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log.daum.net/tombow-san

 

 

연하선경과 천왕봉

 

 

■ 언   제 : 2011년 06월 14일(화) ~ 15일(수) - 1박 2일 / 산행회수(2011 - 16)

■ 어   디 : 지리산(智異山 해발 1,915m)

                경남 함양군ㆍ산청군ㆍ 하동군, 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군

■ 누구랑 : tombow, 社內산악회 회원(8명)

■ 코   스 : 화엄사 - 노고단 - 임걸령 - 삼도봉 - 화개재 - 연하천대피소 - 벽소령대피소(1박) - 선비샘 - 영신봉 - 세석대피소 - 연하봉

                - 장터목대피소 - 제석봉 - 천왕봉 - 중봉 - 써리봉 - 치밭목대피소 - 새재삼거리 - 유평마을(총 44.6km)
■ 일자ㆍ구간별 산행기록

   - 종주 첫날(6월 14일)

     화엄사 ~ 벽소령대피소(도상거리 21.1km / 9시간 25분 소요 / 순수산행시간 7시간 20여분 소요)

     04:00 - 경주출발(경부고속도ㆍ88고속도, 19번ㆍ18번 국도 경유)

     07:45 - 화엄사 도착(문화재관람료 인당 3,500원 지불) / 산행채비

     07:55 - 화엄사 출발(종주시작) / 10분간 알바

     08:35 - 연기암 갈림길 이정표( ↙ 화엄사 1.9km / 노고단 5.1km ↗ ) 통과

     09:05 - 국수등( ↙ 화엄사 3.5km / 노고단 3.5km ↗ ) 통과

     09:40 - 집선대( ↙ 화엄사 4.5km / 노고단 2.5km ↗ ) 통과

     10:20 - 눈썹바위( ↙ 화엄사 5.5km / 노고단 1.5km ↗ )

     10:30 - 무넹기( ↙ 화엄사 5.7km, 성삼재 1.5km / 노고단대피소 1.0km ↗ )

     10:40 - 노고단대피소 / 5분 휴식

     11:00 - 노고단고개 / 10분 휴식

     11:50 - 돼지령

     11:55 - 피아골 삼거리(해발 1,336m)

     12:05 ~ 12:40 - 임걸령(해발 1,320m) / 점심식사 및 휴식 

     13:05 - 노루목(해발 1,498m : ← 노고단 4.5km / 반야봉 1.0km / 천왕봉 21.0km → ) / 10분 휴식

     13:30 - 삼도봉(해발 1,550m) / 5분 휴식   

     13:55 - 화개재( ← 노고단 6.3km / 연하천대피소 4.2km → )

     14:20 - 토끼봉(해발 1,534m :  ← 노고단 8.1km / 연하천대피소 2.4km → ) / 10분 휴식

     15:35 - 연하천대피소( ← 노고단 10.5km / 벽소령대피소 3.6km → ) / 15분 휴식

     16:45 - 형제바위

     17:20 - 벽소령대피소 도착( 해발 1,340m : ← 노고단 14.1km / 세석대피소 6.3km → ) / 대피소 1박

     

    - 종주 둘째날(6월 15일)

      벽소령대피소 ~ 유평마을(도상거리 23.5km / 10시간 45분 소요 / 순수산행시간 7시간 25분 소요)

      03:10 - 기상 / 짐정리 및 산행채비

      03:35 - 벽소령대피소 출발

      04:35 - 선비샘( ← 벽소령대피소 2.4km / 세석대피소 3.9km → ) / 10분 휴식

      05:20 - 망바위 / 5분 휴식

      05:35 - 칠선봉(해발 1,558m, ← 벽소령대피소 4.2km / 세석대피소 2.1km → )

      06:20 - 영신봉(해발 1,651m, ← 벽소령대피소 5.7km / 세석대피소 0.6km → )

      06:30 ~ 07:40 - 세석대피소 / 아침식사 및 휴식

      08:00 - 촛대봉(해발 1,703m, ← 세석대피소 0.7km / 장터목대피소 2.7km, 천왕봉 4.4km → ) / 5분 휴식

      08:45 - 연하봉(해발 1,730m, ← 세석대피소 2.6km / 장터목대피소 0.8km → )

      09:00 - 장터목대피소 / 15분 휴식

      09:35 - 제석봉(해발 1,808m, ← 장터목대피소 0.6km / 천왕봉 1.1km → )

      09:50 - 통천문(해발 1,814m, ← 세석대피소 4.6km, 장터목대피소 1.2km / 천왕봉 0.5km → )

      10:05 - 천왕봉(해발 1,915m / 20분 휴식)

      10:45 - 중봉(해발 1,874m, ← 천왕봉 0.9km / 치밭목대피소 3.1km → ) / 5분 휴식

      11:35 - 써리봉(해발 1,602m, ← 천왕봉 2.2km / 치밭목대피소 1.8km → ) / 5분 휴식

      12:15 ~ 13:00 - 치밭목대피소 / 점심식사 및 휴식

      13:25 - 무제치기橋

      13:35 - 새재삼거리( ← 치밭목대피소 1.8km / 새재 3.0km ↑ / 유평마을 4.4km → ) 

      15:20 - 유평마을 도착(종주종료)

    

      도상거리 총 44.6km(총 산행시간 20시간 10분 / 순수산행시간 14시간 45분)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일년만에 지리종주에 나선다.

생애 세번째 지리종주이자 연속 세번째 종주산행인 만큼 이번에는 소위 "화대종주"라고 하는 전남 구례의 화엄사와 경남 산청의 대원사를 연결하는 도상거리로만

따져도 마라톤 풀코스보다 좀 더 긴 장장 46.2km에 달하는 내 생애 최장거리 산행에 나서는 셈이다.

사실 작년에 회사 사내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6월9일부터 1박2일동안 화대종주를 하기로 했으나 경주에서부터 화엄사까지의 교통편도 여의치 않은데다 준비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라 부랴부랴 성삼재에서부터 천왕봉까지의(백무동 하산) 지리주능선종주(도상거리 35.5km)로 변경이 되어 아쉬움이 많았다.

당시 천왕봉에 올라 바로 옆으로 보이는 중봉을 바로 보며 내년에는 기필코 화대종주를 하기로 함께한 일행들과 다짐을 했다.

 

5월이 오면서부터 슬슬 화대종주를 위해 날짜를 잡고 참석인원(8명)을 미리 예상해서 종주산행에 필요한 여러 제반사항 등을 사전준비를 해나가는데 역시 가장 큰

문제가 경주에서부터 화엄사가 있는 구례까지의 교통편이었다.

4~5명 정도라면 RV차량을 이용해 가면되지만 대원사로 하산해서 차량회수가 문제고, 대중교통편을 이용해 부산사상터미널에서 구례화엄사로 직접 가는 버스를 탈

경우엔 최소 1무1박3일 또는 2박3일의 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역시 무리였다.

여러 블로그와 까페를 뒤져 겨우 찾은 대안이라곤 경주에서 KTX편으로 대전으로 이동해 서대전역에서 구례구로 내려가는 무궁화열차를 타고 화엄사로 가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그렇게 하기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교통편이 해결되어야 다른 계획들도 뒤따라 나올텐데 제일 중요한 접근수단이 난관에 봉착되어 도무지 해답이 나오질 않는다.

일정이냐, 비용이냐...

가능하면 최소비용에다 회사에도 누가 되지 않도록 최소일정으로 다녀오려 했더니...

과연 어떻게 하는게 최선일까 며칠간 고민을 하던 중 가뭄의 단비처럼 철인님으로부터 "11인승 이스타나 차량에 기사포함해서 왕복 25만원으로 교통편 해결"이라는

문자가 오면서 모든 진행이 순조롭게 풀려나간다.

