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돌려 남쪽바다 섬 소매물도 찾아가 보니

2007.09 28(금)
대구서부정류장(15:40)→통영(18:20)→여객터미날(19:00~20) →남망산공원(21:00~30) 1박

09.29(토, 구름)
여객터미날(07:00)→소매물도(08:10)→분교(08:30)→망태봉(08:40~50)→공룡바위(09:20~30)→등대섬(09:40)→망태봉(10:20)→선착장(11:30)→저구항(12:10~30)→해금강(13:00~17:00)→학동(17:10~21:30) 2박

09.30(일, 구름)
유람선선착장(09:40)→해금강(09:50~10:00)→외도(10:20~11:50)→학동선착장(12:20~13:00)→장승포(13:50~14:00)→부산항(14:50)→부산역(15:00~16:10)







함께 한지 27년
이젠 머리카락도 희어지고 몸과 마음도 예전같지 않은 것 같은데도 목적지는 손에 잡힐 듯 안타깝기만 하니 심신이 더욱 지치는 것 같고.....

진즉부터 남몰래 선점하려는 꽤를 부렸어야 하는데....
순진한 생각으로 땀 흘리다 보면 문은 이미 닫혀 버리고 어두워지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목표지점의 상황은 날씨처럼 항상 변하도록 되어 있으니 냉정한 판단으로 지름길을 찾아가는 노력도 중요한 것 같다.

앞서간 자들은 빗장을 걸어 잠그고 담장을 높혀야 한다며 스스로 지혜롭다 하니 몹시도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정도를 밟아 꿈을 실현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때와 사람을 잘 만나지 아니하면 곤란한 것 같다.

인생이 추구하는 명예와 부
그것만으로 성공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준비한 만큼 과실을 얻을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번민할 수 밖에....

모든 일에 정해진 때가 있고 그것에 순종하는 삶이 천수를 누리는 길이니 어두워지기 전에 마음을 비우고
남은 시간만이라도 지금까지 소홀리 할 수 밖에 없었던 내 자신과 가족을 위해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좋은 것 아닐까?

아버님 31주기와 연이어 돌아온 추석으로 연일 바빴던 반쪽
모처럼 토요일까지 시간 있다며 친정 가는 것도 미루고 찜질방에 있는 나를 찾아오겠다 한다.

잘 됐다 함께 남해바다로 섬 여행이라도 떠나보자
재빨리 달려온 반쪽 손을 잡고 소매물도와 외도를 둘러 볼 생각으로 통영행 버스에 오른다.

구마 고속도로 달려 마산시 지나 시골길 달려가니 바다 모습 보이더니만 통영 터미널이다.
내리자마자 시가지 거닐며 여객터미날을 물어 간다.

고개 넘어 내려가니 바람결에 바닷내음이 느껴지고 저 아래로 불빛이 밝다.
여객터미날 확인 후 주변에 여장을 풀고 복어탕으로 에너지 충전한 다음 어둠에 잠긴 통영 바다로 나선다.

해안도로 따라 정박된 배들 구경하다 출렁대는 바지선에도 올라보고 하늘 높이 깜박이는 신아 조선소도 보며 밤항구 정경에 취하다보니 서호에서 동호까지...


잔잔한 밤바다 건너오는 상큼한 바람이 부드럽게 볼을 스치니 베네치아 나폴리가 부럽지 않은 것 같다.



시락국으로 아침 해결하고 여객터미날에 들어서니 첫배 타려는 승객들로 바쁜 모습이다.



매물도행 여객선은 예상과 달리 작아 보인다.
일기상태에 따라 대형 선박이 운행되는 것 같고 섬 주민보다는 낚씨꾼이나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고동소리 울리며 출항신고 하더니만 세차게 물쌀을 쏟아내며 넓은 바다로 달려 나간다.




바닷물이 바람에 실려 얼굴을 때려도 기분이 어찌나 좋은지....
좌우를 오가며 비경 담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높게 솟구친 저 산은 어딜까? 섬일까? 육지일까?
나중에 알고 보니 한산도 거제도라 한다.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작은 섬에도 나무가 빼곡하고 바닷물과 접한 곳은 온통 바위지대다.




비진도에 한분 내려 주고 빠져 나오는데 하얀 백사장이 송림과 함께 너무 좋아 보인다.





