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오서산

산행일 : 2013년 9월21일(토)~22일(일요일)

누구랑 : 뫼오름.호준.사노라면.거브기.산이랑.맑은소리.백사님과 그 옆지기.

어떻게 : 정암사~오서정(1박)~오서산 정상~오서정~쉰질바위~내포문화 숲길~정암사

 

   (산행 개념도)

 

 

추석 황금연휴의 마지막날...

서해의 등대라 일컬어지는 오서산 정상의 달빛아래에

으악새 슬피울며 일렁이는 억새에 뭍혀 하룻밤을 지새기로 했다.

 

함께 가기로 했던 마눌 초록잎새...

서울에서 내려온 아들 두넘이 일요일에나 상경한다 하여 족쇄가 채워진다.

아들 두넘이 그냥 엄마 산에 가시라 해도 초록잎새는 그럴수 없는게 엄마의 마음인가 보다.

 

약속시간이 되어 이웃 사촌 산이랑님 부부를 태워 공주로 향한다.

공주엔 내가 참 좋아하는 거브기 일가족이 단란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집에도 청거브기(아들)와 남생이(딸)가 있어 그런지 아주 이쁘고 자상하며 세심한

자라님(거브기 옆지기)도 초록잎새처럼 집을 지켜야 하기에 거브기만 공주의 신월초등학교 정문앞에서

산찾사 애마가 언제오나 짧은 모가기 최대한 길게빼고 눈망울을 이리저리 굴리다

나의 애마를 발견하곤 부리나게 달려 오신다. (그래봣자 거브기 걸음이다) 

 

잠시후...

호준님의 애마 도착.

함께 모인 산우들과 오늘 산행에 대한 코스를 논의 하여 정한곳이 정암사 원점휘귀다.

 

 

 

상담 주차장...

점심때가 되었으니 미생고 해결을 하기로 하여

주차장의 쉼터 의자에 자리를 잡아 라면을 끓였다.

 

 

 

주방장은 거브기님과 사노라면.

정말 쫄깃한 면발이 살아있는 맛좋은 라면을 금방 대령한다.

어쩜 이리 맛나게 끓여 내는지 ?

난 이팀들과 비박이나 야영을 가면 빈대의 필수품 씨에라와 수저만 있으면 되니 아무 걱정이 없다.

거기에다 오늘은 벼라별걸 다 챙겨오는 거브님이 있으니 추워도 걱정 끝이다.

왜 그런고 하면 예전 영남 알프스 비박때 처럼

아주 두꺼운 거브기님 등 껍따구 한꺼플만 벳겨내 덮으면 만사 오케이 해결이 되기 때문이다.

 

 

 

상담 주차장에서 부터 걸어줘야 된다 어쩐다 의견이 분분했던 우리팀.

거브기님의 강력 태클에 다들 정암사까지 차로 오르기로 한다.

오늘은 짐도 무거우니 짧게 오르기로...

 

정암사에서 식수를 받아 챙겨넣던

오지랍이 태평양 바다보다 넓은 사노라면이 거브기님의 베낭을 슬쩍 들어보더니

페티병에 담은 물 두병을 꺼내어 하나를 나에게 건네주고 하나는 제 베낭에 쑤서 넣는다.

그러며 하는말.

 

"찾사형은 밤 세우고 왔어도 힘이 좋잖아~?"

 

딘장~!

우라질 노무스끼~!

 

나도 이젠 예전 산찾사가 아니다.

한때는 베낭이 무거워 쉴때도 나무 등걸이나 암릉에 걸처 놓을곳이 있어야 쉴 정도로

무겁게 지고 다니던 때가 있었으나 이젠 세월엔 장사가 없단 말을 실감할 정도로 노쇠한(?) 저질 체력을 저넘이 모르는가 보다.

 

 

 

 

정암사를 뒤로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초반...

몸이 안풀려 그런지 허리도 아프고 어깨는 더 아프다.

아~!!!

베낭의 압박감에 산찾사가 짖눌려 버린다.

 

현재 내 베낭에 실린 물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

물 (1000mm 3개) + (700mm 1개) + (400mm 1개) 에

거브기님 한테 받은 식수 페티병 1개

그리고....

쇠주한병과 뚱땡이 맥주 1병이 내 베낭에 실려있다.

 

 

 

이런~!!!

느림보 거브기 마저 가쁜하게 나를 추월하며 계단을 성큼 성큼 잘도 오른다.

