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산 산행

 

2009.12.6.(일)

위치 전남 해남군 송지면, 북평면

덕우산악회원과 함께

코스 송촌마을-송촌저수지-관음봉-작은바람재-큰바람재-천제터-434봉-달마산(481m)-분바위-개구멍바위-금샘-460봉-갈림길-부도암-미황사-주차장, 차로 이동 땅끝마을 사자봉 전망대

거리및소요시간 약10km 4시간

 

□ 땅끝마을

해남 땅끝은 백두산의 맑은 정기가 백두대간과 호남정맥을 거쳐 땅끝 기맥으로 내려와 바다로 잦아드는 극적인 장면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갈두산 사자봉(156.2m) 정상에 서있는 39.5m 높이의 땅끝전망대(입장료 어른 1,000원, 어린이 500원)에 오르면 푸른 바다와 섬들이 두 눈 가득 들어 온다. 흑일도,백일도,어룡도, 장구도, 노화도, 소안도 그리고 고산 윤선도의 풍류가 숨쉬는 보길도…. 날씨가 맑고 해무가 없는 날에는 저 멀리 추자도와 제주도까지 볼 수 있다.

 

갈두봉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의 갯바위엔 땅끝기념비가 있다. 땅끝전망대에서 조금 가파른 산길로 내려갔다 올라올 수도 있지만, 만약 일행 중에 노약자가 있다면 땅끝마을 갈두리 선착장에서 땅끝기념탑까지 이어진 해안 길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예전에 해안 경비병들이 순찰 다니면서 생긴 오솔길을 조금 넓혔는데, 경사가 거의 없는 편이라 노인은 물론 아이들도 안전하게 걸을 수 있다. 특히 땅끝마을에서 하룻밤 묵었을 경우, 아침에 산책 삼아 땅끝기념탑까지 다녀 오면 정말 좋다. 파도가 갯바위에 부딪치는 소리를 들으며 걷는 맛이 최고다. 땅끝마을서 땅끝기념탑까지 왕복 30~40분쯤 걸린다. 

 

땅끝마을에서 아름다운 해안을 따라 동쪽으로 4km쯤 달리면 땅끝해양사박물관(061-535-2110)을 만날 수 있다. 2002년 폐교된 송호초등학교 통호분교 자리에 건립한 이 박물관은 각종 어패류, 박제된 바닷고기와 화석, 그리고 곤충류, 파충류, 척추동물 등 모두 25,0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입장료는 어른 3,000원, 어린이 1,000원.

시간이 허락한다면 바다 건너의 보길도를 다녀오지 않을 수 없다. 땅끝마을 갈두선착장에서 파도를 헤치고 1시간쯤 가면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ㆍ1587-1671)가 말년을 보낸 보길도가 나온다. 고산은 이 섬에서 자연과 한 몸이 된 어부의 생활을 아름답게 묘사한 ‘어부사시사’를 지었다. 고산이 풍류를 즐겼던 세연정 앞 연못에서 ‘어부사시사’ 시상을 다듬었던 부용동까지 이어지는 3km쯤의 동백길도 좋다.

□ 달마산과 미황사
땅끝에서 승용차로 20여분 거리엔 한반도 육지 최남단에 자리한 절집인 미황사(美黃寺)가 있다. 달마산(481m)의 거친 암봉들이 창과 검을 세운 것처럼 불쑥 불쑥 솟은 바위병풍과 대웅보전 용마루의 부드러운 곡선이 이뤄낸 강함과 부드러움의 조화는 제법 아름답다는 평이다.
미황사는 신라경덕왕 8년 749년 의조화상이 창건한 것으로 대웅전은 보물947호 응진당은 보물 1183호이다.  인도에서 경전과 불상을 싣은 돌로 만든 배가 사자포구(지금의 갈두산 아래)에 닿자 의조스님이 100여명 향도와 함께 쇠등에 그것을 싣고 가다가 누른 소가 크게 한 번 울면서 누운자리에 통고사를 짓고, 마지막 소가 멈춘 자리에 미황사를 일구었다고 한다.

 

소의 울음소리가 지극히 아름다워 "아름다울 미"자와 금인을 상징한 "황"자를 쓴 것이라고 한다. 천년고찰 미황사는 한때 도솔암, 문수암 등 열두 암자를 거느렸던 큰 사찰이었다. 대웅보전 기둥을 받치는 연꽃모양의 주춧돌엔 게, 거북이, 물고기 같은 바다 생물이 새겨져 있다. 바닷길을 통해 달마산에 불법이 도착했다는 창건설화의 암시로 풀이된다. 도솔봉 아래 도솔암은 2002. 6.16. 송광사 주지스님 이었던 현봉큰스님이 재창건하였다.


