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생각치않은 횡재도 있다 (각흘산-838.2m)
◈위치: 경기도 포천군 이동읍/강원도 철원 갈말읍
◈산행일: 2004년 7월24일 토요일
◈산행코스:자등현(47번국도)-제1쉼터-제2쉼터-헬기장-정상-약사령방향 내리막-765봉-689봉-각흘계곡-47번국도(학국성서대학 조림지)☞지도클릭
◈동행 : 필자외 3명
각흘산: 각흘봉은 38선 북쪽에 위치한 산이다. 산 정상에서 동남쪽 아래로 약 3km 길이로 이어지는 각흘계곡은 계곡 피서지로 유명한 약사계곡과 삼부연폭포로 물을 쏟아 내려 주는 용화저수지의 발원지로 폭포와 웅덩이가 줄지어 있을 정도로 수량이 많아 계곡 물소리 또한 우렁차 귀를 시원하게 해 준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수림이 온 산을 감싸고 있으며, 등산로 곳곳에 갈대밭이 모여 있어 산행의 정취를 더해준다.(퍼온 글)
◈밥을 먹고 잠을 자는게 살아있는 모든 이 들의 당연한 일상이 듯,
이제 산행은 그 당연한 일상의 한 축이길 바라는 일행들과 산을 찾아 나섭니다
포천 "각흘산" 이름만 흘려듣던 산을 찾아서...
덥다고 안 먹고 살수 없듯이 삼복중이라고 산행을 건널수는 없겠지요?
왜? 라고는 묻지 마세요
왜 사느냐고 물으시면 딱히 할 말이 없는 것처럼 산으로의 길도 달리 드릴 말씀은 없으므로...
7시 일산을 떠나 송추,장흥,의정부,포천 시내를 거쳐 38휴게소에서 아침을 먹습니다
여늬때면 아무리 여름이라도 이 시간쯤에는 선선할텐데 10년만에 폭서라더니 아침부터 후덥지근 하더군요 만만찮을 하루가 되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었지요
한북정맥상에 백운봉,국망봉,견치봉...등등이 힘차게 솟구쳐 뻗어가는 모습이 장관인 이동을 지나 김화로 가는 47번 국도로 접어들고 오래지않아 경기도와 강원도 도계를 이루는 자등현에 섭니다(우리의 산행 들머리가 될 지점이고 근처엔 주차장도 있었습니다)
오름길은 아주 평범한 모습입니다 마치 뒷산을 오르는 듯...
산의 위치가 위치인지라 즐비하게 파 놓은 참호들이 새삼 장병들의 노고를 생각케 합니다
장마끝이라 이름모를 버섯들이 이곳 저곳에 자라더군요
햇볕이 힘을 잃은 구름낀 날씨와 간간히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덕에 복중이라고는 생각할수없는 산행하기 괜찮은 날이었지요
주변 나무들이 자라 시야가 그리 좋지않은 헬기장를 거쳐 한시간 남짓 걸려 정상에 섭니다
와하!! 이럴수가....각흘산 정상은 사방으로 막힘이 없는 너무 좋은 조망처였고 아기자기 바위근처엔 소나무가 자라 한층 운치있는 풍경을 만들어 주는 오래 쉬고픈 그런곳이었습니다(물론 햇살밝은 날이라면 곤란하겠지만...그늘은 없었거든요)
뿌옇게나마 올라온 쪽으론 광덕산과 상해봉쪽 산줄기가 눈에 들어오고,가야할 길 약사령너머론 억새로 유명한 명성산이 높이를 견주며 서 있었지요 삼부연폭포의 물이 흘러 든다는 용화저수지도 한눈에 잘 들어왔고......
햇빛없죠, 바람 선들불죠, 조망 기막히죠 큰 기대않고 나선 각흘산이 너무 맘에 들어 자릴 뜰 수가 없었습니다
바위위에 걸터앉아 오래도록 이 곳 저 곳을 눈에 넣으며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덕분에 밤엔 얼굴과 팔이 화끈거려 오이를 붙이고 있어야 했지만...^^)
제법 가파른 바윗길을 내려서서 초원으로 실금처럼 구불 구불 나 있는 편안한 등로를 따라 765봉으로 향합니다 우리야 각흘계곡으로 내려설테지만 약사령이란 지명에서 장준하선생을 기억합니다 이 근처 약사봉에서 의문사를 당하신 이 시대의 큰 별을....
산사태로 무너져 내린 위험한 등로를 두어번 거쳐 내리막으로 접어들고 산은 다시 평범해집니다 길목마다 달려있는 리본덕에 내 기억속에 넣은 약도가 전부인 초행인 길을 무사히 찾아 내려설 수 있었지요
군인들이 지은 빈 건축물에서 좌측으로 접어들면 이내 계곡이 시작됩니다
초반엔 평범해 보이던 계곡은 내려갈수록 탄성을 자아내게 하더더군요
각흘은 산세에 비해 깊고 아름다운 비경을 숨겨놓고 있었지요
장마끝이라 그런건지 수량이 풍부한 계곡은 폭포를 만들고 소를 이루며 힘차게 흐르고 있었지요 꽤 여러번 계곡을 건너야하는 등로를 내려서는 동안 우리 일행 모두는 각흘계곡의 아름다움에 입을 다물수 없었어요
산행지선정을 제게 일임해 놓고는 한순간 실수엔 야유와 비아냥을 취미처럼 보내는 울집남자도 오늘은 가이드노릇을 제대로 했단말을 건네더군요(하지만 전 언제나 똑부러지는 가이드라고 자부하며 제 잘난맛에 살지만...ㅎㅎ)
큰 기대 안하고 찾아 나선 각흘산,
정상에 기막힌 조망과 어느 유명계곡 못지않은 비경을 간직한 계곡으로 말미암아 횡재라도 한듯한 흡족한 산행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