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덕 유 산

2009년 5월 14일 나무의 날 (평목)
날씨 : 맑음 시계는 보통







육십령-할미봉-서봉-남덕유산-월성치-삿갓봉-삿갓재대피소-황점마을(6시간 47분)












2월 산행 시에 영각사에서 당겨본 할미봉




2월 남덕유 하봉에서 바라보는 지리연릉



 

  



머위잎을 데쳐 꼭 짠 후 넓은 치맛자락을 펼쳐 맵쌀 반 찹쌀 반 넣어 지은 밥 한 수저 넣고
그 위에 풋고사리에 고기 조금 넣어 볶은 고사리나물과 잔멸치 볶음을 조금 넣어 합방 시킨 후
펼친 치맛자락을 요리조리 접은 후 빈도시락의 공간을 메워 점심을 준비했습니다.

코스모스표 매실액기스에 생수를 섞어 온몸으로 흔든 후 냉동실에 얼려 등짐 옆구리에 찔러넣고
동안 산행 게을리해 늘어진 몸 다둑이며 육십령에서 첫걸음을 뗐습니다.

날씨 적당합니다.
박무로 인해 먼 산은 숨었지만.

발 아래 자잘하게 쏟아 부은 각시둥글레와 사이좋게 담장 없는 이웃 사촌 은방울꽃들이
딸랑딸랑 윤기나는 소리를 내는 그 길을 오릅니다.

생소한 새들의 낭창낭창한 노래소리에 귀는 즐거운데 몸이 늘어지니
아마도 오늘의 걸음은 저절로 안단테칸타빌레인가합니다.
굳이 애쓰지 않아도 지켜지는 약속입니다.

그 산
짙은 더덕냄새에 끌려 곁눈질하면 여린 새순 고개 내밀어 인사합니다.
혀끝에 매달리는 향기는 가히 천국냄새입니다.
이 길 걷게 해 준 그 님들에게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9:30
육십령에서 A조 출발합니다.
2003년 겨울 왕초보 시절 올랐던 길을 6년이 지나 답습하는 길입니다.





할미봉은 이제 머리 위에서 놀고있습니다.
혀 빼물고 오르던 걸음 길섶에 각시둥글레와 은방울꽃이 지천이었는데 내림에서 바라볼까 접어두었더니
결국은 그 얼굴 다시 볼 수 없었습니다.





할미봉에서 내려다봅니다.





10:19
할미봉 아래에서 그림 훔치다 꼴찌로 올라가니 아직 있네요. 역시 의리파들입니다.





선고문님은 산에 관한한 그 어떤 분보다 박사님이십니다.




대포를 담기 위해 월담을 해서 전망이 될 만한 암릉에 올라갔었습니다.
당겼습니다. 대포 발사를 위해 당겼나구요?





전망바위 뒤로 장수덕유(서봉) 남덕유가 서 있습니다.
두 봉우리의 모습은 마치 멋진 대장부의 기색입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한발한발 다가갑니다만.





전망바위에서 할미봉쪽을 바라봅니다.





할미봉 점점 멀어집니다.





서봉 오름에서 이 그림을 바라보며 서봉과 남덕유 사이 적당한 내림과 오름으로 이어진다고 보았는데
하찮은 내 몸 때문에 모래성같은 자존심은 완전 묵사발되고 말았습니다.





서상면 내려다봅니다.





소금에 절인 것 같은 내 몸을 알 까닭이 없는 돌사람은 그저 애처로움에 혀라도 끌끌 차는 듯 합니다.





질질 끌고 온 몸으로 뒤돌아보니 먼저 오른자의 여유가 생깁니다.
뒤따라 오는 산님들도 지친 기색이 역력합니다.





대포를 매달고 온 산님은 정상 오른쪽 헬리포터에서 발포 중입니다.





참꽃마리 너무 들이댔나봅니다.










12:26
서봉 고스락입니다.



  


남덕유를 향해 내려서다 돌아봅니다. 서봉 정상부입니다. 

  





산자락엔 봄이 편만하고 짙어져가는 녹색 빛 따라 내려서면 덕유교육원이 내려다보입니다.





남덕유를 향하여 내려서는 곳의 표정입니다.





남덕유에서 삿갓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모습입니다.





