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산천 호구산 자료

 

남해의 설흘산에서 북쪽을 보면, 머리 등성이가 칼로 자른 것처럼

한 일자로 반듯하게 보이는 산이 있다.
남해의 군립공원으로 '호구산'이란 좀 색다른 이름을 가진 산이다.

호구산(618m, 속칭 납산)은 좋은 산이다.

남북에서 조망할 수 있는 호구산의 일자 머리 부분은 100m 가까운

용마루를 위에 두고 지붕처럼 생긴 비탈의 바위가 널찍했고,

그 처마 끝은 높은 벼랑을 이루고 있다.

 

남쪽으로 앵강만이 내려다 보이고, 망운산과 금오산,백운산이 조망 되며,

삼천포 와룡산이 가깝다. 날씨가 좋을 경우 지리산까지 볼수 있다.


 

호구산의 기암괴봉 지대는 두 군데다. 

지붕처럼 생긴 고스락 일대 외에 동쪽으로 뻗은 산줄기 끝에

돗틀바위를 중심으로 한 거대한 바위지대가 또 있다.

 

호구산 고스락에 세운 지 얼마 안 되는 표석이 있다.

호구산으로 알고 올라갔는데 뜻밖에도 납산(猿山=원산)이라 새겨져 있다.

산 자락 주민들은 '납산' 이라 한다는 것이다.
이 산을 호구산이라 하는 것도 남쪽에서 보면 호랑이가 엎드려 있는 형국 이어서

'호랑이의 언덕' 이라는 뜻으로 호구산(虎丘山)이라 한 것이다.

납산과 호구산 두 가지 이름이 모두 산 모습에서 유래된 것이다.

 

송등산,괴음산 등 산군을 엮어 호구산 군립공원 으로 지정 되어 있다.

호구산에는 남해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절인 용문사가 자리 잡고 있다.

 

고스락

 

호구산 자료의 내용 가운데는 고스락이란 단어가 이렇게 등장 한다.

바스락? 바스락은 낙엽밟는 소리를 표현하거나 그외  의성어 로서 

자주 쓰는 단어 이고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고스락?

언뜻 느끼기에는 부드러우면서 외국어 같은 인상이 풍기기도 해서

우리말 사전을 찾아 보니 아주 위급한 때 라고만  나와 있는 것이다.

그리고,인터넷 검색 역시 똑 같은데,

또는 북힌말로 위기를 뜻 한 다고도 되어 있다.

 

그러나 고스락이란 최고 정상 이라는 순수한 우리말 이라고 한다.

 

가령 산의 고스락 부분에 아직도 잔설이 남아 있다는 표현 처럼

또는 자료에 나타나 있듯이 고스락 일대는 규모가 크기는 하나

지붕처럼 단순 하다고 쓰기도 했으며,

그리고,호구산 고스락에 세운지 얼마 안 되는 표석이 있다.등등

정상 그러니까 최고의 정상이라는 뜻이 담겨 있도록

표현 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우리 고유의 순수한 우리말 하나를  배운 셈이다. 

 

산행코스.

 

A코스:외금마을-한우혈통마을-떡재-괴음산-송등산-호구산-돗틀바위

         -공동묘지-용문사 주차장 약 11Km 5시간.

B코스:남해 마늘홍보관-금석마을-다정저수지-호구산-영불암-백련암

         -용문사-용문사 주차장  약 8 Km 4시간.

현지 상황으로 급히 변경된 오늘의 특별 코스

용문사 주차장-백련암 -영불암-호구산-돗틀바위봉-공동묘지- 주차장

           

참석인원: 만석+3

  

 

 

 

 

호구산 단상.

 

아쉬움과 기대가 얼룩지기 마련인 세모,

뜻하지 않는 기쁜 소식이라도 전해 올것만 같은 기대도 하게 된다.

이처럼, 아쉽기도 하고 설레이고 들뜨기 마련인 세모를 부푼 마음으로 

맞이 하는 일은 나 혼자만의 일은 결코 아닐 것이다.

 

이제,2010년을 보내는 한해의 끝 자락에 서서  

남해 호구산 산행으로 오늘을 장식한 내 삶의 한 페이지를

잠시 되볼아 본다.

 

오늘산행도 역시 산행시작의 설레임과 기쁨, 성취감만 이

존재 하는게 아니 였으며

땀으로 범벅이된 오르막의 힘든 과정, 능선길의 편안함,

내리막의 조심스러움 그리고, 어려운코스를 어떻게 통과 할까하는 불안함

아무튼 너무 많은 것들을 역시 맛 보았고 느끼기도 했다.