대충의 계획이 짜여지고 그에 따른 대피소 예약도 완료되고 참석인원이 확정되면서부터 지난해 지리주능선종주때의 구간별 산행기록과 우리팀과 비슷한 진행속도의

팀들의 블로그 등을 통해 미답구간인 화엄사~노고단 구간과 천왕봉~대원사 구간의 진행기록 등을 토대로 출발시간과 각 구간별 진행시간, 휴식ㆍ 식사시간 등 세부

일정표가 작성이 되었다.  

그리고 이젠 떠나기만 하면 된다.

6월의 짙푸른 신록과 때늦은 철쭉이랑 병꽃 등 여러 야생화가 만발해 있을 지리산으로...

 

 

 

 

화대종주 개념도

 

 

 

구글어스로 본 화대종주구간의 인공위성사진

 

 

종주 첫날 이야기

 

화엄사 ~ 벽소령대피소(도상거리 21.1km / 9시간 25분 소요 / 순수산행시간 7시간 20여분 소요)

화엄사 - 무넹기 - 노고단대피소 - 노고단고개 - 임걸령 - 노루목 - 삼도봉 - 화개재 - 연하천대피소 - 벽소령대피소(1박)

 

 

# 화엄사에서부터 벽소령대피소까지의 약 21.1km의 장거리를 소화해야 하기에 경주에서 새벽 4시에 출발을 하기로 했다.

 

전날밤 미리 배낭을 꾸려놓고 평소보다 이른 밤 10시에 잠자리에 들어 새벽 3시 20분에 일어나 씻고 옷을 갈아 입은 후 냉동실에

얼려둔 물이랑 맥주, 복숭아 통조림, 커피 등을 꺼내어 아이스쿨러에 넣고 배낭에 담은 후 혹시 빠진게 없나 이것저것 둘러본 다음 

아직 한참 자고 있는 아들녀석에게 입맞춤을 해주고 조용히 집을 빠져 나온다.

 

나오는 길에 옆 아파트에 살고 계시는 위원장님을 Pick up해 집결시간에 맞추어 황성공원 시립도서관앞 주차장에 도착하니

이미 다들 화대종주에 앞서 들뜬 표정으로 일찍들 나오셔서 미리 예약해 둔 승합차량에 타고 계신다.

 

04:00시 정각에 출발을 해 당초 예상한 남해고속도로 대신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을 타고 대구를 거쳐 88올림픽고속도로를 이용한다.

연세가 일흔에 가까워 보이는 기사님에 의하면 88을 타고 남원에서 밤재터널을 지나는 19번 국도를 거쳐 가는게 훨씬 편하고 빠르시단다.

 

대구를 지나 국도보다도 훨씬 못한 편도 1차선의 88올림픽고속도로를 타고 한참을 달려 지리산휴게소에 잠시 들러 총무이신

Herb님이 준비한 김밥과 미소시루(みそしる), 두유, 사과 등으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화엄사를 향해 내달린다.

 

남원TG(경주건천~남원 / 통행료 6,600원)를 빠져나와 이제껏 달려왔던 유료의 88올림픽고속도로보다 훨씬 더 시설이 좋고

편하고 안락하지만 통행료는 한푼도 내지않는 19번 국도를 따라 밤재터널을 지나 구례 냉천삼거리에서 18번 국도로 접어들어

화엄사 입구쪽에 있는 탐방안내소를 지나쳐 사찰입구쪽으로 향하는데 누군가 차를 급하게 불러 세운다.

빠른 속도로 오느라 미처 보지 못했는데 매표소가 있었다.

전혀 관람할 생각도 필요도 없는 화엄사 관람료(3,500원)를 지불하고서 07:45분에 화엄사앞에 도착을 했다.

 

중간에 지리산휴게소에서의 아침식사시간을 포함해 경주에서부터 화엄사까지 3시간 45분이 걸렸다.

 

 

 

(07:45분)

 

大華嚴寺란 네글자가 큼직하게 적혀있는 용주(龍柱)의 으리으리한 청동대문이 버티고 서있는 화엄사 바로 앞 주차장에 도착해 각자 배낭을 점검 중인 일행들

 

 

 

화엄사 산문

 

 

 

출발에 앞서 산문앞에서 화대종주의 각오를 다진다.

 

산문앞에서 사진촬영후 원탁의 기사들처럼 각자 스틱을 앞으로 내밀어 겹치고 "화대화대 화이팅"을 외치고 바로 출발한다.

 

 

 

그런데...

들뜬 마음에 너무 서두른 것일까...

그만 초반부터 알바를 하는 愚를 저지른다.

사찰을 통과하지말고 사찰앞 주차장 우측의 다리를 건넜어야 하는데 앞서 봤던 청동대문을 통과해 사찰안으로 들어가버리는 바람에

저길을 따라 오르다 문득 아차 잘못왔구나 싶어 다시 내려가 사찰식당에 계시는 보살님께 물어 들머리를 찾게 된다.

 

화엄사 관람료 3,500원씩 냈으니 잠시나마 관람한 셈으로 친다...^^

 

 

 

보살님이 알려주신 샛길을 따라 계류를 건너자 바로 노고단으로 오르는 탐방로가 나타난다.

양옆으로 대나무가 우거져 있고 바닥엔 판돌이 포장되어 있는 유순하고 호젖한 탐방로가 한동안 이어진다.

 

 

 

구름이 많이 끼어 해가 비치지 않는 흐린 날씨에다 장마철의 습한 기운까지 보태 후덥지근한 날씨라 초반부터 땀이 흘러 내린다.

 

 

 

그리고 최소화한다고 했지만 1박2일간의 세간살이가 든 배낭의 무게가 양 어깨를 사정없이 짓누른다.

 

 

 

약 20여분 정도 오르다 잠시 진행을 멈추고 자켓을 벗고 홍일점인 Herb님을 위해 Herb님의 짐을 십시일반으로 나눠 짊어진다.

나는 1리터짜리 날진(Nalgene)물통을 할당받았는데...헐~

 

 

 

 (08:35분)

 

출발후 30분만에 연기암 갈림길 이정표앞을 지난다.

연기암 방향 입구쪽에 계시던 중년의 여성분들께서 우리 일행들을 보고 "멋져요, 대단해요"하면서 격려를 해주신다.

 

 

 

연기암 갈림길 이정표

 

화엄사에서부터 이곳까지는 아주 평이한 코스라 1.9km를 30분만에 주파했다. 

연기암을 지나 국수등에서부터 코재까지의 약 3km 구간이 장난이 아니라는데...

 

 

 

(09:05분)

 

국수등 이정표를 통과한다.

 

연기암 갈림길에서부터 1.6km 구간을 30분이 걸렸으며, 화엄사에서부터 노고단까지의 7km 중 딱 절반인 이곳까지 한시간이 걸렸다.

이제 이후 절반은 魔의 깔딱고개 구간이라는데...

얼마나 가팔랐으면 코가 땅에 대여 코재라고 불린다는 둥 여러 말들을 들었는데...

 

 

 

코가 땅에 대일 정도는 아니지만 국수등 이후 구간은 전의 구간과는 난이도가 사뭇 달랐다.

 

마치 설악산 오색지구에서 대청봉으로 오르는 깔딱고갯길을 연상케 하는 돌계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오색~대청봉 구간을 두어번 경험했는데 매번 야간산행을 한 덕분에 눈에 뵈는게 없어 그다지 힘든 줄도 모르고 올랐었는데

두눈으로 사위를 직접 보면서 오르려니 그 고단함이 培加된다.

 

 

 

(09:15분)

 

화엄사 출발후 1시간 10분만에 휴식시간을 갖는다.

 

약 5분 동안 쉬면서 물과 쵸콜렛 등으로 에너지를 보충한다.