그러나 150년쯤 전에 중건 불사를 위해 ‘궁고’라는 전문 공연놀이패를 꾸려 해안 지방 순회 공연을 하다가 청산도로 공연을 하러 가던 중 폭풍을 만나 설장고 스님만 남고 떼죽음을 당했다. 그 뒤 미황사는 쇠락하기 시작했고, 결국 대웅보전(보물 제947호)과 응진당(보물 제1183호) 등 몇몇만 남게 되었다. 요즘도 청산도 사람들은 바람이 불고 비가 오는 날이면 미황사 스님들이 빠져 죽은 바다에서 궁고 치는 소리가 들린다고 말한다. 또 사하촌 사람들은 비바람 몰아치는 날을 빗대는 말로 “미황사 스님들 궁고치듯 한다”는 표현도 쓴다. 미황사는 몇 년 전부터 중창 불사를 시작해 다시 대사찰의 면모를 되찾고 있다.

 

부도밭 가는 동백 오솔길도 놓치기 아깝다. 동백 꽃내음에 파묻혀 산새 지저귀는 소리에 호흡 맞춰 걷는 맛이 좋다. 비와 바람에 마모되어 옛 향기 그윽한 부도들은 미황사의 위상을 짚어볼 수 있는 증거가 된다. 이곳 부도 기단 하부에도 용, 학, 연꽃 등과 더불어 역시 거북이, 물고기, 게 같은 바다 생물이 새겨져 있다.


신비로운 형상을 한 바위 병풍엔 달마산 미황사의 빛깔에 어울리는 샘이 있다. 이른 아침 햇살을 받으면 금가루를 뿌려 놓은 듯 빛난다는 금샘이다. 경내를 에돌아 문바위재 쪽으로 40 - 50분쯤 오르면 고갯마루 조금 못 미친 곳에 있는 커다란 암벽에서 금샘이 솟는다. 가슴쯤 높이의 바위굴에 있는 금샘은 수평으로 1m쯤 파 들어간 굴 안쪽에서 흘러나오는 석간수가 표주박으로 뜨기 좋을 정도로 고여 있다가 이끼 낀 돌 틈새로 넘쳐 흐른다. 비록 금빛을 보긴 쉽지 않아도 물맛 만큼은 깔끔하다. 미황사에서 금샘까지 왕복 1시간10분 정도 소요.(인터넷자료)

 

□ 산행기

높은 능선에 잡힐 듯 별이 총총 빛나는 하늘을 보며 하는 비박 산행과 도심의 야경을 보며 소스라치게 불어오는 밤바람을 맞으며 걷는 산행은 누구나 한 번 해 보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깜깜한 밤 헤드라이트에 의존하여 옆과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걷는 산행은 무의미하여 삼가해야 할 것이다. 겨울 무박 눈길 장거리 산행은 건강에 도움보다는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많아 백두대간 희양산 구간 산행계획을 변경하여 한반도 육지 남단 해남 달마산과 땅끝마을로 떠난다.

 

오전7시 부산에서 남해고속도로를 달려 정오에 소나무 두그루가 있는 해남 송촌마을 표지석과 간이버스정류장에 당도하여 송촌저수지 위로 펼쳐지는 달마산은 전체가 암릉과 기암괴석이 약8km 이어진 능선으로 아름답기 그지 없다.  

 

마을길에 들어서니 달마산이 어서오라는 것도 아닌데 발걸음이 빨라진다. 등산안내도에서 포장임도를 버리고 등산로를 조금 올라 작은 계곡 건너 잠시 후 임도 불썬봉 3.2km, 임도 0.2km 이정표를 만난다.이정표 방향으로 100미터 올라  관음봉능선 이정표에서 임도를 버리고 등산로에 들어선다. 6분을 오르니 너덜지대가 나타나고 관음봉 암릉이 우뚝 솟아 있는 작은 자일을 타고 올라 두번째 너널지대을 통과하여 가파른 돌길을 된비알 송촌 2.1km, 불선봉 2km 이정표가 있는 관음봉능선에 올라선다.

 

관음봉 능선 바람재에 올라서니 완도 바다가 탁트이고 상왕봉과 백운봉이 잡힐듯 가깝고 바람은 없고 쾌청하고 춥지도 않다.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 눈이 쌓여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준비한 아이젠과 스팻지 보온통 등이 다소 짐이 되지만 펼쳐지는 암릉미에 빠져들어 발걸음은 가볍다. 

 

암릉을 오르 내리는 재미를 솔솔히 느낄 즘 큰 돌탑이 있는 달마산 정상에 이르니 돌탑 봉수대 위에 돌탑과 전망안내도만 있고 정상석은 없다. 북동쪽으로 대둔산과 두륜산으로 이어지는 땅끝기맥 능선이 파노라마치고 두륜산의 송신탑은 높기만 하고 남서쪽 땅끝으로 도솔봉과 사자봉으로 이어지는 기맥은 갈두산에서 바다로 감춘다.

