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 닭벼슬, 젖꼭지바위가 있어서 가볼만한 장흥 수리봉

산행일 : 2006. 7. 25(화). 흐리고 때때로 비 

같이 간 사람들 : 홀로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 용두마을 (11:52)

 ☞ 옥녀봉 (12:11~11:37. 143m)

 ☞ 수리봉, 옥녀봉 갈림길 (12:36~12:40)

 ☞ 닭벼슬바위 (12:43~13:18)

 ☞ 수리봉, 옥녀봉 갈림길 (13:21)

 ☞ 수리봉 (14:00~14:06. 412m)

 ☞ 전망바위 (14:07~14:30. 점심식사)

 ☞ 수리봉 옥녀봉 갈림길 (15:10)

 ☞ 닭벼슬바위, 병풍바위 (15:12~15:55. 수미사와 자미마을로 내려가는 길 찾느라 많은 시간 허비. 결국 길을 못 찾고 왔던 길로 되돌아 올라가 용두마을로 원점 회귀함.)

 ☞ 수리봉, 옥녀봉 갈림길 (15:58)

 ☞ 옥녀봉 (16:21~16:24)

 ☞ 용두마을 (16:33)

총 산행시간 : 약 4 시간 41분 (순수산행만 한다면 3시간이면 충분함)

구간별 거리 :

용두마을→(0.3km)→옥녀봉→(0.9km)→수리봉,옥녀봉갈림길→(0.2km)→닭벼슬바위→(0.2km)→수리봉,옥녀봉갈림길→(0.8km)→수리봉→(0.8km)→수리봉,옥녀봉갈림길→(0.2km)→닭벼슬바위,병풍바위→(0.2km)→수리봉,옥녀봉갈림길→(0.9km)→옥녀봉→(0.3km)→용두마을

총산행 거리 : 4.8km (자미마을로 내려가는 하산 길 찾느라 해맨 거리와 나중에 사미사에서 닭벼슬바위까지 올라갔다 내려온 거리까지 합하면 실제 산행거리는 약 6km?)

찾아가는 길

장흥읍에서 23번 국도를 타고 부산면쪽으로 북진하다가 부산면 직전에 왼쪽으로 용두마을 입석이 크게 서있는 길(시멘트 농로)로 들어가면 용두마을 정자나무와 마을회관이 나온다.

산행지도 

  

산행기 

  오래전부터 2번국도를 지나갈 때마다 장흥읍쪽에서 보면 기묘한 봉우리의 산이 눈에 들어왔었다. 지도를 보면 용두산 같기도하고 수인산의 한 줄기 같기도하지만 확신할 수가 없어서 그 궁금증을 풀기위하여 장흥으로 향한다.

용두마을 정자나무에 동네 어른들이 몇 분 서계시기에 산이름부터 물어보니 용두산이 아니고 수리봉이란다. 그분들로부터 산행들머리까지 상세히 듣고 헤매지 않고 편하게 산행을 시작할 수가 있게된다.

장흥읍 쪽에서 바라본 수리봉(맨 오른쪽 봉)과 왼쪽 뒤로 수인산이 보인다. 능선이 참으로 멋진 산이다.

  

  

      수리봉(왼쪽 가장 높은 봉)과 오른쪽에 병풍, 닭벼슬바위가 보인다.
 

 

사진 정 중앙에 있는 슬라브벽돌집을 돌면 '양광김씨거동파세장천'이라는 거대한 입석이 나오고, 약 200미터쯤 가면 산행들머리가 나온다. 오른쪽에 부산초등학교가 보인다. (용두마을 마을회관 앞에서)

 

  들머리엔 멋진 이정표가 있다. 수인산 정상인 노적봉까지 6.2km라. 수리봉이 수인산의 한 줄기임을 알 수가 있다.

초입의 무덤을 지나 1분정도 오르면 길이 갈라진다. 왼쪽 좁은 길로 들어서 급경사를 5분정도 오르니까 능선에 올라서게 된다. 잠시 후 무덤이 나오고 10분정도 더 가면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옥녀봉에 오른다. 산불감시초소 남서쪽에서 수리봉쪽을 보면 닭벼슬바위와 병풍바위가 뚜렷하게 보인다. 그 바위들을 멀리서 쳐다만 보고 있어도 벌써부터 흥분이 된다.

산행들머리

 


                                                                          입석

                                                                 타래난초

 

  수리봉까지 가는 동안은 거미줄과의 전쟁이다. 2~3m간격으로 처져있는 거미줄을 계속 걷어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아무도 없는 나 홀로 허우적거리며 가는 산. 가슴에 매달린 카메라가 온통 거미줄을 휘감고 있다.

