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30일 (일요일)

◈ 산행경로
청량리역
풍기역(21:00-00:15)
도간재(06:30)
임도(07:13)
765.4봉(07:47)
692봉(08:08)
763봉
원적봉(08:50)
886봉(09:14)
달밭재(09:29)
891봉(09:41)
비로봉(10:45)
주목대피소(-11:15)
제1연화봉(11:42)
연화봉(12:24)
깔닥재(12:59)
1064봉(13:06)
969봉(13:37)
능선갈림길(13:58)
곰넘기재(14:18)
961봉(14:46)
976.8봉(14:54)
910봉(15:10)
금계바위(15:30)
803봉(15:40)
763봉(16:03)
영전고개(16:36)
풍기역
청량리역(17:55-21:20)

◈ 도상거리
약 20km

◈ 산행시간
10시간 06분

◈ 동행인
두둥실

◈ 산행기

- 원적봉
풍기 지리도 잘 모르는 영주택시를 타고 금계호 주변을 헤메이다 금선정을 지나 오른쪽의 마을로 들어가 시멘트도로를 타고 과수원의 푸른색 철대문이 있는 얕으막한 도간재에서 내린다.
걱정스러워하는 기사를 뒤로 잡목들을 헤치며 산으로 들어가면 흐릿한 족적이 나타나고 곧 국립공원의 경계인지 건설부의 시멘트말뚝이 불빛 사이로 보인다.
흰 비닐끈에 줄줄이 걸려있는 송이지역 경고판들을 지나 어둠속에 높아 보이던 515봉을 넘고 개들이 짖어대는 새벽녁의 농가들을 바라보며 방향을 잡아 내려가 욱금리와 태장리를 잇는 넓은 임도를 건넌다.
시든 억새들을 헤치며 동 터오는 산길을 지나 앞이 트이는 무덤가로 올라서니 금계호 너머로 내려가야 곰넘기재와 영전고개가 잘 보인다.
금계바위쪽 능선과 도솔봉이 잘 보이는 다른 무덤을 지나 가파르게 오래된 삼각점이 있는 765.4봉으로 올라서면 원적봉과 흰눈을 덮고있는 비로봉이 나뭇가지 사이로 모습을 나타낸다.
692봉을 넘고 뚜렸한 사거리안부를 지나서 폐무덤으로 올라가니 이틀전의 신설이 발목까지 쌓여있어 설마하고 스펫츠를 준비하지 않은 게 후회가 된다.
살림살이가 다 갖춰진 송이움막 한채를 지나고 눈덮힌 주능선을 바라보다 나뭇가지들을 헤치며 처음으로 표지기 하나를 만나 가파르게 이어지는 눈길을 진땀을 흘리며 올라간다.
나무들을 잡고 쭉쭉 미끄러지는 된비알을 한동안 치고 삼각점(401재설/78.6건설부)이 있는 원적봉(961.0m)으로 올라가면 표지기 몇개 뿐 아무런 표식이 없고 찬바람만이 살을 에인다.



▲ 풍기역



▲ 묘지에서 바라본 왼쪽의 영전고개와 오른쪽의 곰넘기재



▲ 송이움막



▲ 원적봉 정상



- 연화봉
수북하게 쌓여있는 눈을 헤치며 북쪽으로 내려가 오른쪽으로 길게 지능선이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꺽어 내려가니 간간이 표지기들이 길을 알려준다.
간벌된 나무들이 깔려있는 황량한 산길 따라 886봉을 넘고 움푹 패인 등로를 만나 비로사와 초암사를 잇는 넓은 비포장도로에 전신주가 넘어가는 달밭재로 내려가지만 인적은 없고 썰렁하기만 하다.
가파른 산길에 구슬땀을 흘리며 비로사쪽에서 정규등로가 이어지는 891봉을 오르고 잘 다져진 눈길을 올라가면 매섭던 날씨도 풀려오고 파란 겨울하늘이 상큼하게 펼쳐진다.
지겹게 이어지는 나무계단길을 타고 몇해전 태풍때 부러졌다는 큰 소나무를 보며 '고조병래조난비'를 지나니 흰눈으로 덮혀있는 비로봉이 앞에 올려다보인다.
가파른 나무계단에서 숨을 고르는 등산객들을 만나며 눈보라 휘날리는 능선을 지나 나무계단을 타고 낯익은 비로봉(1439.5m)으로 올라가면 설산으로 인기가 있어서인지 산객들로 북적거린다.
찬바람 불어오는 정상에 서니 사방으로 조망이 트여 금계호를 중심으로 도간재에서 원적봉을 지나 비로봉으로 이어지고 반대쪽으로는 희방사 능선에서 금계바위를 지나 영전고개로 원점회귀하는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며, 언제 봐도 장쾌한 주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져 가슴이 트이고, 멀리 월악산 영봉이 뾰족 솟아 산객을 반겨준다.
악명 높은 칼바람을 맞으며 주목관리소로 내려가 간단하게 점심을 먹으며 언몸을 녹이고 귀가리개와 방풍상의에 자켔까지 단단히 입은 후 주릉으로 올라선다.
삭풍 휘몰아치는 전망대에 서서 금계호를 한바퀴 도는 산줄기를 다시 한번 바라보다 제1연화봉(1304.4m)을 넘고 무릎까지 빠지는 눈길로 연화봉(1383m)에 올라 희방사 가는 능선에서 금계바위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다시 확인한다.



