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log.daum.net/tombow-san

 

 

■ 언   제 : 2010년 07월 19일(월) / 산행회수(2010 - 15)

■ 날   씨 : 맑음

■ 누구랑 : 회사산악회 회원(반대장님, 철인님, 서진우님, 최병갑님, HERB님, tombow / 6명)

■ 코   스 : 석개재 - 묘봉 - 용인등봉 - 삿갓봉 - 백병산갈림길 - 934.5봉 - 한나무재 - 진조산갈림길 - 굴전고개 - 답운치 

■ 산행거리 : 도상거리 24.2km / 누적거리 49.5km

■ 구간거리 : 석개재 → 2.7km ← 묘봉갈림길 → 1.2km ← 용인등봉 → 3.8km ← 삿갓봉 → 1.0km ← 1098봉 → 3.0km ← 백병산갈림길

                   → 5.4km ← 934봉 → 2.0km → 한나무재 ← 1.0km → 진조산갈림길 ← 4.1km → 답운치(24.2km)

■ 구간별 시간

     03:00 - 경주 황성공원 시립도서관 시계탑앞 집결 / 출발

     05:45 - 답운치 도착 / 차량 주차후 택시편(2대)으로 석개재로 이동

     06:45 - 석개재(해발 910m) 도착 / 산행채비

     06:55 - 출발

     07:25 ~ 07:55 - 아침식사 및 휴식

     08:45 - 용인등봉(해발 1,124m)

     09:25 - 문지골 갈림길(문지골 방향으로 35분간 알바)

     10:35 - 삿갓재 임도

     10:55 - 삿갓봉(해발 1,119.1m)

     11:30 - 임도삼거리(전곡, 소광, 석포 이정표)

     12:10 - 준.희님의 백병산, 오미산 가는길 안내표식 통과

     12:25 ~ 13:00 - 준.희님의 진조산, 통고산 가는길 안내표식(점심식사 및 휴식) 

     15:10 - 934.5봉

     15:55 - 한나무재(해발 837m)

     17:00 - 굴전고개(해발 1,071.6m)

     17:45 - No,86번 송전탑 통과

     18:05 - 답운치(해발 619.8m) 도착

             

           총 11시간 10분 소요(사진촬영ㆍ휴식ㆍ식사시간 포함 // 순수산행시간 약 8시간 45분 정도 // 누적시간 23시간 50분)

 

■ 소요경비 : 회비 30,000원(누적경비 90,000원)

 

 

     2010년 7월 19일(월)

장마가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 어제부터 오랜만에 맑게 개인 화창한 하늘을 볼 수 있다.

초복(初伏)날...

남들은 더위를 피해 피서(避暑)를 가느니, 보신(保身)을 위해 멍멍탕 또는 삼계탕을 먹느니마니 하는 년중 덥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시기에 우리는 무려 24.2km에 달하는 낙동정맥 3구간(석개재~답운치) 구간잇기를 나선다.

당초 7월 7일 더블세븐데이에 3구간을 계획했으나 여러 사정에 의해 뒤로 연기되었고 미리 휴무를 신청해둔터라 그 덕에 홀로 가야산 만물상을 다녀왔었다.

지난달 6월 17일에 있었던 통리재에서 석개재까지의 17.1km에 달하는 2구간때 끝도 없이 이어져 진행을 더디게하는 산죽과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머나먼산 "면산" 덕에 고생을 한 터라 은근히 다음 구간이 걱정이 되었다.

더구나 그때보다 무려 7km나 더되는 산행거리라 걱정이 배가 된다.

24.2km...

마라톤(42.195km) 하프코스보다 쪼끔 더 긴 거리지만 그냥 숫자로는 실감이 잘 안될 것이다.

지리산 기준으로 노고단고개(노고단대피소 위)에서 장터목대피소까지가 정확히 24km라면 그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感이 느껴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정된 산행날이 다가올수록 설레이고 행복해진다.

7월 7일 가야산 이후로 근 2주 동안 산과 담을 쌓았더니 슬슬 발동이 걸리기 시작하는게 아무래도 중독도 심한 중독임에 틀림없다.