  수리봉, 옥녀봉 갈림길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닭벼슬바위로 내려간다.

 

  2분정도 내려가면 바위상단에 도착한다. 바위가 온통 울퉁불퉁해서 바위 위에 올라가기는 여반장이다. 하지만 바위 날등을 걸어 내려가는 것은 조심조심. 바위가 워낙 울퉁불퉁해서 자칫 튀어나온 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라도 하면 수십 미터 바위 아래로 추락해서 큰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바위 아래까지 내려왔지만 절벽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없어서 다시 상단부로 올라가 내려간다. 바위 왼쪽 길로 내려가 하단부 아래에서 수리봉과 닭벼슬바위를 바라본 후 다시 수리봉, 옥녀봉 갈림길로 되돌아 올라간다.

                                          

                      닭벼슬바위 위에 올라가서서 내려다본 닭벼슬바위. 멀리 장흥읍과 억불산이 보인다.

  

닭벼슬바위와 자미마을
 

앙증맞은 청개구리

 

옆에서 본 계관암. 상투튼 남자같다.

 

  안부(작은재)에서부터 수리봉까지는 보기보다는 그다지 급경사 구간이 없다. 어느 정도 올라서니 평지나 다름없는 산길이다. 왼쪽에 전망 좋은 점심바위가 보인다. ㅓ자형 갈림길에 이정표가 보이고 직진하여 정상 쪽으로 올라가보지만 정상에 오르는 길은 보이질 않는다. 한참을 내려가 보았지만 계속 내려가기만 할뿐 정상하고는 점점 멀어질 뿐이다.

  다시 정상 쪽으로 올라와 좀 전에 지나친 점심바위에 앉아 점심상을 차린다.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워낙 후덥지근해서 그런지 가끔 불어오는 실바람이 좋아서 비 피하기도 싫다. 내친김에 윗도리까지 벗어버려 반라가 되어버린다. 누가 볼 사람도 없는데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랴.

‘어허! 시원하다.’


                                                                            어치(산까치). 줌 촬영

 

          청딱따구리. 경계심이 아주 많은 새라서 촬영하는데 애를 먹었다. 그래서그런지 사진도 흐리다. (줌 촬영)

 

                                                                      메뚜기

  

수리봉 가다가 뒤돌아본 닭벼슬바위와 병풍바위

 

 천상의 밥상(반찬이라곤 김과 총각김치, 멸치볶음이 전부지만)을 차려놓고, 제암산, 천관산을 바라보며 멋진 바위 위에 앉아 수리봉 신선이 되어 보노라.

  식사를 끝내고 어디 신선놀음이나 해볼거나.

셀프카메라로 반라의 사진을 몇 컷 찍어본다. 그것도 뒷모습만(앞, 옆모습은 덩배가 나와서 내가 보아도 보기 싫다.). 아무도 없기에 망정이지, 누가 보기라도 하면 난리부르스라이브생쇼로 보일 것이 아닌가. 평일 아무도 없는 시골 한적한 산에서나 누릴 수 있는 나만의 자유를 온몸으로 만끽한다. 점점 빗방울이 굵어진다.


 용두산쪽의 멋진 마루금들

 

                                     

                                                                    참비비추?

 

하산 중에 바라본 닭벼슬바위 (줌 촬영)

 

                                                                    청미래덩굴

 

  하산은 닭벼슬바위 아래의 병풍바위에서 자미마을쪽으로 하려했으나, 병풍바위 위에서 내려다보니 수직절벽으로 길이 끊어진다. 다시 올라가면서 세밀하게 길을 찾아보았지만 그 어디에도 하산 길은 보이질 않는다. 병풍바위와 닭벼슬바위를 몇 차례 오르락내리락하면서 길 찾기에 온 신경을 쏟아 부었지만 허사였다.

할 수 없이 2000산 김정길님의 조언대로 다시 옥녀봉을 거쳐 용두마을로 원점회귀를 하게 된다.


다시 돌아온 닭벼슬바위와 수리봉(왼쪽)

 

                              

     병풍바위 위에 서서. 길은 여기서 끊어지고 주위를 360° 이잡듯이 찾아보아도 하산길은 보이질 않는다.

 

다시 옥녀봉, 수리봉 갈림길로 오르다가 바라본 수리봉. 왼쪽 수직암봉 꼭대기에서 신선놀음을 했었다.

 

                                                               개암나무열매(식용)

 

제암산 정상이 머리에 구름을 얹고 있다.

