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정하지는 않았는데도

요근래  한 3년간은 영남지방을 주로 다닌 것 같습니다. 어쩌다 보니 "집중탐구"비슷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되 돌아보니 많이도 다녔습니다.

그런데도 마음속에 담아 두었으면서 못 가본 몇 군데를 올해 안으로 가볼 심산이었습니만,

조상 산소 벌초에, 집안 행사에......

이런 저런 사정으로 "천성장마"이후로  가지를 못 했습니다.

  

 며칠  전부터 의상봉 - 매화산 구간을 가겠다고 공표를 했던 터고, 오랫만의 산행이라  

기대와  함께 약간의 흥분까지 되던 차에   어제 회사의 일이 너무 늦게 끝나는 바람에  어렵게 되었습니다. 

  

  어떡한다?  

조금 난감해 하고 있는데 변함 없는 친구 정부장이 또 해결사로 나섭니다.

"형님, 기분도 그런데  막걸리나 한잔 합시다"

  

  가까운 순대집으로 갔습니다.

순대국밥 한그릇씩에 막걸리 세병으로 이런 저런 세상사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시시콜콜하지만 소중한 우리들의 살아가는 이야기,평범하지만 보석보다 귀한  우리들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가정이야기,자식이야기,직장이야기,건강이야기 등등......

하지만 아무래도 건강관련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됩니다.

누구는 당뇨가 와서 고생하고 있고,누구는 대장 검사 결과 용종이 몇개 발견되어  수술을 해야 되고,

누구는 암수술 결과가  어떻고......

  

 살다보니  나이에 따라 이야기의 주제도 바뀌는 것 같습니다.

신접살림 할 때는 아무래도 돈 관련 이야기를 주로 하게 됩니다.

누구는 몇평짜리 아파트를 샀고,누구는 무슨 사업을 하여 돈을 얼마나 벌었고......

  

 조금 나이가 들면 자식얘기를 주로하게  하게 됩니다.

누구 아들은 수능점수 몇개가 나왔고, 누구 아들은 공부를 잘하여 무슨 대학을 갔고,

누구 아들은  좋은 회사에 취업을 하였고......

  

 어느덧 세월이 흘러 건강애기를 주로하는 나이가 되었으니 어이할꼬.......,

  

 "그나 저나 의상봉을 못가서 어떻게 해요? 꿩대신 닭이라고 황악산이나 가세요"

똑똑한 후배, 인정많은 정부장이 내 기분을 전환시키기 위해 애씁니다.

"아니야, 밀양으로 가야겠어. 저번에 얘기 했었지? 밀양역에서 시작하여 만어산까지 이어지는 코스가 있다고"

"잘 되었네요,그럼 내일은 거길 갔다오고 의상봉엔 다음에 가세요"

  

 고마운 친구여 !

하지만    꿩이라니,닭이라니?

어느 산이 꿩이고 어느 산이 닭이란 말인가?

나에겐 모든산이  고맙고 귀한 봉황이란 말일세!

  

  1.산행일시 : 2006, 9, 19 (화)  맑음. 나홀로

   2. 산행코스 : 밀양역 - 역전시장 -  일자봉 - 산성산 - 만어산 - 만어사

   3. 교통편 : 열차이용

   3. 자세한 산행 일정

     - 밀양역 도착  07 : 42

     - 역전시장 입구   07 : 49

     - 육교로 경부선 철도 횡단  07 : 51

     - 용두산산린욕장입구 도착  07 : 58

     - 첫번째 사각쉘타   08 : 08

     - 두번째 사각쉘타   08 : 12

     - 팔각정 도착  08 : 18

     - 세번째 사각쉘타  08 : 23

     - 네번째 사각쉘타   08 : 29

     - 다석번째 사각쉘타   08 : 38

     - 일자봉(2층전망대)  08 : 57

     - 산성산      09 : 07

     - 첫번째 임도    09 : 26

     - 약수터 갈림길   09 : 41

     - 두번째 임도(만어재)   12 : 13

     - 불탄자리     12 : 29

     - 임도 삼거리   12 : 44

     - 만어산 정상  13 : 10

     - 금오산방향 가다 되돌아 옴  13 : 25

     - 만어산 정상전 바위도착 식사  및 출발   13 : 35 ~ 13 : 50

     - 임도따라 내려오다 만어사 삼거리   14 : 07

     - 만어사    14 : 13

        총 6 시간 31 분

 

   4. 산행 이야기

    밀양역에 도착,시민에게 물어 역 앞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도로를 따라 갑니다.   

 전에 지나다닐 때 시장 비슷한 곳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유심히 살핍니다만  잘 모르겠습니다. 불안하여

 다른시민에게 물어보니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약간 불안하지만 계속 갑니다.

 조금 갔을 때 한 여학생이 길가에 있어 물오보니 바로  이곳이 역전시장이라고 합니다.

