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島)산 033. 조약도 삼문산, 오늘은 어미 잃은 새끼 염소를 보다.
Mt. 1007 三門山(399m) * (장룡산 357.6m) * (등거산 370m) * (가사봉 369m) - 전라남도 완도군
산 행 일 : 2010년 3월 22일 월요일
산의날씨 : 흐림. 하산 후 비
동 행 인 : 나도산우회 동참 산우님들
산행(도상)거리 : 약 7.3km
죽선 마을 <1.6> 장룡산 <1.4> 삼문산(망봉) <0.5> 등거산 <2.6> 가사봉 <1.2> 가사리
산행시간 : 3시간 53분 (식사 휴식 50분포함)
죽선 마을회관▪약산면 등산로 안내도 <0:22> 신선골 약수터▪운동시설 <0:19> ▲(장룡산)▪정상표지판 <0:35> ×삼문산(망봉)▪봉화대 터 <0:12> (등거산) <0:25> 헬기장 <0:18> 등고선 상 300봉 <0:24> ×(가사봉) <0:28> 가사리▪정자
참 고 : 국토지리정보원 1:50,000 신지(2002년 수정본)지형도
등거산에서 본 신지도와 청산도
거금도 적대봉이 보인다.
요즈음 날씨가 참 이상하다.
마치 장마철을 연상하리만큼 비가 자주 내리고 황사까지 겹쳐 하루도 청명한 날이 없다.
오늘도 비가 오겠다는 예보가 있었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보니 금방 비가 올 것 같지 않다.
간단하게 행장을 차려 집을 나선다.
오늘 산행구간도
마을회관 앞 도로변의 안내도
강진 우회도로에서 23번국도로 빠져 마량을 향해 가다 청자도요지를 지나면서 동쪽의 대덕으로 이어지는 819번 지방도를 보니 가잿재가 생각난다.
사자지맥 마지막 구간 산행 차 출발했던 곳으로 소름끼치는 소리를 들으며 별 탈 없이 공성산을 넘었지만 결국 오성산을 오르지 못한 기억과 함께.....
이제는 배가 아닌 버스로 2020년 완공 예정이라는 부산∼인천 간 77번 국도인 다리를 통해 고금도로 들어간 후 약산연도교를 건너 약산면 장룡리 죽선 마을 회관 앞에 도착한다.
마을 안길로
맨 윗집의 강아지와 목련
너덜을 거스르고
11 : 08 마을 안길을 따라 오른다.
맨 윗집 옆 공터에 매어 있는 튼실한 강아지 두 마리가 이방인들을 주인 보듯 반긴다.
울타리안의 목련은 아직 입을 다물었고 전주에 ‘등산로 입구’ 표지가 걸렸다.
콘크리트길이 끝나면서 솔밭 사이를 오르고 너덜을 좌측으로 거슬러 오른다.
운동시설이 있는 약수터
사자지맥 끝이 바로 앞에 보인다.
돌과 조화를 이룬 넝쿨
11 : 30∼33 신설골 약수터.
운동시설이 있는 약수터로 물 한 모금 마시고 주변을 돌아본다.
유명산들을 일일이 찾아볼 수 있겠다.
하지만 바로 앞에 보이는 사자지맥 끄트머리와 좌측의 오성산에서 얼른 눈을 떼지 못한 것은 악몽과 같았던 사건을 떠올리기보단 차라리 감회가 깊었기 때문이었다.
비교적 가파른 길을 타고 오른다.
357.6봉 삼각점
장룡산이라 적은 표지
11 : 52∼12 : 02 ▲357.6봉 (장룡산)
‘신지 23. 1993 재설’ 삼각점이 설치되었으며 누군가가 장룡산이라 적은 팻말을 나무에 걸어놓았다.
지형도의 조약도를 살펴보면 유명산은 삼문산 단 한 개뿐이고 357.6봉을 축으로 여덟 개의 삼각점 봉우리가 원을 형성하고 있다.
바윗길
삼문산(망봉)
1999년 4월 전라남도 문화환경국에서 ‘월간 산’에 의뢰하여 펴낸 ‘전남의 명산’ 삼문산 개념도에 이 봉우리를 장룡산으로, 삼문산 서쪽 작은 암봉을 등거산으로 표기했으며 현지 이정표에는 ×369봉을 가사봉으로 표기했다.
장룡산이나 가사봉은 산 아래에 있는 마을 이름에서 따 온 것으로 추측된다.
아니면 그 반대일 수도 있고.
우측 여동리로 내려갈 수 있는 큰새밭재를 지나고 탕건바위와 전혀 상여 같지 않은 상여바위 곁을 스쳐간다.