 

 

낙동정맥 3구간 개념도 - 1 (출처 : 등산카페 세월) 

 

 

낙동정맥 3구간 개념도 - 3 (초록색 선) 

 

 

3구간 고도표(출처 : 대구 k2 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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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에서 밝혔듯이 이번 3구간 정맥잇기는 총 24.2km의 기나긴 거리에다 사전정보탐색에 의하면 평균 10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며 경주에서 들머리인 석개재까지의 4시간이란 이동시간을 감안해서 새벽 3시에 경주출발을 확정짓는다.

 

7월 18일(일) 퇴근후 미리 배낭을 꾸리는 등 준비를 해두고 저녁 9시경 잠자리에 들지만

다음날 산행에 대한 기대감과 열대야, 소음 등으로 쉬이 잠이들지 않는다.

겨우 잠이 들어 몇시간 눈을 붙혔다 자정이 조금 넘어 잠이 깨었지만 더이상 잠이 오질 않아

최근 블로그를 통해 다시 한번 3구간을 두루 둘러본다.

곤히 자고 있는 집사람과 아들녀석이 깰까 여겨 약속시간보다 일찍 집결지인 황성공원 시립도서관앞 시계탑으로 나간다.

02:30분, 가끔 오가는 차들 뿐 주위가 고요하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오히려 밖이 집안보다 훨씬 더 시원하고 좋다.

차안에 누워 음악을 듣는 사이 팀원들이 한두분씩 오신다.

지난 2구간때 참석하셨던 위원장님께선 임금협상기간이라 이번엔 불참을 하시고  새로이 두분이 더 참석한다고 했는데, 사정이 있었던지 참석치 않고 정예 6명이 모여 새벽 3시 반대장님의 렉스톤을 타고 오늘 구간의 날머리인 답운치(답운재)를 향해 떠난다.

 

7번 국도를 따라 답운치로 향하는 동안(경주구간을 지날 때까지 이 7번 국도를 얼마나 더 타야 할까?)

고향땅인 영덕 병곡쯤에서부터 먼바다쪽에서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며 구름을 붉게 물들여 수평선 바로 위 하늘이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빛깔로 물들어 환상적인 풍경을 그려낸다.

한참을 달리다 망양휴게소를 지나 봉화로 연결되는 36번 국도로 갈아타고 수려한 계곡미와 멋진 소나무가 가득한

불영계곡을 지나 05:45분 경주를 떠난지 2시간 45분여만에 답운치에 도착한다.

 

 

(05:45분)

 

답운치엔 사전에 미리 예약해 둔 택시기사님 2분(소천택시, 석포택시 / 대당 6만원)이 일찍 나오셔서 우리 일행을 기다리고 계신다.

답운치에서 대기중인 택시에 타기전 각자 배낭을 점검한다.

 

 

답운치 갓길 4구간 들머리 입구쪽 적당한 장소에 반대장님의 차를 주차해두고

각자 배낭을 챙겨 택시당 3명씩 나누어 타고 1시간 거리인 석개재를 향해 출발한다.

울진방향으로 나가 원덕에서 416번 지방도로 갈 것이라는 내 생각과 달리 현지 기사님들은 36번 국도를 따라 봉화방향으로

향하다 현동에서 태백으로 연결되는 35번 국도로 갈아타고 가는데 주위풍경이 많이 낯익다 싶어 보니 겨울마다

대구의 가이드산악회를 이용해서 태백산이나 함백산쪽으로 갈 때 지나쳤던 길이었다.

명산랜드에서 무진랜드로 이름이 바뀐 휴게소를 지나 구불구불 이어지는 아찔한 도로를 질주하는 택시덕에

멀미끼가 슬슬 시작되어 피곤함이고 뭐고 속이 뒤집어질 판이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더넓은 고랭지 채소밭과 강원도의 대명사 감자밭이 줄을 잇지만 그런 풍경들이 눈에 들어 올리가 없다.