 골목길로 접어드니 앞에 철도횡단 육교가 보입니다. 맞긴 맞는 모양인데 무슨 시장이 이런지......

 돔 같은 지붕도 없고 가게나 점포같은 것도 없습니다.

  

육교를 횡단하니 "별장여관"이라는 상호간판이 눈에  띄어 일단 그 골목으로 들어갑니다.

"용궁사"라는 화살표시도 보입니다.화살표를 따라 계속 가니 "용두산산림욕장"정문에  도착합니다.
 

  

 

 안내도에 따라 오른쪽으로 돌아 "일자봉"방향으로 갑니다

길은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아마도 밀양시민이 자주 이용하는 산림욕장 겸 공원 같습니다

길 옆으로는 백일홍나무(배롱나무)도 많이 심어 놓아  운치가 있습니다.

  

 첫번째 시각쉘타를 지나 방송중계탑을 지나  팔각정에 도착합니다.

팔각정에 올라 내려다 보는 조망은 가히 환상적입니다. 밀양시내에 밀양강에 고속도로까지 조망됩니다.
 

  

  

 기념사진 한장 찍고 출발합니다.

계속 소나무 숲길이 이어지고 양 옆으로는 각종 체육시설이  잘 되어 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길 양 옆으로 산소가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모든 존재가 산 자만을 위한 것이 아닐진대  사이좋게 공존해야 하겠지요

 

 나무 사이로 올려다 보이는 산의 능선  모습이 한일자처럼  평평해 보입니다.

아마 그래서 일자봉이라고 부르지 않는지......

마치 수도암에서 가야산을 바라보면  가야산 앞쪽에 걸쳐 있는 일자봉과  흡사합니다

 

          나무에 대한 시를 쓰려면 먼저 눈을 감고

          나무가 되어야지

 

          너의 전생애가 나무처럼 흔들려야지

         해질녘 나무의 노래를

         나무위에 날아와 앉는 세상의 모든 새를

         너 자신처럼 느껴야지

 

         네가 외로울 때마다 이세상 어딘가에

         너의 나무가 서 있다는 걸 알아야지

          ..................................................

 

                  

 

 

  일자봉에 도착합니다.

아무 표지도 없고 2층으로 된 팔각전망대가 있습니다.

아래층은 아마도 산불감시초소로 활용하고 있는듯 합니다.

 

 안내표지의 "멍에실"방향으로 갑니다.

조금 가니 바로 산성산 입니다.

 

 

 

 내리막길이 이어집니다.

순한 흙길에 소나무 숲길에 기분 좋은 연속입니다.

산책나온 시민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며 갑니다.

 

 낮은 봉우리를 넘어 첫번째 임도를 만납니다.

임도에 도착하여 우측으로 5-6미터 쯤 가서 왼쪽으로 난 산판도로로 접어듭니다.

 

 길은 험합니다.길에 풀,넝쿨이 수북합니다.

이슬이 마르지 않아 바지가랑이가 젖어 옵니다.

 

  앞에 배낭을 메고 가고 있는 사람을 발견,반가워서 열심히 따라 붙어 인사를 합니다.

"안녕하세요,어디까지 가세요?"

"아,나는 매일 여기와서 약수 받아가고 있어,어디로 가려고?"

"만어산까지 가려고요"

"응,만어산까지? 거기까지 험해서 어떻게 가려고 그래,  겨울에는 길이 있지만

 지금은 숲이 우거져서 길도 막히고 못 갈건데.....?"

"그래도 한번 가 보려고요,아저씨 제가 먼저 갈께요"

"응,이 길을 따라 가다가 능선쯤에서 왼쪽으로 꺽어 얼마 가면 산소가 나와,거기서

 내리막을 내려가야해 조심해서 가"

 

  추월하여 앞으로 갑니다.

왼쪽을 살피며 한참을 가니 오래된 표시기 하나가 보입니다.

막 왼쪽으로 진입하려는데 아저씨가 가까이 옵니다.

아무래도 걱정이 되어 급히 쫓아 왔나 봅니다.

"아저씨,여기로 가면 되지요?"

"응,조심해서 가"

"그런데 이 산판길로 따라가면 어디로 가요?"

"약수터  지나서 마을로 가"

"예,아저씨 잘 가세요"

"응,조심해서 가"

 

 걱정스런 아저씨 눈길을 뒤로하고 왼쪽으로 접어듭니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넝쿨속에 갇히고 맙니다.

이리 헤메고 저리 헤메고 .......

겁이 나기 시작합니다.

 

 그렇지

만어산에는 큰 통신중계탑이 있지

일단 만어산이 어디인지를 알아야 방향을 잡지,

겨우 겨우 숲을 헤치고 바라보지만 만어산은 보이지 않고 봉우리가 보입니다.