 

겨울 숲의 적막함,고요함, 침묵이 또는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과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의 눈보라가 나를 불안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기쁘게, 편안하게,행복하게 해 주기도 했다,

 

산행

 

여느때처럼 역시 힘겹게 올라온 정상에서 납산(猿山)원산 이라고

표시 되어 있는 정상 표지석을 만난다.

그런데 정상을 향해 올라올 때의 마치 가을 같았던 날씨가 갑자기 변한다.

너무나도 세찬 바람이, 몸을 가누기도 힘들정도의,상상 이상의, 

그곳에 더이상 머물수 없을 정도의, 세찬 바람이 눈보라와 함께 나를 맞이 해준다.

정상에서 탁트인 시원스런 조망에 감탄할 겨를도 없이 내려 오게 된다.

 

하산 시작과 함께 만나는 세찬 바람소리는 마치 수십대의 탱크가

지나가며 내는 굉음소리 처럼 들리기도 했는데  

그 소리는 또 바람이 멈추면 바람처럼 사라지고 또 조용해지기도 한다.

변화무쌍한 겨울산행의 진미를 맛 보는듯 하다.

 

돗틀바위봉의 너무 조심스러운 하산은 한순간 하산길의 선택을  

잘 못했다고 후회 하기도 한다. 

 
그러나,이 돗틀바위에 자연지형을 그대로 이용한 성벽의 흔적이
선명히 남아 있음을 보고 오히려  이 길을 잘 선택 했구나 라고 생각 한다.
그리고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니 앵강만의 조망이 시원 스럽다.
'꾀꼬리 앵(鶯)'자와 '강 강(江)'자를 써 '새소리가 들릴 만큼
고요한 강과 같다'는 뜻을 가진 앵강만의 바다인데 파도도 없이
잔잔하며 바다위 에 떠있는듯한 노도 역시 잘 보인다.
 
조심스럽게 위험지대를 벗어나니 이제 편안한 산행은 계속 된다. 
그렇게도 세차게 불었던 바람이 잠잠해 지더니 이번에는 눈이 소리없이
내리면서 앞서가던 산우들의 발자국을 지워 버린다.
혼자걷는 능선길의 편안함이 이렇게 멋진 풍경과 어룰리면서
아!하! 아하!이렇게 멋있을수가 있을까?
멋있다를 몇번씩이나 되뇌이며.... 

 

가던길을 멈추고 한참동안 그 멋 스러운 풍경을 내 가슴으로 주워 담는다.
이런 멋진풍경의 연출은 오늘의 날씨가 이렇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베낭에든 꿀맛같은 이온음료를 천천히 마시면서 혼자 중얼거린다.
내가 언제  이런멋진 풍경을 다시 볼수있을까?

내가 언제 또다시 이곳에 다시 올수 있을까? 

그래서 한국등산 백년사를 펴낸 손경석 원로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산은  글을 남긴다고 했는데

그말의 의미도 다시 느껴 보는 것이다.

바로 이 맛이야! 산행의 묘미는 이런 풍경을 맞이하기 위한.받아 드리기 위한,
고행 이었구나 생각하니 힘들지도 않다.    
참으로 좋습니다.

 

하산길 한 가운데 묘지 하나가 있는데 봉분 전체가 돌로 되어 있고

끝부분만 흙을 덮어놓은 특이한 묘를 보기도 한다.

  

그리고, 하산이 거의 끝나는 지점에서 만나는 삼나무와 편백나무 숲의

조용한 침묵은 마치 가을 산행을 하는 착각을 하기도 한다.

또한 마을 뒷편의 밭에서 자라고 있는 어린 마늘과 어린 시금치를 보며

역시 이곳은 따뜻한 고장 이구나 하면서 봄기운도 느껴 본다.

 

이처럼 오늘의 산행은 봄과 가을과 겨울을 동시에 맛보게 해 주었는데

멋지고 환상 이라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추억으로, 좋은 경험으로,

좋은 기억으로, 오랫동안 남기고 싶은 산행이 아니었나 싶다.

 

 

 

노도를 바라 보며.

 

검게 보이는 바다 앵강만의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먼 발치로 보이는 섬이  

노도임을 확인 하며 잠시 유배중인 김만중이 구운몽,서포만필

사씨남정기를 쓴 그 시대적 배경과 환경도 생각 해보게 된다.

그의 효심과 자탄,실의 그리고 병에 시달리며 뼈를 깎는 아픈 심정을 

잠시 동안 이라도 헤아려 보기도 하는 것이다.