그저 빨리 석개재에 도착이나 했으면 싶은 심정이 간절하다.

 

 

(06:45분)

 

답운치에서 정확히 한시간만에 경북 봉화군과 강원도 삼척시의 도경계지점이자 3구간의 들머리인 석개재에 도착,

수고하신 택시기사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헤어진다.

 

 

2구간(통리재~석개재) 날입

 

 

석개재 주변

 

폭염주의보가 내린다는 예보와 달리 택시에서 내리자 바람막이자켓을 입었으면 싶을 만큼 바람이 세차게 불고 약간 쌀쌀한 감이 있다.

 

 

석개재 도로에서 바라본 3구간 들머리 풍경

 

서진우님이 서계시는 임도 좌측의 붉은 화살표 방향(경상북도와 강원도의 도경계선)을 따라 정맥길이 이어진다.

옆으로 나있는 임도를 따르더라도 삿갓봉을 지난 지점에서 다시 정맥마루금과 이어진다고 한다.

 

 

(06:55분)

 

마치 태풍이 불듯 세찬 바람이 몰아쳐대는 석개재를 떠나 3구간 구간잇기를 시작한다.

숲속으로 들어서자 이내 분홍빛깔의 고운 솔나리꽃이 화사한 표정으로 반기지만

기나긴 구간종주에다 단체산행이라 지체할 수 없어 애써 외면한다.

 

 

(07:20분)

 

이정표나 아무런 표식이 없어 어딘지 알 수 없지만 너른 적당한 터에 자릴잡고 아침식사를 하기로 한다.

당초 석개재에 도착해서 정자에서 식사를 하려했으나 바람이 세차고 쌀쌀해서 몇분간 진행(아침운동)후

상쾌한 기분으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식사를 마치고 출발에 앞서 산죽과 덤불로 인해 운행에 다소 거추장스런 스틱을 집어 넣기위해 잠그던 중

스토퍼가 망가지는 바람에 산행내내 스틱없이 진행하느라 꽤 힘이 들었다.

평소 장거리산행이나 다소 난이도가 있는 산행을 할 때마다 스틱을 사용해온터라 버릇이 되었는지 산행내내 의지할 스틱을 대신해

등로주변의 나뭇가지를 부여잡고 힘겹게 오르막을 오르고 미끄러운 내리막길에서 넘어지기도 하는 등 고생을 했다.

 

 

(08:00분)

 

식사후 자릴뜨고 오래지않아 허리춤 이상까지 오는 지긋지긋한 산죽숲을 통과한다.

이놈의 산죽은 2구간에서도 사람 진을 빼게하더니 3구간에서도 산행 내내 등로를 막은 산죽과 잡목, 덤불과의 처절한 사투가 벌어진다.

 

 

동자꽃이 무리지어 피어있는 오르막길을 힘차게 오르고 있는 일행들

 

평소 나홀로 여유로운 산행이었다면 등로 주변에 피어난 야생화를 접사로 담고 주위도 자세히 살펴보고 했을텐데,

이런 종주산행이나 단체로 산행을 할때면  시간관계상 또는 일행들과 뒤쳐지거나 다시 따라붙기위해

오버페이스를 해야하므로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어 항상 아쉬움이 많다.

 

 

(08:20분)

 

세찬 바람에 펄럭이는(^^) 조난자 위치추적 표지판이 놓인 곳을 지난다.

정맥길 내내 워낙 이정표나 위치를 알만한 시설이 없기에 이런 작은 것 하나하나가 자신의 현위치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후에 알았지만 이곳이 바로 북도봉(묘봉 삼거리) 이라고 한다.

묘봉은 풍곡리쪽의 문지골에 고양이가 많이 살았다고 전해지며

지금도 문지골 막장에는 고양이 형상의 바위가 있어 묘봉(猫峰)으로 불린다고 한다.

 

 

조난자 위치추적 표지판을 지나자 또다시 공포의 산죽으로 뒤덮인 등로가 한동안 이어진다.