국수등과 집선대 사이의 중간지점인 듯 한데 이곳까지 오면서 얼마나 땀을 흘렸는지 배낭멜빵에 메어둔 스카프가 흥건히 젖어 버렸다. 

 

 

 

5분여의 휴식후 계속되는 깔딱고갯길을 따라 힘겨운 오름짓을 이어가는 일행들의 뒷모습에서 역동적인 에너지가 느껴진다.

 

한국의 산하 창원 가족이신 saiba(サイバ-)선배님이 제일 좋아하시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09:40분)

 

집선대 이정표를 통과한다.

 

오르막길이 너무나 가팔라 땅만 보고 가다 정말 통과해 버렸는데 뒤에 계시던 철인님이 "집선대"라고 알려주셔서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국수등에서 이곳까지 1km 구간을 진행하는데 35분이나 걸렸다.

 

 

 

집선대 이정표를 지나고 나서도 돌계단 깔딱고갯길은 끊임없이 계속 되고 일행들의 간격도 점점 멀어져 간다.

 

 

 

특히 바로 앞에 가시는 위원장님, 이번 화대종주를 위해 이달초부터 가지산과 운문산 왕복산행에다

며칠전에는 토함산 종주에 남산종주까지 워밍업을 너무 過하게 하시는 바람에 오히려 그게 禍가 되어 

노고단까지 오르는 내내 머릴 푹 숙이고 땅바닥만 응시하시며 힘들어 하시길래

과연 저런 상태로 종주가 가능할까 여겼는데 거뜬하게 해내셨다.

 

 

 

(10:00)

 

집선대를 통과해 코재로 향하던 도중 시원한 계곡수가 흘러내리는 곳에서 10분간 쉬었다 간다.

다들 이곳까지 오르는 동안 땀으로 흥건히 젖어버려 계곡수를 보자 허겁지겁 뛰어 들어 세수를 하거나 머릴감으며 그동안 흘린 땀을 씻어내느라 분주하다.

 

 

 

고개를 들어 머리 위 하늘을 보니 엽맥까지 뚜렷한 연초록빛의 잎사귀가 계곡수 만큼이나 시원스런 청량감을 더해 준다.

 

 

 

일행들이 씻는 동안 사진 몇컷을 찍고나서 시원한 물로 세수를 하고 등로옆 바위에 걸터 앉아 지나온 길을 여유롭게 돌아본다.

 

 

 

(10:20분)

 

조금전 쉬었던 곳에서 약 15분 정도 올라 눈썹바위에 닿는다.

 

사진만 찍으면 버릇처럼 눈을 감아버리는 Herb님과 함께 눈썹바위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긴다.

이곳까지 오르는 15분 동안 어찌나 길이 고되었는지 표정에 힘든 기색이 역력하다.

 

이정표를 보니 노고단까지 앞으로 1.5km 남았다.

 

 

 

지금도 이렇게 이쁜데 가을에 짙은 화장을 하면 얼마나 아름답고 매력적일까?

 

 

 

(10:30분)

 

코가 땅에 닿을 듯이 가팔라서 코재라고 부른다는 곳이 도대체 어디야?

코는 커녕 턱도 닿을만한 곳도 없던데 느닷없이 하늘이 열리고 노고단으로 향하는 도로가 나있는 무넹기에 도착했다.

화엄사에서 이곳 무넹기까지 5.7km 구간을 오르는데 2시간 35분(알바 10분 포함)이 걸렸다.

 

 

 

무넹기 이정표

 

앞으로 가야할 노고단대피소까지는 1km나 더 가야한다.

 

 

 

무넹기에서 바라본 종석대(해발 1,356미터)

 

 

 

 

 

무넹기를 떠나 넓직한 도로를 따라 노고단대피소로 향한다.

 

저기 앞 모퉁이를 돌면 도로 우측편에 대피소로 오르는 돌계단 우횟길이 나온다.

워낙 많이 와 본 곳이라 눈을 감고도 훤하다.

 

 

 

(10:40분)

 

화엄사를 떠난지 2시간 45분만에 노고단대피소에 도착했다.

날씨가 화창했으면 좋았을텐데 많이 아쉽지만 노고단과 노고단고개로 이어지는 하늘금이 선명하게 보여 그나마 위안을 삼는다.

 

 

 

프랑스에서 건너온 아웃도어 브랜드 라×마에서 국립공원을 후원하면서부터 국립공원내 시설물 곳곳에 온통 저 주황색 브랜드가 도배가 되어 있다.

 

 

 

노고단대피소에서 노고단고개로 오르는 우회 돌계단길

 

여기서 노고단고개까지는 0.4km

이곳 입구 벤치에 걸터 앉아 다리도 풀고 잠시 쉬었다 가기로 한다.

 

 

 

분홍색 병꽃이 활짝 피어있는 돌계단 오름길을 따라 노고단고개로 향하는 일행들

 

 

 

(11:00)

 

노고단대피소에서 10분여만에 노고단고개에 닿는다.

화엄사에서 이곳 까지가 7km로 휴식시간 포함 3시간 5분이 걸려 노고단고개에 도착을 했다.

 

 

 

노고단고개에서 바라본 노고단(해발 1,507미터)

 

 

 

천왕봉까지의 25.5km의 지리주능선종주가 시작되는 지점

 

이곳에 서면 11시 방향으로 보이는 반야봉이 오늘은 짙은 구름에 가리어 여인의 둔부를 닮은 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노고단고개에서 노고단과 주능선을 바라보며 화대종주의 각오를 다시금 새기는 일행들

 

 

 

비록 구름에 가려져 제모습을 보여주지 않지만 이곳에서 반야봉을 보고 있으니 이원규시인의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이란 시가 절로 떠오른다.

 

 

 

2010년 6월 지리주능선종주때 노고단고개에서 바라본 반야봉

 

사진 우측 끝쪽으로 희미하지만 지리산의 주봉인 천왕봉도 보인다.

작년에는 날씨가 이렇게 좋았었는데...

 

 

 

노고단고개에서 짝퉁 돌탑(케언)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긴다.

 

 

 

짝퉁 돌탑앞 바위에 올라 노고단과 노고단고개 주변을 둘러본다.

바로 밑에 계시는 일행분들은 뭘하시는지?

 

 

 

줌으로 당겨본 노고단(해발 1,507미터)

 

 

 

노고단고개에서 약 10분간 휴식을 취한 다음 11:10분에 출입문을 지나 주능선종주길로 접어든다.

산죽이 우거져 있는 낯익은 유순한 길을 따라 기분좋게 진행을 한다.

 

 

 

돼지령으로 가는 길엔 철쭉은 이미 다 저버렸는지 자취를 감추어 버렸고 병꽃만이 뜨네기 길손들을 반가이 맞이해주고 있다.

 

 

 

아름드리 구상나무가 도열해 있는 지리산다운 풍경들이 연출되고...

올해도 변함없이 이 길을 갈 수 있어서 너무나도 행복한 순간이다.

 

 

 

(11:50분)

 

돼지령을 통과 중인 일행들

우뚝 솟은 반야봉이 함께 했더라면 좋은 그림이 연출되었을텐데...

 

 

 

(11:55분)

 

피아골삼거리를 통과한다.

노고단고개에서부터 이곳까지는 높낮이가 그리 크지 않은 유순한 코스라  2.8km를 35분만에 주파했다.

 

 

 

(12:05분)

 

임걸령(해발 1,320미터)

지리산에서 물맛이 좋기로 유명한 임걸령샘은 등로 좌측편에 있다.

 

 

 

임걸령샘

 

이곳까지 왔는데 임걸령 물맛은 당연히 보고 가야지...

 

 

 

깨끗하게 잘 정비되어 있는 임걸령샘

 

 

 

마침 12시를 살짝 넘긴 시간이라 임걸령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한다.

