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악산과 송계계곡의 많은 것 |
07.7.30에서 8.1까지 2박3일 동안 월악산 송계계곡 일원을 다녀왔다. 떠날 때에는 한 일주일쯤 자리를 옮겨 가면서 산과 계곡을 중심으로 돌아 다닐려 했는데 갑자기 일기예보에 비가 온다기에 계획을 취소 하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 왔다. 좀 아쉬웠지만 송계계곡 일원은 착실 히 둘러 보고 온 셈이었다. 갈때에는 부산에서 06:22발 영주행으로 점 촌에서 내리니 10:13이었다. 점촌에서 버스터미널로 이동한 다음 수안 보로 가서 다시 시내버스로 덕주야영장까지 갔다. 점심을 먹고 13:30경 덕주사로 올라 영봉으로 가는 탐방로에 들어섰다. 월악산은 여러번 와봤 으며 최근은 5년 전이어서 그리 낮선 길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전에 왔 을 때도 이렇게 경사가 급한 철계단이 이렇게 많이도 있었는지 싶게 의아할 정도로 생소하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다소 늦은 시간이라 오르 는 사람은 드물고 내려오는 사람들 뿐이었다. 오르면서 사방의 산줄기 를 바라보고 이전엔 미쳐 느껴보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새롭게 맛보게 되어 기뻤다. 영봉에 올라서 바라보니 송계계곡을 중심으로 양쪽에 줄기 줄기 뻗어 있는 날카로운 봉우리와 그 골짜기 사이사이에서 흘러 내리는 물이 모여 아름다운 송계계곡을 이루어 충주호로 흘러내림이 한눈에 들어 왔다. 중봉 하봉 바로 앞에 내려다 보이는 충주호의 아름다운 풍 광은 가스가 시야를 가려 희뿌옇게 보였다. 하산은 송계 삼거리에서 동 창교로 하였다. 저녁을 먹고 차도가 있는 상가로 나갔을 때 낮에 올랐던 방향의 산줄기가 캄캄한 어둠에 잠겨 있었는데 갑자기 밝은 빛을 띠기 시작하여 이상히 여기고 바라보고 있으니 달이 훤하게 불끈 솟아 나 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적으로 저 광경을 사진에 담아 보아야하 겠다고 가슴을 두근거리며 사진기를 만지기 시작하였다. 캄캄한 어둠에 싸여 산줄기가 또렷한데 험한 산줄기의 폭파진 흡사 맹수의 입모양으로 생긴 거기에서 달이 솟아 오르고 있어 너무나 큰 감동으로 바라 보았다. 月岳山과 달 이것은 깊은 연관이 있을 것인데 그 의미심장한 내용을 내가 직접 체험해 보았다는 것이 참으로 기뻤다. 집에 돌아 와 그날을 확인해 보니 음력 6월17일이었다. 내년 이맘때에도 좀더 사진술과 사 진기의 수준을 높여 그 때 그 장면을 멋지게 찍어 보았으면 싶다. 다음날 8시쯤 만수봉을 오르기 위하여 만수계곡 입구까지 차도로 걸어 올랐다. 만수봉에 오르는 길은 계곡길과 능선길이 있는데 계곡 길을 따라 오르니 길은 평탄고 계곡도 매우 좋았다. 계곡이 끝날 무 렵 안부에 올라 왼편으로 600m 가니 만수봉 정상이었다. 정상에는 나무판에 글자를 적어 나뭇가지에 초라하게 매달아 놓았었다. 거기 서 올랐던 길을 되돌아 내려와 포암산 쪽으로 나갔다. 그쪽으로는 다 니는 사람이 없었으며 산을 다 내려 올때까지 한사람도 만나지를 못 했다. 포암산에서 하늘재로 하산하여 미륵마을로 와서 미륵사지를 구 경한 다음 송계계곡길로 나와 덕주야영장까지 걸어 내려왔다. 오후 7시경이었다. 저녁을 먹고 엇저녁 월출 촬영장소로 나가 월출을 기다 렸으나 나타나질 않았다. 늦게야 보니 이미 하늘 높이 떠 있었다. 다음 날은 북바위산을 오를려는 날이다. 