"그래도 이 정도면 양반이다"

 

 

이런 코스를 지날 때면 스틱을 사용하기가 무척이나 거추장스럽다.

그러나 오늘은 스틱이 절실하다...ㅠ.ㅠ

 

 

한참을 진행하던 중 눈앞에 아주 낯익은 시그널이 보인다.

지난 겨울 덕유산과 함백산 산행때 이용했었던 대구의 가이드산악회인 "山仰산악회"의 시그널이다.

약간 중국풍의 붉은 바탕에 노란 글씨, 산앙(山仰)...

메산(山)에 우러를앙(仰)

그렇다. 산은 정복의, 단지 오름의 대상이 아닌 경외, 우러르 볼 대상이 아닐까?

 

 

(08:45분)

 

석개재를 떠나 약 두시간여만에(아침식사시간 포함) 해발 1,124m인 용인등봉에 도착한다.

 

용인등봉(龍仁登峰)은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덕풍마을에서 볼 때

문지골과 괭이골 사이에 솟아 오른 산릉의 최고봉으로 착한(어진)용이란 뜻을 담고 있다.

 용인등봉의 시발점인 산봉우리는 515m봉으로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는 개족발봉으로 통한다.

산세가 마치 수캐의 생식기처럼 보여 개족발봉이라 부르는데 한자로 구신암(拘腎岩)이라고도 한다.

개족발봉 동쪽 아래에서 문지골과 용소골의 물이 합수되는데

이곳에 패어든 용소골안 제 1용소는 옛부터 제를 지내는 신성한 구역이었다고 한다. 

 

 

시원한 바람이 부는 용인등봉에서 위치확인도 하고 잠시 쉬었다 간다.

 

 

준.희님의 용인등봉 표지판 옆에 우리팀의 시그널을 부착하고 출발한다.

 

 

(09:05분)

 

용인등봉을 지나 능선을 따라 가자 등로 우측편인 경북 봉화군 석포면 방향으로 적송(금강송, 황장목, 춘양목으로도 불림)

군락지가 펼쳐진다.

 

 

역시 소나무의 제왕다운 포스가 뿜어져 나온다.

 

이 적송(금강송)은 나무속이 굳어지면서 노란빛을 띠는 속을 창자에 비유해 황장목(黃腸木)이라고도 불리며 목질이 단단하고

오랜 세월이 지나도 잘 썩지않아 조선시대에 궁궐건축이나 왕실에서 관을 짜는 목재로 사용했다고 한다.

또한 일제강점기 봉화지역의 금강송을 베어내어 봉화 춘양역에서 기차를 이용해서 서울로 실어갔다해서 춘양목이라고도 불렸다.

 

 

또다시 나타나는 산죽...;;;

 

 

이번에는 키높이라 얼굴을 할퀴거나 눈을 다칠까 여겨 고개를 숙이고 몸을 낮춰 진행을 한다.

정맥구간을 다니다보면 곳곳에 간벌의 흔적들이 보이던데 이런 산죽들은 관에서 좀 어떻게 할 수 없나?

 

 

(09:25분)

 

문지골갈림길

 

 

문지골갈림길에서 잠시 어디로 가야할지 의견을 나눈다.

 

 

이곳 갈림길에서 정맥방향은 오른쪽이나 누군가 나뭇가지로 막아놓은 탓에다 대전OO산악회에서 주말에 깔아 놓은 듯한

문지골 방향 진행화살표덕에 별의심없이 문지골쪽으로 길을 잡아 한참을 내려가는데 그동안 보아오던 낙동정맥 시그널은 보이지 않고

일반산악회 시그널만 가뭄에 콩나듯 드문드문 보여 아무래도 길을 잘못 든 것 같은 느낌에 철인님에게 이대로 가다간 응봉산 용소골로

갈 것 같으니 다시 되돌아 가자고 했지만 이 길이 맞다고 계속 진행을 하자고 해 준비해 간 지도를 꺼내서 주위지형과 비교를 해보니

나의 예측이 맞는 것 같아 일행을 세우고 좀 더 진행해보니 길을 잘못든게 확실하다.