일단은 저 봉우리로 올라가야 겠다.그런데 어디로 가야 봉우리로 가는 능선이지?

모험을 합니다.왼쪽으로 어렵게 뚫고 얼마를 가니 희미한 길 비슷한 흔적이 보이고

능선으로 연결됩니다. 시계를 보니 10시 5분 입니다.그러니까 24분을 갇혔다가 탈출한

것입니다.

 

  휴,살았군

흔적을 따라 봉우리에 올라 보니 만어산 통신탑이 보입니다.

맞게 찾아온 것입니다.

 

  위태 위태하게 길은 끊일듯 끊일듯 이어집니다.

올라갔다 내려가기를 반복합니다.

내려갈 때는 다시 올라갈 걱정이 앞서고 올라갈 때는 내려갈 희망에 들뜨고......

 

 

  조금 피곤해질 무렵 시계를 보니 11시 20분입니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무려 네시간 반 동안을 쉬지 않았습니다.

 

  이상하지요?

혼자 다니면 여럿이 다닐때보다 확실히  덜 피곤합니다.

여럿이 다니면 페이스에 맞추랴,분위기에 맞추랴......

아마 그런 것에 신경을 쓰기 때문에 더 피곤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혼자 다니면 시간이 확실히 단축되는가 봅니다.

 

  풀 위에 앉아 사과도 한개 꺼내 먹고,물도 마시고......

한 15분 가량 휴식후 출발합니다.

 

 그런데 이후로는 계속 진달래 밭이 이어집니다.

큰 소나무 아래로 낮은 진달래 길이 이어지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한시간 가량 갔을까요?

임도에 도착합니다.아마 만어재인 것 같습니다.

임도를 횡단하여 표시기를 보고 직진합니다.

 

  제법 경사가 이어지고 힘들 무렵 불탄 자리에 도착합니다.

흉칙한 모습이 섬뜩합니다.

 

 

 이장한 산소자리를 지나 만어산 정상이 코 앞에 보이고

 

 

 

  임도 삼거리에 도착합니다.삼거리에는 임도개설기념표석이 있고

"99임도시설 용전지구"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직진하여 7 - 8미터쯤 가니 바로 왼쪽으로 표시기가 걸려있는 등산로가 열립니다.

등산로와 임도를두번 정도 반복한 후 임도를 따라 걷습니다.

 

  왼쪽으로 헬기장을 지나 통신중계탑이 있는 정상에 도착합니다.

 

 

 

 

 정상부근에 만어사로 내려가는 길이 있을 줄 알고 이리 저리 살펴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면 먼저번 선의산처럼 정상을 지나서 도중 어디에서 오른쪽으로 갈림길이 있겠지......

 

 계속하여 금오산 방향으로 갑니다.물론 표시기도 있습니다.오른쪽을 유심히 살피며 갑니다. .

그런데 한참을 가니 또 길이 막힙니다.겁이 납니다.

 

 아닌가 싶어 되돌아 옵니다.

지칩니다.배도 고픕니다.정상전 소나무 밑, 바위위에 앉아 점심을 먹습니다.

 

 마음이 급하니 쉴 생각도 없습니다.

식사후 바로 출발합니다.혹시 중계소에 가면 근무자가 한사람이라도 있겠지,거기 가서

물어 봐야지.중계소에 도착하였지만 문은 잠겨 있고 사람은 없습니다.

 

 정말 남감합니다.어떡한다?

터덜 터덜 씨멘트 포장길을 내려옵니다.

그 때 길 옆에 매달린 표시기가 눈에 들어 옵니다.

 

 

   전화를 합니다.몇번 신호음이 가고 전화를 받습니다.

"여보세요,죄송합니다.여기는 만어산 정상인데요,만어사로 내려가는 길을 몰라서

  전화드렸습니다.좀 알려 주세요"

"예,거기가 어딘데요?"

"만어산 정상이예요,혹시 만어사 가는 길이 금오산 가는 도중에 있습니까?"

"아닙니다,금오산 가는 반대방향입니다.임도로 내려오다가 고개쯤에서 만어사가는

  갈림길이 있고 조금 가면 만어사 표시가 나와요"

"예,고맙습니다.감사합니다"

 

  임도를 따라 내려오다 첫번째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접어들어 조금가니 바위에

 "만어사"라고 섀겨 놓은 안내표지석이 보입니다.만어사에  도착하였습니다.

 

 혹시라도 전화통화가 안 되었거나 받지 않았다면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 구포에 사시는 이기균님 정말 감사합니다"

 

 

  만어사에 도착하여 참배하고 관람후 윤달 삼사 성지순례 오신 진주 불자님들의 차에

동승하여 삼랑진에 도착함으로써 오늘의  산행일정을 마무리 합니다.

 

           "고마운 모든분들,  부디 성불하소서 !"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