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지맥 끝. 고압치 남동-가야산-수어천(좌), 구봉화산. 고마운 분과 함께한 산행

 

Mt. 0815  伽倻山(496.9m) * 舊烽火山(471.5m) - 전라남도 광양시

 

산 행 일 : 2008년 4월 19일 토요일
산의날씨 : 맑음
동 행 인 : 강성호 님

 

산행(도상)거리 : 지맥⇒ 약 6.5km * 구봉화산 산행⇒ 약 2.6km

 

산행시간 : 지맥⇒ 2시간 24분(휴식 13분포함) * 구봉화산⇒ 42분(휴식 5분포함)
                고압치(2번 국도. 4차선) 남동방향 재동 갈림(2차선) <0:10> 재동고개(?) <0:25>
한석농원 갈림 <0:19> 바위 전망대 <0:11> ▲가야산·정상표지석 2·벤치·MBC TV 광양중계
<0:27> 가야터널 위 사거리 <0:29> ▲87.9봉 <0:10> 수어천(좌) 도로(6차선)·광영하수처리장

용장마을 위 운동시설∼▲구봉화산(정상표지석·산불감시초소·KBC 중계소) 왕복

 

참 고 : 국토지리정보원 1:50,000 광양(2003년 수정본)지형도

 



 

                                   끝이 보인다-철탑과 전주 사이 능선

 

지난 산행시 채석장으로 훼손된 산줄기를 따르지 못했었는데 오늘도 고압치로부터 장재고개로 이
어지는 구간의 도로개설과 토취장 등으로 인하여 마루금을 고집할 수 없었다.
장재고개∼한석농원 갈림, 돗재∼수어천 좌 도로 구간은 진행이 까다로울 것으로 여겼으나 예전
과 달리 길게 걷는 사람들이 많은지 길이 잘 나 있었다.

 



 

                                        구봉화산에서 본 컨테이너 부두

 

용장 마을 부근으로부터 구봉화산 진입로 공사가 진행 중으로 넓은 길을 걸었지만 작업중인 줄
모르고 적당한 곳에 주차한 결과 봉화산을 둘러보지 못한 것이 조금은 아쉬웠다.

 

 

고흥기맥 종주 때도 그랬었고 광양지맥을 따를 때도 여러 번 전화를 주신 강성호 님의 호의를 받
아들이지 않는다면 예의에 어긋난다 여겨 차량지원에 동의했었다.
7km 남짓한 지맥을 마무리하고자 07시 45분 경 집을 나서 광양을 향해 달리는 중 벌써 날머리
인근 도로 가에 도착했다는 연락이 온다.

 



 

                                            오늘 산행 구간도 - 지맥

 

금호대교를 지난 도촌 마을 부근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면서 보니 가벼운 산행차림이다.
자세한 사정을 알지 못한 체 광영하수처리장 옆 작은 공터에 차를 세운 후 옮겨 타려고 하자 "같
이 산행하고 싶다"라며 내 차로 이동하자고 한다.
이리 고마울 데가 있나.

 



 

                                 도로 입구에서 본 지난 구간의 채석장 부근



 

                                             재동고개의 잘려진 마루금

 

고압치에 이르러 높은 절개지를 바라다보니 아득하고 "토취장 등으로 산줄기를 따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말에 차를 돌려 재동∼58번 국지도로 연결된 2차선 도로 휘어지는 지점 옛길에 차
를 세우고 준비를 한다.

 

도로를 10분간 걸어 재동고개(편의상 그리 칭함)에 이르러 잘려버린 마루금 높은 절개지를 보니
도로를 따른 것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우측 한석농원으로 가는 포장도로 위의 산으로 들어서자 예상 밖으로 길이 좋다.
진달래는 지기 시작하고 오리나무를 비롯하여 잡목 등 푸른 새싹이 제법 굵어졌으며 후덥지근한
날씨에 금새 땀방울이 맺히면서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그런 가운데 강성호 님은 성큼성큼 잘도 가고 얘기를 나누고자 보조를 맞춰준다.

 



 

                                        한석농원 갈림길-뒤돌아 본 모습

 

09 : 17 우측 한석농원 갈림길을 지나간다.
작은 저수지와 운동장이 있었고 막사 안의 개들이 엄청 짖었으며 길 없는 잔솔밭과 덤불을 헤치
면서 어렵게 올랐던 기억이 난다.
너덜과 바위 사이를 지나 발 받침을 만들어 놓은 암벽 쇠사슬을 붙잡고 오른다.

 



 

                                                    안타까운 모습



 

                                                남쪽으로 휘도는 암벽

 

09 : 36∼39 조망이 트이는 쉬어가기 좋은 바위 전망대.
도로 개설 또는 신설로 인하여 잘려버린 마루금, 채석장, 광양만 바다를 메우는데 사용되었을 토
취장이 흉물스런 모습으로 바라보인다.
국사봉에서 구봉화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과 컨테이너 부두 뒤로 여수지맥이 펼쳐지며 가야산 암
장은 바로 앞에 있다.
헬기장을 지나면 좌측 광영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가야산 정상

 

09 : 50∼10 : 00 가야산(496.9m)
'광양 305. 1996 재설' 삼각점이 설치되었고 전에 있었던 정상표지석 외 또 다른 정상표지석이 세
워졌으며 MBC TV중계소와 벤치들이 있다.  