덕분에 갈길도 바쁜데 알바를 하느라 45분을 허비한다.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길을 막고 화살표를 깔았으면 후미를 보는 사람이 타인을 위해 길을 막은 나뭇가지를 치우고 길바닥에 깐 화살표도 치워야 함에도 몇몇 몰지각한 이들과 산악회에서 타인을 위한 배려를 하지 않아 종종 이렇게 선량한 산님들이 오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알바 이후 다시 문지골갈림길로 돌아와 정맥길을 따라 삿갓봉 방향으로 진행을 한다.

이런 편안하고 호젓하고 유순한 등로가 계속 이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10:35분)

 

삿갓재임도

 

 

 

임도변 나무그늘에 앉아 쉬면서 주변을 둘러본다.

 

 

이곳에서부터 임도삼거리까지는 임도와 숲길을 몇번씩이나 교차해서 진행을 했다.

편하게 앞에 보이는 임도를 따라 가조 결국은 임도삼거리에서 만나게 되나 더운 날씨탓에 임도를 버리고 숲길을 따라 진행을 했다.

 

 

까치수영

 

마침 쉬고 있는 임도주변에 이 녀석이 있어서 오늘 산행후 처음으로 야생화를 담아본다.

 

 

임도위 푸른하늘이 인상적이다.

바람이 세차게 부는 탓에 머리위로 구름이 빠른 속도로 휙~휘~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휴식후 임도를 따라 삿갓봉을 향해 걷는다.

다행히 바람이 많이 불어 산행하기에는 좋았지만 무더위에다 24km나 되는 장거리산행이라 50분 걷고 10분 쉬고를 반복한다.

 

 

(10:55분)

 

강원도 삼척시와 봉화군 석포면, 울진군 서면의 경계점인 삿갓봉에 도착한다.

석개재에서 부터 이곳 삿갓봉까지 경상북도와 강원도의 도경계선을 따라 정맥길이 연결이 되고,

삿갓봉 이후부터는 강원도와는 작별을 한다.

 

 

삿갓봉 삼각점

 

 

아무런 정상석도 없이 작은 푯말뿐인 삿갓봉에서 강원도와의 작별을 아쉬워하며 인증샷을 남긴다.

 

 

삿갓봉 바로 옆으로 나있는 이름도 독특한 아구지맥분기점 표지

 

 

 

 

임도를 따라 잠시 진행을 하다 임도변 숲으로 향하는 시그널이 나타나면 바로 숲길을 따라 진행을 계속한다.

 

 

임도보다는 이런 호젓한 숲길이 훨씬 더 좋다.

 

 

산죽이 있는 숲길 오른쪽 옆으로 임도가 나란히 이어진다.

 

 

그렇게 얼마간 숲길을 걷다 다시금 임도와 만나게 되고...

삿갓봉 이후부터 임도삼거리에 이르기까지 몇번씩 숲길과 임도가 교차한다.

 

 

 초복 불볕 더위에 내리쬐는 퇴약볕 아래 임도를 거니는 기분이란?

다행히 서늘한 산들바람이 부는데다 이런 조망을 볼 수 없는 구간이 대부분인지라

멀리 원경을 볼 수 있는 시원한 곳이라면 어디라도 좋다.

 

 

(11:30분)

 

삿갓재임도를 떠나 약 한시간여만에 임도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나있는 임도를 따르면 금강송으로 유명한 소광리(대광천) 방향으로 가고,

오른쪽 임도로는 전곡리나 석포방향으로 갈 수 있다.

낙동정맥길은 일행들 앞의 임도 절개지를 따라 올라 화살표 방향 숲속으로 진행이 된다. 

 

 

임도삼거리 이정표

 

3구간 산행중 유일하게 볼 수 있는 이정표다.

 

 

차단기로 굳게 잠겨있는 전곡, 석포방향으로 나있는 96국유임도 입구

 

 

앞서 보았던 임도절개지를 따라 쉬지 않고 계속 진행한다.

