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2.3(화)에 k2산악회의 충북 영동에 있는
민주지산((1242m) 산행에 동참하였다.
사상역 앞에서 출발한 관공버스는 남해 고속도로를 빠져나가
구마고속도로로 들어서 경부고속도로를 지나 영동으로
들어가 목적지에 약 3시간 후인 11:10경에 도착하였다.
나는 10여년 전 한번 산행한 경험이 있지만 눈이 많았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생각나는 것이 없다. 조금 흐린 날씨
속에 바람은 없었으나 제법 차가운 날씨였다. 김천을 지날 때
차창으로 허연 눈으로 뒤덮인 황학산 봉우리가 멀리서 눈에 들러
오자 눈이 많은 산으로 이름난 민주지산이기에 멋진 설화를 구경할
수 있는 행운을 얻을 수 있겠다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차에서 내리자
마자 산행 준비에 들어 갔다. 산행은 물한리=>한천=>황룡사=>쪽새골
=>민주지산 오른쪽 능선=>각호산=>각호골=>한천으로 이어졌다.
처음에는 민밋하던 산세가 정상에 가까와 질 수록 급하였다.
능선에 올라 각호산으로 가는 길에는 바람에 날려 모인 눈 언덕이
수북하였다. 점심을 먹을 만한 마땅한 장소가 없어 각호산 바로 밑의
눈밭에서 겨우 때웠다. 손이 곱아서 수저질을 제대로 할 수도 없었다.
각호산에 올라 주위 산 줄기를 조망하는 멋은 일품이었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보니 바로 너머에 민주지산 봉우리라 보이고 거기서 왼쪽으로 조금
가니 석기봉, 거기서 조금 가니 삼도봉 또 거기서 왼쪽으로 죽 뻗어 나간
끝에 황학산 봉우리가 허연 눈을 덮어 쓰고 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각호산에서 저 멀리 남쪽으로 맞은 편에 있는 황학산까지는 U자 모양으로 이어져 있다.
그 산줄기마다 허연 눈을 덮어 쓰고 머리 빗질을 곱게 한듯 산줄기의 능선과 계곡이
아름답게 조용히 숨죽이고 업드려 있다. 내일이 입춘이니 얼마 안 있으면 이 고요가
깨 지고 생명의 고동소리가 이 골짜기 저 능선에서 약동하지 않겠나...
거기서 각호골로 내려 오는 길에서 오늘 산행의 절정을 맛보게 된다.
음지인 탓으로 눈이 길길이 쌓여 있을뿐만 아니라 눈꽃도 제법 피어 있어 멋진
설경을 볼 수 있었다. 거기를 조금 빠져 나오니 양지쪽이라 눈은 없고 길이 녹아
흙이 버럭거렸고 경사도 매우 급하였다. 얼마 후에 평탄한 계곡길로 접어 들어 출발지인
주차장으로 16:00경에 원점 회귀하였다. 주차장에서 산악회에서 준비해 온 오뎅 떡국과
술로서 하산의 즐거움을 나누고 17:00에 출발하여 20:00에 부산 출발지에 도착하였다.
자세한 시간은 사진의 시간기록을 참조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