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28일 (일요일)

◈ 산행경로
서초구청앞
문의재터널(00:00-04:30)
문의재(05:26-05:58)
남양홍씨묘(06:42)
사금산(07:19)
임도삼거리(07:32-08:22)
874봉(08:44)
854봉(09:07)
860봉(09:32)
846.0봉(10:02)
886봉(10:32)
임도삼거리(10:47)
점심(-11:39)
천봉(13:02)
임도(13:41)
임도삼거리(14:25)
805봉(14:58-15:10)
748.8봉갈림길(15:20)
752봉(13:52)
피대봉(16:20)
임도삼거리(16:54)
322.0봉(18:03)
영은사(18:33)
초곡항
서초구청앞(20:30-23:42)

◈ 도상거리
약 20km

◈ 산행시간
13시간 07분

◈ 동행인
먼산, 캐이, 부리부리, 높은산, 정대장, 검룡, 전배균, 곰발톱, 이사벨라

◈ 산행기

- 사금산
문의재터널 앞 관리사무소의 환한 불빛에 의지해 양주 한컵에 라면과 찌개를 끓여 아침을 먹고 도로 건너 임도로 들어가 우렁찬 계곡물소리를 들으며 눈길을 올라간다.
뽀드둑 거리며 소리를 내는 숫눈을 밟으며 꾸불꾸불 이어지는 임도 따라 통신시설물이 있는 문의재로 올라가면 임도표시석과 도로교통판이 서있고 찬 겨울하늘에는 별들이 총총 떠있다.
잡목들을 잡아가며 미끄러운 능선을 어렵게 올라 키작은 산죽숲을 따라가니 정비된 산길은 뚜렸하고 간간이 산악회의 표지기들도 달려있다.
한동안 묵묵히 등로를 가다보면 남양홍씨묘가 나오며 왼쪽으로 능선이 솟아있어 잘못왔음을 깨닫고 길없는 사면을 치고 힘겹게 능선으로 붙는다.
정갱이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며 여명이 밝아오는 능선 따라 무인산불시설과 통신탑이 서있는 사금산(1081.5m)으로 올라가니 글씨 없는 삼각점이 있고 일출이 시작되며 붉은 기운이 산자락을 물들인다.



▲ 임도표시석



▲ 문의재



▲ 사금산 정상



▲ 일출



- 천봉
산죽숲을 따라 봉우리들을 넘고 두리뭉실한 응봉산을 바라보며 906봉에서 북쪽으로 꺽어 잡목과 잣나무들을 이리저리 헤치며 능선만 가늠하고 내려가면 임도가 나온다.
'윗사금산'이라 쓰인 임도표시석이 서있는 삼거리에서 잠깐 쉬고 '아래사금산' 표시석이 있는 삼거리에서 874봉을 우회해서 지난다.
임도 따라 '문화재보수용 소나무숲' 안내판을 지나서 산으로 붙어 854봉을 사면으로 넘고 계속 봉우리들을 조금씩 우회하며 이어지는 묵은 산판길을 한동안 따라간다.
곰발톱님이 애타게 바라는 겨우살이를 찾아가며 860봉을 넘고 기둥삼각점이 있는 846.0봉으로 올라가니 내려온 사금산이 잘 보이고, 응봉산이 펑퍼짐하고 후덕스런 모습으로 서있으며, 고랭지채소밭이 있는 천봉이 앞에 높게 솟아있다.
남동쪽으로 꺽어 시종 지루하게 이어지는 산길 따라 886봉을 넘고 눈을 쓰고있는 산죽숲을 헤치며 임도삼거리로 내려가 다시 라면을 끓이고 송년산행답게 배낭에서 튀어나온 이런저런 과실주들을 마시며 화기애애하게 점심을 먹는다.
임도를 따라가다 잘룩이에서 능선으로 붙어 점점 가팔라지는 눈길을 천천히 올라가면 천봉으로 이어지는 험한 산줄기가 가깝게 눈에 들어오지만 따사해진 햇볕이 온몸을 감싸준다.
봉우리들을 연신 넘고 아름드리 적송들이 서있는 산길을 지나 역시 기둥삼각점이 있는 천봉(937.3m)으로 올라가니 앞에 동해가 펼쳐지고, 사금산에서 이어온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며, 백두대간의 두타산과 청옥산이 뚜렸하게 보인다.