지난밤 근무의 피로가 덜 풀려 그런가 나의 몸은 천근만근.

그러나...

초반의 컨디션은 흥건히 젖어드는 땀에 반비례로 살아 나기 시작한다.

 

계속되는 계단길.

일단 몸이 살아나자 들숨과 날숨의 호흡에 맞춰

발걸음이 착~착~ 맞아 돌아가며 계단길이 수월해 지기 시작하자

허벅지에 몰려드는 혈액과 함께 찾아드는 고통 마저 즐기게 되는 여유를 찾는다.

 

 

 

우리 일행중 제일 젊은 필봉이도 오름길이 힘겨운가 보다.

저넘은 베낭이 커야 무게가 분산되어 힘이 덜 든다며 맨날 나보고 베낭을 바꾸라 억지를 부리는 넘이다.

저 산만한 베낭은 얼마나 무거울까~?

어느 누가 정암사에서 누군가의 베낭을 들어본 후 내던지며 그랬다.

"이거 뽕~ 베낭이넹~!!!! "

ㅋㅋㅋㅋ

 

 

 

일찍 올라가야

특별히 할일도 없으니 쉬엄 쉬엄 가기로 한다.

다들...

베낭의 압박감에 짖눌려 있슴은 얼굴에 쓰여 있다.

1차 휴식과 함께 누군가의 베낭에서 나온 당도 높은 포도즙이 갈증을 달랜준다.

 

 

 

그런후...

2차 휴식터는 넓직한 테크 전망대.

이곳엔 모두들 올라서자 마자 힘든데 여기다 좌판을 벌이자는 맘에도 없는 말들이 난무하는 쉼터가 된다.

 

 

 

 

다시 힘을 내어 오름길을 오른다.

그리고 드디어...

한발 두발 힘겨움을 견딘 끝에 우리가 하룻밤 지세 울  오소정이 눈앞에 나타나고...

 

 

 

그곳을 향한 힘찬 산우들의

발걸음이 마지막 계단을 넘어서는데

 

 

 

은근과 끈기의 대명사 거브기님도

선두 대열의 꽁무니를 바짝 따라 붙는 저력을 보여준다.

 

 

 

 

드디어....

오소정의 넓은 원목테크에 안착.

 

 

 

일단 먼저 뚝딱...

각자 개성을 살린 오성급 호텔 숙소를 지어 놓은 뒤엔

하늘거리는 억새의 오솔길 산책으로 가을의 낭만을 느껴보는 시간을 즐기다가.

 

 

 

 

 

드뎌....

산정의 만찬을 즐기는 시간을 갖는다.

 

 

 

제일 먼저 나온건 사노라면표 한우.

살살 녹는다.

금방 뚱땡이 맥주가 쓰러지고 이슬이 두어병이 이슬처럼 사라질쯤...

 

 

 

함평에서 나비처럼 사쁜하게 날아든 산우님이 있었다.

백사님 부부....

여길 오는데 귀성객 차량들로 도로가 붐벼 참 힘들었단다.

 

 

 

힘들게 찾아온 백사부부를 위해

산우들이 최고급 펜션을 지어 주겠다며 달겨들자

순식간에 아담하고 어여쁜 백사님 부부의 보금자리는 뚝딱 완성된다.

 

 

 

다시 시작된 만찬.

백사님이 준비한 음식들이 선 보인다.

햐간에 푸짐한 전라도 음식은 알아줘야 한다.

벼라별 것이 다 나오기 시작한 백사님의 보따리가 우리의 입맛을 자극한다.

음식뿐인가 ?

아니다.

술도 참 가지 가지 나온다.

백사님 옆지기는 초록잎새를 위해 복분자 와인까지 준비했단다.

 

 

 

사노라면표 쇠고기는 이미 뱃속에서 소화가 다 됐다.

지금부턴 함평에서 공수해온 백사님표 한우가 지글 지글 후라이 팬에서 익어간다.

 

 

 

 

 

요건 지난번 용추봉 산행때 맛을 본 옥수수.

ㅋㅋㅋㅋ

산찾사 단번에 두개를 해 치웠다.

 

 

 

서산에 해가 기울어 간다.

해무가 짙어 황홀한 노을은 없어도 오늘은

다정한 산우들이 그 빈자리를 채워준 가을밤이 무르 익는다.

 

 

 

저녁무렵이 되자....

어디서 몰려 들었는지 까마귀떼의 군무가 시작됐다.

