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우리가족으로 당시 고교생이였던 아들-

 
자식 놈을 가슴에 묻고

 

 
세상사 모든 것이 오고 가는 것이 진리이고
오는 길은 차례지어 오지만
가는 길은 순서가 없어 마음의 병이 깊어지나 보다

 

 
먼저 오신 부모님께서 가시면 차가운 땅에 묻고
나중에 온 자식 놈이 부모 보다 먼저가면
땅에 묻지 못하고 가슴에 묻는다고 다 하더니만

 

 
나와 관계가 없는 남의 일 인줄만 알았었는데
음력설날 연휴 다음다음날 억장이 무너지고
하늘이 내려앉은 아픔을 접하고 잊으려고 아니 외면하려고

 

 
넋이나가 알코올에 의지하며 자리에 앉지 못한 서성거림으로
삼일을 보내고 전문의와 마주앉아 회생이 어렵다는 통첩에
흐르는 눈물을 억지로 눌러 참으며 스물여섯 해 짧은 삶이 너무나 안타까워

 

 
간접으로나마 내 아들이 오래 살아남기를 염원하며 결단을 내린 날
여러 사람에게 밝음과 생명을 안겨준 힘겨운 결정을 내리고 옥 죄 오는 고통과 악몽으로
몸부림치며 울고 또 울었고 아들 놈의 마지막 날에는 온 세상이 정지한 듯 했었다.

 

 
불과 십 여일 만에 한줌의 분말로 변해버린
야속한 아들 녀석을 인수받은 날 남은 가족과 친구들도 울었고
내 마음처럼 하늘도 슬픈지 봄을 재촉하는 비가 하염없이 내렸다

 

 
그렇게 허망하게 요절해 버린
자식 놈을 가슴에 묻고
멍텅구리가 되어 樂없는 세상을 암울하고 비참하게 지금도 숨 쉬고 있다.
 
 

 
 한국의 산하 회원 여러분 좋은 일만 계속되시길 발원하고 소망하나이다.
산행기가 아니지만 오래동안 인사드리지 못한 심경을 전하오니 이해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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