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2006. 8. 21(월)

어디로 : 영남알프스 문복산(文福山. 1,013.5m)

누구랑 : 동생가족(장년2. 똘락이-남.고2. 별똥별-여.중2)

             우리가족(오월에와 운짜-남.고2)

             똘락이와 운짜친구(쭌★-남. 고2)

산행코스 : 삼계리가든 - 헬기장 - 전망바위 - 갈림길 -

                문복산 정상 - 계살피계곡 - 삼계리가든

산행시간 : 총 6시간


 

텁텁한 임랑, 여름 바닷가에서

낚시하고 고동따며 추억만들다가

불쑥 오월에가 제안을 했다.

“얘들아!

 이렇게 편한 피서말고

 빡센 산에 가서 한번 걷자.

 극기훈련이란 이름으로...어때?”

이쁜이 별똥별은 눈만 말똥이고

단짝 셋은 서로 얼굴만 훑는다.

계획은 순조로이 진행되어

막바지에 제부까지 동행한다.

아마도 동생 등쌀이었으리.


 

하산 후 물놀이에 고기파티 한단 말에

아이들은 짐짓 설레는 기색이고

천 고지 넘을 일은 걱정않는 눈치이다.

애마를 재촉하여 운문령을 오르면서

터프기사 오월에가 한 마디 던지기를

“이 차가 LPG라 힘이 약하거든.

 엉덩이 젤 무거운 사람

 차 떼밀 준비하기!~”

비만과의 한 바탕 전쟁치른

어진 남, 똘락이가 대뜸 답하기를

“이번에 7kg 뺐어요!” 한다.


 

가지산, 쌍두봉, 문복산 설명하며

굽이굽이 고갯길 내려서니

도로변 곳곳에 쌓인 쓰레기가

피서인파 넘쳐나던 지난 시간 말해주고

수마에 할킨 자국 아직도 남아있다.

막바지 여름에 평일이다 보니

도로도, 가게도 모두가 한산커늘

우리는 떼로 몰려 산으로 향하다.(11:25)


 

태풍 우쿵의 은덕을 입어

계곡 물살에 힘이 더해지고

별장가든 숲 길 지나 들머리를 찾는다.

시그널도 없이 오롯이 난 산길따라

右로 조금 진행하니 아름드리 소나무

춘향이를 연상케 그네가 매여있다.

보무도 당당히 일렬로 늘어서서

쉬엄쉬엄 위로위로 오르는데

머리 위 햇살 강렬히 언뜻언뜻

땅에선 후덥지근 지열이 맹렬하다.

비실이 동생, 제부가 앞서가고

아이들 앞세우고 후미를 맡았는데

오늘따라 새삼스레 왜 이리 힘이 들까?

내색 못하고서 헥헥대며 오른다.


 

“아이들 그늘에 쉬게 해주지요?”

“쉴수록 더 힘이 들어요!”

사실은 내가 더 쉬고싶어

눈치없는(?) 제부에게 청해 보는데

의외로 모두가 가뿐한 모습이다.

천진난만 어린 양들 찍 소리않고서

대장따라 씩씩히 잘도 올라간다.

여린 공주 별똥별도 오늘은 용사이다!


 

땡볕피해 그늘에서 얼음물 마셔가며

꿀맛같은 휴식시간 가지는데(12:20)

퍼질러앉은 동생 일어나기 싫다한다.

머리가 어질어질 가슴이 터진단다.

강행군할 때 내 알아 보았지.

처녀 적 당당히 산악회 몸담고서

종횡무진 누빈 과거와는 무관하게

달랑 물병 하나 도시락 뿐이었다!

양갱 먹였더니 눈이 번쩍 뜨인단다.

별똥별에게도 이것저것 먹였지만

의젓한 오빠 셋은 얼음물만 마셔댄다.


 

온 산을 통째로 매미가 차지한 듯

시끌벅쩍하니 요란스레 울어댄다.

살풋 구름끼어 산그늘이 에워싸니

올라갈수록 오히려 힘이 나고

헬기장 지나 능선에 당도한다.(12:45)

헬기장 다시 지나 물소리가 지척이고

멋진 계살피계곡 푸른 꿈을 심어준다.

“하산길 계곡에서 맘껏 물놀이다!”