오서산의 烏가 그냥 생긴게 아님은 저 까마귀들의 군무가 말해 주고 증명해 주는것 같아 새삼 신기한 생각이 든다.

 

 

 

 

 

 

다들 胃大하다.

이젠 더 들어갈 자리가 없을것 같은데 메뉴는 계속 이어진다.

쇠고기에 이어 오리훈제와 돼지고기 쫄떼기가 등장하고.

 

 

 

거브기님이 고슬 고슬하게 맛좋은 밥까지 지어 내놓은걸 내가 먹었던가 ?

아스름한 기억속에 남은건 술에 취해 나홀로 일찍 잠자리에 들었고

거브기님이 3번이나 내 잠자리를 침범했던 기억만 남았다.

 

 

 

한밤중....

일찍 취한 만큼 또 일찍 깨는편이라 일어나게 되었는데.

 

모두가 잠든밤 산정을 나홀로 거닐었다.

사삭거리는 억새의 능선을 거닐며 사색에 잠긴다.

밤하늘엔 보름달이 휘엉청...

산정 아래엔 도심의 불빛들이 찬란한 빛을 내 뿜는다.

 

 

 

그러다...

다시 잠든 밤이 물러간 새벽이 되자 다들 일어나 앉는다.

안녕~?

지난밤 잘 들 주무셨는지..

 

 

 

짙은 운무로 인해 오늘 일출은 없다.

아마 구름속 해는 이미 중천에 떠 올라 있을거다.

 

 

 

 

 

 

다시 모인 산우들....

소화능력이 대단하다.

또다시 차려낸 아침상에 열외없이 다들 참석하여 맛나게 드셔준다.

 

 

 

후식으로 과일과 커피향까지 즐긴 뒤엔...

 

 

 

모든짐을 그대로 두고

오서산 정상까지 다녀오기로 했다.

 

 

 

능선엔 억새의 향연이 시작됐다.

활짝 핀 억새도 좋지만 지금도 참 이쁘다.

 

 

 

 

 

 

 

다정한 백사부부...

함께 산행을 취미로 하는 부부라 더 이뻐 보인다.

 

 

 

 

 

 

그렇게 걸어서 도착한 오서산 정상을 찍고

우리의 아지트 오서정으로 되돌아 가는길의 억새가 또 다른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

 

 

 

 

 

이꽃이 쑥부쟁이 ?

한들 거리는 청초함에 한참을 앉아 들여다 보았다.

 

 

 

 

 

아니온듯 깔끔하게 정리한

우리의 사이트에서 떠나기 전 단체로 사진 한장 담아주고.

 

 

 

 

지난밤이 아쉬워

저녁노을과 일출 그리고 별들이 쏟아지는

그런날을 다시 골라 한밤을 지새고 싶단 생각이 간절해 지는 이곳을 등진다.

 

 

 

   (백사님 촬영) 



 

 

 

 

오서정을 조금 벗어난 첫 갈림길.

쉰질바위로 향한다.

 

 

 

구불 구불 돌아 내려가는 임도길.

그래도 계단길 보다 훨~ 좋다는 산우들이 있어 단조로움과 지루함이란 애초부터 없었다.

 

 

 

 

그러다 만난 갈림길....

쉰질바위와 복신굴에 얽힌 사연을 찾아

삼거리에다 잠시 베냥을 내려놓고 빈몸으로 찾아 내려선 우리를 맞아준 건

 

 

 

커다란 바위 아래 틈바구니의 굴.

 

 

 

그리고...

쉰길은 됨직한 높이의 바위를 둘러보고 다시 삼거리로 올라 선다. 

 

 

 

이후...

걸어 걸어 정암사에 도착 1박2일 산행을 끝낸다.

 

 

 

멀리서 찾아온 백사님 부부와

그냥 헤여짐이 서운한 우리 일행은 오천항으로 달린다.

오천항엔 간재미회가 최고란다.

 

 

 

흥겨운 뒷풀이의 끝자락엔 또

다음을 기약하는 아쉬운 이별이 있다.

 

 

 

백사님 부부를 그렇게 보낸 우린

거브기님 고향집 공주를 향해 달려 도착한 뒤엔 곰나루터를 향했다.

 

 

 

 

그곳 곰나루터 둔치엔

가을의 전령사 코스모스가 무리지어 피어올라 가을의 전하고 있었다.

 

 

 

함께 하신 산우님께 감사 드리며.............산찾사.이용호

 

  (동영상으로 보는 오서산 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