보니 8시 25분이다.

고속도로에 진입하니 막힘없이 씽씽 잘도 달려간다. 수퍼맨님이 운전대를 잡고 의정부
팀이 우리보다 먼저 도착하겠다면서 속력을 낸다. 주위는 어두워 앞차의 불빛만 따라서
달린다. 우리는 고속도로에 들어서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여 지치고 조금씩 배가
고파오고 있었다. 떡하고 과일로 우선 요기를 하면서 오래 만에 맛보는 여행의 즐거움에
젖어 들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청주에 들어서니 푸라타너스 가로수의 숲이 없는 그 길을 지나며
가장 아름다운 숲길이라고 이야기도 하면서 우회도로를 달려 보은을 향하여 달려갔다.
밤길을 가다가 미원으로 가는 길을 벗으나 산 고개를 넘어가는 구불구불한 길을 달리며
낯에 이 길을 가면 경치가 끝내 주겠다고 허풍을 치며, 저수지의 맑은 물도 산하의 풍경
을 더 멋있게 표현을 할 것이다.

10시 다 되어 우리는 보은읍에 도착을 하니 소리새님과 꼭지님은 먼저와서 기다리고
이쁜걸님의 고향친구 분이 반갑게 우리를 맞아주었다. 우선 식당에 도착을 하니 벌써
순대곱창 전골이 이글이글 끓고 있었다. 조금 있으니 또 다른 친구분이 스코틀랜드 12
년산 Dewar,s 양주(큰병)를 가져 왔다. 늦은 저녁이지만 양주와 함께 먹은 전골의 맛
은 이 지방의 특별식이라고 자랑 할 만큼 맛이 그만이었다.

처음 만난 이쁜걸님의 친구 분들 이지만 우정이 얼마나 좋고 아름다운 것인지 그들의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12시가 넘어서 이쁜걸님의 집으로 향했다. 부모님이 서울에
올라와 계시므로 집은 비어 있었다. 보일러를 틀어 놓고 또 무엇인가를 준비한다. 곶감
과 홍시를 내어 놓아 맛을 보고 있으니 다시 술상이 들어왔다. 1/3쯤 남겨온 양주를
또 한 순배씩 마시고 웃음꽃을 피우고 정을 한치두치 쌓으며 즐기다가 2시가 넘어서
잠을 잤다.

2. 1월 11일 구병산 산행
아침에 6시 30분쯤에 일어나 밖에 나오니 맑고 찬 공기가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다.
한편에선 식사준비를 하고 10명이 모여 있으니 집안이 시끌버쩍하게 부산하였다. 아침은
시원한 조개국이 일품이었다. 시골 김치랑 물김치의 칼칼한 맛이 너무 좋았으며, 그
속에 떠다니는 고추의 맛도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또 다른 멋의 하나는 바로 집 옆에 천연기념물 104호인 "보은 백송"이 있는데,
그 소나무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높이가 11m, 가슴높이의 둘레가 1.8m로써
지상 4m 높이에서 가지가 갈라져서 둥근 모양이 인공으로 만들어 놓은 것 같다.
동서로 12m, 남북으로 13m 정도 퍼졌고, 나무의 나이는 200년으로 추정 된다고 한다.
우리는 출발하기 전에 백송을 배령으로 기념촬영을 하였다.

구병산 산행 기점인 적암휴게소에 9시 50분경에 도착을 하였다. 우리가 산행준비를 하는
사이에 산행 관광버스가 한대 도착을 하여 같이 어울려 산행을 시작하였다. 적암리 마을
을 지나 개울을 따라 올라가는 길을 20분쯤 올라가 다른 팀은 절터로 오르고, 그 길을
지나 조금 더 올라 가다가 좌측 능선길로 접어들어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였다.

낙엽이 쌓인 길은 완만하여 산길을 오르는 기분은 좋았다. 본격적인 능선 길에 올라서니
경사가 있어 숨이 차고 땀이 흐르기 시작하였다. 오늘 산행가이드는 친구 분이 안내를 하
기로 하고 앞장서서 올라갔다. 하나 둘 겉옷을 벗기도 하면서 서서히 오르다 중간에 쉬
기도 하면서 물과 과일을 먹고 숨도 돌리며 파란 하늘을 벗 삼아 산행하는 마음도 하늘
만큼이나 푸르고 싱싱한 것 같았다.

산 높이의 7부 능선쯤 오르니 크다란 바위가 앞을 막아선다. 우회 길을 따라 돌아서 올라
가니 산길은 더 경사가 급하다. 그렇게 힘들게 능선에 올라서니 땀을 흘리며 올라 온 보
람으로 출발점의 위성지구국이 보이고, 반대편에는 구병리의 한가 한 모습들이 시골의 정서
를 안겨다 주는 것 같이 포근하게 느껴졌다.

