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암봉 산행 - 마분봉-악휘봉 (2009.07.26)


ㅇ 산행지 : 마분봉(776m)-악휘봉 (845m) (괴산)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주진리 은티마을(10:00) -> 마분봉(12:00) -> 악휘봉(13:30) -> 덕가산-칠보산 갈림길(시루봉)(866m)(14:50) -> 안부사거리(15:30) (총 5시간 30분)

토요일은 늦잠때문에 따라 나서지 못하고.. 일요일이 되어서 서둘러서 동호인 산악회를 따라 나선다.
괴산의 마분봉, 악희봉, 그리고 칠보산까지.. 안내문에는 6시간으로 되어 있지만.. 긴 산행이 될 것 같다.

10시경에 산행 들머리에 도착하여 곧 바로 산행을 시작한다.
이 동네 산들이 모두 그렇듯이.. 시작부터 급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1시간 여를 능선을 향해 급경사를 오른다. 길 옆으로 철쭉나무 같은데.. 작고 하얀 꽃이 피어있다. 분명히 철쭉나무인데..
능선에 오르자 아래에서 상상도 못했던 암릉이 나타난다.
마법의 성..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마법의 성에 오르면서 조망이 확 트인다.
우와.. 탄성이 절로나고.. 날씨는 흐렸지만 구름이 높아서 멀리까지 시야가 확보된다.

크게보기
↑오름길에 철쭉나무에 핀 꽃

크게보기
↑마법의성


692봉에서 마분봉까지는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는 암릉길이다. 암릉의 바위 하나하나가 눈길을 끈다.
UFO와 흡사한 우주선바위도 있고.. 바위절벽에 아슬아슬하게 붙어서 생명력을 자랑하는 소나무도 보이고...

크게보기
↑마법의성에서 마분봉

크게보기
↑마분봉

크게보기
↑우주선바위

크게보기
↑마분봉

크게보기
↑동쪽 조망 (조령산)


주변이 시원하게 보이는 암릉을 지나 마분봉에 오른다.
동남쪽으로 높은 산들이 눈에 들어오는데.. 남쪽에서 동쪽으로 백두대간 중에 가장 경치가 좋다는 대야산에서 조령산 구간이 펼쳐진다.

말똥같이 보여서 마분봉이라고 하는가?
사실은 이렇다.

마분봉을 연풍사람들은『말똥바우』라 부르며『말똥바우』에 비가 묻어 오면 바쁘게 비설거지를 한다.
연풍지역의 비는 늘 이곳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마분봉의 유난히 뾰족한 봉우리가 말똥을 연상케도 하지만 실제로 정상 가까이 가보면 화강암 덩어리들이 말똥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크게보기
↑남쪽조망 (대야산)

크게보기
↑마분봉 정상

크게보기
↑지나온 마분봉 능선


마분봉을 지나고.. 악휘봉으로 향하는데.. 한참을 내려간다.
계속 오르는 것도 아니고.. 반복되는 급경사의 오르락 내리락 암릉길이 다리에 힘을 조금씩 빼앗아간다.

내리막이 끝나고.. 악휘봉으로 오름길을 남겨놓은 은티재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점심식사를 한다.
조금 더 오르자 허기를 참으며 힘을 내서 오르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오름길 중간에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촛대바위 모양의 선바위가 눈길을 끈다.
중간에서 휴식을 취하며 허기를 채우고.. 악휘봉에 오른다.
지도상에는 악휘봉으로 표기가 되어 있는데.. 조그마한 정상표지석에는 악희봉이다.
다리에 힘을 뺀다해서 악귀봉을 악휘봉이라 부르는 건지.. 아니면 악소리 난 후에 기쁨을 맞는다 해서 악희봉이라 부르는 건지..

