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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길 따라, 구름 따라 12(부산 금정산 철쭉산행)

 일시: 2010년 5월 9일(일)

 코스: 호포역->미륵사(미륵봉)->원효정사->금곡역


 

 금정산에서 5월의 철쭉을 반갑게 맞이할 수 있는 코스가 바로 이 코스이다. 지하철을 타고 가서 지하철역으로 내려가는 지하철 코스라고도 부른다. 이 코스의 특징 중 하나는 능선 산정부에서 360도 돌아보는 전체 금정산의 조망권이다.


 

 북으로는 미륵사 위 미륵봉, 그 너머 금정산 최고봉인 고당봉이 보이고 남으로는 상계봉, 동으로는 의상봉, 대륙봉으로 이어지는 금정산성의 주 능선이 이어지며 서쪽으로는 유유히 낙동강이 흐른다.


 

 이곳에서 금곡역이나 율리역으로 내려가는 하산코스 길에는 5월의 철쭉으로 유명하다. 길가 양편에 줄지어 이어지는 철쭉군락은 유명한 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금정산 철쭉코스로 이름이 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쪽으로는 아줌마 부대들이 철쭉을 보러 많이들 찾는다.


 

 이 코스는 주말에도 그리 붐비지 않아 조용히 명상하며 산행하기에는 최고의 코스라 자부 할 만 하다. 미륵사위의 거대한 미륵봉은 웅장한 모습으로 부산 시내를 호령하듯 버티어 서 있다. 미륵사 옆에 절에서 키우는 백구 한 마리가 있는데 이 놈은 늘어지게 잠만 잔다. 가만히 보니 오고가는 등산객들이 한 번씩 말을 거니 이놈도 대답하기 지쳤나 보다.


 

 미륵사 앞마당은 마치 고향 집 같이 넓고 아늑하다. 미륵봉 바로 밑에 이런 멋진 절이 있다는게 참 좋다. 참고로 미륵봉의 높이가 711M정도이니 아마 금정산에서 최고 높은 지점에 있는 절이 아닌가 싶다. 미륵사에서 내려다보는 경치 또한 시원한 조망권이다.


 

 금곡역으로 내려가는 산길에서 반갑게 계곡을 만났다. 수량은 풍부하지 못하지만 차가운 계류에 발을 담그니 열기로 후끈한 다리가 시원하게 풀린다. 계곡 산행의 묘미는 바로 이런 것 아니겠는가! 능선은 능선대로, 허리는 허리대로, 계곡은 계곡대로 다 느낌이 다르니 산이 주는 선물은 참으로 무한하다.


 

 푹신한 솔밭에서, 또는 넓은 평바위 위에서 한숨 쉬어 가기 좋은 내리막길이 연속으로 이어지며 계곡을 따라 같이 흐른다. 거의 다 내려가니 원효정사라는 제법 큰 절을 만나게 되고 그 밑으로 사람 사는 세상이 보였다. 금곡주공아파트 단지.


 

 산행으로 고단한 몸을 버스에 실으니 몸은 나른한데 기분은 상쾌하다. 산행의 뒷맛은 바로 이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