갈수록 요동도 심한 편이고 물방울 세례도 많아진다.
광활한 바다 수면위로 점점이 솟구친 섬들과 흰 물결 일으키며 어디론가 내달리는 어선들을 바라보는데 아주 작은 바위섬을 지나간다.





점점 가까워지는 섬이 매물도일 것 같은데 물방울이 날아들어 담을 수가 없다.
이내 안내방송이 들리고 고동소리 울리며 서서히 접근하는데 소매물도란다.



선착장에 내리자마자 올려다보니 그림으로 봤던 그 모습 그대로 반가운데 건너편 바위면에 모여 있던 갈매기들 육지 손님 오셨다며 수즙은 듯 야단들이다.




하나밖에 없는 마을길 따라 올라가는데 무너져 내린 돌담집과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지붕, 잡초로 뒤덥힌 마당.....
대부분 떠나갔는지 파도 소리외에는 아무런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 옛날 이곳에 모여 돌담 쌓고 흙집 지어 아들 딸 낳고 살아가셨을 그 분들 지금 어데로 가셨을까?

다행이도 찾아오는 객이 있으니 물항아리 모여 들었던 우물가에 물탱크가 보인다.


능선에 막 오르니 잡풀 속에 단층 교실과 조그만 공터가 보인다.
아이들이 모두 떠나버린 교실 한쪽은 2층 침상이 놓여 있고 다른 한쪽은 찻집처럼 꾸며 놓았다.





망태봉 이정표 따라 오르니 세관감시소로 쓰였던 건물이 역시 허물어지는 모습으로 반겨주고.....





드디어 등대섬이 반겨주는데 눈물이 쏫아질 것만 같다.


그 옛날부터 밤새 찰랑대는 파도, 밤하늘 가득 반짝이는 별을 친구삼아 망망대해 밤바다 오가는 어선들에게 밝은 빛으로 길을 안내했던 등대지기의 삶은 어떻했을까?

물새들만 울부짓는 고독한 섬안에서 갈매기 벗삼아 살아가는 내 신세여
깜빡이는 등대불이 내 마음 울려줄 때면 등대지기 20년이 한없이 서굴퍼라 아니할 수 있겠는가?

어찌보면 우리도 등대지기가 아닐까?
저마다 처한 곳에서 20여년 지내다 퇴직하면 찾아갈 곳도 없고 찾아 주는 자도 없으니....

등대섬을 이어주는 몽돌 길은 바닷물로 넘실댄다.
하루 두 번 4시간동안만 면회시간을 주지 않는다니...



▼등대섬 가는 길은 간조때 하루 두번 열린다는데.....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소리, 수면위로 솟구친 기암은 쓸쓸해 보이지만 볼수록 신비롭다.












고별인사를 드리려고 망태봉으로 다시 오르는데 산자락에서 우릴 지켜보던 흑염소 가족이 모두 나서 아쉬운 표정으로 졸졸 따라 다닌다.

소매물도 선착장 주변 정경 감상하며 저구행 배를 기다리는데 발전기 소리 들린다.



대매물도 손님 내려주고 왔다는데 젊은 분들이 많이 내린다.
모두가 떠나버린 고독한 섬은 젊은이들에 어떤 감흥을 주게 될까?

문명과 멀어질수록 좋은 것도 있을 테니 언젠가 다시 찾으면 막 잡아 올린 싱싱한 회맛도 보며 이곳 주민과 하룻밤 머물고 싶다.





통영 →소매물도
소매물도 →통영
저구항→소매물도
소매물도→저구항
07:00
08:15
08:30
09:00
11:00
12:20
11:00
11:30
14:00
15:45
13:30
14:00
16:00
17:30
15:30
16:00

(주)섬사랑 055-645-3717

http://nmmd.co.kr

매물도해운(주) 055-633-0051 HP:018-587-7626

http://maemuldotour.com


※해상 일기상태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니 사전 확인 요함
통영발 소매물도행은 주중엔 오전(07:00) 오후( 14:00)한번씩 운행된다 함.

거제 저구항발 소매물도행은 정기 여객선 개념으로 위와 같이 운행되며
단체 20명 이상시는 수시 운행도 가능하다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