어제 기분이 좋다고 얼큰 하게 취해 본 것이 조금은 부담이 되었다. 일기예보에도 오늘 오후 부터 내일 모레까지 가끔 비가 온다는 것이었다. 계속하느냐 거두고 집으로 내려 가느냐 마스려진 가운데 일단 북바위산으로 떠났다. 어제 올랐던 찻길로 조금 가니 물레방아 휴게소가 있는데 거기서 바로 산으로 오르면 된다. 오르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전연 보이질 않는다. 어쩐지 좀 쓸쓸한 느낌이 들었다. 한참을 오르니 북바위가 나와 조금 더 오르니 경사가 급한 철다리가 나오고 거기서 조금 더 나아가니 약간 위험한 바위길이 나오기에 몸도 흔들거리고 비도 온 다는 예보에다 앞으로도 사람 냄새가 나지 않을 것 같아 되돌아 내 려 오기로 하였다. 거기서 오른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골짜기가 매우 깊고 멋져 보여서 차라리 거기를 갔다 와 보고 싶었다. 거기서 내려와 그 골짜기로 들어 섰다. 거기는 골뫼라는 마을이 있는 골짜기였다. 나의 고향은 뫼골(大山)이니 이 마을은 내고향의 이름을 꼭 거꾸로 맞추어 놓은 셈이었다. 평탄한 아스팔트 길을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 히 걸어 올라 갔다. 나의 고향마을도 어진간히 산골인데 이 골짝은 더욱 심하였다. 냇가와 양쪽 산줄기에 일렁이는 푸른 생명의 물결을 싱싱하게 느끼면서 즐겁게 걸어 올랐다. 오른쪽 산비탈에 묘 몇기가 멋지게 가꾸어져 있었다. 비석과 석물 그리고 묘원을 가꾸어 놓은 품 위가 돋보였다. 참으로 정성스런 효심이었다고 존경심을 보내었다. 그러나 현재 이 시점에서의 생각과 평가이지 좀 더 세월이 지나고 나면 과연 제대로 유지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드니 서글퍼지기도 하였다. 하여튼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훌륭하고 존경스런 일이라고만 정리하였다. 한참을 오르니 길은 끝나고 산줄기가 길을 가로 막고 있었다. 되돌아 내려 와서 양영장으로 가 일기예보를 다시 확인하니 저녁부터 내일 모레 까지 가끔 비가 온다는 것이었다. 생각을 거두어 짐을 챙겨 14:40 수안보 행으로 나와 다시 점촌을 거쳐 점촌에서 17:45 부산행 버스로 돌아 왔다. 짧은 기간이나마 알찬 여행을 하였다. 그리고 5년전의 여행과 연관하여 2 가지 재미있는 결실을 거두었다. 하나는 5년전 조령산 자연휴양림에서 자고 제 3관문을 지나 동화원에서 부봉으로 갈 때 하늘재란 안내글이 있기에 거기가 어딘가에 대하여 늘 궁금하게 여겼는데 이번에 하늘재와 부봉과 주흘산 그 리고 마패봉 신선봉과의 위치와 연결고리도 확실히 알게된 것과 다음은 그 때 내가 마패봉을 오르면서 서울에서 오신 분을 만났는데 그분의 설명이 마패봉에서 저 멀리 북쪽을 가리키면서 저것이 만수봉이라고 나에게 일러 주 었는 기억이 있는데 오늘에야 그 곳을 가 볼 수 있었다는 것이 아주 뜻 깊게 느껴졌다. 난 얼마전 KBS 제3라디오의 라디오 여행기 이용한의 "은밀한 여행"을 들을 기회가 있어 거기서 나도 높은 산 위주가 아닌 호젓한 오솔길이나 때묻지 않은 청정한 길, 섬을 돌아돌아 걸어 보는 그러한 경험을 해 보는 것도 매우 멋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그렇게 해 보았으면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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