햇살을 가득 머금은 양지꽃이 활짝 웃고있습니다.





남덕유 오름길에서 서봉을 돌아봅니다.





13:08
휘청휘청 어지러운 몸을 질질 끌고 올라서니 남덕유산입니다.





고개를 바짝 치켜 세우던 봉우리들도 고스락에서 내려다보면 엎드린 숫사자같은 모습입니다.





힘들게 걸어왔던 여정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월성치로 내려서다 뒤돌아봅니다.





저 끝에 걸린 삿갓봉까지의 걸음도 만만치 않음을 압니다.





지리연릉은 박무에 묻혀버렸습니다.





긴꼬리도마뱀입니다.





꼬리를 접으며 재롱을 부립니다.





백두대간종주 이영식님은 비박을 해가며 연속 단독종주 중이십니다.
부디 무탈하게 종주를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연속 단독종주' 말만 들어도 소름이 돋습니다.
용기와 인내력 체력을 잘 다둑거려 성공하시기를...





그님 덕분에 처녀치마를 만납니다.

13:47
월성치에 내려서니 어여쁜 총무님과 일행을 만납니다.



일행




풀솜대





철쭉





남덕유산과 서봉을 돌아봅니다.





앵초





금강애기나리





금강애기나리 군락지에 숨어있는 나도개감채





삿갓나물
나물이라는 명칭이 붙어있지만 독이 있으므로 먹지 않아야합니다.
간혹 우산대나물과 혼동을 일으켜 식중독 사고 일어나는 식물 중에 하나입니다.
* 예를 들어 곰취와 동의나물, 산마늘과 박새
동의나물과, 박새는 독초이므로 구분을 잘해야합니다.





남덕유의 당당함에 내 마음은 언제나 주눅이 듭니다.










삿갓봉 오름길에 뒤돌아봅니다.





??





남덕유와 장수덕유는 남성미 넘치는 모습입니다





무슨 이름을 가졌는지? 그 님이 떠오르는 시간입니다.
내 몸이 산에 있는 한 나는 그 님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15:00 
꾸역꾸역 넘어서니 드디어 삿갓봉을 만납니다.
오름은 늘 그렇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괴로운 오름입니다.
내가 지닐 수 있고 또 누릴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지 모릅니다.
다만 확실한 건 똑딱똑딱 초침의 심장박동에 따라 낡아가는 몸이라는 것입니다.
언제까지 억지를 부릴 수 있고, 만용을, 객기를 남용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작년 이맘 때보다 훨씬 늙어버린 마음을 깨닫게되니 조바심이라는 단어가 남의 것이 아님을 알게됩니다.

어머니의 자궁을 탈출한 핏덩어리가 부모에게 날마다 기쁨도 주고, 걱정도 끼치며 자라나서
제 주변을 정리할만큼 자라나고 나면 그 둥지를 떠나 새로운 둥지를 틀고 또 다른 역사의 장을 만들고
날마다 다른 날을 맞아하고, 날마다 다른 일과 사건들을 접하면서 울고, 웃고, 슬픔과 기쁨 사이를 널을 뛰다보니
어느새 반평생 훌쩍 넘어가고,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러는 영영 헤어지는 아픔도 겪으면서
어느새 내 앞에도 건너갈 수 밖에 없는 다른 세상과 가까워지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하필이면 어렵게 올라 선 삿갓봉에서
내 인생여정과  주변과 내 안을 차지하고 있는 사랑들에 대해 아련한 아픔들이 몰려옴이 조금은 당황스럽습니다.
애써 먼데 산릉을 바라보며 그 사랑들을 다둑다둑 감싸안아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어쩌면 행복인지도 모릅니다.

얼음물 몇 모금의 위안이 몸과 마음에 평정을 되찾게합니다.




삿갓봉에서


 





 



댓닢현호색


  


 





월봉산이 날카로움을 자랑합니다.





삿갓나물 집성촌


  



삿갓나물


 





  



벌깨덩굴


  



15:25
삿갓재대피소


  



쥐오줌풀


  



월봉산을 마지막으로 눈에 넣습니다.


  



논냉이



흑백알락나비


 

월봉산 수리덤


 

황점마을에서 보는 남덕유





무명폭



 



 



 



 



 



  


물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