 

권력의 소용돌이에서 희생양이 된 인재가 우리 역사속에 너무나도

많이 있었음을 잘 알고 있는데 특히 이곳 남해는 서포 김만중을 비릇해서

자암 김구,약천 남구만등 당대의 문장가를 비릇해서 무려 200여명이나

많은 인사들이 유배된 곳 이라고 한다.

남해대교가 개통되기 이전에는 이곳이 섬 이었으니

그 시절에는 한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서 제주도와 더불어

이곳이 섬 유배지로는 최적지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지난 11월1일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유배문학관이 이곳 남해에

개관 되기도 했는데 그곳을 둘러 보는일도 보람 있는 일 이지만

다음 기회로 미뤄 두기로 한다.

 

모든 사람들이 산에 오르는 이유는 저 마다 모두 까닭이 있을 것이다.

물론 산이 좋아서 오르는 것 이겠지만,

더러는 풍경을 보기 위해,아니면 정상정복의 성취감을 맛보기 위해,

건강관리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그 외에도 여러가지 이유로

산에 오르는 것이다.

그러나 산행 목적지에 따른 역사의 숨결을 더듬는 일도 매우 즐거운 일이고

나를 살 찌우게하는 보람있는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꿈과 향기처럼 살다가 이미 고인이된 장영희님의 표현처럼

있어서 좋고 없어도 좋은 덤이 아니라,

없어도 좋으나 있으니 더 좋은 덤 처럼 산을 대하고 맞이 하며

또 산을 오르고 풍경을 봐야 한다, 

그리고, 산행 목적지에 따르는 그 곳의 볼거리와 역사를 다시 알아 가는 일

또한 산행의 좋은 덤이 아닐까 생각 해 보는데

너무 지나친 욕심은  아닐 것이다.

 

마무리와 뒤풀이

 

우리나라 어느 산을 가거나 또는 차를 타고 도로를 지날 때 에는

우리들은 너무나도 자주  묘지를 보게 된다.

그러나,남해에서는  묘지를 볼수없고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그 이유는 바로 현재 경남지사로 재직하고 있는 김두관 지사의

남해 군수시절 의 업적 때문 이라고 한다.

 

남해군 전체에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수많은 묘지를 오늘 우리들이 산행한

추모누리 남해 연죽리 공동 묘원으로 이장을 한 것이다.

이처럼 획기적인 발상으로  이곳 남해의 장례 문화를 바꾸어 놓았는데

어떻게 생각하면 묘지 때문에 보기 좋지 않게  생각되는 산의 모습을 

원래의 모습으로 환원 시킨 것이다.

물론 견해의 차이가 있을수 있겠지만 잘한 일 이라는 생각 이다.

 

하산길 돗틀바위봉 아래 오붓하게 자리하고 있는 공동 묘원을 살펴 본다.

풍수를 알지는 못하지만 이곳이 명당 이겠지 라는 엉뚱한 생각 마져도

해보는데 돗틀바위봉이 우람하게 뒤를 받혀주고 있고

앞이 시원스레 훤히 트여서 바다를 바라보고 또 오른쪽에는 용문사가 자리하니

좌청룡 우백호? 명당 같아 보인다.

 

 

 

산행이 끝난후 목욕을 위해 우리가 찾은곳은 남해 버스터미널&프라자 모텔 이다.

이건물은 6층으로 외부에서 보면 그럴듯한 멋진 건물 인데

이 건물이 부도가 나는 통해 건물 관리는 엉망이고 중간 중간의 사무실들도

비워 있는 상태를 볼수있지만 목욕탕 은 영업중 이어서 

다행히 목욕은 할수 있었다.

그런데 목욕탕의 주인장에게 남해에 관한 여러가지를 물어 보니

김두관 지사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라며 대단한 칭찬을 하며 인기도 최고 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아마도 남해사람이니 그렇게 말 하는것 같다.

   

아무튼, 오늘도 이처럼 많은것을 보고 느끼고 듣고 경험 했는데

마지막 뒤풀이 장소 또한 집행부의 참신한 발상으로

그곳 터미널건물 3층 나이트 클럽에서 오붓하게 마련 된다.

추위도 의식하지 않으며 맛있게 삶은 돼지고기와 김치 찌게로

그리고,흥겨운 분위기 +한잔술 을 마시며 또 한잔 한다.

역시 맛있게 먹고 마시면서 마무리 된다.

 

이기회를 통해 회장을 비릇한 집행부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그리고 오늘 함께 산행한 산우 여러분들 에게도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길 바램 해본다,

또 긴글이 되었는데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다사 다난한 한해의 끝자락에 서서

글쓴이- 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