사전에 짜둔 세부일정표에도 12:10분경 임걸령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는 걸로 계획이 되어 있으니 딱 맞아 떨어진 셈이다.

 

 

 

임걸령 주변에 지천으로 피어있는 이름모를 야생화

 

 

 

병처럼 생긴 꽃을 피워서 이름이 병꽃

그런데 내눈에는 병보다 종이 더 어울려 보이는데...

 

 

 

(13:05분)

 

노루목(해발 1,498미터) / 임걸령에서부터 1.3km(25분 소요)

 

반야봉으로 가는 갈림길이라 수많은 종주자들이 이곳에서 반야봉으로 갈까 말까 고민을 많이 한다고 해서 "갈등고개"로도 불린다고 한다.

지금의 진행속도라면 반야봉을 다녀와도 벽소령까지 늦지않고 충분히 갈 수 있는 계산이 나오는데 일행들을 설득해 한번 가봐?

 

안개구름이 자욱한 이런 날씨에 힘들게 가본들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텐데...

별고민, 갈등도 없이 바로 포기해 버린다.

반야봉은 언제쯤이나 가 볼 수 있을런지...

 

 

 

노루목 등로옆 조망바위에 올라 지나온 노고단 방향을 바라보지만 짙게 깔린 안개구름에 덮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작년 주능선 종주때 같은 장소에서 담은 노고단방향 풍경

작년엔 날씨가 정말 예술이었지...

 

 

 

연배가 비슷하신 두분이 사이좋게 나란히 앉아 안개구름이 서서히 걷히는 노고단방향을 바라보며 이야기 삼매경에 빠지셨다.

 

안개구름이 좀 더 걷히기를 기다려 봤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다.

 

 

 

(13:30분)

 

삼도봉(해발 1,550미터) / 노루목에서부터 1km(15분 소요)

 

전남 구례군과 경남 하동군, 전북 남원시의 도경계가 만나는 지점으로 내가 서있는 곳은 전북 남원땅이다.

 

 

 

 

 

삼도봉을 떠나 화개재로 향하는 등로 풍경

 

 

 

화개재로 내려가는 魔의 계단구간이 길게 이어지고...

逆종주를 했더라면 입에서 거품을 물었을 뻔...

 

 

 

무성화가 훨씬 더 아름다운 산수국과 닮은 꽃

 

 

 

(13:55분)

 

화개재 / 삼도봉에서부터 0.8km(15분 소요)

 

 

 

 

 

화개재를 지나 토끼봉으로 치고 오르는 까끌막 오름길

 

등로 중간의 돌을 밟고 오르는 것 보다 가장자리의 나무테두리를 밟고 오르는게 훨씬 더 수월하다는 힌트...

 

 

 

토끼봉으로 오르는 등로변 구상나무 가지에 누군가 토끼모양(사슴같기도 하고)의 나무조각을 걸어 두었다.

 

 

 

토끼봉으로 향하는 무시무시한(^^) 까끌막 오르막길 풍경

 

 

 

토끼봉을 향해 까끌막 오르막길을 사력을 다해 오르시는 일행들

 

 

 

저기 앞에 하늘이 열리는 곳이 토끼봉일터...

등로 양쪽에서 병꽃과 철쭉꽃이 오랜 오르막길에 지친 우리들을 반기는 것 같다.

 

 

 

(14:20분)

 

토끼봉(해발 1,534미터) / 화개재에서부터 1.8km(25분 소요)

 

 

 

토끼봉 이정표

 

화엄사에서부터 토끼봉까지 15.1km 구간을 6시간 25분(점심시간 포함)이 소요되었다.

 

# 토끼봉에서 10여분간 쉬면서 다리도 풀고 그간 흘린 땀도 식힌다.

 

 

 

토끼봉을 떠나 연하천대피소로 향하는 등로 풍경

 

 

 

 

 

 

 

(14:55분)

 

연하천대피소로 가던 도중 등로에서 잠시 에너지 보충을 하고 간다.

 

 

 

연하천대피소로 내려가는 나무계단길

 

 

 

 

 

(15:35분)

 

연하천대피소 / 토끼봉에서부터 2.4km(1시간 5분 소요)

화엄사에서부터 이곳 연하천대피소까지는 17.5km로 7시간 40분이 걸렸다.

 

그 규모는 작지만 아담하고 아름다운 연하천대피소

 

 

 

오늘 1박을 해야할 벽소령대피소의 물사정이 좋지 않은 관계(식수대가 대피소와 많이 떨어져 있음)로

연하천대피소에서 미리 식수를 충분히 보충해서 가기로 한다.

 

 

 

대피소 화장실 앞에서 바라본 연하천대피소 풍경

 

# 대피소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데 어떤 30대로 보이는 남자가 화장실로 들어와 이리저리 둘러 보더니

 화장실내 휴지를 처리하는 쓰레기통에다 갖고 들어 온 쓰레기를 몰래 버리고선 후다닥 나가버린다. 

 

참 기가 찰 노릇이다.

뭐 저런 놈이 다 있어...

산인으로 지켜할 에티켓도 없는 저런 이들이 지리산을 활보하고 다니는 걸 보니 참으로 한심스럽다.

이 한심스런 인사야 행여 견딜만 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연하천대피소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긴다.

 

 

 

(15:50분)

 

연하천대피소에서 15분 정도 휴식을 취한 다음 오늘 여정의 종착지인 벽소령대피소를 향해 길을 나선다.

이정표에는 거리표기가 없지만 연하천대피소에서 벽소령대피소까지는 앞으로 3.6km를 더 가야 한다.

 

 

 

벽소령대피소로 향하는 등로 풍경

 

 

 

시원한 바람이 부는 석문을 통과하고...

 

 

 

(16:35분)

 

단풍나무잎이 청량감을 더해 주는 바위 아래 그늘에서 잠시 쉬었다 간다.

 

 

 

머리위엔 온통 초록빛 단풍나무잎이 하늘을 덮고 있고...

 

 

 

연하천대피소를 지나고부터 서서히 피로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노루목과 화개재를 지날 때만 해도 농담삼아 "지금의 컨디션이라면 세석까지라도 가겠다"며 의기양양 했었는데...

얼른 벽소령대피소에 도착해 시원한 캔맥주를 한잔 들이키고 푹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16:40분)

 

벽소령대피소로 향하던 중 형제봉을 지나 조망바위에서 형제바위와 어렴풋이 보이는 벽소령대피소 방향의 풍경을 담아본다.

 

 

 

음정으로 내려가는 임도만 보일 뿐, 벽소령대피소는 안개구름에 가리어 전혀 분간이 되질 않는다.

 

 

 

작년 종주때 같은 장소에서 바라본 벽소령대피소와 천왕봉까지 시원스럽게 조망되는 풍경

올해도 이런 풍광을 기대했었는데 아쉽다...

 

 

 

(16:45분)

 

형제바위 하단을 통과한다.

생각같아선 바위 중앙에 있는 소나무까지 올라가서 주변경관을 둘러보고 싶지만 지친데다 짙게 깔린 구름때문에 그냥 지나친다.

 

 

 

형제바위 하단의 석문을 통과한다.

이제 벽소령대피소가 불과 얼마 남지 않았다.

 

 

 

 

 

 

 

벽소령대피소 입구에 피어있는 미나리아재비

 

 

 

(17:20분)

 

벽소령대피소(해발 1,340미터) / 연하천대피소에서부터 3.6km(1시간 30분 소요)

 

오전 07:55분 화엄사를 출발, 21.1km를 걸어 9시간 25분만에 오늘 산행의 종착지인 벽소령대피소에 안착을 한다.

 

대피소 앞 테라스에는 KAIST부설 국립영재학교 학생들이 단체로 와서 장사진을 치고 식사준비에 분주하다.