 

 

백두대간의 영취산(1075.6m)에서 시작한 금남호남정맥이 장안산(1236.9m)을 넘어 조약봉 분기점
에서 호남정맥이라는 이름으로 분기하여 내장산(763.5m)∼추월산(726m)∼무등산(1178.3m)∼제암
산(778.5m)∼조계산(887.1m) 등 유명한 산들을 거느리고 백운산(1217.8m)에서 끝을 맺는 듯 하더
니 망덕산으로 긴 줄기를 보내고 한 가닥은 국사봉(531.2m)과 구봉화산(471.5m)으로 뻗어 내리다
가 동쪽으로 다시 한 번 여세를 몰아 일으킨 산이 가야산이다.

 



 

                                                     가야산 삼각점

 

정상에 서면 북쪽 백운산과 그 너머의 지리산은 동서로 날개를 활짝 펼친 체 남해로 날아드는 봉
황을 보는 듯 웅장하기 그지없고 남으로 남해바다의 올망졸망한 섬들은 넓은 호수 위를 떠도는
듯 가슴깊이 다가온다.
또한 암벽훈련장으로도 잘 알려졌는데 남쪽 사면을 빙 돌아가며 위치한 가야암장은 동벽, 적벽,
서벽 등으로 나뉘어 있고 루트도 여러 개 개척돼 있다.

 



 

                                                       정상표지석과

 

광양시 어디서든 쉽게 접근할 수 있어 광양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으며, 어린이들을 포함
한 많은 사람들이 벤치에, 나무 그늘에 앉아 땀을 훔쳐내고 연신 오르는 사람도 있고 내려가는
사람도 있다.
정상이나 진배없는 내림길 가운데에 있던 무덤은 철망을 드리워 돌아가게 했지만 수많은 사람들
발에 견뎌내질 못했는지 파묘 터만 남았다.

 



 

                                      작은가야산에서 가야산을 뒤돌아보고



 

                                               금호도와 광양제철소



 

                                         송전선과 수어천 그리고 천왕산



 

                                      장수 쉼터와 샘터 - 콘크리트 구조물

 

연무로 인하여 뚜렷하진 않으나 광양제철소와 천왕산, 망덕산 그리고 하동 금오산과 남해 망운산
을 바라보며 넓은 길을 따라 내려간다.
우측 시내 방향으로 내려가는 샛길들이 자주 나타나고 작은 가야산이라는 팻말 있는 봉에 이르자
돌탑을 세워 놓았다.
장수 쉼터의 샘은 말라버렸고 언제 쫓아왔는지 송전철탑과 늘여진 전선이 경관을 해친다.

 



 

                                                      가야터널 위



 

                                                     암반이 깔린 길

 

10 : 27 안부 사거리, 가야터널 위다.
암반과 작은 바위들이 박힌 호젓한 솔밭 사이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편하게 걷는다.
돗재에 이르자 예상했던 대로 좋은 길은 우측 금호대교쪽으로 가버리지만 직진하는 마루금도 송
전철탑으로 인해선 지 아니면 가끔 찾는 사람이 있는지 길이 뚜렷하다.

 



 

                                   산경표 님의 표지기를 살펴보는 강성호 님

 

녹슨 TV 안테나가 서 있는 지점과 NO28 송전철탑을 지난다.
좌우로 길이 나 있는 곳에 이르러 직진 방향 나무가지에 걸린 표지기가 눈에 익어 살펴보니 산경
표님의 것으로 글씨 흔적이 겨우 남아있다.
전에는 길도 없었을 텐데...

 



 

                                                     87.9봉 삼각점

 

10 : 56 87.9봉
예전 국립건설연구소에서 설치한 청동 원형 소삼각점이 있다.
이 삼각점을 확인함으로써 도상거리 30km를 약간 넘는 광양지맥을 종주했다는 기분이 든다.
고압치로 가려면 차를 돌려야겠기에 절개지 밑 도로를 지나갔는데 그 높이가 굉장했다.

 



 

                                                절개지 위의 배수로



 

                                                 수십 길 절개지 벼랑

 

그런 절개지를 피해 난 길이 좌측 광영동으로 나 있다.
그러나 조금만 고생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가파른 잡목 밭을 조심스럽게 헤쳐 내려가니 콘크리
트 배수로가 나타나고 수십 길 절벽 아래 도로 중앙분리대 꽃길 가꾸기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
이 작게 보인다.
배수로 우측을 타고 내린 도로 건너편이 하수처리장으로 제대로 길을 찾은 것이다.

 



 

                                          하수처리장 앞으로 내려섰다.