예까지 오는 동안 십여분간 임도를 따라 걷느라 머리꼭지가 뜨끈뜨끈(^^)해졌는데, 숲속으로 들어서게 되어 그나마 다행이다.

 

 

이곳 역시 숲속 등로옆을 따라 임도가 나란히 나있다.

이렇게 얼마간 진행하다 보면 어느샌가 임도는 사라져버리고 첩첩산중 오지의 산속 원시림처럼

울창하고 빽빽한 덤불과 산죽, 잡목을 헤치고 힘겹게 진행을 하게 된다.

 

 

저기가 어디멘진 알 수 없지만 먼데 풍경이 확 트이는 걸로 봐선 동해바다쪽인 듯 싶다.

 

 

하늘이 거의 다 가릴만큼 숲이 빽빽히 들어 차있다.

 

 

이곳을 거쳐간 수많은 선답자들의 시그널들

 

우리팀보다 한구간 앞서 진행하고 계시는 대구 비실이부부 산악회(한국의 산하 난테님 소속) 시그널옆에 우리팀 시그널을 부착한다.

 

 

(12:10분)

 

백병산, 오미산 갈림길 표지

 

이 표지판을 낙동길 곳곳에 달아두신 준.희님...

부부산님 같기도 하고, 아니면 O준, O희로 불리는 두 남자산님...?

누군지 뭐하시는 분인지는 알수 없지만

참 고마우신 분이다.

 

 

(12:25분)

 

낙동정맥 진행방향(진조산, 통고산)표지

 

 

표지판이 있는 곳 등로변 넓직한 풀밭위에 자리를 깔고 점심식사를 하고 가기로 한다.

 

 

풀밭위에서의 점심식사

 

평화스런 분위기와 달리 온갖 날벌레(벌, ×파리, 깨알만한 파리 등)들의 습격으로 그놈들을 쫒아내며 밥을 먹느라 부산했다.

 

 

식사를 한 곳 머리위론 초록빛의 아름다운 조명이 찬란한 빛을 발하고...

 

 

낙동길의 아름다운 초록빛 등로

 

 

사람잡는 망할넘의 산죽

 

특히 사진에서 처럼 꽃대가 올라 온 녀석이 가장 최악질 산죽이었다는...;;;

 

 

(13:25분)

 

임도삼거리 이후 오랜만에 나타난 임도

한동안 계속 진행을 더디게하던 잡목터널과 성가신 산죽때문에 오랜만에 나타난 임도가 막 반가워지려는 찰나...

 

 

그러나 바로 횡단을 해서 건너편 시그널들이 달려있는 숲속으로 다시 들어간다.

 

 

또다시 밀림처럼 빽빽히 들어서 진행을 막고 있는 나뭇가지들을 양손으로 걷어내며 힘겹게 진행을 한다.

산행시 간간히 지루한 코스가 계속되면 MP3로 음악을 들으며 걷는데 이어폰이 잡목에 걸려 계속 빠지는 바람에 음악도 제대로 못듣고...;;;

 

 

넘어야 할 봉우리인 듯...

 

 

등로 좌측편으로 한동안 적송군락지가 이어진다.

 

 

(15:10분)

 

934.5봉 

 

 

흔히들 무명봉이라 부르는 이런 봉우리들마다 준.희님이 부착해둔 표지판이 있어 현재위치를 가늠할 수 있다.

 

 

끝없이 펼쳐진 산, 山, 뫼...

 

 

(15:55분)

 

한나무재(해발 837m)

 

 

한나무재에 걸려있는 J3클럽의 표지

 

이곳 한나무재는 동해에서 서해내륙으로 넘나드는 십이령의 여섯 번째 고개로 '새넓재'는 라고도 하는데

춘양에서 울진으로 소달구지 타고 방물장수, 보부상, 시집가는 새색시가 넘고 넘었던 유서 깊은 길, 고개였다고 한다.  

