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두대간 : 사치재→매요리→유치재→통안재→고남산→여원재→수정봉→주촌
o.산행일시 : 2002. 8.24~25일
o.도상거리 : 18km
o. 3:40 - 사치재 출발 o. 7:16 - 고남산
o. 4:43 - 매요리 마을 o. 8:55 - 여원재
o. 5:40 - 유치재 o. 10:25 - 입망치
o. 6:21 - 통안재 o. 11:00 - 수정봉
o. 5:40 - 유치재 o. 12:20 - 주촌 노치마을 입구
※ 총 산행시간 : 8시간40분 (선두 : 7시간30분)

지리산 휴게소에서 도로를 따라 이동한 일행은 남원시라고 써있는 입간판 옆으로 들머리를 잡는다. 낮은 야산을 서서히 오르면 소나무 숲에 이르게 되는데, 오늘도 여지없이 짙은 안개를 뚫고 지나야 할 형편이다. 별로 반갑지 않은 안개.... 바람한점 없는 후덥지근한 날씨는 땀을 비 오듯 흐르게 만든다. 618m 지점을 지나서 내려가다 보면 포장도로가 나온다. 이지점은 사치재에서 육교를 지나오는 대간 우회길과 만나기도 하는 삼거리이다. 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폐교(운성초등교) 옆을 지나며 우측으로 돌면 마을회관이 있다. 이곳이 바로 조그맣고 아늑한 매요리 마을이다. 그 뒤편으로 교회 탑이 보이며, 마을길을 따라서 조금 더 걸으면 담장에 표시기가 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언덕으로 올라서 조금 더 가면 야산 입구에 묘가 한기 나온다. 이곳을 지나 다시 뒷동산을 연상케 하는 야산으로 능선은 이어진다.

5시40분 유치재에 도착하여 휴식을 취한다. 이미 날은 훤하게 밝아서 랜턴이 필요 없다. 이번 구간은 높은 봉우리도 없고, 거리도 길지 않아서 산행하기에는 아주 적당하다. 그리고 지난번처럼 잡목도 별로 없고 오히려 소나무 숲이 자주 나오기 때문에 청정한 공기를 맘껏 마실 수 있다. 다만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볼 수 없어서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

다시 그만그만한 능선을 오르락내리락하며 걷다보면 통안재에 다다른다. 여기에는 콘크리트 포장도로가 있으며 도로를 따라 조금 가다보면 능선으로 붙을 수 있다. 가파른 능선을 한참 오르다 보면 철탑과 함께 한국통신건물이 가로 막는다. 그래서 도로를 따라 70여m 남짓 내려오다가 왼쪽 사면으로 오르는 길이 있으며, 건물 옆 철조망을 따라 올라가면 헬기장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식사를 한 후 능선을 따라 10여분 올라가니 고남산(846m) 정상에 도착한다. 아직도 자욱한 안개로 인하여 주변 조망이 여의치 않다. 정상을 넘어서면 가파른 내리막길이 전개된다.

급경사를 내려서면 거의 평탄한 오솔길을 접하게 되는데 쉬엄쉬엄 걸으면서 담소하기에는 아주 적당한 구간이다. 여원재까지는 마을과 연결되는 농로와 소로가 연이어 나타나기 때문에 자칫 방심하면 주민들과 반상회를(알바) 하고 와야 한다. 또 이곳은 불가피하게 밭을 지나야 하기 때문에 농작물에 해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서 지나야 한다.

8시55분 여원재에 도착하니 4년 전에 보았던 버스정류장이 변함없이 우리를 반기고 있다. 다시 언덕으로 올라서 능선을 향해 전진한다. 손수건은 이미 땀에 젖어서 서너번이나 짜내야 할 정도로 축축하다. 아마도 몸이 여기저기 균열이 생겨서 물을 마시면 그냥 새는(?) 것 같다. 내가 이럴진대 두 번째 산행한다는 남자분은 땀은 물론이고 오르막에서는 10분에 한번씩 주저앉는다. 그 심정 전혀 이해 못하는바 아니나, 평소에 운동을 소홀히 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하늘이 노랗고 어지러운 것이 도저히 갈수 없다고 한다. 아무래도 배터리에 이상이 있음을 감지하고 연양갱을 하나 주니 풀렸던 동공에 생기가 일어난다. 11시, 그렇게 엉기적엉기적 힘들게 올라간 곳이 바로 수정봉(804m)이다. 정상에는 잡초가 무성히 자라있고, 그 옆으로는 커다란 소나무 몇 구루 아래에 쉴만한 넓은 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가야할 능선이 활처럼 길게 휘어져 있으며, 저 멀리 주촌 마을도 눈에 들어온다.

능선 끝에서 급경사의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조금 내려오다 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측은 마을 옆을 돌고 돌아서 능선을 조금 더 밟고 가는 것이고, 우리가 가는 좌측은 계속 급경사로서 거의 다 내려오면 큰 소나무가 네그루 있는 곳이다. 마을회관 옆의 정자나무를 지나서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라가면 운천초등학교 옆에 도착한다(12시20분). 어떤 맘씨 좋은 아저씨 집에 들어가 지하 150m에서 끌어올린다는 수돗물에 시원하게 목욕을 하고 나니, 더위는 한방에 날아가고 온몸이 개운하다.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3-04 1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