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아산 봉수산 천년의 숲길

산행일  : 2013년 3월27일 수요일

누구랑 : 나홀로...

어떻게 : 봉곡사 주차장~봉곡사~베틀바위~봉수산~남봉~470봉~송석저수지~375봉~전망대 쉼터

            ~베틀바위~수골 갈림길~오형제 고개~누에마을~냉풍체험장~거북이 쉼터~봉곡사 주차장

 

 

    (산행 개념도)

 

  (천년 비손길 & 봉곡사 솔바람길 조감도)

 

 

휴일날 아침...

게으른 늦잠에 깨어 일어나 마눌님이 차려주는 조반을 드는둥 마는둥...

그런후...

오늘도 아주 간단한 요기거리로

모시떡 3개와 한라봉 2개 물 2병만 넣은 베낭을 준비해 길을 떠났다.

 

대전~당진간 고속도로를 달리다

유구 나들목을 나와 한적한 시골길을 달려 도착한 봉곡사 주차장에서 산행을 준비한다.

어떻게 걸을지는 일단 봉수산에 왔으니 정상에 올라 생각하기로 하고....

 

 

 

 

 

봉곡사로 향한 숲길에 든다.

아산시가 둘레길로 개발한 천년의 숲길중 천년 비손길이라 명명한

봉곡사로 향한 오솔길은 양옆으로 거목의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정말 아름답다.

 

 

 

흙길이 아닌 시멘트 포장도로만 아니라면 더욱 좋았을 텐데...

이름난 유명한 산책로에 비해 전혀  꿀리것 하나 없는 명품 소나무길은

그러나 아쉽게도 금방 끝나고 그 끝자락엔 천년고찰 봉곡사가 자리하고 있었다.

 

 

 

사찰입구에서 길이 갈린다.

좌측은 봉수산으로 향한 임도길이고 우측의 직진길은 봉곡사를 향한 길이다.

인터넷 항해의 결과물로 준비한 천년의 숲길 노선 안내도를 보니 봉수산은 봉곡사 사찰을 거처 가도 된다.

그래서 들려본 사찰은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풍경소리외엔 쥐 죽은 듯 고요속에 뭍혀있다.

 

 

 

 

 

봉곡사 대웅전 뜰을

살금 살금 도둑 고양이처럼 걸어 나와 돌확에서 내뿜는 약수로 목을 축인후...

 

 

 

봉수산을 향한 들머리 옆의 만공탑을 들렸다.

만공탑을 올라서는 입구엔 만공탑에 서린 안내문이 있어 읽어는 보는데.

불가의 전문용어를 알아 먹을 수 없으니 보나 마나다.

 

 

 

世界一花라 세겨진 탑을

세명의 보살이 떠 받치고 있는 만공탑에서 무거운 짐을 진자의 표정이 내 시선을 잡는다.

힘든 기색은 찾아볼 수 없는 은은한 미소.

정말 저럴까 ?

형벌로 평생 하늘을 떠 받치고 살아야 했던 그리스 신화속의 인물 아틀라스의  얼굴 표정과 비교된다.

 

 

 

 

봉곡사에서 봉수산을 향한다.

이정표엔 봉수산 정상이 2.3 km로 돼 있다.

그럼 금방 ?

 

 

 

아무도 없는 산중에 나홀로 걷는 걸음이 바쁠 필요가 있을까 ?

고요한 숲속에 청아하게 울려 퍼지는 딱따구리의 울음소리와  새소리가

내 발자욱 소리에 끊길까 염려 스러워 아주 조용히 즈려밟고 걷는 걸음 이건만 어느새 내 발길은 능선에 닿는다.

 

 

 

베틀바위...

베틀은 내 일찍이 보긴 했어도 바위의 생긴 모습에서

베틀을 찾아 내기란 숨박꼭질보다 더 어려운 숙제인 것이 나의 감각이고 본성이라 그런지

주위의 바위군을 둘러 보다 그냥 포기한다.

 

 

 

설마 이게 베틀 바위 ?

 

 

 

천년 비솔길을 걷자면 여기서 발길을 돌려야 한다.

그러나...

봉수산을 지척에 두고 돌아갈 산꾼이 있을까 ?

당연 걸음은 봉수산 정상을 향한다.

 

 

 

베틀바위에서 한고비를 올려 붙이면 만나는 430봉.

봉수산이 지척의 거리에 있슴을 알려주며 방향을 일러준다.

 

 

 

봉수산 까지 이어지는 등로는 고저가 밋밋한 편안한 등로다.

여기서 뒤를 돌아 보면 저멀리 궁평저수지가 조망된다.

오늘 걸음이 저곳까지 이르게 될지는 두고 볼일이고...

 

 

 

정상에 대한 의례절차인듯

갑자기 평탄했던 등로가 한컷 고도를 높인다.

그러나 다행히 그 거리가 짧아 그나마 쉽고 수월하게 홀로 정상에 올랐는데...

 

 

 

여기서 잠시 고민에 빠진다.

오늘 행로를 어떻게 잡아 볼까 ?