 

옥녀봉에서 바라본 병풍바위. 조금 전까지 저 위에 올라있었는데... (줌 촬영)

 

옥녀봉에서 바라본 닭벼슬바위와 수리봉 (줌 촬영)

 

  병풍바위에서 수리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서 차를 돌려 자미마을로 진입한다. 마을 입구에서 한 촌로에게 수미사에서 올라가는 길이 있다는 말을 듣고 수미사까지 차를 몰고 올라간다.

병풍바위아래에 위치한 수미사는 자그마한 절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사내아이가 찻소리를 듣고 나온다.

“안에 어른 계시니?”

“할머니 계세요.”

곧바로 극락전 문이 열리고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 분이 나온다.

“안녕하세요. 등산객인데요. 여기서 병풍바위 위로 올라가는 길이 있나요?”

“있지요. 병풍바위까지 5분이면 갑니다. 병풍바위에 193호 마애불도 있어요.”

“보물입니까?”

“그럼요. 그 옆에 젖꼭지바위도 있어요. 이리 들어와보세요.”

안으로 안내한 보살은 벽에 걸린 사진 한 장을 자랑스럽게 가리킨다.

“와!”

영락없는 여인네의 탐스런 젖가슴이다.


자미마을에서 바라본 수리봉과 병풍바위, 닭벼슬바위

 

수미사와 병풍바위, 수리봉

 

  비가 내리는 관계로 재킷을 입고 카메라만 둘러매고 그 여자보살이 가르켜준 곳으로 올라가니 이정표까지 있다. 두 군데의 나무 계단을 지나니 병풍바위 밑이다. 파란 비닐커버를 씌운 가건물이 눈에 들어오고 오른쪽에 마애불 안내판이 보인다. 보물이 아니고 전라남도 유형문화재이다. 병풍바위를 아무리 살펴보아도 마애불의 형태를 찾기가 어렵다. 어렴풋이 마애불의 얼굴부위만 보일뿐이다.

  왼쪽으로 돌아가니 저만치 거시기부위가 눈에 들어온다.

‘거참! 정말 거시기처럼 생겼구만그랴아!’

가까이 다가가서 만져보고 싶어도 바위가 미끄러워서 접근하기가 불가능하다. 날씨가 좋아 바위가 마른날에 다시 한 번 오거나 아니면 릿지화를 갖고 다시 와야할 것 같다.

                                

                                                         병풍바위의 희미한 마애불

  

젖꼭지바위가 보인다.
 

진짜 거시기처럼 보인다.

                               

                                                   병풍바위 중앙엔 미끄럼틀도 있다.

  마애불에서 빠져나와 리본이 매달린 넓은 길로 올라가본다. 산님들이 전혀 다니지 않은 수풀이 우거진 길이다. 청미래덩굴과 산딸기류의 가시나무가 진을 치고 인간의 오름을 거부하고 있다. 손가락을 수도 없이 찔리며 길이 끝나는 곳까지 올라가보니 오른쪽 40여m 위로 닭벼슬바위 윗부분이 보인다. 길 없는 곳을 대각선으로 20여m정도 치고 올라가니 아까 병풍바위로 내려가던 길이 나온다. 이곳 20여m만 개척을 한다면 병풍바위와 닭벼슬바위 중간에서 수미사로 내려갈 수가 있을 텐데……. 아쉽다.

  오늘 하루만 벌써 닭벼슬바위를 세 번이나 보게 되는 진기록을 세운다.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간다.

  수미사에서 병풍바위로 바로 오르면 지루한 옥녀봉코스로 굳이 오를 필요가 없을 것이란 생각이 진하게 남는 산이다.

끝으로 끝까지 도망가지 않고 촬영에 협조해준, 잠자리, 청개구리, 메뚜기, 새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수미사에서 임도 비슷한 넓고 험한 길을 끝까지 올라가면 저기에서 길은 끊어진다. 오른쪽 위에 닭벼슬바위가 보인다. 대각선으로 20여m정도 치고 올라가면 닭벼슬바위 아래로 올라갈 수 있다.

 

오늘('06. 7.29) 지인들과 병풍바위에서부터 수인산까지 종주하고 왔습니다.

병풍바위 오른쪽 마애불옆 마애불 안내판 뒤로해서 병풍바위로 바로 올라가는 최단거리(약 3분이면 병풍바위 위에 올라설 수 있음) 코스가 있더군요.

위 산행기 내용 참조하지 마시고 수미사에서 병풍바위와 계관암으로 오르시려면 병풍바위에서 바로 올라가시면 됩니다.