2009년 주능선종주때 첫날 성삼재에서부터 이곳까지 왔을 때 당시 미처 대피소 예약을 하지 못하고 왔었는데

그때도 오늘처럼 국립영재학교 학생 단체로 인해 대피소에 여유가 없어서 하마터면 취사장에서 떨면서 밤을 지샐뻔 했었다.

 

물론 오늘은 사전에 미리 예약을 해두었기에 그런 염려는 없다만...

 

 

 

이곳 벽소령대피소는 많은 추억들이 남아 있는 곳이다.

 

언제였는지 기억도 까마득한 수년전 이번에 함께 화대종주에 나선 사내산악회 백두대간팀들과 지리산 逆종주에 나섰다

첫날 중산리에서부터 이곳 벽소령대피소까지의 무리한 산행으로 인해 무릎에 심한 통증이 생겨 벽소령에서 1박 후 다음날

함께 했던 후배와 아픈 다리를 질질 끌고 음정으로 탈출을 했었지...

그로 인해 그후 몇해동안 부상이 재발하는 바람에 산행을 거의 접다시피 했었지...

 

 

 

대피소 앞 테라스를 모두 점령해버린 영재들...

영재라... 참 대단한 녀석들이다.

부디 나라에 좋은 재목들이 되어야 할텐데...

 

 

 

세석방향 출입문

 

그나마 벽소령대피소에 예약을 했기에 망정이지 애당초 세석에 했더라면 십중팔구 도중에 탈진하지 않았을까?

 

 

 

영재들이 물러나길 기다렸다 테이블을 마련하고 바로 고기를 구워 먹느라 부산한...

 

새우와 베이컨, 안심 등등

그리고 이가 시리도록 시원한 슬러쉬상태의 맥주...

이 또한 종주산행의 즐거운 단상이 아닐까...

 

 

 

그리고 이어진 건배제의...

화엄사에서 이곳까지 오시느라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내일도 다들 무탈하게 한분의 낙오도 없이 대원사로 무사귀환 할 수 있도록...

건배!

 

술을 거의 입에 대지 못하는 이몸도 흥에 겨워 맥주랑 소주를 섞어 마시는 바람에 정신이 혼미해지고 머리가 띵하지만 그래도 기분은 최고였다.

 

 

# 한동안 그렇게 먹고 마시고 오늘 산행에 대해서 총평도 하고 흥에 겨워 왁자지껄 하다 잠자리를 배정받고 모포도 대여받고 했는데

그런 사이 어떤 인사가 실수로 우리 일행의 등산화를 잘못 신고 어디론가 가버리는 바람에 한동안 헤프닝이 벌어 졌다.

등산화를 찾지 못하면 내일 그분은 슬리퍼차림으로 음정으로 탈출을 해야하는 최악의 경우까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결국은 찾.았.다...^^

 

 

 

대피소 내부

 

물티슈 서너장으로 샤워(?)를 마치고 내일을 위해 자리에 누워 다리를 풀어 준다.

평소와 달리 술을 제법 먹었더니 자리에 눕자말자 곯아 떨어져 오랜만에 대피소에서 푹 잘 수 있었다.

 

 

 

종주 둘째날 이야기

 

벽소령대피소 ~ 유평마을(도상거리 23.5km / 10시간 45분 소요 / 순수산행시간 7시간 25분 소요)

벽소령대피소 - 선비샘 - 영신봉 - 세석대피소 - 연하봉 - 장터목대피소 - 제석봉 - 천왕봉 - 중봉 - 써리봉 - 치밭목대피소 - 새재삼거리 - 유평마을

 

 

# 둘째날은 첫날보다 좀 더 긴 23.5km(첫날 21.1km)를 소화해야 하기때문에 당초 3시반에 일어나 4시에 출발하기로 했으나

대피소 잠자리가 아무리 편하다고 해도 집만은 못한데다 코고는 소리와 갑갑함 때문에 3시쯤되자 약속이나 한 듯 잠에서 깬다.

 

시계를 보니 아직 시간의 여유가 있어 좀 더 잠을 청해보려 했으나 이미 달아나 버린 잠을 다시 이어가는 것도 고역이고

바로 옆에서 모일행분이 심하게 코를 고는 바람에 10분정도 뒤척거리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주위에 계시는 다른분들께 피해를 줄까 여겨 대충 짐을 꾸리고 모포를 정리해 놓고 조용히 밖으로 나와서

대피소 건물앞 테라스에서 다시 한번 이틀째 산행에 대비해 배낭을 정리하고 산행채비를 다시 한다.

 

 

 

(03:35분)

 

모든 채비를 끝내고 준비된 사수(^^)부터 벽소령대피소앞 출입문을 통과해 화대종주 이틀째 여정을 시작한다.

 

어찌하다보니 출발과 함께 덕평봉까지 선두에 서게 되었는데 먼저 지나간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지 한밤중에도 먹이활동을 하는

부지런한 거미 녀석들 때문에 얼굴에 칭칭 감겨대는 거미줄을 걷어내며 진행하느라 어찌나 성가시든지...

 

 

 

(04:35분)

 

선비샘 / 벽소령대피소에서부터 2.4km(1시간 소요)

 

 

 

선비샘에서 식수를 보충하는 일행들

 

개인적 소견으론 지리주능선의 샘물 중 그 첫째가 임걸령, 두번째로는 선비샘을 꼽고 싶은 물맛이다.

벽소령에서 이곳까지 오는 동안 새벽의 한기로 바람막이 쟈켓을 걸치고 오다 도중에 벗었지만 한동안

이어지는 오름길에 제법 땀도 흘리고 목이 탔었는데 선비샘의 시원한 샘물로 해소를 한다.

 

 

 

 

(05:20분)

 

여명이 밝아오면서 천왕봉까지의 주능선이 시원스레 펼쳐보이는 망바위에 도착했다.

저기 앞쪽으로 영신봉과 촛대봉이 살짜기 보이는데 배도 슬슬 고파지고 세석에 언제쯤 도착을 하려는지...

 

 

 

망바위에서 골구름(골안개)이 감싸고 있는 대성골과 남부능선을 조망한다.

 

 

 

그리고 앞으로 가야할 칠선봉과 영신봉, 촛대봉, 연하봉, 장터목, 제석봉, 천왕봉, 중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을 바라본다.

저 먼길을 언제 갈꼬~~~

 

 

 

다분히 설정샷...^^

 

 

 

(05:35분)

 

칠선봉(?)

 

 

 

골안개가 낀 산하의 풍경이 너무나도 신비롭고 아름답죠?

 

 

 

푸르스름한 산들이 거대한 파도처럼 일렁이는 것 같다.

 

 

 

저 봉우리가 칠선봉인지 조금전에 지나왔던 이정표가 서있던 암봉이 칠선봉인지...

 

 

 

(06:00)

 

진을 빼는 영신봉으로 향하는 계단길...;;;

 

 

 

힘드시죠?

 

 

 

계단길을 한참 오르다 중간 쉼터에서 함양방향의 풍경을 바라본다.

 

 

 

저멀리 아련히 보이는게 덕유능선이 아닐까?

 

 

 

이 암봉이 칠선봉인가?

 

칠선 아무래도 일곱(七) 선녀/신선(仙)을 뜻하는 것 같은데...

아니면 그런 형상을 한 일곱개의 암봉을 따서 칠선봉이라 부르는 것 같은데 도무지 어디가 정확한 곳인지 알 길이 없다.

 

 

 

여하튼 그 봉우리에서 지나왔던 능선을 되돌아 본다.

 

저멀리 종석대와 노고단 그리고 엉덩이 모양의 반야봉도 보이고...

어젠 구름이 많은 흐린 날씨로 이런 조망을 전혀 볼 수 없었고 기대조차 못했는데 이런 조망을 볼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지리신령님께 감사를 드린다.

