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영산환주 끝 * 영축지맥 3-1. 만어산-만어사-산성산-단장천변, 동그라미를 그리다.

 

Mt. 0713   萬魚山(699.6m) * 山城山(391m) - 경남 밀양시

 

산 행 일 : 2007년 4월 8일 일요일
산의날씨 : 맑음
동 행 인 : 지리산악회 동참 산우 님들

 

산행(도상)거리 : 약 12.2km ⇒ 상봉안 고개 <2.6> 만어산 <2.0> 칠탄산 갈림 <5.3> 산성산    
                       <1.9> 단장천변 <0.4> 활성 마을회관 앞

 

산행시간 : 5시간 11분 (식사 휴식 55분포함)
              상봉안 고개 삼거리·2차선 도로 <0:21> ×608봉 <0:08> 점골고개·임도(만어사-상봉
안 고개) <0:24> 헬기장 <0:06> ▲만어산·정상 표지석·이통통신 기지국 2 곳·산불감시초소
<0:04> 헬기장·만어사 갈림길·점심식사 <0:08> 만어사 <0:10> 만어현·비포장 도로 삼거리(우
곡리-상봉안 고개-법흥리) <0:07> 영축지맥 분기봉 <0:24> 칠탄산 갈림 <0:38> ×388봉 <0:33>
약 390봉 북사면·자시산성 터·연못 <0:10> [산성고개]·비포장 도로 <0:24> ×산성산·정상
표지석·팔각정 겸 산불감시초소 <0:32> 살내·단장천 밀양강 합수 부근 절벽 위 <0:07> 살내
(활성) 마을회관 앞

 

참 고 : 국토지리정보원 1:50,000 밀양(2005년 수정본)음영지형도

 

 

                                  산성산에서 환상종주 첫 봉인 비학산을 바라보며

 

상봉안 고개에서 만어산, 산성산을 넘어 단장천변에 닿기까지 산길이 뚜렷하여 길 잃을 만한 곳
은 없었지만 어느 해 심한 태풍 피해를 입었는지 뿌리째 뽑히고 쓰러진 나무가 길을 막은 곳이
많아 산만하고 잡목과 가시덤불 지역이 더러 있어 한 여름 산행 시는 다소 거추장스럽겠다.

 

608봉 직전에서 우측 비탈로 내려서고 만어현을 지난 영축지맥 갈림 봉에서는 우측으로, 칠탄산
갈림에서는 직진하면 되는데 세 곳 모두 양쪽에 표지기가 걸렸으나 조금만 신경 쓰면 된다.

 

 

                

 

                                                     오늘 산행 구간도

 

널리 알려진 산군을 벗어난 산행이어서 그런지 동호인들의 참석률이 저조하여 빈자리가 많은 버
스가 삼랑진 초등학교를 지나면 통신 탑 2개가 서있는 만어산이 보이고 우곡리 상봉안 고갯마루
를 힘겹게 올라 삼거리에 이르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지난 산행 때 밟고 내려섰던 옹벽 물
구멍에 박힌 작은 나무토막이다.
"파이프 토막을 구해 올 걸!" 역시 성의가 없다.

 

 

                                             옹벽을 타고 산길로 들어섰다.

 

10 : 20 맨 꼬래비로 출발, 만어사로 이어지는 콘크리트길을 약 30m 가량 따르다 좌측 낮은 옹벽
위 나무가지에 걸린 표지기를 보고 활짝 핀 진달래를 스쳐 키 큰 솔밭으로 들어선다.

 

능선에서 우측으로 꺾고 이어 안부 사거리에 이르면 조금 전의 길이 우측으로 바짝 따라 붙는다.
두루뭉실한 바위들이 박힌 제법 가파른 길을 오르면 [산성고개]로 내려서기까지 줄곧 함께 한 쓰
러진 나무들을 만나기 시작한다. 

 

 

                                       조망바위에서 구천산과 삼봉사 등을 바라보고

 

숨이 금새 목에 차 조망이 트이는 바위로 다가가 삼봉사를 비켜 꼬불꼬불 오른 도로와 건너편에
우뚝 선 구천산을 올려다보며 한 숨 돌린다.