크게보기
↑선바위

크게보기
↑악휘봉 정상


악휘봉을 지나고.. 또 다시 내리막..
눈앞에 822봉과 힘들게 올라야 할 대슬랩 암릉구간에 절로 기가 죽는다.
지금까지도 험한 능선을 지나왔지만.. 모두가 산행에 빠진 사람들이라.. 뒤로 쳐지는 사람이 없다.
양쪽 팔에 힘을 주어 대슬랩구간을 무사히 오르고.. 822봉을 지나.. 덕가산과 칠보산의 갈림길이 있는 시루봉에 도착한다.
산행시간은 벌써 6시간 20분..
지도가 잘못됐나? 아님 앞으로 남은 길이 신작로 길인가?
지도상으로는 절반을 조금 지난 것 같은데.. 시루봉을 지나 다시 내리막.. 정말 만만한 산행이 아니다.
칠보산과 하산길의 갈림길인 안부사거리에 도착한다.
힘들지만 대부분은 칠보산으로 향한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선두그룹과 후미그룹이 거의 한무리를 유지하며 칠보산으로 향한다.

크게보기
↑대슬랩과 822봉

크게보기
↑822봉

크게보기
↑뒤돌아본 악휘봉

크게보기
↑안부사거리

기나긴 암봉 산행 - 칠보산 (2009.07.26)


ㅇ 산행지 : 칠보산 (778m) (괴산)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안부사거리(15:30) -> 칠보산(16:00) -> 떡바위마을(18:20) (총 2시간 50분)

크게보기
↑안부사거리


마분봉, 악휘봉과의 연결산행..
칠보산 산행인데.. 산이름도 부여받지 못한 마분봉이나 악휘봉이 칠보산 보다 높다.
몸은 이미 많이 지쳤다.
바로 하산하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이런 때는 오히려 여러명이 산행하기 때문에 힘이난다.
단독산행이었다면 바로 하산했을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다시 오름길을 택한다.

칠보산으로의 오름길이 만만치 않다.
정상에 오르기까지 계속해서 계단과 암릉길이다.
중간 중간 오름길에 주변의 조망이 시원하다.


오늘은 산행하기에 정말 좋은 날씨다.
암릉을 오르면서 땀이 나면 암릉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면서 순식간에 땀을 말려준다.
누군가 농담삼아 이야기 한다.
집에 딸에게 에어컨 강하게 틀라고 얘기했다고...

크게보기
↑암릉

크게보기
↑암릉에서 남쪽 조망

크게보기
↑암릉

크게보기
↑계속 암릉


힘들게 암릉을 지나고.. 오늘 산행의 마지막 높은 봉우리에 오른다.
칠보산 정상.. 앞쪽으로 웅장한 군자산이 시야를 가로막는다.
저 산도 오르려면 땀 깨나 쏟아야 할 것 같다.
조금은 초라한 정상표지석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아.. 하늘의 구름을 보고.. 휴식을 취하며 즐기는 한낮의 낮잠이 그립다.

크게보기
↑정상에서 군자산

크게보기
↑정상


하산길...
하산길도 만만치 않다.
바로 내려가면 좋으련만.. 오르락 내리락 암봉들이 마지막 남은 힘까지 모두 빼앗아 간다.
한걸음 한걸음이 무겁다.
틈만나면 바위에 걸터앉고.. 나뭇가지에 몸을 기대고.. 그럭저럭 지친 몸을 재촉한다.

암봉을 몇개를 지났는지 모르겠다.
능선이 구봉능선이니.. 봉우리가 9개는 되지 않을까.. 이름없는 암봉을 지나고.. 서서히 그림자가 길어지는데..
하산지점이 가까와 옴에 마지막 힘을 낸다.

크게보기
↑당겨보니 주흘산

크게보기
↑암봉

크게보기
↑암봉

크게보기
↑암봉

크게보기
↑쌍곡계곡


체력이 거의 바닥이다.
하산지점을 20여분 남겨놓고.. 앞선 이들을 모두 보내고..
주저앉아 휴식을 취한다.
머리도 빙빙 도는 것 같고.. 조금 무리한 산행을 한 듯 싶다.
10여분을 베낭을 침대삼아 드러 눕는다.
이제서야 편안한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다시 정신을 차리고.. 쌍곡계곡으로 하산...
하산후에는 맛있는 막걸리 두잔으로 피로를 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