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월 20일 (목요일)

◈ 산행일정

강변역(06:20)
곤지암
남이고개(07:33)
송전탑(08:29)
289.6봉(08:43)
국정개고개(08:58)
국정개고개(10:07)
헬기장(10:59)
원적산(11:16)
563.5봉(11:33)
499봉(12:22)
547봉(12:43)
정개산(13:23)
철탑(13:51)
넋고개(14:08)
284봉(14:33)
344.4봉(15:11)
국수봉(15:39)
능선갈림길(16:12)
능선갈림길(16:31)
중부고속도로(16:50)
곤지암
강동역

◈ 도상거리
약 18km

◈ 산행시간
약 9시간 17분

◈ 산행기

- 국정개고개
꽁꽁 얼어 붙어있는 남이고개에서 택시를 내리니 마악 어둠이 물러가고 있고 앵자봉쪽 산봉들은 아직도 검은 실루엣에 싸여 거산처럼 높게 솟아있다.
옛 도로따라 산으로 들어가면 신설이 얕게 깔려있어 굉장히 미끄럽고 삭풍이 불어오며 몸이 오그라들어 엄동설한을 실감하게 된다.
안부를 넘고 쭉쭉 미끄러지는 급사면 눈길을 나뭇가지들을 잡고 간신히 능선으로 오르니 신경수님과 아는 분들의 표지기 두어개가 세찬 바람에 휘날리고있다.
동쪽으로 꺽어져 뚜렸한 등로따라 무덤가를 지나면 시야가 트여서 원적산에서 정개산으로 길게 이어지는 산줄기가 보이고, 눈부신 태양은 차가운 겨울하늘을 가르며 떠 오른다.
송전탑을 지나고 임도처럼 넓은 소나무길을 내려가다 안부를 넘어 올라가면 깃대달린 삼각점이 있는 289.6봉이 나오고 국정개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앞이 확 트이는 벌목지대를 만나서 발길 닿는대로 내려가면 이상한 냄새를 뿜어대는 공장들이 나오고,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국정개고개로 내려서니 광주시이정판이 반겨준다.



▲ 무덤가에서 바라본 원적산



▲ 국정개고개



- 헬기장
마루금을 막고있는 공장을 피해 전원주택들 사이로 올라가면 택지를 조성하며 높은 절개지가 만들어져 조심스레 봉우리에 올라 남쪽으로 내려간다.
덤불들을 뚫고 무덤가로 내려가니 낮은 구릉들이 갈라지고 농로들로 길이 끊어져서 마루금을 쉽게 가늠할수가 없다.
대강 올라가도 천덕봉과는 만나겠지만 잘못왔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도 정확한 마루금을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진골마을로 내려가 다시 고개로 돌아간다.
공장안으로 들어가 보기도 하고 주민들에게 지형을 물어보며 길을 찾아보지만 애초 갔었던 길이 맞는 길이라 1시간도 넘게 허비하고 다시 무덤가로 되돌아 온다.
앞에 보이는 능선으로 들어가 눈깔린 잡목지대를 조금 오르면 발자국 찍힌 뚜렸한 등로가 아래에서 올라오고 벌목되어있는 호젓한 산길이 이어진다.
굉장히 미끄러운 급사면 눈길을 간신히 올라가 바위지대를 통과하고 주능선의 넓은 헬기장으로 올라서니 남이고개부터 지나온 능선이 잘 보이고 벌거숭이 천덕봉이 위에 솟아있다.


- 원적산
찬바람 불어오는 눈길을 따라 헬기장을 지나고 공용화기사격장이라 쓰인 철조망을 넘어 바위지대를 따라가니 온통 민둥산으로 헐벗은 봉우리가 애처롭게 다가선다.
넓은 공터에 삼각점과 정상석 세개가 서있는, 원적산 정상인 천덕봉(634.5m) 에 오르니 누군가 불을 피운 흔적이 있고 사방으로 조망이 트여서 가야할 정개산쪽 산줄기는 물론 1km정도 떨어진 563.5봉아래로 이천시내와 너른 들판들이 내려다 보이고, 앵자봉과 양자산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붉은 깃발이 휘날리는 바위봉을 지나고 앞에 보이는 563.5봉으로 향하면 살을 에일듯 찬바람이 매섭게 불어와 볼이 얼얼해지고 콧물은 쉴새없이 떨어진다.
바위지대들을 지나고 헬기장으로 이루어진 563.5봉에 오르니 참호들이 파여있고 영명사쪽으로 뚜렸한 능선이 갈라져나가며 이천시내는 발아래에 누워있다.
뻔히 바라보여 가까운것 같으면서도 먼 천덕봉으로 힘겹게 돌아와 양자산을 바라보며 옛 생각에 잠겨 있으니 사나운 바람이 등을 떠민다.



