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2007. 1. 20 (토)
누구랑 : 산악회따라 홀로이
어디로 : 무등산(無等山 1,186.8m )
산행코스 : 관리사무소 - 꼬막재 - 규봉암 - 장불재(입.서석대) -
용추삼거리 - 중머리재 - 새인봉 - 증심사 주차장
산행시간 : 총 5시간 20분
날마다 천재지변
오리무중의 삶이다.
새해 첫 산행, 남덕유행이
출발 20분 전에 무산된 이후
몸도 시름시름 허리로, 좌골로
이상징후가 시시로 감지됐다.
높이를 헤아리기 어렵고
견줄 상대가 없어
등급조차 매길 수 없다는 무등산이라!
미답지 무등(無等)을 흔쾌히 결행하나
포근한 일기탓에 이미 맘은 비운 터
설경은 아예 기대치 말자고......
우르르 산 속으로 발걸음 옮기니
계곡물소리 잠시 스쳐간다.(11:30)
꼬막재 3.4km
장불재 8.4km
고요한 숲 잔설을 눈에 담아
미끄러운 등로 오름길 잇고이어
꼬막재 당도하여 첫 쉼을 갖다.(12;20)
응달에 빙판길 이어지니
안전을 위해 아이젠 차다.
큰 무게 아니건만
발걸음이 더뎌지고
입석대가 멋있다지?
서석대가 대단했어
수도 없이 보아왔던
절경 암봉 기대하며
행군하는 용사마냥
씩씩히 나아간다.
쇠락한 잎 서걱이는 갈대밭지나
진흙탕길 뻘 속을 이어가다.
단아한 산행은 포기한 지 오래
질척이는 바닥탓에
바짓자락 수 놓는다.
그래, 도전은 아름다운 거야
자연 그대로 부딪히는 거야
추우면 추운대로
더우면 더운대로
바람처럼 흘러가는 거야.
규봉암 아래에서 점심시간(13:30)
단체로 즐기기엔 협소한 암반위에
삼삼오오 대충 앉아
도시락을 펼쳐놓고
情談속에 음식을 나눈다.
한 회원이 실족하여 떨어지니
모두가 놀란가슴 다행히 괜찮단다.
아차하는 순간 사고위험 도사리니
즐산. 안산은 헛 구호가 아니더라!
진정하고, 자릴털고 다시 일어선다(14:10)
특이한 산세 지공너덜 지나
석불암을 거쳐 조릿대길 이어간다.
너댓 명 동무삼아 걷고 또 걷는데
유순한 등성이 위, 입석대가 들어온다.
장불재(900m)에 당도하니 산 느낌이 아니들고(14:50)
서석대가 이어 뵈나 눈(雪) 사위가 그립고나.
눈에 익은 雪國은 차라리 독(毒)이었다!
지척의 입.서석대 미련없이 외면하고
봄나들이 하듯 중머리재 향해간다.
중봉 바라보며
중머리재(586m) 지나치고
약수터에서 콸콸 솟는 샘물먹다.
산자락 한 켠에서 산새 한 마리
영역싸움인지
먹이다툼인지
악악대며 목청껏 떼를 쓴다.
증심사 향해 걷다
선두 두 분 대장만나
시간이 이른듯해 새인봉 향해가다(15;30)
새인봉 1.6km 지점 봉우리
급조된(?) 선두 8명 기념사진 남기고서
룰루랄라 즐거이 전진, 전진이다.
좁은 계단, 로프이어
암릉지대 잇고이어
전망대에 올랐다가
바위 틈 비집고서
너럭바위 내려서니
천하절경 펼쳐진다.
깎아지른 낭떠러지
기암절벽 낙락장송
雪 없다고 탄식하다
우와우와 감탄하니
무등산의 다른 모습
보물찾기 성공이다!
잡아주고 당겨주고
배낭받아 올려주니
진한 인간애
훈훈한 情 솟아나고......
오밀조밀 암릉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좁은 철계단길 로프 이어가며
바지런히 하산길 재촉하다(15:55)
어쩌다 행운으로 선두에 합류하니
걸어도 걸어도 뒤처지기 일쑤일세
1시간 하산길 뛰고 또 뛰었다!
새인봉 감동안고 즐거이 내달렸다! (16:50)
본의아니게 멀리 무등산까지 다녀오셨군요
호남고속도로를 따라 부산을 오가면서 무등산을
언제나 가보려나 했었는데 올해도 그냥 넘깁니다.
산행기보다도 한편의 시를 쓰시듯한 무등산행!
설경대신 아름다운 표현에 탐복하고 갑니다.
올 한해도 즐거움 가득한 산행 이어가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