 

10 : 41 608봉 직전에서 길이 선명한 봉으로 오르지 않고 표지기가 많이 걸린 우측 사면으로 방
향을 틀어 안부로 내려서고 약 570봉 좌사면을 조금 따르면 임도 삼거리가 나온다.

 

10 : 49 임도로 조금 가면 만어사로 이어지는 도로를 다시 만나게 되는데 도면에는 이 도로 외
좌우 추전과 점골로 통하는 소로가 표기돼 있다. 
참고로, 도면에 표기가 없는 고개를 지날 때 편의상 좌우 마을 이름을 동시에 사용하고 표나게
가까운 마을이나 지명이 있으면 그 것을 사용한다.

 

 

                                       진달래와 쓰러진 나무 그리고 만어산 전위봉

 

10 : 53 541봉에서 좌측, 서쪽으로 꺾어 만어산 전위봉으로 여겨지는 봉우리를 보며 진행한다.
화사하지는 않으나 길가에서 객을 맞아주는 진달래가 반갑고 곱다.
화전놀이를 핑계삼아 바깥 구경을 했었다는 할머니의 할머니들이 있었는가 하면 춘궁기에 빈 배
를 채우려고 꽃잎을 뜯어먹었다는 아이들도 있었다.

 

 

                                                            헬기장

 

11 : 09 꽃 이파리 하나 뜯어 입에 넣고 우물거리며 바위로 이뤄진 약 630봉에 오르니 만어산 전
위봉인 듯 통신 탑이 바라보인다.

비교적 평평한 산길이 이어지면서 잡목과 덤불이 걸리적거리기도 한다.
그리고는 널찍한 헬기장이 나온다.
모처럼 조망이 트이는 바위들이 발길을 잡으러드나 지체없이 정상으로 오른다.

 

 

                                                         만어산 삼각점


 

                                                      정상표지석과 함께

 

11 : 19∼24 '밀양 21. 1992 재설' 삼각점과 2002년 4월 밀양시에서 세운 정상 표지석이 있다.
지나왔던 금오산이나 오늘 가야할 산성산 빗돌도 같은 종류의 돌이며 같은 시기에 세운 것을 볼
수 있는데 비록 최근 수정된 지형도의 고도표기와 다소 차이가 있으나 성의에 찬사를 드린다.

 

 

                                           금오산을 비롯한 지나온 산군들

 

원경이 흐릿하나 조망이 그런대로 좋아 빙∼ 돌아온 산줄기를 가늠하겠으며 지리산 영신봉을 출
발한 후 건강상 이유로 아직까지 뜻을 이루지 못해 안타까운 낙남정맥 줄기도 건너다 보인다.
이동통신기지국이 두 개나 서 있고 한 건물 옥상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세워졌으며 근무자도 있다.

 

 

                                     SK와 부일이동통신시설 그리고 산불감시초소

 

건물 때문에 마루금을 깎아 만든 콘크리트길을 타고 내려가면 길이 우측으로 휘어 도는 지점에
헬기장이, 좌측 산비탈쪽 샛길에는 표지기들이 주렁주렁 매달렸다.
"마루금을 약간 벗어나지만 만어사를 둘러보고 싶으면 비탈길로 가자"며 내려서다 "밥 먹고 가
자"는 말에 다시 되돌아올라 헬기장에 자리를 펼친다.

 

 

                                                     경내로 들어서면서

 

11 : 28∼52 그러나 반 이상은 "아직 이르니 가다가 먹겠다"며 샛길이 아닌 도로를 따라간다.
식수가 부족했으면서도 약수암에 들리지 않고 능선을 고집하며 금오산에 올랐었다.


그런데 오늘은 동해 용왕의 아들이 변했다는 미륵돌이나 그를 따라 온 각종 물고기들이 크고 작
은 화석으로 굳어버렸다는 만어석 그리고 보물 제466호로 지정된 만어사 삼층석탑도 둘러보고 싶
지만 무엇보다 콘크리트 포장길을 피하고 싶은 생각도 들어 좌측 산비탈로 들어선다.
가파른 길을 줄줄 미끄러져 내리면 한 가닥 가시 철사 줄이 길을 막고 그 것을 넘으면 만어사 미
륵전 옆으로 경내에 들어서게 된다.