▲ 원적산 정상인 천덕봉



▲ 천덕봉에서 바라본 563.5봉



▲ 563.5봉에서 바라본 천덕봉



▲ 천덕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정개산쪽 산줄기


- 정개산
바위지대를 따라 정개산쪽 남서능으로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흰눈에 덮힌 인적 끊어진 골프장이 내려다 보이고 정지된 화면처럼 가슴에 시리게 와 닿는다.
헬기장을 지나고 철조망을 넘어 양지바른 눈밭에 앉아 소주 한잔에 김밥을 우물거리고 있으니 골바람이 휙휙거리며 불어와 몇그루 안 남은 소나무들을 타고 넘어간다.
눈길따라 쓰러진 나무들로 뒤덮혀있는 지저분한 499봉을 넘고나면 이윽고 푸른 소나무들이 나타나며 산은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 온다.
오른쪽으로 작은 금속이정판이 서있는 만선리갈림길을 지나고 돌탑이 서있는 사거리안부를 넘어 골프장을 바라보며 눈길을 올라간다.
이정표가 서있는 장1동갈림길을 넘고 가파른 눈길을 지나 높게 솟아보이던 547봉에 오르니 활공장이 있어 광주시쪽으로 전망이 시원하게 트이고 바람 또한 거세게 불어온다.
노송들이 서있는 봉우리를 넘고 다시 도암리 이정표를 지나서 밧줄이 걸려있는 나무계단따라 암봉으로 오르니 내려온 원적산이 잘 보이고 "소당산"이란 정상석이 서있는데 아마 지형도상 정개산(406.7m)일 것이다.



▲ 눈덮힌 골프장



▲ 정개산 정상



▲ 정개산에서 바라본 원적산



▲ 정개산에서 바라본, 국수봉과 해룡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넋고개
지석리갈림길을 지나고 망가진 의자가 놓여있는 봉우리를 넘으면 점차 고도가 낮아지기 시작하고 이정표에 계속 언급되던 철탑을 비로서 만난다.
움푹 패인 돌밭길을 따라가면 동원대학이 나오고 아슬아슬한 절개지를 조심스레 따라가니 양쪽으로 밧줄이 걸린 나무계단들이 나오는데 끝에는 많이 썩어 무너져 내렸다.
시멘트임도로 내려서고 대학캠퍼스을 가르며 조금 남아있는 마루금을 바라보며 내려가면 곧 3번국도가 지나가는 넋고개가 나오는데 이천의병전적비가 서있고 등산로안내판이 있다.
중앙분리대를 넘어 차들이 무섭게 달리는 도로를 가까스로 건너고 가파른 절개지를 피해 덤불들이 차있는 왼쪽 산사면을 올라가 고개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뚜렸한 등로를 만난다.



▲ 넋고개


- 국수봉
고즈넉하고 인적이 드문 산길을 천천히 따라가면 낮은 봉우리들 뒤로 국수봉이 올려다 보이고 이천시경계종주 표지기가 간간이 나타난다.
산길을 한굽이 돌아 벌목이 되어있고 삼각점(이천 476, 1987 재설)이 있는 284봉을 지나서 뚝 떨어져 내려가니 거목 한그루가 서있는 사거리안부가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농가와 공장이 가깝게 보인다.
신설을 밟아가며 이리저리 휘어지는 야산길을 따라가면 글씨없는 큰 삼각점이 있는 344.4봉이 나오고 깃대에는 산불조심 깃발이 바람에 펄럭거린다.
사거리안부를 넘고 무덤 한기를 지나서 가파른 눈길을 밟으며 국수봉(427m)에 오르니 아무 표식도 없고 여름철에 쓴듯한 돗자리만 둘둘 말려져 바닥에 뒹굴고 있다.
남쪽으로 꺽어지는 뚜렸한 능선을 내려가면 발자국도 찍혀있고 어느정도 내려가다 지형도처럼 서쪽으로 능선이 꺽어져 의심하지않고 따라간다.
중부고속도로가 보일때쯤 지형도를 자세히 살펴보다가 마루금은 국수봉 오르기전에 꺽어지는 것을 뒤늦게 발견하고는 낑낑거리며 다시 국수봉으로 돌아온다.



▲ 344.4봉 정상



▲ 국수봉 정상



- 중부고속도로
안부로 내려가며 자세히 살펴보면 오른쪽으로 눈에 가려있는 길 하나가 보이고 능선으로 들어가니 잡목숲사이로 희미한 등로가 이어진다.
중간중간 길이 없어지지만 능선만 가늠하며 내려가고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꺽어져 들어가니 길은 거의 사라지고 덤불과 잡목숲에 갇혀 버린다.
이리저리 길을 만들며 내려가다 보면 중부고속도로가 나오고 눈덮힌 시멘트계단을 내려가니 앞에 광주시 이정판이 서있어 제대로 마루금을 찾아왔음을 확인해 준다.
굴다리로 고속도로를 건너고 앞에 보이는 해룡산으로 오르려다 날이 너무나 춥고 바람도 매섭게 불어와 산행을 마치기로 한다.
진우저수지를 지나서 하루에 몇번 없다는 버스를 포기하고 곤지암을 향하여 터벅터벅 걸어가면 찬바람은 볼을 에이고 갈길 바쁜 차량들은 쏜살같이 옆을 지나친다.



▲ 중부고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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