능선 길로 조금 더 오르니 신선대에 도착하였다. 여기서 부터 암벽이 시작 되고 있다.
이곳에서 또 기념사진을 열심히 촬영하고 쉬었다가 또 진행을 하였다. 한 고개를 넘어
853m 봉에 올라 산하를 바라보니 겹겹이 둘러선 산과 산의 모습들이 우리의 참 모습
인양 정겹게 느낌을 전하여 준다.

5봉은 암벽을 오르는 길이 조금 사납다. 그래서 많은 분들은 눈이 쌓인 우회도로로 내려
가는데, 그 길도 눈이 쌓여있어 무척 미끄러워 보였다. 우리는 암벽을 타고 올라갔다.
오르기는 하였는데, 내려가는 길이 만만치가 않다. 갂가지른 절벽을 나무도 잡고 바위의
크랙을 잡고 한발 한발 옮기면서 힘들게 내려오다 보니 시간이 지체되곤 하였다.

6봉도 암벽이다. 일부는 먼저 올라가고 일부는 밑에서 기다렸다. 6봉 정상에 올라가서
내려가는 길을 보니 그대로 평지로 연결이 되고 있었다. 되 돌아와 올라오라는 신호를
하였다. 날카로운 바위 등을 타고 걸어야 하는 곳에서는 코에 땀이 솟을 정도였으나, 힘
들이지 않고 올라올 수 있는 코스이다.

7봉은 암벽이 워낙 험하여 올라가는 길이 없고 남쪽으로 돌아가는 길이 있고, 북쪽으로
도 우회도로가 있는데, 이 길은 눈이 쌓여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길이 미끄러워 우리는
남쪽 우회 길을 돌아 올라갔다. 그리고 작은 봉을 하나 넘으니 구병산 정상봉이 보였다.
속리산 천왕봉과 그 줄기가 남북으로 이여져 있고 문장대의 그 전망대가 가물가물 보이
는 듯 하였다.

8봉도 암벽으로 이어져 있었다. 북쪽으로 삼거리저수지는 역시 푸른 물이 가득하였다.
8봉은 올라갈 때 보다는 내려오는 길이 더 어려웠다. 먼저 내려온 사람이 손잡이의 턱
과 발을 옮기는 순서를 알려주어 모두들 무난히 난코스를 통과 하였다. 정상을 향하여
가는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하니 오후 1시 15분이다. 정상에는 "충북 알프스 구병산 876m"
라는 표지석이 서 있어 먼저 온 분들이 열심히 기념사진을 찍고 있어 우리는 기다렸다가
기념촬영을 하고, 정상에서의 주위경관을 조망한 후 걸어온 코스를 바라보니 암벽의 그
웅장함과 수려함이 가슴에 아름다운 감동을 주었다.

하산 길은 조금 되돌아 내려와 위성지구국으로 내려가는 바위협곡 길로 하산을 하였다.
급한 경사길인 데다가 바위가 많아서 하산 길도 힘이 들었다. 점심을 먹고 가야하는데,
10명이 앉을 만 한 장소가 없어 내려오니, 앉을 만한 장소에는 먼저 온 분들이 차지를
하고 있었다.

급경사 길을 거의 내려오니 정당한 장소가 있어 그 곳에 자리를 잡고 라면과 밥으로 늦은
점심을 맛있게 먹고, 어제 먹다 남겨 온 양주도 함께 마시고, 과일과 커피까지 배부르게
먹고 충분히 쉬다가 다시 내려 왔다. 얼마를 내려오니 길이 별도로 없고 개울을 따라 내
려오는 데, 여름에는 폭포수가 흐르는 곳인 듯 하였다. 로프를 잡고 바위를 내려서니 낡
은 나무사다리가 놓여있다.

나무 사다리는 오래되어 삐그덕 그리고 중간에 가로 막대가 하나 달아나고 없어서 발을
옮기는 데, 한 참을 내려오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충북의 알프스 구병산에서 가장 보기
흉한 사다리길 이었다. 그래서 바위협곡이란 이름이 붙여졌는지 모르겠다. 그러고도 잊어
버리고 내려와야 위성지구국 뒤로 돌아서 산행기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모두가 하산한 시간은 4시가 다 되어서였다. 오늘 친구 분 가이드님이 안내를 멋있게 잘해
주어서 구병산의 가장 빼어난 암벽코스를 즐겁게 무사히 다녀올 수 있어서 너무 고마웠다.
소리새님과 꼭지님은 먼저 떠나고, 이어서 가이드님은 같이 오다가 헤어지고, 우리는 서울
을 향하여 버스 전용도로로 힘차게 달려왔다. [사슴길산악회 :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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