 

 

                                             대웅전과 보물로 지정된 삼층석탑


 

                                                     어산불영(魚山佛影)


 

                                                     대웅전 옆의 약수

 

12 : 00∼07 산 위에 있는 수곽(水廓)의 물줄기는 매우 풍부하여 부처가 가사를 씻던 곳이라고 전
해 온다고 해서 대웅전 옆 약수도 마셔본다.
작은 주차장에 차들이 빼곡하고 나들이 나온 사람들도 많다.

 

 

                                               길은 아니나 오를 만 했다.

 

삼거리에서 만어현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버리고 좌측으로 조금 내려가 무덤 1기가 있는 지점에서
산마루를 겨냥하고 무작정 치고 오르는데 다행히 가시덤불이 없어 걸을 만 하다.

 

 

                                                              만어현

 

12 : 15 콘크리트길로 올라선다.
100m 가량 걸어 나오는 삼거리 좌측 비포장 길을 약 50m 가량 따르면 널찍한 만어현 삼거리다.
영축지맥 방향 모서리에 임도시설 표지석이 세워졌다.
곧장 산길을 타고 파묘봉에서 좌측, 서쪽으로 진행한다.

 

 

                                             영축지맥 갈림 봉 그리고 547봉


 

                                        숭진소류지와 산성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12 : 24∼27 잠시 후 산불 흔적과 바위, 덤불이 어지러운 봉우리에 도착한다.
우측은 환종주 길로 표지기가 여러 개 달렸으나 좌측 영축지맥 길에는 최중교 님의 표지기 한 개
가 외로이 걸렸다.

 

마루금 상태를 확인하고자 조금 내려가자 그런 대로 길이 나 있고 일행 몇 분이 식사를 하고 있
으며 낙동강에 이르기까지 가장 높은 547봉이 커다란 삿갓을 엎어놓은 것처럼 보인다.

 

 

                                                    도면에 없는 임도

 

12 : 35 도면에 없는 임도를 가로지르고, 488봉 조망바위에 올라 지나온 만어산을 뒤돌아보며 한
숨 돌린 후 우측은 솔밭 급사면인 반면 좌측은 비교적 유순한 진달래 능선을 따라간다.
두 남자와 한 여자가 지나간다.
길가에 가끔 보이는 두릅 새순이 모두 잘려 나갔다.
그 분들은 두릅을 따러 온 사람들인가 보다.

 

 

                                                       만어산을 뒤돌아보고

 

12 : 51 칠탄산으로 가는 곳에 표지기들이 걸렸다.
이 곳은 삼랑진읍과 단장면, 밀양시 경계점으로 이제 단장면과는 작별한다.
자칫 그 곳으로 갈 소지도 있을 것 같은데 아닌게아니라 뒤에 오는 일행들이 소리를 지른다.
표지기를 걸어 두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뒤늦게 약 420봉 전 무덤 밑에 표지기를 걸어 유도한다.

 

13 : 10 약 430봉을 지나, 2분 가량 걸어 좌측으로 꺾어들자 채석장인 듯 어마어마한 산자락 파괴
현장이 얼핏 내려다보이면서 귀청이 찢어질 것 같은 굉음이 정신 사납게 만든다.
이 소리는 산성산이 가까워질 때까지, 한 시간을 넘게 괴롭혔다.

 

억새가 듬성듬성하고 산불이 발생했었는지 밑동이 검게 그을린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 썩어 가고
있는 지역을 지나 납작해진 무덤과 널찍한 공터가 있는 봉우리를 넘은 안부에 찔레나무가 군락을
이뤘고 잠시 넝쿨 밭이 이어진다.

 

13 : 29∼34 키 큰 억새와 참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 388봉.
마루금에서 벗어난 칠탄산을 돌아보고 고개를 돌리면 푹 꺼졌다 올라야 할 봉우리 북쪽이 자시산
성터로 여겨지고 그 뒤로 산성산이 보다 가깝게 다가온다.
내려가기는 좋은데 다시 오르려면 힘이 든다.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산줄기 특성이며 그 짓을 수 없이 반복하는 것이 종주산행 아닌가?