가사봉과 뾰쪽한 △336.4봉
정상의 새끼 염소
12 : 37∼40 삼문산(×399m)
정상에는 임진왜란 이후 돈대를 축성한 망봉 봉화대 터가 있다.
새끼 염소 한 마리가 울고 있다.
이방인들을 본 어미가 새끼만 남겨두고 달아나버린 것인지 아니면 원래 혼자였는지 모른다.
2004년에 본 염소
등거산
약 10년 전쯤에 삼문산을 다녀간 것으로 여겼으나 산행기를 살펴보니 6년 전 일이었다.
자동차도 배를 탔던 것과 등거산 숲속의 검은 염소를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던 일, 장룡산으로 가다 멧돼지 소리를 듣고 제자리에 선채 움직이지 못했던 일 그리고 엉겅퀴 바늘에 수없이 찔려가며 걸었던 일이 생각난다.
그런데 오늘은 정상에서 새끼 염소를 보게 된 것이다.
그때 그 녀석의 가족인지 새로 뛰쳐나온 녀석인지 알 수 없다.
등거산을 오르는 일행들
12 : 42∼13 : 10 움먹재
등거산을 다녀오기 위해 배낭을 걸어 놓았던 소나무가 반갑다.
그때와 다른 점은 수많은 표지기가 울긋불긋 걸려있다는 것이다.
등넘밭재에 차를 세워두고 한 바퀴 도는 동안 단 몇 개의 표지기를 봤었는데 이제는 다리가 놓인 탓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 산을 찾고 있음을 말해준다.
역시 배낭을 두고 등거산을 향해 출발한다.
등거산에서 본 풍경
정상표지판과 함께
등거산에서 본 삼문산
13 : 20∼23 등거산.
완도군에서 세운 안내도에는 토끼봉으로 표기돼 있다.
날씨는 흐리지만 조망이 훌륭하다.
신지도 건너편 완도 상황봉에서 백운봉, 업진봉, 숙숭봉을 거쳐 TV드라마 해신 촬영장까지 함께 걷고 둘러보았던 서울, 인천등지의 산님들이 생각난다.
무심한 세월은 덧없이 흘러만 가고..... 다들 보고 싶다.
움먹재에 둔 배낭을 다시 챙겨 둘러매고 삼문산으로 오른 후 남동능선을 타고 내려간다.
헬기장
억새 안부
공사가 진행 중인 안부
진달래 공원(?)
조망 쉼터
13 : 48 헬기장
이어 넓은 묘지를 거슬러 잠시 가자 콘크리트길이 가로 질렀고 주차장을 만들려는지 터 고르기가 되어있다.
안내도에 의하면 이 부근 어디가 진달래공원 같은데 억새밭일 뿐 진달래는 안 보인다.
조망을 즐기며 쉬어가라는 원탁 쉼터가 있고 바위가 심심찮게 모습을 나타낸다.
300봉
청산도
가사봉
다소 거친 길
뒤돌아본 삼문산
14 : 06∼09 등고선 상 300봉
바위들로 이뤄진 훌륭한 조망장소다.
조약도 주 산줄기는 물론 육지의 산들과 바다에 떠 있는 듯 한 무수한 섬들이 그림 같다.
어느 방향에서 보던 금방 알아볼 수 있는 사자두봉 우측의 사자산은 사자지맥의 이름을 부여한 산이고 호남정맥의 제암산 임금바위와 일림산도 보인다.
천관산 좌측으로는 이름도 예쁜 부용산이 솟았다.
가시덤불 등 길이 꽤 거칠어진다.
가사봉 직전 너덜
가사봉
14 : 33 너덜을 거슬러 오른 ×369봉.
작은 바위틈 위에 ‘가사봉’이라 적은 납작한 돌을 세워 놓았다.
생일도가 바로 앞에 있다.
그 섬에 480m급 백운산이 있다는데 아직 가보지 못했다.
하지만 언젠가 찾아볼 날이 있으리라 믿는다.
183봉 전 안부를 내려서며
능선 길을 무작정 따르다 나온 갈림길에서 우측 길로 들어섰는데 다시 정상으로 치고 오르는 기분이다.
정상으로 이어지는 듯 한 삼거리에 닿았다.
보이는 길로 서슴없이 들어선 것이 잘못이었던 모양이다.
금세 알게 된 일로 일부는 능선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가래리로 내려가고 말았다.
×183봉 직전 안부에서 우측으로 들어서니 도로가 보인다.
가사리 표지석
수준점이란? - 약산연도교 앞 수준점 안내팻말
15 : 01 가사 마을 정자 앞
하늘의 구름색깔이 수상하다.
약산연도교 앞 쉼터에 머무는 사이 빗방울이 들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산행 중 조망을 즐길 수 있었으니 아쉬움은 없고 오히려 하늘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