 

 

 

연하봉과 장터목, 제석봉,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줌으로 당겨본 풍경

 

제석봉 아래쪽 안부에 흐릿하게 나마 장터목대피소가 보인다.

 

 

 

덕유산 방향 풍경

 

 

 

반야봉 방향 풍경

 

 

 

(06:20분)

 

영신봉(해발 1,651미터)

 

 

 

벽소령대피소를 떠난지 2시간 45분여만에 영신봉을 지난다.

이제 세석대피소가 그리 멀지 않았다.

 

 

 

바로 앞에 세석고원과 암릉으로 이루어진 촛대봉이 보인다.

 

 

 

줌으로 당겨본 촛대봉

 

중앙부에 세석에서 촛대봉으로 오르는 오름길 등로가 선명하다.

세석에서 밥먹고 나서 부른 배로 저 오름길을 오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허나 철쭉을 대신해 쥐오줌풀 등 다른 야생화들이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세석평전의 안부에 포근히 감싸여 있는 세석대피소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에 자리잡은 그림같은 대피소...

 

 

 

언제 보아도 참으로 아름답고 정감이 가는 곳이다.

 

 

 

웰컴투 세석...

 

 

 

 

 

(06:30분)

 

벽소령대피소를 떠난지 2시간 55분여만에 세석대피소에 닿는다.

 

 

 

지난해 주능선종주때 1박을 했었던 세석대피소

 

그날밤 이상한 코골음 소리와 어느 술에 취한 분의 고성과 욕설로 밤새도록 잠을 잘 수 없었던 기억이...

대피소 테라스에 자리를 잡고 간단하게 라면과 햇반의 밥 그리고 김치 등을 함께 넣고 끓인 일명 꿀꿀이죽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식사를 마치고 후식으로 커피를 끓이려고 물을 받으러 내려 갔으나 대피소 바로 밑의 식수대는

물이 나오지 않아 거림으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 50여 미터를 더 내려가서 물을 길어 온다.

 

 

 

물을 길어 올라오는 길에 대피소를 담아본다.

이곳도 예외없이 벽면 곳곳이 라×마 브랜드로 도배가 되어 있구나...

 

 

 

(07:40분)

 

세석대피소에서 아침식사를 겸해 무려 1시간 10분의 휴식시간을 가진 후 다시 길을 나서며 아쉬운 마음에 뒤돌아 본다.

 

 

 

촛대봉으로 오르는 오름길 도중 뒤돌아 본 세석대피소와 영신봉

 

 

 

대피소가 점점 멀어져 간다.

 

 

 

촛대봉 오름길 조망터에서 바라본 운해낀 백무동 방향 풍경

 

 

 

(08:00)

 

촛대봉에서 바라본 세석대피소와 영신봉

멀리 반야봉도 어렴풋이 얼굴을 내민 모습이 보인다.

 

 

 

지리주능선 중 가장 아름답고 환상적인 풍광을 지닌 매력만점의 코스

 

 

 

촛농이 흘러내린 형상의 암봉이 촛대봉이다.

 

 

 

이제 천왕봉까진 불과 4.4km

앞으로 두어시간 뒤면 저곳에 올라 있겠지...

 

 

 

촛대봉에서 천왕봉을 배경으로...

 

 

 

반대장님은 홀로 어딜 보고 계실까?

 

 

 

 

 

 

 

백무동 방향 한신계곡 풍경

 

 

 

날개처럼 생긴 구상나무

 

 

 

 

 

연하선경

 

 

 

지리산주능선 코스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이다.

 

 

함양 마천땅은 아직도 운무속에 가려있고...

 

 

 

연하선경 등로에는 단체로 온 듯한 학생들의 행렬이 보이고...

 

그냥 여기서 살까?

공단직원에게 끌려 쫒겨 나겠지...^^

 

 

 

(08:45분)

 

세석대피소를 떠난지 1시간여만에 연하봉을 지난다.

 

 

 

연하봉에서 장터목대피소까진 앞으로 800여미터 더 가야한다.

 

촛대봉을 지나고 나서 연하봉으로 오던 도중 갑작스레 개인적 사정(?)이 생겨 얼른

장터목으로 가기 위해 일행들을 뒤로 하고 홀로 앞장서 거의 뛰다시피 걷는다.

 

 

 

연하선경의 환상적인 풍광이 계속 이어지고, 천왕봉도 손에 닿을 듯이 가까워 졌다.

 

 

 

어느 산님께서 한참동안 멍하니 서서 홀로선 고사목을 응시하고 있다.

 

 

 

등로주변의 여러 고사목들이 모진 풍파와 사람들에 의해 많이 쓰러졌음에도 연하봉의 고사목은 여전히 건재하다.

내년 이맘때도 이 자리에 꼿꼿히 서있는 모습을 기대하며 급한 사정(?)으로 얼른 자리를 뜬다.

 

 

 

아무리 급한 사정(?)이 있어도 이 환상적인 풍경을 그냥 지나칠 순 없어서 자꾸만 뒤돌아보고 또 되새김질을 한다.

한무리의 학생단체팀들이 지나왔던 고사목앞에 서서 고고한 자태의 고사목을 감상 중이다.

 

내년 이맘때 쯤이면 또 이 자리에 서서 연하선경을 둘러보며 감탄하겠지...

매년 그랬던 것 처럼...

 

 

 

나지막한 언덕을 지나고...

 

 

 

이미 때늦은 철쭉꽃 뒤로 천왕봉이 얼굴을 내밀고...

 

 

 

고사목이 예전만 못한 제석봉과 천왕봉 사이로 중봉도 살며시 얼굴을 내민다.

매번 이쯤에 서서 저 천왕봉을 보면서 "휴~ 저 날등을 어찌 오를꼬" 했는데...

오늘은 그만 급한 사정(?)으로 인해 사진만 찍고 얼른 종종걸음으로 자릴 뜬다.

 

 

 

한동안 길게 이어지는 지옥같은 내리막길(?)을 지나 드디어 장터목대피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장터목이 이리도 반가울 줄이야...

 

 

 

아무리 급해도 담을 건 담아야 하기에...

 

 

 

중산리 방향 풍경

 

 

 

백무동 방향 풍경

 

 

 

(09:00)

 

세석대피소를 떠난지 1시간 20분만에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했다.

배낭을 벗어 대피소 한켠에 두고 얼른 한달음에 달려가 급한 일(?)을 해결한다.

휴~

 

 

 

급격히 고도를 올리는 천왕봉으로 오르기 전에 대피소 벤치에 앉아 충분히 쉬고, 몸을 풀고 출발하기로 한다.

하지만 다분히 설정샷의 냄새가...

 

 

 

죽은 나무들의 공동묘지라 할 수 있는 제석봉 고사목 지대를 지난다.

제석봉 고사목의 자태는 해가 지날수록 훼손도가 심해져 예전만 못하다.

 

다시 숲을 조성하기위해 공단에서 구상나무 묘목을 심고 노력을 기울이지만 맘처럼 쉽지는 않은 것 같다.

 

 

 

그나마 이곳은 예전의 제석봉같은 풍경이 조금은 남아 있다.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나무와 을씨년스런 하늘모양이 제석봉의 현재를 대변해 주는 것 같은 느낌이다.

 

 

 

제석봉을 향해 열심히 오르는 일행들

 

 

 

이젠 앙상한 등걸만 덩그러니 남은 고사목

 

 

 

(09:35분)

 

제석봉(해발 1,808미터)

 

장터목대피소에서 불과 0.6km 떨어진 이곳까지 20분이나 걸렸다.

 

 

 

(09:50분)

 

하늘로 통한다는 통천문 입구

 

 

 

하늘로 통하는 통천문을 통과하자 온통 안개구름으로 자욱하게 덮힌 선계의 세상이 펼쳐진 것 같다.