▲ 거친 산죽잡목 능선



▲ 사금산 내려가며 바라본 응봉산



▲ 임도표시석



▲ 임도표시석



▲ 문화재 보수용 소나무숲



▲ 846.0봉에서 바라본 사금산



▲ 임도에서 바라본, 천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천봉 정상



- 피대봉
아직 너무 많이 남아있는 거리를 생각하며 동쪽으로 꺽어 길도 없는 능선을 치고 내려가면 간간이 바위지대가 나오고 응봉산과 안개산으로 이어지는 육백지맥의 산줄기가 앞에 모습을 보인다.
길도 없는 거친 능선을 내려가다 시간을 줄이려 오른쪽 임도로 떨어져 수북하게 눈이 덮혀있는 임도를 따라가니 검은 바다가 시원스럽게 펼쳐지고 내려온 천봉이 멋진 설산의 광경을 보여준다.
802봉을 우회하며 한동안 임도를 따라가다 805봉 전의 삼거리에서 일행들과 만나 남아있는 독한 과실주들을 섞어 마시고 불콰한 술기운속에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야산길을 다온듯 한 착각에 빠진다.
805봉을 취기에 의지해 오르고 혹시나 하며 욕심을 냈었던 748.8봉 갈림봉을 우회해서 차차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쓸쓸한 눈길을 바삐 따라간다.
752봉을 넘고 쭉쭉 뻗은 노송들이 첩첩히 서있는 봉우리들을 넘어 예상보다 일찍 피대봉(751.2m)으로 올라가면 눈속에서 삼각점(삼척316/2005재설)이 반겨주고 영은사가 있는 바닷가쪽으로 꺽어지는 지능선이 보인다.



▲ 천봉 내려가며 바라본 응봉산



▲ 임도에서 뒤돌아본 천봉



▲ 전망대에서 바라본 육백지맥의 산줄기와 뒤의 두타.청옥산



▲ 임도에서의 조망



▲ 피대봉 정상



▲ 피대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산줄기



- 영은사
동쪽으로 꺽어 길도 없는 산길을 내려가니 산불의 흔적들이 나타나고 불탄 소나무들이 도열하고 서있어 처참했던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게 해준다.
내려온 피대봉을 뒤돌아보며 임도를 넘어 황량한 산길을 따라가면 쓰러진 나무들이 눈속에 숨어있어 자칫 넘어지기에 바쁘다.
슬슬 저물어가는 야산길 따라 봉우리들을 잇달아 넘고 왼쪽 지능선으로 잘못가다 돌아와 랜턴을 켜고 관목들이 깔려있는 시커먼 능선을 내려간다.
안부에서 삼각점(삼척465/2005복구)이 있는 322.0봉으로 올라가니 찬바람이 몸을 에이지만 오징어잡이배들의 불빛이 총총히 켜져있고 영은사와 도로가 가깝게 내려다보인다.
더 뚜렸해진 마사토길 따라 앞서간 일행들의 발자국을 확인하며 한동안 내려가면 대나무숲이 나오고 제법 규모가 큰 영은사로 내려서며 새벽에 시작해 13시간을 넘겼던 산행이 끝이 난다.
일행들을 기다려 근처의 초곡항으로 이동하고 주인장이 직접 잡아온다는 자연산회와 살아있는 닭새우에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며 지난 산행 이야기에 꽃을 피운다.



▲ 산불지대



▲ 뒤돌아본 피대봉



▲ 설릉



▲ 322.0봉으로 이어지는 낮은 산줄기와 바다



▲ 닭새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