 

기묘하게 생긴 동굴바위지나

곧이어 멋드러진 전망바위 다다르다(13:10)

짙푸른 산자락이 한 눈에 다 들어오고

골골이 물소리 반가운 화음이나

야박한 바람은 어디로 잠수하고

가야 할 문복산 봉긋이 솟아있다.

말없는 쭌★이 겁먹은 목소리로

“저기까지 어떻게 올라가요?”

또 퍼질러앉은 동생이 탄식하듯

“여기서 고마... 계곡으로 내려가자.”

어진 남, 똘락이가 불쑥 내뱉는다.

“엄마! 그냥 뛰어 내리세요.”

모두가 놀라워서 우와~ 우와~

“여기까지 왔는데 당연 정상가야지.”

체중감량 성공터니 발걸음도 가볍고나.

축구 광 운짜도 거뜬히 걸음잇고!


 

시그널이 넘쳐나는 갈림길을 지나쳐서

실비단 초록남실 오름길을 이어간다.

우거진 잡목사이 소나무가 울창하고

물소리도 잦아들고 매미소리 끊기었다.

오가는 이 하나없이 바닥은 질척이니

운동화 신은 애들, 고행길 이어간다.

하늘이 뵈지않는 터널숲을 통과하여

드디어 정상이다!...문복산에 올라섰다!(14:05)


 

문복산(1,013m)!

으니공주랑 우중산행 나섰다가

시간에 쫒겨 정상 포기하고

계살피계곡 비경에 엄청 감동했던!

잔뜩 흐린 날씨에 운무가 그득하여

조망없음은 크나큰 아쉬움

잠자리떼 유유히 머리위를 맴돈다.


 

주먹밥, 오무라이스, 끓인 라면 펼쳐놓고

여유만만 점심시간, 모두가 즐겁고나.

귀한 집안, 외아들 쭌★은 더더욱

칭찬하며, 격려하며 이것저것 챙겨준다.

“담엔 다시 뭉쳐 쌍두봉 가기다!?”

다들 묵묵부답 오로지 한 사람

“아니요!”

쭌★이 힘들었는지 힘주어 화답했다.


 

하늘은 수상하고 우리는 하산이다.(15:00)

널부러진 돌길 심히 질척이나

동생은 휑하니 앞서 나아가고

“어~ 어~”

허느적대며 쭌★이 비명이다.

어릴때 내리막에서 다친 이후로

고소공포증이 있다고 한다.

스틱을 넘기고 조심히 내려간다.

계곡상류지점, 계살피계곡이다.(15:25)

물소리 점점커져 감탄도 커져가고

계곡합수지점, 큰 소나무 뻗어있다.

엄청난 암반위로 청정수가 넘쳐나니

등잔밑이 어둡고나, 비경이 따로 없다.


 

더뎌지는 하산 길 후두둑 빗방울

배낭커버 덧씌우고 비를 맞고 걷는다.

멋진 폭포와 沼가 있는 곳

흠뻑 젖은 새앙쥐들 주저없이 첨벙첨벙

감기운운 하며 몸사리는 제부에게

물세례로 공격하니 동생이 날 공격한다.(16:30)


 

땀을 씻고, 고충 다 털어내고

가뿐히 길 나서는데 여전히 우둘툴 길

유일히 쭌★이 힘겨웁게 진행한다.

하산길은 고수이다, 동생은 줄행랑--

드디어 그네달린 아름드리 소나무

아이들이 일제히 “다 왔다!” 소리치고

춘향아닌 똘락이가 그네를 탄다.(17:30)


 

장소를 옮겨 너른 계곡 한 자락에

자리를 잡고, 밥 짓고, 고기굽고

아이들은 물놀이에 마냥 즐거운데

우르릉~~꽝~꽝...하늘이 무심허다!

도리없이 일곱용사,  긴급 철수작전

애마를 재촉하여 운문령을 벗어나서

양산에 이르니, 개인 하늘 새로워라.

양산천 한 켠에 다시 짐을 풀고

불 밝히고 고길 구워 어린 용사 먹이는데

불빛찾아 날벌레들 죄다 모여드니

극기훈련 끝자락은 벌레파티더라.


 

“고단백이다, 같이 먹어놔라!”

“단백질도 없어요, 날개 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