 

십이령은 울진과 봉화 사이를 왕래하는 동안 넘어야 했던 열두개의 고개를 말하는데 열두 고개를 넘어야 울진이든 봉화든 닿을 수

있었으니 이 고장 사람들에게 십이령 그 자체가 울진과 봉화를 잇는 옛길 이름으로 정착돼버린 것이다.

울진에서 줄곧 서남방면으로 달리는 십이령은 울진쪽에서 바릿재(두천리)→새재(서면 소광리)→느삼밭재→저진치→한나무재→

넓재(서면 광회리)에 이른 다음 봉화땅에 들어 고채비재→멧재→배나들재→노루재 등으로 이어졌다.

36번 국도가 훼방놓는 봉화쪽과는 달리 울진의 십이령 옛길은 지금도 호젓하게 남아 있다.

 

 

한나무재 임도로 내려오고 계시는 후미쪽 일행들

 

 

한나무재에서도 임도를 바로 횡단하면 다시 숲속으로 정맥길이 연결된다.

 

오후 4시, 벌써 산행을 시작한지 9시간째에다 한나무재까지 19km를 걸은 셈이다.

슬슬 걷는게 힘겹다.

이제 물도 한병밖에 남지 않았고, 다시 힘을 내기 위해 이곳에서 남아있는 먹거리들을 쏟아낸다.

반대장님이 가져오신 삶은 계란에다 나랑 서진우님이 내놓은 복숭아통조림으로 다시금 힘을 내어 답운치를 향해 길을 재촉한다.

 

 

진조산 오름길에 뒤돌아 본 지나온 마루금

 

어느 방향에서 어떻게 진행을 해왔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진조산 오름길 등로변의 산수국

 

바삐 찍고 가느라 사진이 흔들려버려 많이 아쉽다.

산오름을 시작해서 내내 솔나리, 까치수영, 엉겅퀴, 노루오줌, 동자꽃, 산꿩의다리, 하늘나리 등 각양각색의 다양한 야생화가

등로주변에 많았지만 일행들과의 속도를 맞추다보니 아쉽게 지나쳐 버렸는데 아직도 아쉽다.

 

 

(17:00분)

 

한나무재를 떠나 한시간만에 굴전고개에 닿는다.

굴전고개는 울진군 서면 쌍전리와 굴전리를 연결하는 임도가 지난다.

 

 

역시나 이곳에도 준.희님의 표지판이 걸려있다.

 

 

그리고 불영사 환종주를 하셨던 J3클럽의 힘을 북돋우는 격려표지도 걸려있다.

 

 

굴전고개 임도에 걸터 앉아 마지막 휴식을 즐긴다.

이제 날머리인 답운치까지는 약 2.5~3km, 앞으로 약 한시간여 남았다.

그리고 물병의 물도 더디어 바닥을 드러낸다.

 

 

J3클럽의 격려성 표지판 옆에 우리팀의 시그널을 부착한다.

 

 

(17:25분)

 

빽빽히 늘어선 송림지대를 통과하고...

 

 

(17:35분)

 

입추의 여지없이 늘어선 낙엽송군락지도 지나자...

 

 

 

 

(17:45분)

 

넓어진 등로 앞쪽에 반가운 송전탑이 불쑥 나타난다.

이제 정말 다왔구나.

 

 

No, 86번 송전탑

 

평소엔 그저 흉물스럽게만 보이던 송전철탑이 오늘따라 어찌나 반갑든지...

 

 

(17:55분)

 

마지막까지 나타나 괴롭히는 조릿대

정말 뽕(^^)을 뽑는구나~ 질린다 질려...;;;

지난 2구간때도 면산에 오르기 까지 그렇게 성가시게 굴더니 석개재로 내려오는 마지막 순간까지 괴롭히더니 이번에도 역시나

징하다 징해~

 

 

(18:00분)

 

산죽지대를 통과하자 폐헬기장이 나타나고...

 

 

비석이나 상석도 없는 봉분을 지나자 자동차 소리가 들려오고 숲사이로 답운치로 오르는 구불구불한 도로가 보이기 시작한다.

빨리 내려가고픈 생각에 마지막 힘을 내어 속도를 붙인다.