 

날씨와 하늘모양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천왕봉에서 지나온 주능선을 조망하기는 그런 것 같다.

 

 

 

통천문 이후 천왕봉으로 오르는 힘겨운 오름길의 연속에도 불구하고 여유롭게 웃음을 띠는 일행들

 

특히 제일 앞에 계시는 반대장님께선

곧 정년을 맞으시는 연세임에도 불구하고 30대의 체력을 과시하시며 맨 선두에서 산행내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리딩을 하시며 후미의 상태를 봐가며 완급조절을 시의적절하게 하시는 우리팀의 영원한 대장님의 역할을 수행해 내셨다.

 

 

 

(10:05분)

 

장터목대피소를 떠난지 50분만에 지리산의 주봉이자 남한 내륙의 최고봉인 천왕봉에 닿는다.

 

"한국인의 氣像 여기서 발원되다"

오늘로써 5번째이자 생애 3번째 종주산행을 하며 맞이하는 천왕봉 정상석

작년에도 그랬지만 정상에 서면 뭔가 뭉클한 감동이나 찡한 느낌이 올 것도 같은데 감정이 메말랐을까

별다른 감흥없이 그저 "휴~ 또 올랐구나, 일년만에 왔구나"라는 느낌 정도만...

 

 

 

천왕봉(해발 1,915미터)

 

궂은 날씨탓인지 항상 돗데기시장같은 천왕봉 정상엔 여성산님 두분외엔 아무도 없다.

우리 일행들도 아직 올라오는 중이라 나홀로 천왕봉에 주저앉아 주변을 둘러본다. 

 

 

 

중산리 방향은 구름에 휩싸여 말그대로 오리무중이다.

 

 

 

장터목방면의 지리주능선도 온통 안개구름에 휩싸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후미의 일행들은 어디쯤에 계시는지 사람이라곤 전혀 볼 수가 없다.

 

 

 

지난해 주능선종주때 천왕봉에서 본 지리주능선 풍경

 

이런 시원스런 조망을 기대했건만 너무나도 아쉽다.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가 어딘가.

그나마 비가 오지 않는게 다행이다 싶다.

 

 

 

거센 바람이 휘몰아치는 천왕봉에선 일행들

 

다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특히 이번에 처음으로 종주에 나선 위원장님과 Herb님의 감회는 남다를텐데...

자신이 대견스럽고, 감격스럽죠?

 

 

 

거센 바람탓에 모자가 숫제 靑兵(청나라 병사) 모자가 되어 버렸다.

 

 

 

지난해 종주때 천왕봉에서 조망한 앞으로 가야할 중봉과 써리봉 방향 풍경

 

당시 오전 8시경에 천왕봉에 도착했기에 저 중봉과 써리봉쪽을 바라보며 교통편만 어찌된다면 대원사로 하산을 할텐데 하며

많이 아쉬워하며 내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화대종주를 기필코 하리라 마음먹었는데 이렇게 이루고야 말았다.

 

 

 

(10:25분)

 

천왕봉 아래쪽 바람이 잠잠한 바위틈에서 잠시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 후 중봉을 향해 출발한다.

 

이정표를 보니 화대종주의 종착지인 대원사까진 앞으로 11.7km나 남았다.

오늘 벽소령대피소에서부터 유평마을까지 총 23.5km를 걸어야 함으로 딱 절반을 소화한 셈이다.

이제 남은 절반을 종착지까지 무탈하고 무사하게 잘 끝내야 할텐데...

 

 

 

중봉으로 가는 길 풍경

 

천왕봉쪽은 안개구름에 완전히 덮혀 버렸다.

 

 

 

 

 

중봉으로 향하던 중 조망터에서 뒤돌아 본 천왕봉 방향의 풍경

 

 

 

털진달래가 아직도 지지 않고 남아 있다.

 

 

 

중봉 가는 길 풍경

 

 

 

발아래로 펼쳐지는 마야계곡은 온통 안개구름에 묻혀 신비롭기까지 하고...

 

 

 

(10:45분)

 

천왕봉을 떠난지 20여분만에 0.9km 떨어진 해발 1,874미터의 중봉에 도달했다.

 

 

 

Herb님 안개구름에 덮혀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텐데 뭘그리 열심히 보고 계시나요?

 

 

 

중봉에서의 인증샷

 

 

 

중봉에서 5분간 쉬었다 다음 봉우리인 써리봉을 향해 또다시 발걸음을 재촉한다.

 

 

 

 

 

 

 

써리봉으로 가는 도중 좁은 안부사이로 몰아쳐대는 골바람을 맞으며 땀을 식히는 일행들

홍일점 Herb님은 지친 기색도 없이 여장부 기질을 발휘하셔서 어찌나 잘 따라 오시는지 정말 대단하세요.

이번 화대종주 끝내고나서 덕유종주랑 영알(영남알프스)종주를 가자고 함께한 일행들에게 권유 중인데 다들 시큰한 표정들이다.

 

 

 

 

 

저기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써리봉인가?

 

 

 

중봉에서 써리봉으로 가는 길 곳곳에 비경이 숨어 있다.

 

 

 

힘든 산행의 피로가 말끔히 해소되는 보상이랄까?

 

 

 

중산리 계곡과 마야계곡쪽에서 안개구름이 쉴세없이 천왕봉과 중봉을 삼킬 듯한 기세로 몰아쳐 댄다.

 

 

 

(11:35분)

 

중봉을 떠난지 45분만에 해발 1,602미터의 써리봉에 도착한다.

원봉이랑 투봉은 어따 두고 쌩뚱맞게 쓰리(써리)봉인겨?

 

옛날 창조주가 지리산을 빚을 때 칼로 바위를 썰어서 써리봉인가?

아니면 옛날 아랫고을에 살던  장난꾸러기 어떤 녀석이 수박이랑 참외를 서리하다 주인에게 들켜 이곳까지 도망을 와서 써리(서리)봉인가?

이런 쓸데없는 농들을 해본다.

 

 

 

써리봉으로 오르고 있는 후미의 일행들과 건너편 암봉을 둘러본다.

 

 

 

써리봉 이정표 뒤편 바위벼랑위에서 안개구름에 휩싸인 천왕봉과 중봉 방향을 담아본다.

 

 

 

 

 

 

 

(11:45분)

 

좌측 능선사이 움뿍 꺼진 안부쪽으로 치밭목대피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써리봉을 지난후 다소 지루한 내리막길이 한동안 이어지다 어느듯 치밭목대피소에 거의 다 왔는듯 하다.

 

 

 

(12:15분)

 

써리봉을 떠난지 35분여만에 치밭목대피소에 도착한다.

말이 대피소지 아주 작은 규모에다(로타리대피소와 비슷해 보임) 지나는 산객도 그리 많지 않은 곳이라 이용객이 뜸해 보인다.

 

 

 

대피소에 도착해 바로 100여 미터 떨어진 샘터로 가서 물을 받아와 갈증을 풀고 후미의 일행들을 기다린다.

 

# 잠시후 일행들이 도착하고 대피소 앞마당의 테라스에서 점심식사를 겸한 휴식시간을 갖는다.

밥을 먹기 전 그간 고생한 발도 휴식을 주려고 등산화를 벗고 양말을 벗었더니 오른발 엄지발가락 옆에 물집이 잡혔다 

살이 벗겨진 것처럼 허물이 나있었다.

 

어제 연하천대피소 이후부터 등산화속에서 발가락이 제멋대로 노는 것 같더니 아마도 그 마찰에 의해서

허물이 벗겨진 것 같은데 아프거나 아무런 느낌이 없어서 그렇게 된 것 조차도 모르고 여태껏 걸어온 셈이다.

