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3. 20. 일. 10명.

옛골-이수봉-만경대-혈읍재-옛골 (08:10-11:30)

1.
늘 한 달에 한 번 한식집에서 남정네만 모이던 모임을 접고,
낮에 산에서 모이기로 한 첫날,
가까운 청계산에 모였다.
갑작스런 문상으로 부산을 간 우기부부가 빠지고, 지열부인, 봉환부인이 빠졌다
옛골 굴다리부근에서 모여 이수봉으로 올랐다.

낙두는 아주 잘 걷고, 염려했던 부영부인과 철호부인이 잘 걷는다.
이수봉에서 지열이가 권하는 막걸리 한 잔씩 하고 만경대.
그 뒤쪽은 조금 질척인다.

혈읍재에서 옛골로 내려 오는 길로 하산.
중간에 자리 깔고 가져 온 쑥떡과 과일들을 맛있게 나눠 먹다.

옛골로 내려 와 이수산장에서 두부김치, 감자전, 파전으로 막걸리를 마시다.

다음 달에는 관악산,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중, 수락산으로 정하다.

2.
부영부부는 가고 철호사무실로 옮겨 바둑과 고스톱으로 판을 벌리다.

부인들은 쑥 뜯으러 가고. 조금 있다 온 부인들은 찜질방으로 보내고
남정네들은 혼연일체로 정진.

꽤 오랜 세월 동안 조금씩 모아 둔 돈을
아이들 결혼 때 한 두 차례 나눠 주다가
이러지 말자, ‘우리가 쓰자’ 라고 합의가 되어
얼마 전 돈을 좀 헐어 나눠 1차로 한라산 산행을 했다.

몇 해 전 50여 차례 매주 빠지지 않고 산행을 한 경력도 있는 터라
한 해씩 돌아가며 맡는 모임의 책임이 이번이 내 차례라
그 때처럼 산을 오르기로 하고,
대신 평일 저녁 모임을 없애다.

3.
벌써 건강이 신경 쓰이는 친구도 있고,
가깝게 여기던 멀쩡하던 한 친구는 갑자기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지는 모르지만 산을 같이 걸으면 어쨌든 즐겁다.
나눠 먹는 과일도 맛있고.

멀리 갈 것 없이 다음 달에도 가까운 청계산을 올랐다가
여기로 내려와 챙겨 먹을 것 챙겨 먹고
재미있게 놀기로 기꺼이 합의를 다시 보다.

지열이가 쟁취한 돈으로 남원추어탕집에서 마무리를 하다.
한 달에 한 번 우리는 이렇게 보내기로.


▣ 산행기 - 산행기인지 수필인지...
▣ 김현호 - 팀원분들이 가까운 친구분들이신감네요!! 친구내외분이 같이 산행하심이 많이 부럽습니다 우정 오래오래 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