 

 

(18:05분)

 

영광스런 개선문 마냥 여러 산악회와 개인의 시그널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답운치 내리막길로 내려서며 알바 45분 포함

장장 11시간 10분 동안의 24.2km(알바까지 포함하면 25km가 넘을 것)의 기나 긴 낙동정맥 3구간의 대장정을 마감한다.

 

 

이곳 답운치(踏雲峙)는 경상북도 울진군 서면 쌍전리와 광회리의 경계에 있는 해발 619.8m 고개마루로

늘 안개가 끼어 있어 마치 구름을 밟고 넘는 듯한 고개라 하여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동쪽은 통고산 자연휴양림과 접하고 있고, 서쪽은 옥방천(玉房川)을 사이에 두고 봉화군과 접경을 이루며, 36번 국도가 동서로 관통한다.

 

빗물의 운명은 이곳에서 서쪽으로 떨어지면 광비천을 이루어 안동댐상류로 흘러 들어가 다시 낙동강으로 합류되고,

동쪽으로 떨어지면 불영계곡을 따라 흘러 내려가 동해바다에서 합수된다.

 

 

36번 국도변에서 바라 본 답운치 날머리 내려온 길 풍경

 

 

답운치 4구간 입구쪽 갓길에 세워둔 반대장님의 렉스톤 차량에 먼저 내려오신 서진우님께서 배낭을 정리중이다.

 

 

도로변 반사경에 내모습을 담아본다.

 

 

다음달로 예정된 낙동정맥 4구간(답운치~한티재) 들머리를 담고 난 후 땀으로 뒤범벅된 옷을 갈아 입고 등산화를 벗어

조리로 갈아신고 난 후 경주를 향해 출발한다. 불영계곡을 지나 7번 국도로 향하던 도중 작은 마을 구멍가게에 들러 산행내내

머리속에 떠올리던 시~원한 콜라와 머리가 찡할 만큼 차디찬 아이스크림으로 산행으로 달아 오른 몸과 마음을 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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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두다리가 정말 대단하다는 걸 새삼느낀 산행이었다.

지난번 2구간(통리재~석개재) 때의 17.1km때만해도 "휴~ 그 기나 긴 길을 어찌 가나"했는데 그 악명높은 머나먼 면산을

거쳐 당당히 해내었고, 이번 3구간만 해도 폭염의 날씨에 장장 24.2km의 만만찬은 거리에다 겨우 3시간만 자고 새벽 3시에

출발하는 등 시작에 앞서 "과연 할 수 있을까?" 의문투성이 였지만 결국 해내었다.

무엇보다 몇해전 지리산 종주때 무릎통증으로 인해 그동안 장거리산행에 상당한 부담을 가졌었는데 그런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었다.

무리만 하지 않는다면 지리산 당일종주도 이제 부담없이 해낼 것 같다.

물론 그렇게 하고픈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건 내가 추구하는 산행이 아니니깐...

 

돌아오는 차안에서 다음 4구간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의견을 나누었다.

4구간(답운치~한티재)은 이번보다 6.4km나 더 긴 장장 30.6km의 거리로 낙동구간에서 가장 길다는 5구간(한티재~아랫삼승령, 31.9km)

보다 1.3km가 짧은 낙동길의 두번째로 긴 구간이다.

십중 팔구는 답운치에서 애미랑재(광비령)까지 12.1km, 그리고 다시 애미랑재에서 한티재까지 18.5km 식으로 두번에 걸쳐

구간나누기를 해서 진행을 하는데 하루에 해내는 이들과 팀들도 없지않아 있었다.

8월 염천의 날씨에 결코 쉽지 않은 산행이겠지만 솔직히 한구간으로 당일치기는 자신이 없다.

 

8월 23일이나 24일경 무박 1일 당일치기 혹은 1박 2일 비박산행으로 끊어타기를 할지 아직 결정은 못했지만

산행후 일주일 정도 지나자 슬슬 4구간이 그리워진다.

 

아무래도 심한 중독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