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 5일 새벽4시에 핸드폰 알람소리로 잠에서 깨어 이것 저것 준비하고 영등포역에서  5시 50분 새마을호를 승차.

부족한 잠은 열차에서 눈을 붙혀 출발 2시간 10여분만에 영동역에 도착하여 택시를 이용 영동군 양산면 누교리에 위치한 천태산 주차장 입구에 8시 30분경에 도착하였다.

 

 

오늘 오를 천태산의 모습이  파란 하늘과 갈매색의 암반 그리고 푸르른 모습으로 아내와 나에게 부드러운 손짓을 하고 있는듯하다.

넓은 주차장에는 서너대의 승용차만 보일 뿐 단체 산악회를 실어 나른 버스는 보이지가 않는다.

 

주차장을 지나 매표소에 도착하여 이용료 2인 2,000원을 지불하고 연녹의 숲으로 우거진 계곡과 연등이 이어져 달려 있고 산책로 가로수 중국 단풍나무는 연녹색으로 눈엽이 피어난  생기 돋은 그러한 길을 걷는다. 

 

 

다리를 건너 호랑나비가 나불대는 꽃밭이 반기면서 충북의 설악 천태산 계곡을 알리는 입석이 큼지막하게 세워져 있다.

이곳에서 부터 정상까지 2,200미터 표지판이 세워져 있는 산길로 접어 들었다.

 

계곡 건너에 높고 넓은 바위가 가는길 멈추게 하니 나물 케고 내려 오는 아낙이 병풍바위라고 알려준다.

영국사와 남고개 가는 세갈래 길에서 우측 영국사 방향으로 발길을 옮겨 삼신할멈바위 앞에 멈춘다.

 

 

삼신할멈바위 주위에는 작은 돌들이 쌓여 있어 아기를 갖게 하여 달라는 민속신앙이 엿보인다.

이제는 돌계단과 폐침목 계단이 반복되는 오르막에 바위밑에서 부터 굵은 뿌리가 뒤틀려 다시 바위를 타고 쭉뻗은 나무 뿌리 모습도 기이하다.

 

이번에는 좌측에 옛이름은 용추폭포로 불리었던 삼단폭포가 보인다.

푸른 숲사이로 연갈색의 반질반질한 암반에 많은 양의 물은 흐르지 않지만 위에서부터 세번에 걸쳐 떨어진다.

 

침목으로 된 계단위 야트막하게 언덕진 곳에는 아치모양으로 색색의 연등이 녹색의 나뭇잎과 조화를 이루며 우리를 반긴다.

좌측은 망탑봉 가는길 그리고 아래는 논, 밭이 있는 넓은 평지가 자리 잡고 있고 우측 철조망에는 수많은 산악회 리본이 매달려 있다.

매달려 있는 산악회 리본은 수 많은 아니 그보다 더 많은 수 백개 이상의 리본이 산행길을 안내한다.

 

인천교구 부개동성당 산악회의 리본도 걸려있다. "하느님은 사랑 이십니다"

인천에서 달려온 우리 부부는 "인천" 글씨만 보이는 리본만 보아도 반갑다.

높이 31m, 둘레 11m 거목 은행나무를 만난다.

 

 

천연기념물 223호로 수령이 500년을 넘는 나무로 옆으로 쳐진 가지도 웬만한 나무의 줄기보다도 더 굵어 받침대를 세워 부러지지 않게 지탱을 하여 주었다.

거대하고 경외스럽기까지 한 은행나무는 또 다시 연한 녹색의 이파리를 보여주고 있다.

은행나무 위쪽에는 아침 햇살을 받고 있는 요란스럽지 않은 영국사가 자리잡고 있다.

 

우리는 은행나무에서 우측으로 발길을 옮긴다.

시멘트 임도를 걸으며 산 기슭 위로 보이는 천태산의 산줄기를 바라본다.

 

민가 옆 키큰 활엽수가 보이는데 시각적 현상으로 활엽수 뒤로 보이는 산줄기가 더 작게 보인다.

 

임도 좌측 쇠파이프로 만든 계단서부터 A코스가 시작되는 곳으로 정상1,370m 표시판이 세워져 있다.

"이곳을 찾아오신 등산객 여러분 환영합니다. 안전 등산하시어 좋은 추억 간직하시고, 즐거운 하루를 등산으로 마음껏 간직 하시기 바랍니다" 등산 개설자

천태산을 등산하면서 등산개설자의 안내가 많이 보이는데 이분이 천태산 등산로를 개설하였다 하니 한없이 고마울 뿐이다.

