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고단에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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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 2013. 05. 11

-산행 코스: 성삼재~ 반야봉 왕복코스

-누구랑: 나 홀로

 






모르겠습니다

이제 그만 그 열정을 버려야 하는지

아직도 마음은 당신을 향에 있으니

 

폭풍우가 쏟아지는 한 여름에도

혹한의 한파 속에서

이제 견딜 수 없는 당신이겠기에

행여 봄이 되면 어떻게 변해 있을까 

그 궁금증 때문에 오늘도 당신을 찾습니다.

 






차가운 눈 빛이라도 주었다면

냉정하게 돌아 섰을 텐데

매몰찬 당신의 모습을 보았다면

기꺼이 자신이 한풀 꺾여 고개 숙였을 텐데

 

참으로 모르겠습니다.

아마 그 이유는 당신을 짝사랑하지 않고서야...

그럼, 나 당신 따라 노고단에 살으리랏다.

 






2013. 05. 11

노고단 "청산의 바람흔적" 중에서...

 






빛을 쫓아

빛을 먹고 사는 사람들과 노고단 진달래를 찾아간다

마빡에 불 밝히고 성삼재에 닿는 시간이 새벽 4

먼 놈의 인간들이 새벽잠도 없나 싶을 정도로 새벽 시장처럼 북적거린다.

별 빛이 영롱한 하늘 아래 산새 지저귐도 아랑곳없이 목청껏 톤을 높인 그들이 얄밉기만 하다

 






빛을 보고 싶어 달려드는 사람들과 꽃들의 대화는 새벽잠을 깨운다.

"노고단 진달래 이렇게 고울 줄이야"

"또 보고 싶어 오셨는가"

"지난 여름과 겨울에 그렇게 나 댕기더니만 아직도 볼 것이 있단 말인가"

"그래, 나 노고단에 살으리랏다"

 










그렇게 영롱하던 하늘이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든다.

"~이 오늘 사진 글렀네..."

빛도 없는 이 꼭두새벽 노고단에 오르자 마자 철수 명령이다.

각자의 판단 아래 프라이팬에 콩 튀듯이 어지럽게 각자의 위치로...

어차피 산행하기로 하였던 나는 능선에서 돼지령으로 향한다.

 








잠시 준비한 고구마로 아침을 대신하며 나 홀로 쉼을 갖는다.

새벽 5 30분 해 오름은 이미 시작될 타이밍이지만 좀처럼 빛을 보여주지 않는다.

또 다시 기다림의 연속이 이어 진가 싶더니 마지 못해 나오는 아침 빛

그 순간 놓치지 않고 몰래 숨어 연신 샷터음을 터트린다.

순간 각자의 위치로 흩어진 사람들이 빛과 꽃을 찾아 나비처럼 나타난다.

에라 나도 모르겠다 케쎄라쎄다...

 






오늘 같이 함께 하기로 한 산행 팀 토목일행은 언제쯤 오려나.

돼지령에서 기다리다 핸폰을 띄워 보는데...

홀로 다녀오면서 중간 지점에서 만나기로 하면서 산행은 이어진다.

'그래, 이렇게 헛고생을 할 필요가 없지'

임걸령 다 와서야 무거운 배낭을 적당한 곳에 숨겨놓는다.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만 같다.

 






왜 이렇게 날씨가 덥던지

노루목을 지나 반야봉을 오르면서 목마름은 더욱더 시작된다.

반야 오르는 사람들 대부분이 노루목과 삼도봉 삼거리에 배낭을 놓고 올라온 사람들이라

참기로 하면서 아직 덜 여문 진달래를 앵글에 담으며 다음주를 기약해 본다.

잠시 여유를 갖는가 싶더니 배고픔도 배고픔이지만 목마름에 달음질을 해 본다.

 





'
잠시 물 좀 마시고 갑니다' 라고 쪽지를 남기고

삼거리에 놓인 배낭 옆 주머니에 보이는 간절한 얼음 물병 하나 주인 허락 없이 그냥 마셔버렸다.

그래도 목마름은 여전했다.

오랜만에 산행에서 앞 사람을 추월하면서 엄걸령에 닿아서 마음껏 물을 들이켰다 ㅎㅎ

 






3시간 후에 돼지령에서 토목일행을 만나다.

그들의 박 짐에 의하면 나의 짐은 초라하지만 내 배낭 무게도 만만치 않다는 것

이른 점심을 먹고 가라는 만류를 뿌리치지 못하고 덕분에 차려준 점심상을 받는다.

마치 멀리 보내는 우리 어머니의 심정이듯이 그게 바로 산정이 아닌지 싶다.

이윽고 내리쬐는 봄날의 태양빛을 피하지 못하고 노고단을 스치면서 내 뱉는 말

', 노고단에 살으리랏다...'

 


 

2013. 5. 11

글 사진/청산 전 치 옥 씀

 

http://blog.daum.net/jeon8204

 

댓글
2013.05.17 07:52
물안개
와....이아침 노고단의 아름다운 비경에 잔잔하게 울려퍼지는 음악을 들으니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정말 좋으네요
댓글
2013.05.17 11:41
한서락
진달래가 제대로 만개한 노고단에서 겹겹히 쌓여보이는 대자연 지리산의 풍경이
환상적으로 아름답습니다..

가슴이 트이고 호연지기가 절로 커지는 느낌입니다 ㅎ
아름다운 지리산 노고단의 풍경을 덕분에 잘봤습니다. ..
자주 올려주시고 소식 전해주시기를 바랍니다 ^^**
댓글
2013.05.17 13:22
최종덕
위 사진을 찍기위해서 시간과 정성을 모두 모으쎴겠군요.
산을 향한 열정과 애정이 없이는 불가능한 사잔들!!!
집 거실에 앉아 보이는 연산홍/연분홍 철쭉과 대비되는
위사진 마음에 깊이 감사드리며 보았읍니다.
너무 너무 깊이 감사드립니다,,,,,
댓글
2013.05.17 13:26
최종덕
구례군수이신 서기동친구님!!!
노고단의 절경을 우리 모두에게 선물하는 청산 전치옥분에게
표창장하나 건의 아니 부탁드립니다...

경동고25기 3~7반의 인연이 있었던 친구가,,,
댓글
2013.05.17 21:35
가곡
청산 전치옥님! 반갑습니다.
오랫만에 멋진 소식 접하네요. 여전하시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지리산인데.... 노고단의 멋진 소식을 전해주시느라 이렇게 늦게 오셨습니다.
떨어져서는 살수없는 영원한 지리의 품이 그리워 또 찿아 가신 전치옥님을 쌍수로 환영하며
무한한 성원을 보냅니다.

건강하시고 자주 뵐수있기를 ........
수고하셨습니다.
댓글
2013.05.18 09:45
동심이
청산 전치옥님!
노고단의 풍경 작품사진 잘 보고 갑니다.
수고하신 발길에 큰 박수도 보내구요!
댓글
2013.05.19 09:52
청운청류
과연 청산님작품입니다
안구와뇌정화잘하고갑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2013.05.20 07:39
산경
청산님의 지리산 사랑함이 남다르기에
그보다 그 쌓아온 남다른 내공이
아름다운 지리를 더욱 돋보이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