 

11 : 06 도로를 건너 남해에 몸을 섞는 수어천에 손을 담그진 못했고 비록 짧으나 또 하나의 지
맥을 살펴보았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강성호 님이 하는 대로 따른다.
"음식이 정갈하고 맛있다"는 개성정이라는 음식점으로 이동한다.
약간 이르지만 입맛에 맞는 육회비빔밥으로 식사를 하면서 5월 3일에 출발하는 말레이시아 코타
키나바루에 관한 정보와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강성호 님은 수년 전에 그 산을 등정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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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형도의 구봉화산 부근

 

"저녁은 꽃등심으로 준비해 주세요"라고 주문하는 강성호 님에게 "저녁에는 다른 약속이 있다"며
극구 만류하고 고압치 부근으로 이동하여 내 차를 회수한 후 마루금 살펴보기가 아닌 순수한, 구
봉화산과 봉화산 산행차 성황동 용장 마을로 향한다.

 

 

콘크리트길이 끝나고 비포장길이 이어지면서 '구봉화산 진입로 공사' 팻말이 보인다.
"구봉화산은 광양시민들의 신년 해맞이 행사가 열리는 곳이다"라고 하는데 아예 차도를 만들어
버릴 모양인가 보다.
이래저래 산들은 자꾸 본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이 부근에 차를 세웠었다.

 

12 : 30 철봉 등 운동시설이 있는 곳 길 가장자리에 차를 세워놓고 봉화산까지 다녀오기로 한다.
비포장 길을 따라 천천히 오르지만 한낮의 태양이 뜨겁다.
더욱이 산행중 간단하게 요기하던 내가 밥 한 그릇을 다 먹었으니 몸도 둔하다.
5분을 걸어 능선에 닿자 지맥 갈림봉으로 가는 우측에는 오솔길이 좌측은 계속 넓은 길이다.

 

 

통신시설인 듯한 구조물이 선 좌측의 구봉화산이 가까이 보이는 지점에 이르자 포크레인 두 대,
커다란 소나무 한 그루를 싣고 있는 트럭 한 대 그리고 나이 지긋한 인부들이 나무그늘에서 점심
후의 휴식을 취하고 있다.
뜻하지 않은 문제가 생긴 것이다.
"트럭이 내려갈 것이다"라고 하니 말이다.

 

 

강성호 님은 봉화산 산행을 포기하고 구봉화산만 오른 뒤 다시 내려가 내 차는 안전한 곳에 세워
놓고 내가 내려서는 곳으로 가서 기다리기로 한다.
"잠시만 더 쉬고 있으면 금방 내려오겠다"는 부탁을 하고 부지런히 걷지만 길 좌우의 소나무는
모조리 뽑혀 어딘가 알 수 없는 곳으로 옮겨지기를 기다리고 있으니 이 또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봉화산 갈림 능선



 

                                      구봉화산으로 오르는 통나무 계단길

 

12 : 48 헬기장과 운동시설 등이 있는 능선.
우측은 봉화산으로 이어지는데 능선 밑으로 전에 만들어진 것 같은 임도가 나 있다.
넓은 길은 KBC TV중계소-통신시설로 보였던 건물-로 들어가고 정상 오름은 통나무 계단이다.

 



 

                                                    구봉화산 삼각점



 

                                      구봉화산의 구봉산이라 적은 표지석

 

12 : 55∼58 구봉화산(471.5m)
'광양 29. 1991 재설' 삼각점이 설치되었으며 구봉화산이 아닌 구봉산이라는 이름의 정상표지석을
세워놓았는데 영문을 모르겠다.
산불감시초소의 근무자는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고 신년 해맞이 행사장답게 전망이 뛰어날 것
같으나 원경은 흐릿하다.

 



 

                                      가야산과 가야산으로 이어진 산줄기



 

                         육지화된 장도(우측)-조선조때 코끼리가 유배되었다는 섬

 

사방팔방으로 열리는 산과 그 줄기, 남해바다와 섬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얼른 떠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소나무를 실은 트럭이 음직이면 곤란하다.
특히 강성호 님 차는 최근에 뽑은 그랜저 Q270으로 긁히면 안된다.

 

얼른 생각해도 오늘 고맙게 동행해주신 분과 헤어져 나만 봉화산까지 간다는 것은 말이 아니다. 
"언제 마누라랑 같이 봉화산과 마로산을 찾기로 하고 그만 내려가겠다"는 마음을 전하고 부지런
히 걸어 헬기장을 지나 작업현장에 이르러보니 트럭이 안 보인다.

 

 

13 : 12 차를 세워놓은 곳에 도착하여 차부터 살펴본다.
내 차야 10년이 넘었으니 염려하지 안했는데 두 대 다 말짱하다.
2번 국도에 닿아 헤어져 동광양과 순천으로 각기 갈 곳을 향해 달린다.

 

많은 신경을 써주고 짧지만 광양지맥 마루금과 구봉화산 산행을 함께 해주신 강성호 님께 진심으
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