천년 비손길을 걸어 볼라면 오형제 고개로 되돌아 내려 가야된다.

 

 

 

나 뿐만이 아니라

대개의 산꾼들은 왔던길을 되돌아 가는건 정말 싫다.

그래서...

지도를 가만 살펴보니 계속 직진해 남봉에서 천방산을 향하다

470봉에서 송석저주지로 내려가 도로를 타고 조금만 올라서면 오형제 고개와 만나게 돼 있다.

그걸 확인한 순간 저절로 남봉으로 옮겨지는 내 걸음을 보건데 이건 순전히 머리속의 결정보다 몸이 먼저 반응한다.

 

 

 

봉수산을 떠나자 마자 순식간에 올라선 남봉.

목이 칼칼하니 한라봉 한개를 까 갈증을 삭히며 주위를 살핀다.

대전에서 국도를 타고 오다 보면 만나게 되는 각흘고개의 이정표에서 봉수산 정상까지

4키로로 적혀 있었던걸로 어렴풋이 기억된다.

 

 

 

남봉에서 천방산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선다.

그러다 만나게 되는 470봉에서 뚜렷한 직진길을 버리고 우측 능선의 흐미한 길로 들어 섰는데.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등로는

그간 사람이 다니지 않아 그럴 뿐 아주 뚜렷하다.

이길로 다닌 산꾼들은 전혀 없었던 듯 그 흔한 시그널 하나 찾아 볼 수 없는 능선길이 다시 갈린다.

선택은 당연 송석 저수지 방향이기에 우측 능선으로 택해 얼마쯤 내려서자

등로는 활엽수종에서 삑빽히 들어찬 송림의 오솔길로 그 모습을 바꾼다.

 

 

 

마을 민가와 가까워 질 쯤...

능선상에 아주 작은 움막이 보인다.

뭘까 ?

민간 신앙의 기도처라도 되는 줄 알고 호기심에 열어 봤는데 별로 봐 줄게 없다.

 

 

 

 

움막 이후부터는 오늘 산행중 최고의 솔숲 오솔길이 맞아준다.

정말 좋다.

 

 

 

하루종일 걸어도 질리지 않을것 같은

솔숲 오솔길을 아껴가며 걸었어도 이내 그 길은 민가의 텃밭에서 끝을 맺는다.

 

 

 

 

텃밭을 걸어 나와 도로옆  봉수산 가든을 지나면 

바로 송석 저수지를 끼고 돌아 가는 616번 지방도로를 걷게 된다.

이길을 줄창 걸어가면 바로 오형제 고개에 닿게 된다.

 

 

 

그런데....

산찾사 여기서 또 변덕을 부린다.

차가 씽씽대며 달리는 도로위를 걷기 싫다.

더구나 봄볕은 왜그리 따가운지 ?

그리고....

베틀바위에서 오형제 고개까지의 능선길도 못 가본 곳이니 궁금하다.

 

그래 결심했어~!

다시 내려온 옆 능선을 타고 다시 봉수산을 올라가는 거얌~!

 

그렇게 걸으면 고생이 심할텐데 ?

잘 됐다.

4월 두째주엔 내가 스스로 약속한 청남대 100키로 울트라 마라톤 10년 연속 완주를 완성하는 날이다.

그 날자는 다가 오는데 그간 연습을 게을리해 지금 나의 몸 상태는 정말 저질체력이다.

그러니 오늘은 지구력 훈련을 한다 생각하기로 했다.

 

내가 내려선 능선의 옆으로 난 도로를 따라

마을로 들어서다 만난 첫 갈림길에서 좌측의 임도로 들어선 다음...

 

 

 

임도를 따라 숲을 향해 가다 

옆을 바라보니 파아란 스레이트 집 한채를 넘어 오똑 솟은 봉오리가 보인다.

방금전 저곳 능선에서 진행방향 오른쪽을 택해 내려선 다음 다시 이길로 봉수산을 향하게 된건

그간 내려온길이 의외로 길이 좋았슴에 이곳도 그럴것이란 믿지 못 할 믿음이 생겨 그런건데....

 

 

 

초반의 임도길은 아주 좋았다.

 

 

 

그러나...

그 좋은 임도길과의 만남은 그리 길지 않았다.

이후...

뚜렷한 능선길을 만나기까지 숱한 고생이 있었고....

 

 

 

초반의 힘겨움을 딛고 올라서자

그래도 다행히 희미하나 길 다운 길을 만나 오르고 올라서

봉수산 능선길에 안착을 하고 보니 그곳은 정상을 앞둔 800미터 전이다.

 

흐이구~!!!

 

 

 

 

봉수사에서 부터 걸어던 길을 되돌아 내려간다.

베틀바위를 지나며 비로소 내가 처음 걷는 길이 된다.

수골로 향한 갈림길을 지난 등로는

 

 

 

 

환상의 오솔길로 천년 비손길이  된다.

여기를 걷게 되자 오늘 산행중 처음으로 사람들을 가끔 보게 된다.

아마도 마을에서 산책을 나오신 분들 같아 보인다.