발가락에게 어찌나 미안한지...

 

밴드를 돌려 상처가 더 크지지 않도록 단도리를 해둔다. 

 

 

 

점심식사후 출발에 앞서 치밭목대피소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긴다.

언제 또 이쪽으로 올 기회가 있을까?

 

 

 

(13:00)

 

식사를 마치고 치밭목대피소를 떠난다.

 

 

 

이번 종주산행의 종착지인 대원사까진 아직도 무려 7.8km나 더 가야 한다.

 

 

 

(13:20분)

 

별다른 특별히 담을만한 것도 없는 지리한 하산길이 계속 이어지다 산죽밭 사이로 난 계단길이 나타나 밋밋하고 지루한 하산길에 살짝 재미를 더해 준다.

 

 

 

그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길게 이어지는 계단길

 

 

 

(13:25분)

 

그리고 잠시후 몇번 그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무제치기 폭포와 관련이 있을 법한 무제치기교가 나타난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아도 그 어디에도 폭포는 보이질 않는다.

 

 

 

(13:35분)

 

무제치기교를 지나 약 10여분만에 새재삼거리를 통과한다.

 

 

 

유평리까진 앞으로 4.4km, 대원사까진 5.9km나 더 가야한다...;;;

 

 

 

(13:50분)

 

새재삼거리를 지나 15분여 더 내려 갔더니 시원한 계곡수가 흐르는 계곡이 등로 옆으로 나타난다.

다들 가뭄에 단비를 만난 듯 계곡으로 뛰어들어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고 몇몇분은 등산화를 벗고 오랜 여정에 지친 발을 계곡수에 담그지만

발가락에 상처때문에 차마 물에 담그기가 뭣해 단풍나무 그늘밑에 앉아 쉬면서 땀을 식힌다.

 

 

 

 

 

단풍나무 그늘밑에서 쉬면서 셀카질을...

 

아! 나도 계곡수에 발담그고 싶은데....

좀 더 내려가다 다음에 쉴때 꼭 담궈야지...

하지만 그 이후로 유평마을에 닿을 때까지 계곡을 전혀 볼 수 없었다는...

 

 

 

(14:10분)

 

몇십분전에 쉬었던 계곡 이후로 갑자기 등로가 계곡을 벗어나 날등을 타고 꾸준히 올라가는 오름길로 바뀐다.

이게 하산을 하는건지 다시 등산을 하는건지 도무지...

 

 

 

산죽이 우거진 등로를 따라 오랐다 내렸다를 반복하는 정말 지루하고 지리한 하산길이 계속 이어진다.

 

아마도 지금껏 다닌 산 중 이런 고약한 하산길은 처음인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하산길은 피하고 싶은 마음만이 간절하다.

아마도 누군가 다음에 대원사 코스를 권한다면,

 글쎄 지금 생각같아선 반드시 고개를 절레절레 돌릴 것 같다.

 

 

 

(15:20분)

 

새재삼거리부터 근 두시간 동안 지루하고 지리하게 이어진 최악의 하산길이 끝나는 순간이다.

이제 조금만 더 진행을 하면 날머리인 유평마을이 나타나겠지...

 

그간 이곳까지 오면서 MP3로 음악을 들으며 흥얼거리며 왔기에 그나마 제정신으로 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유평마을로 나가는 출입문

 

마치 선계를 벗어나 속세로 나가는 듯한 착각이 든다.

이제 곧 행복했던 1박2일간의 지리에서의 여정이 끝나고 다시 아무 일 없듯 일상으로 돌아 가야겠지...

 

 

 

화대종주의 종착지인 유평마을

 

물론 대원사까지 가야 화대종주가 제대로 매조지어 지겠지만 어쨌던 이곳 마을로 접어들면서 종주산행은 여기서 끝이다.

 

 

 

마을 입구 닭장옆에 세워진 이정표를 보니 대원사까지는 아직 1.6km나 남았다.

 

근데 저 닭장속의 토종닭으로 보이는 씨암탉이 자꾸만 눈에 들어 온다.

1박2일간의 여정동안 엊저녁엔 고기도 먹고 포식을 했지만 대부분 햇반을 기본으로 라면 등으로 때웠기에

생각같아선 당장에라도 저 놈을 잡아서 그간의 종주에 매진하느라 소비된 에너지를 보충하고픈 마음이 굴뚝 같다.

 

# 이즘에서 철인님이 렌트카 기사님이랑 통화를 시도해보는데 너무나도 친절하신 기사님이 요 아래 유평마을에 이미 와서 우릴 기다리고 계시단다.

한편 좋기는 한데 진정한 화대종주를 하려면 아스팔트길을 따라 1.6km를 더 진행해야 하는데

다들 여기서 그냥 매조지었으면 하는 눈치다.

 

"진정한 화대종주라면 대원사까지 걸어서 가야죠?"

"에~이 괘안타 여까지 온 것만해도 어딘데... 누가 뭐라하나?"

"그래도..."

"그라면 차에 배낭 싣고 혼자 걸어 올래?"

"..."

 

 

 

대원사계곡

 

당장에라도 뛰어들고픈 마음이 굴뚝같지만...

일단 렌트카 기사님을 만나기 위해 상가가 있는 마을 아랫쪽으로 좀 더 내려 간다.

 

 

 

캬~ 저 집채만한 바윗돌 하며, 그리고 에메랄드빛의 저 맑고 깨끗한 물...

1박2일 동안 흘린 육수를 저물에다 푹 담궈 빼고픈 마음이 간절하지만 저 맑은 물을 오염시킬까봐 그냥 눈팅만 한다...;;;

 

# 잠시후 기사님을 만나고 대원사까지 내려 가려면 차로도 한참을 더 가야된다는 말에 그냥 슬며시 마음을 접는다.

 

 

 

대원사 입구

 

 

 

사찰의 현판을 보니 지리산 대원사가 아닌 방장산(方丈山)으로 기재가 되어 있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지리산의 또다른 이름이 방장산과 두류산(頭流山)이라고 한다.

 

대원사는 비구니의 청정도량으로 유명한 사찰이라고 한다.

 

 

 

1박 2일간의 장장 44.6km에 달하는 화대종주를 무사무탈하게 끝내고 대원사를 배경으로 무사귀환, 종주자축의 인증샷을 남긴다.

 

다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누구보다도 생애 첫 지리종주를 감히 "화대종주"로 나서 끝까지 무탈하게 완주하신 위원장님과 Herb님께 경의의 박수를 드립니다.

그리고 쉰여덟이라는 연세가 무색할만큼 정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되새기게 해주신 반대장님께도 존경의 박수를 드립니다.

또 치아의 통증에도 불구하고 또 58년 개띠라는 역시 결코 작지 않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노익장(^^)을 과시해주신 큰C님,

그리고 지난 2월 한라산때와 이번 화대종주 모두 동참하시어 즐겁고 행복했던 순간들을 함께 하신 작은C님,

산행내내 썰렁한 농담으로 땀을 식혀주신 서철인님과 이번 산행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완벽하게 진행하고 이끌고

Support해주신 이철인님 다들 너무너무 수고하셨고 애쓰셨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했던 지리산에서의 이틀은 제 생애 그 어떤 순간보다도 행복했고 소중한 시간으로 내내 기억될 것 입니다.

 

 

 

그리고 앞줄 제일 우측에 앉은 너도 수고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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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로 돌아오는 길에 산청군 덕산시장에 들러 장터 콩국수집에서 산청 지리산 막걸리와 쉐프특선 부침개로 조촐한 완주기념세리머니를 하고

콩을 직접 갈아서 만든 시원하고 담백한 콩국수로 포식을 하고 단성IC를 거쳐 88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 경주로 돌아 왔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일상은...

그냥 휴~

...

 

또 일년을 기다려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