소나무 숲길로 이루어진 오르막이다.

작은 통이 세워져 있는데 천태산 등산안내도가 담겨져 있다.

역시 천태산 지킴이님의 배려이다.

산길은 점점 가팔라지며 생각보다 더운 날씨에 이마에서는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한다.

숲은 더욱 푸르러지니 산새들은 더욱 재잘거리고 있다.

 

정상 1,100m지점 밧줄을 잡고 바윗길을 올라 뒤 돌아 본 바위의 끝 부분은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바위 아래는 초록의 산사면이 멋지게 어우러져 보인다.

이느덧 정상 900m앞이다.

이곳에서도 밧줄을 잡고 아둥대며 올라서니 소나무가 반기며 영국사는 저 아래에서 단아한 모습을 보여주고있다.

산은 앞만 보고 걸으면 밑밑하고 힘들다.

뒤도 돌아보는 여유도 있어야 한다.

 

누교리 앞에 펼쳐진 먼산들의 산줄기들의 힘차게 꿈틀거리는 모습!

계곡 아래 펼쳐지는 평온스런 마을의 모습 모두가 마냥 보기 좋다. 

정상 800m 표시점을 지나 암벽코스 정상 620m, 안전코스 정상 720m 앞에 도착하였다.

반질반질한 직벽 화강암에 동앗줄이 설치 되여있는데 아내와 같이 한참을 망설이면서 암벽이냐 우회냐.......

 

 

뒤에서 올라왔던 일행 4분께서 힘차게 밧줄을 잡고 오른다.

아내가 먼저 용기를 내여 오른다.

뒤 따라 올라서니 또 다시 두번에 걸쳐 조릿하게 올라선다.

안도감에 팔힘이 쭉 빠진다.

바위에 덥썩 주저 앉아 가뿐 숨을 몰아쉬지만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아내의 용기에 놀라고 도움을 준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하고

 

숨을 가다듬고 바위에 앉아 바둥대며 올라 왔던 암릉을 바라보며 자신감과 흐뭇한 마음을 가져보고 양쪽 산기슭의 바위들과 푸르른 나무들과의 아름다운 모습에 힘들게 올랐던 암벽등반을 모두 잊는다.

가야지 정상을 향하여....

정상 300m에서 또 다시 밧줄을 잡고 약간은 뾰족한 바위를 오르고 햇살을 등지고 오르며 남고개와 200m 남은 정상 가는 고갯마루에 올라섰다.

우측으로 발길을 옮기니 오늘 산행 중 처음으로 완만한 참나무 능선 선길이다.

 

몇그루 나무를 빙둘려 돌탑을 쌓아 놓은 모습도 보이며 10여분을 올라 해발 714.7m 천태산(天台山) 정상에 올라 섰다.

금산군 재원면과 영동군 양산면을 경계하는 지점.

금산군 연합 산악회에서 세운 정상석이 등산로 개설인이 세운 정상 표시가 세워져 있다.

등산로 개설자께서 이곳 등산로를 개설하면서 나옹선사의 "바람같이 물같이"시를 애송하면서 자신을 위로 받았다 한다.

정상에 이 은상선생께서 지은 산악인의 선서와 같이 알미늄판에 쓰어져 있다.

 

청산은 나를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정상에서의 조망은 나무에 가려 좋지는 않다.

단체 산행객이 없어 시끄럽지 않은 정상주위에는 몇명이 옹기종기 앉아 정상의 즐거움을 갖고있다.

이곳서 대성산 종주는 5시간.

 아내와 다시 내려와 정상 200미터지점으로 되돌아 내려와 직진 D 코스로 발길을 옮긴다.

산들산들 부는 바람을 맞으며 능선길을 걷다 밧줄을 잡고 내려가기도 하는 산길은 산불이 난 흔적이 뚜렷하게 보인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밑둥은 불에 그을려 검게 보이지만 참나무 가지마다 돋아나는 이파리에 위로를 삼는다.

화재의 원인이 인재였다니 더욱 슬픈일이다.

 

헬기장을 지나 마사토길에서는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내려가고 불에타 죽은 소나무를 바라보며 가슴 아파하며 능선길도 걷는다. 

보랏빛 들꽃이 가는길 반갑게 맞이 하는가 싶더니 넓은 바위 능선으로 올라 뒤돌아 보니 정상은 앞 봉우리에 가려 보이질 않고 산새소리만이 지저귄다.

 

넓고 부드러운 바위능선이 이어지는  바윗길을 햇살을 받으며 걷다가 앞에서 불어대는 명지바람을 폐 깊숙히 들여 마신다.