 

 

 

참 좋은 오솔길이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고도를 낮춘다.

 

 

 

등로의 갈림길 마다

과잉 친절일 정도로 이정표가 잘 돼 있어 길 찾느랴 신경쓸 일이 없다.

 

 

 

그렇게 아무생각 없이 무상무념의 상태로

타박 타박 걷다 보니 그새 발걸음은 5형제 고개로 내려서고  있다.

 

 

 

 

오형제 고개엔

이 고개가 간직한 사연을 담은 안내문이 있다.

읽어보니 물고 물리는 인간의 욕심과 욕망이 얽히고 설킨 서글픈 사연이다.

 

 

 

오형제 고개로 내려서며

천년 비손길은 끝이나고 이제부턴 봉곡사 솔 바람길이다.

그런데....

솔바람길이 왜이래~?

초반부터 봄볕에 끄실려 죽을 지경이다.

 

 

 

솔바람길을 걷다 만난 첫 민가집이 음식점이다.

오돌개 맛집이라고...

 

 

 

 

솔바람길은 오돌개 맛집을 돌아 나간다.

순간....

으29~!!

한꺼번에 개시끼 4마리가 짖어댄다.

한놈은 개 목사리도 풀려진 상태.

 

그악스럽게 짖어대며  바짓단을 물려고 달려드는 넘을 소리도 없이 냅따 발길질을 하려던 순간

어디선가 느닷없이  나타난 쥔장이 개를 불러 데려간다.

헉~!!

다행히 모션으로 끝났기 망정이지 때리는거 봤다믄 어떤일이 벌어졌을까 ?

햐간에....

난 증말 개시끼 시~러.

 

 

 

솔바람길엔 솔숲 오솔길 대신 쉼터가 햇살을 잠시 가려줘

잠시 이곳에 앉아 주린배를 채우는 황홀한 시간을 할애하며 모처럼 늘어지게 달콤한 휴식에 든다.

 

 

 

휴식에 얻은 힘으로 다시 나선길...

길옆에 임도 공사 현황을 담은 빗돌이 있어 읽어보니

봉곡사로 향하는  솔바람길이란게 그러고 보니 순전히 임도길이다.

 

 

 

임도길 중간엔 이런 쉼터가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이길은 대전의 계족산 임도와 분위기가 비슷하긴 한데 계족산 임도처럼 햇살을 가릴만큼의 가로수가 없는 게 흠이다.

 

 

 

 

걷다보니...

임도옆으로 냉풍 체험장을 가르키는 이정표가 있다.

 

 

 

당연 기대만땅으로 들어는 갔는데....

딘장~!!!

난 얼음골처럼 바위틈에서 찬 바람이라도 나오는 곳 인줄 알았다.

그런데...

그냥 휑하니 넓은 공터만 조성해 놓고 냉풍 체험장이랜다.

임도에선 간간히 바람도 불건만 막상 들어선 냉풍 체험장은 바람한점  불지 않는다.

둘레길 만들며 남는 예산 쓸데가 어지간히도 없었던 모양이다.

ㅋㅋㅋ

 

 

 

냉풍 체험장을 되돌아 나와 얼마를 걷데 되면

이번엔 거북이 쉼터를 만나다.

저걸 본 순간 산찾사...

거북이 등짝에 엉덩이를  내려 놓을까 하다 그만 둔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랬다간 공주 거브기 형님의 심술이 작렬할것 같단 예감 때문이다.

아주 착하고 마음이 곱다는 소문외에 은근히 뒤끝도 있다하니 일단 조심하고 볼 일이다.

ㅋㅋㅋㅋㅋㅋ 

 

 

 

 

 

오늘의 안내 이정표와 함께

천년 비손길과 봉곡사 솔바람길을 줄곳 나와 함께 한  아산시의 시그널이다.

천년의 숲길....

이름 참 좋다.

천년뿐만이 아니라 만년 백만년 영원토록 아름답게 보존해야 할  우리 산하가 아니겠나...

 

 

 

 

 

이름값에 못 미치기는 했으나

봉곡사 솔바람길도 산책코스로는 그냥 저냥 괜찮았다.

봉곡사에 도착하며 솔바람길은 끝이 났으나 주차장까지 이어지는 진짜 솔바람길이  산찾사를 배웅한다.

 

 

 

정말 명품 솔밭길이다.

생각만큼 길지 않은게 많이 서운하다.

 

 

 

그런데...

그 아름드리 소나무가 모두 상흔들을 않고 살아가고 있다.

어떻게 저러고도 살아 왔는지 ?

일제의 수탈정책에 의해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깊은상처를 보듬고  살아가는 소나무는 그러나 맑고 향그런 향기를 내 뿜는다.

내 마음은 해 줄 수만 있다면 지금이라도 저 불쌍한 소나무들에게 성형수술을 해 주고 싶다.

그리고....

잊지는 않겠다.

반성도 용서를 구할 줄도 모르는 그넘들을 절대로...

 

 

 

주차장에 도착하니

충실한 나의 애마 투산이가

덩그러니 외롭게 장장 6시간이나 쥔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