 

 

                                                   자시산성 안의 연못(습지)


 

                                                            산성터

 

13 : 50 처사 안동권공 무덤 봉을 넘고, 억새 덤불 안부도 지난다.
14 : 06 그리고는 삼랑진읍과도 작별하고 기존 밀양시 땅인 약 390봉 우사면으로 방향을 틀어 조
금 가자 마루금 좌측으로 운동장처럼 드넓은 공지와 연못(습지)이 있으며 산성터로 여겨지는 돌
무더기 길도 나온다.
연못 건너편에 승용차 한 대와 남녀 한 쌍이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인다.

 

쿵!!! 두리번거리다 길을 막은 나무가지를 들이받았다.
지금껏 오는 동안 머리를 숙이기도 했으며 아예 앉은걸음으로 어기적거렸고 조심스럽게 타고 넘
기도 하면서 무수한 방해물을 잘 피했는데 엉뚱한 곳에서 그만 대낮에 북두칠성을 보고 말았다.
산성 안을 우측으로 빙돌아 머리를 매 만지며 가파르게 내려간다.

 

 

                                               [산성고개]와 벤치가 놓인 무덤

 

14 : 17 도면상 좌측 멍에실에서 올라온 비포장 도로 고갯마루, 편의상 산성고개라 칭하고 내려서
면 우측 채석장 쪽으로도 길이 뚫렸으나 '차량통행 제한' 입간판이 세워졌다.
채석장으로 여겨진 곳은 한국철도공사 골재를 생산하는 현장이었다.
의아스럽게도 맞은편 무덤 위에는 벤치 두 개가 놓였다.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길

 

14 : 24∼29 채석장의 굉음도 들리지 않고 커다란 솔밭에 어린 잣나무를 식재한 것 또한 궁금하
나 그냥 지나쳐버리기엔 너무 좋은 산길이어서 솔가리 바닥에 털썩털썩 주저앉는다.
몇 사람이 지나가는 것으로 보아 산성산 일대는 밀양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모양이다.

 

 

                                          산성산 표지석과 - 민병권 님의 사진


 

                                                  밀양강이 내려다보인다.

 

14 : 46∼50 만어산과 비슷한 커다란 정상석 그리고 산불감시초소를 겸한 팔각정이 있는 산성산.
지난 1월 14일 비가영산환주라는 이름으로 첫 발을 내딛고 올라선 비학산에서부터 보담산, 운문
산 등이 바라보이고 밀양시가지와 밀양강과 단장천 그리고 차량이 쉴새없이 질주하는 신대구부산
간 고속국도가 내려다보인다. 

 

호젓하고 키 큰 솔밭 비교적 가파른 길을 내려가면 일자봉을 알리는 표지가 선 갈림길이 나오고
고도가 낮아질수록 가랑잎이 수북히 쌓였다.
무덤들이 있는 삼거리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듯한 좌측 길을 버리고 직진하면 성터 같은 돌무더기
능선이 제법 길게 이어진다.

 

 

                                                           단장천


 

                                                  이제 동그라미를 그리다.

 

15 : 22∼24 드디어 비학산이 지척인 단장천변 깎아지른 벼랑바위 위에 이르니 감회가 새롭다.
여느 정, 지맥은 출발점과 도착점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
그러나 이번 환상종주는 도상 접근거리 18.4km, 마루금 93.6km, 계 약 112km를 걸었음에도 출발
점과 도착점이 가깝게 마주보고 있으니 색다른 기분이 든다.

 

 

                                             활성 강변집 우측으로 내려서서

 

15 : 28 활성 강변집 우측으로 내려서면서 비가영산환상종주의 동그라미를 그려 마무리하고 비좁
은 마당을 거쳐 마을 콘크리트길을 따른다.

 

15 : 35 회관 앞에 도착하여 막걸리를 마시며 담소하는 마을 분들에게 정확한 마을 이름을 묻자
"원래 살내지만 지금은 활성으로 부른다"고 한다.
조금 떨어진 곳에는 수령이 수 백년은 됨직한 노거수가 서있다.

 

단장천 물에 손을 담그지 못했다.
그래서 회관 수돗물로 땀을 씻으며 고개를 들어보니 산성산이 내려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