앞에는 옥새봉이 우뚝하게 금산방향은 서대산이 우뚝하다.

나무에 메달려 있는 영국사  1,500m 표시점을 지나 밧줄이 설치된 곳을 내려서고 전망석 표시판 앞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서 넓은 바위에 터를 잡고 산위에서 진수성찬을 차린다.

반찬 종류만 많다고 진수성찬인가?

 밥맛만 좋으면 진수성찬이지 반찬이라야 김치찌게에 장조림 하나다.

아스라이 보이는 금강의 상류와 앞 계곡에는 채석장이 보이고 옆에는 집체만한 연갈색 바위의 웅장한 모습 그리고 5월의 푸르름과 햇살 모든 풍경이 아름답기만하다.

 

푸른 오월

                   노 천명

 

청자(靑瓷)빛 하늘이

육모정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청포잎에

여인네 맵시 위에

감미로운 첫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은 정오(正午)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 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속으로 몰려드는 향수를

어찌하는 수 없어,

눈은 먼 데 하늘을 본다.

 

긴 담을 끼고 외딴 길을 걸으며 걸으며,

생각이 무지개처럼 핀다.

풀 냄새가 물큰

향수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치고

청머루 순이 뻗어 나오던 길섶

어디메선가 한나절 꿩이 울고 나는

활나물, 호납나물, 젓가락나물, 참나물을 찿던

잃어버린 날이 그립지 아니한가, 나의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서러운 노래를 부르자.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달새 모양 내마음은

하늘 높이 솟는다.

오월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이여!

 

등산화까지 벗고 한없이 쉬었으니 내려가야지.

 

남고개에 도착하여 옥새봉으로 발길을 옮길 계획이었지만 옥새봉 가는 길은 폐쇄가 되어 영국사로 발길을 옮긴다.

 

이곳에서 부터 영국사 까지는 산책을 하며 즐기는 그런 푸새가 무성한 호젓한 산길이다.

불에 타 죽은 푸나무들이 여기저기 묶여 있어 아픈 가슴을 쓰려내면서 그 자리에는 어린 단풍나무들을 심어 놓은듯하니  어린나무들이 문실문실 잘자라 산을 더욱 물들이기를 바래보기도 한다.

 

걷는 산길에 현란한 색을 가진 조그만 풀벌레가 산길 가운데서 내영토라고 버티고 서있는듯 끔쩍도 안한다.

 

좌측에 보이는 천태산의 능선을 바라보며 영국사에 닿았다.

너무 크지도 않게 다소곳이 자리잡고 있다.

 

 

겹벚꽃이 만개되어 소담스럽고 옆에는 빨간단풍의 붉은 모습이 썩 잘어울리게 보인다.

고려 공민왕과의 전설이 깃든 영각사와 은행나무를 지나 산악회 리본이 쭉 메달린 곳에서 우측 망탑봉으로 발길을 옮긴다.

망탑봉은 250m, 진주폭포를 지나 하산하는 길이다.

삼단폭포 위쪽에 있는 나무다리위에서 삼단폭포 아래를 내려다 보는 것은 또 다른 재미를 안긴다.

 

 

 

소나무 몇그루와 노간주나무가 보이는 넓은 바위봉우리 망탑봉에 도착하였다.

자연암을 이용하여 암석을 다듬어 기단위에 3층으로 된 석탑으로 보물535호인 영국사 망탑봉 삼측석탑이다.

석탑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는 마치 두마리의 고래모양의 바위도 보인다.

 

망탑봉은 천태산이 포근하게 감싼 한가운데 중심에 있고 앞에는 확트인 주차장쪽이 보이는 모습이 그렇게 보기 좋을수 없다.

너무좋아 이곳에서 한참을 머무르며 천태산봉우리와 눈아래 머무르는 모든곳을 연속적으로 바라보며 산의 풍경을 즐긴다.

망탑봉에서 내려와 게곡을 따라 쇠줄을 잡고 내려서면서 수량이 적은 진주 폭포를 지나 영국사 900m 세갈래에 도착하였다.

올라왔던 길을 따라 매표소로 가는 길이다.

 

오를때 보지 못하였던 천태동천(天台洞天)이라고 음각된 큰바위가 병풍바위 건너편 우측에 보인다.

동천은 대체적으로 경치가 좋은곳을 일컬으니 산행은 끝났지만 천태산에 더욱 빠져든다.

등산로를 개척하신 천태산 지킴이 금호약방 박상우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호젓하고 아기자기한 산행으로 꼭 가슴깊이 간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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