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월12일 눈 (북한산)
함께한님=산새 산소녀 벽계수 산마루 산내음 친구두분 물안개(8명)
국민대입구(북악매표소)-작은형제봉-큰형제봉-형제봉능선-대성문-
보국문-중성문-산성매표소
정말 얼마만인가?
이렇게 눈가뭄속에서 하루종일 함박눈을 맞으며 산행했으니.....
우리 산방의 월요정모 매주 보는 님들이지만 보고있어도 보고싶은
모습들이다.
건강이 안좋아 산행을 시작한지 10년넘어 지난해만 산행횟수가
120회니 일년의 3분1일 산에서 보낸것이다.
머지않아 1000회가 될날도 머지않을듯....
전국의 산하를 누비고 다니면서도 월요일이면 어김없이 우리님들을,
만나러 가는 발걸음이 가볍게 느껴지는것은...
산 이 주는 무언가가 우리들을 한곳으로 모이게 하는것은 아닌지...
오늘따라 늘 함께하던 꽃사슴이 이사하느라 못와서 아쉽다.
우리들의 아지트인 구파발역을 잠시 접어두고 오늘은 길음역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10시가 되자 어김없이 나타나는 우리님들,
버스를타고 국민대입구에서 하차 북악매표소를 통과 산행을 시작한다. 이 코스는 오랫만이다.
잔뜩 찌프린 날씨가 금방이라도 비나 눈이 올듯....
호젓한 등로 ,우리여인들의 웃음소리만 고요한 정막을 깨트리는듯,
북한산 전세를 낸것같이 조용하다.
정담을 나누며 계단길과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서니 어느새 형제봉
갈림길, 이곳부터 간간이 뿌리던 눈은 작은형제봉에 올라서니
눈보라가 치기 시작한다.
저 건너 드라이브코스로 유명한 북악스카이웨이의 팔각정이
선명하게 보이고 보현봉과 대성문이 빼꼼이 고개를 내민다.
눈이 오니까 더 즐거워하는 우리님들...
올해 회갑을 맞이할 산마루님 제일 건강하고 산행도 잘하지만
소녀마냥 즐거워하는 모습에서 눈은 우리여인들을 동심의세계로
돌아간듯 모두 눈바람에 환호성을 지른다.
대성문에 도착하니 어느새 눈은 함박눈으로 바뀌어 북한산성이
마치 중국의 만리장성을 보는듯 한폭의 그림같다.
눈보라속의 성곽을 비행하는 한무리의새때 그들도 눈이 좋은가보다.
빛바랜 성문이 외로운듯 멋스러운자태로 겨울정취를 물씬풍긴다.
산성을 끼고 돌으니 마치 우리가 세월을 거슬러 조선시대로 돌아간듯
착각마저 든다.
보국문 근처에서 우리들은 함박눈에 밥 말아먹으며 따끈한 커피한잔에
몸을 녹이고, 눈보라가 새차니 산성매표소로 하산하자고 입을 모은다.
하산로도 살짝 내린 눈으로 등로도 희미하고 미끄럽다.
소리없이 소복소복 쌓이는 하얀눈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우리들의
마음도 하얗게 정화되는듯......(그 속으로 들어가고싶다)
멀리 인천서온 산소녀님 우리님들 먹이겠다고 큰배 세개를 지고와
깍아놓으니 달고 시원하다.(얼마나 무거웠을까)
세차게 내리던 함박눈은 중성문을 지나 산성매표소를 빠져나오니
내리는데로 녹는다.
산정에는 많은 눈이 쌓이던데....
도심으로 들어오니 눈은 비로 바뀌고 집에 도착할 즈음엔 다시
함박눈으로, 하루종일 눈속여행을 다녀온듯 가슴이 벅차고 흐믓하다.
언제 또 이렇게 눈산행을 할까 ? 기대하며 ......
작은형제봉
대성문에서
산성을 바라보며
눈보라속의 철새
하산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