 

2009년 봄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보니 돌탑 아래 미황사 1.4km, 도솔봉 5.2km, 문바위재 0.3km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 옆에 불선봉과 달마봉 정상석 2개가 나란히 세워져 있는 모습이었는데 없다. 어느 산님에게 정상석이 어디 있느냐고 여쭈어보니 지난번에는 뭐라고 써 놓았더니 이제는 그 것도 없다고 한다. 사진을 한장 부탁하니 하늘이 별시리 푸르다며 흔쾌히 찍어준다.

 

이렇게 아름답운 해남의 상징인 달마산에 왜 정상석을 세우지 않고 있을까? 궁금증이 더해 간다. 지도상에 엄연히 달마산으로 표기 되어 있는데 누가 반대를 할 것도 못되기 때문이다. 정상 높이도 지도에 489m, 481m, 470m 각 다르게 표기되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고 이곳 이정표에는 불선봉으로 표기되고 있다. 달마산은 전체를 두고 이른 말로 짐작이 간다. 

 

기암괴석을 즐기면서 암릉을 오르내려 문바위(일명 개구멍) 아래 바위 구멍을 통과하고 능선을 이어가다 나무계단을 올라 수석장 같은 지나온 능선을 조망하고 대밭삼거리 0.8km, 도솔암 4.4km 작은금샘능선 이정표를 지나 쌍촟대바위를 지나고 수석전시장 사이를 오르내러 고인돌 같은 바위문과 산죽이 많이 있는 대밭삼거리에 이른다.(14:36)

 

계획데로라면 대밭삼거리에서 미황사로 하산을 해야 하는데 시간이 좀 이른 것 같아 떡봉을 돌아올 생각으로 기암괴석 사이로 산님들을 비켜가며 가는데 산님이 계단나무을 내려오면서 계단 높이가 높다며 부실공사 운운하며 간다. 떡봉이 가까워지자 미황사는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산악회 집행부의 계획은 관음봉에서 불선봉을 거쳐 금샘능선에서 미황사로 하산하는 3시간30분  산행을 끝내고 땅끝마을 사자봉 낙조 감상에 협조를 부탁하였기에 차 출발시간에 맞추어 하산을 해야하므로 떡봉 아래 하숙골재에서 시계를 보고 대밭삼거리로 되돌아 나오니 선두팀들이 대밭삼거리에서 휴식을 가진 후 하산할 준비를 하고 있어 합류를 한다.(15:00)

 

20분 소요하여 유명한 미황사 동부도전에 내러 하숙골재에서 미황사로 가는 미황사천년역사길 패말과 큰금샘 이정표가 있는 곳을 지나 임도를 따라 가다 작은금색 이정표를 지나 주차장과 미황사 경내로 들어가는 갈림길에서 미황사 경내로 들어가 대웅전과 전각을 돌아보고 미황사 뒤 달마산 사자능선을 배경을 몇카드 디카에 담고 서정저수지에 내러 돼지두부김치찌게로 뒷풀이를 한 후 땅끝마을로 향한다. (16:10)

 

미황사에서 차로 약20분 소요하여 갈두봉 전망대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책길을 따라 사자봉 전망대에 올라선다. 전망대에는 모노레일로 땅끝표시비가 있는 바다가에서 올라 온 사람들과 차로 상가주차장까지 올라 산책길로 걸어온 사람들이 제법 붐비고 있다. 땅끝기맥은 사자봉에서 갈두산으로 내러서 바다로 들어간다. 사자봉 전망대(요금 천원)에 올라 20분 동안 땅끝의 조망과낙조를 감상하고 부산으로 향한다.(17:00)    

  

□ 에필로그

사진 촬영시기를 고려하여 산행코스를 정하는 것이 좋다. 오전에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즉 관음봉에서 달마봉 도솔봉으로 오후에는 도솔봉에서 달마산으로 하는 것이 태양을 조금이라도 등질수 있다. 이정표가 비교적 잘 되어 있지만 바위를 오르내리는 곳에 계단과 시설물이 부족한 편이다.

 

도솔봉 아래능선 몰골이재 임도에 관광버스가 올라갈 정도다. 부산에서 접근하기에는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많아 겨울철에는 당일 능선 전체를 종주하기 어렵지만 봄 진달래와 기암괴석이 어우려진 모습을 보면서 미황사에서 불선봉을 올라 땅끝 전망대를 거쳐 바다까지 약16km 종주를 할 것을 기약한다. 


□ 이미지 감상 

 

  사랑바위

 

  달마산 정상 불선봉 필자

동물형상

 

  쌍촟대봉

 

  독수리바위(?)

 

 

 

  미황사

 

  사자봉 전망대

 

 

 

   땅끝바다

 

    

 감사합니다.               ♡ 산에 오르면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산꾼 깃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