▲ 달밭재



▲ 추모비



▲ 비로봉 정상



▲ 주능선과 맨뒤 중앙의 월악산



▲ 비로봉에서 바라본, 올라온 능선과 금계호



▲ 비로봉에서 바라본, 내려갈 능선과 뒤의 도솔봉



▲ 주능선에서 바라본, 내려갈 능선과 금계호



▲ 연화봉 정상



▲ 연화봉에서 바라본 비로봉



- 금계바위
눈이 녹아 미끄러운 능선길을 뚝 떨어져 내려가 희방사로 갈라지는 깔닥재에서 목책을 넘어 쌓인눈에 푹푹 빠지며 발자국 하나 없는 산을 올라간다.
구덩이 하나 파여있는 1064봉을 넘고 왼쪽으로 꺽어 내려가면 잡목들이 심하고 눈이 정강이까지 빠지지만 오지에도 산악회의 표지기들이 간간이 걸려있다.
바위들을 우회하며 안부로 내려가 눈처마를 피해서 969봉을 오르고 소나무들이 많은 산길을 따라가니 적적한 산중에는 바람소리만이 귓전을 울린다.
봉우리 세개를 거푸 넘고 금계호쪽으로 지능선이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꺽어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하는 길을 따라갔다가 힘겹게 너덜지대를 트레버스 해서 능선으로 붙는다.
흰비닐끈이 걸려있는 암릉길을 이리저리 미끄러지며 곰넘기재로 내려가면 좌우로 길이 뚜렸한 안부이고 지금껏 따라오던 글씨 없는 표지기는 오른쪽의 창락리 방향으로 사라져버린다.
안부에서 거벽처럼 서있는 가파른 능선길을 나무들을 잡고 눈길에 미끄러지며 힘겹게 올라가니 눈을 쓰고있는 주능선이 마치 만리장성처럼 눈앞에 장쾌하게 펼쳐진다.
거친 암릉을 지나서 진땀을 흘리며 961봉을 오르고 왼쪽으로 꺽어 지나온 능선이 잘 보이는 전망대를 지나 잡목들을 헤치며 976.8봉으로 올라가면 삼각점과 닯은 사각돌맹이가 서있지만 눈속을 뒤져 숨어있던 삼각점(단양307?)을 확인한다.
나뭇가지 사이로 드디어 나타난 금계바위를 흘깃거리며 소나무들이 많고 뾰족 솟은 910봉을 넘어 어디선가 나타난 철망과 함께 눈길을 휘적휘적 미끄러져 내려간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노송들이 서있는 792봉 절벽가로 나아가니 사랑을 갈구하는 암수 한쌍의 괴물처럼 금계바위가 기기묘묘한 모습으로 서있고 원적봉 너머로 소백산 주능선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 깔닥재



▲ 곰넘기재



▲ 전망대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



▲ 976.8봉 정상



▲ 금계바위



▲ 금계바위 너머로 보이는 비로봉과 국망봉



- 영전고개
갈림길로 돌아와 바로 앞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803봉의 구멍 뚫린 바위로 조심스레 올라서면 역시 금계바위의 옆모습이 아름답게 보이고 새벽부터 도간재에서 올라갔던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발자국까지 나있는 뚜렸한 눈길로 768봉을 넘고 암릉에 서서 다시 금계바위와 주능선을 바라보다 남동쪽으로 방향이 바뀌는 763봉을 오른쪽 사면으로 우회한다.
계속 흰 비닐끈이 걸려있는 완만한 능선을 바삐 내려가니 너른 금계호가 나뭇가지 사이로 모습을 보이지만 전경을 볼만한 전망대는 나오지않는다.
능선이 갈라지는 무덤가에서 남동쪽으로 꺽어져서 금계리로 떨어지는 뚜렸한 등로를 버리고 방향을 잡아 내려가다 왼쪽으로 마루금을 발견하고 트레버스 한다.
사거리안부를 넘고 퐁기읍내가 내려다보이는 무덤들을 지나 줄곳 뚜렸하게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가다 절개지를 피해 오른쪽의 시멘트도로로 떨어져 삼가리로 포장도로가 넘어가는 영전고개로 내려선다.
금계호가 지척인 고갯마루의 금강사 앞에서 음산한 까마귀소리를 들으며 오지않는 풍기택시를 기다리다 문득 한기를 느끼고 배낭에서 소주를 꺼내 한컵 가득히 털어넣는다.



▲ 803봉 정상



▲ 803봉에서 바라본 금계바위



▲ 암릉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과 금계바위



▲ 암릉에서 바라본 소백산 주능선



▲ 무덤에서 바라본 풍기읍내



▲ 영전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